
외장하드 고전영화 알프레도 히치콕 폴더에
히치콕 영화가 39편이 있는데 그 중 내가 본 것은 “새” 한편이었다.
그것도 재작년인가 쯤이었으니 – ㅎㅎ 영화지망생 치고는 꽤 늦은 관람이라 할 수 있겠다.
언젠가 알프레도 히치콕 영화를 꼭 봐야지! 라고 다짐했던 적도 없었고
이름은 익숙하지만, 어떤 사람인지도 잘 모르는 사람이기에
그냥 영화 잘 만드는 이른바 거장축에 드는 사람이겠거니… 언젠가 기회되면 보게 되겠지 – 이러고 있었을 뿐이었다.
요즘 20씬 정도 막 넘어선 새 시나리오가 있는데
(오오! 이렇게 써놓고 보니깐, 마치 내가 막 작가같은 부류의 사람이 된 것 같은 뭔가 허세스러움이 느껴진다 ㅎㅎ)
이번에는 스릴러를 표방하고 있다.
뭔가 영화를 볼 때, 스릴러의 호흡이라는 걸 좀 느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근래 영화 웬만한 것은 다 봐버린 것이었다.
그러다가 스릴러인지는 모르겠지만 알프레도 히치콕이 생각났다.
그리고 떠올랐던 것도 하나 있다.
이제… 한 4년 전쯤에… 미디액트에서 장편 시나리오 워크샵 이라는 수업을 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시나리오까진 아니지만 시놉시스를 쓰는 단계까지 함께 스케쥴링 하는 그런 과정이 있었다.
그때
제법 – 독창적인것을 써보겠다며 내 상상한 것 중에 기발한 것을 하나 꺼내어보고
제법 – 작품성있는것을 써보겟다며 그 상상력에 철학적 개념과 은유를 막 쑤셔박았던게 하나 있었다.
그때 데리다의 개념을 집어넣었었는데
(나는 데리다의 저서는 단 한번도 읽어보지도 않았더랬지 ㅎㅎ )
암튼 그런 불순한 발상으로 기껏 고집부리고 고집부렸더니
미디액트 강사 선생님의 최종평은…. 이 시놉시스를 버리라고 했다 ㅎㅎㅎ
지금 돌이켜보니 – 싹수가 노랬으니, 어쩔 수 없는 결론이라고 생각이 들지만
당시, 내게는 신선한 충격이 되기도 했던 것 같다.
기껏 몇주동안 이리 수정해보고, 저리 수정해놨더니 – 버리라고 하디니 엉엉 –
선생님은 뿌리를 고쳐보라고 했던 건데, 난 잎사귀만 치고 있었으니, 뭐 지금은 억울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오히려 많은 교훈을 안겨주었던 것.
암튼, 그때.
히치콕 영화를 많이 봐라 라고
그 선생님이 말했었지.
지나가는 말로 말했던 것 같은데
그래도 뇌리에 남아있어서인지 – 이 히치콕 대장정의 한 발단이 되기도 한 것 같네
암튼,
요새 스릴러를 표방한 시나리오를 써보려고 애쓰고 있기도 하고 (끝까지 갈 수 있을런지는 모르겠다)
히치콕 영화를 내가 워낙에 안 보기도 했고
예전에 들었던 소리를 교훈삼아 내가 갖고 있는 히치콕 영화를 예전것부터 순서대로 보기로 했다.
토요일에 “하숙인” 이라는 무성영화부터 시작해서 4일만에 지금은 7편 정도 봤다.
지금은 그냥 흑백영화인데… 첫 무성영화는 조금 집중하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흑백인데도 꽤나 현대적인 감각과 템포를 갖고 있는 영화라 재미나게 보고 있다.
뭔가 이렇게 시리즈로 다 보면 히치콕이란 사람을 어떤 사람으로 생각하게 될까, 궁금하기도 하고.
일종의 정복욕심을 채워주기도 하고…. (39편이 히치콕 전작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 혼자만의 영화제를 치루는 기분이다.
재미있군.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