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은 지나친지 오래였을 것이다. 지금이 몇 시쯤일까? 초조해지고 싶지 않아서 시계를 보지 않고 그저 누워있었다. 수직으로 있던 몸이 수평이 되었을만큼 뒹굴고 나서, 아픈 머리를 부여잡고 일어났다. 주말인데, 무어라도 해야지. 오래 자면, 이상하게 더 일어나기가 힘이 들다. 약간의 두통도 있고, 멍하니 텔리비전을 보다가 겨우 정신을 차렸다. 12시, 점심을 해야한다. 아침 겸 점심이니, 대충 간단하게 해결을 하고 나서- 다시 텔레비전을 멍하니 보고 있었다. 멍하니 쉬는 느낌을 갖기 위해선 텔리비전만한 것이 없구나, 그래서 사람들이 다들 주말에는 텔리비전과 함께 하는구나, 생각했다. 이것도 어느새 내 습관이 하나가 될 것 같은데, 그래선 안되지. 이것저것 뭘 해야하나 싶어서, 컴퓨터 앞에 섰는데 – 페이스북, 홈페이지, 네이버를 한번씩 들어가고 나니 – 더 – 무엇을 해야할 지 모르겠다, 싶어서 – 예전 사진만 한번씩 넘겨보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반복하는 습관, 좋지 않아, 영화를 한 편 보고 싶긴 했는데, 중간에 저녁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저녁밥도 해먹어야 하는데, 허기진 마음에 몰아치듯 뭔가 입에 넣을 것을 준비하는 것은 꽤 짜증스러운 일이지. 미리 저녁거리를 준비해놓고, 여유롭게 남은 여유시간을 즐기는 게 좋겠어. 라면서 – 감자, 당근 등이 있길래 – 카레를 미리 해둬야겠다 싶었다. 여유를 가지고 하니, 서두르지도 않고 – 뭔가 재료들이 지글지글 잘들 익었다. 풍겨오는 마늘향도 좋고… 막 이런 일상의 여유를 부리고 있는데 갑자기 천둥과 함께 비가 쏴아 – 하고 쏟아진다. 우즈벡은 여름에 거의 비 한방울 내리지 않는 날씨인데 이런 소나기는 정말 흔치 않은 일이었다. 하늘을 보니 구름들이 어지럽긴 하지만, 저쪽 편부터는 푸르른 것이 비가 그리 오래갈것 같지는 않다. 이 순간을 즐겨야지. 틀어두었던 텔레비전이 날씨가 안 좋아서 그런지, 나오지를 않아 텔레비전에 컴퓨터를 출력해두고, 생각의 여름을 크게 틀어버렸다. 비올 때 – 생각의 여름 만한 게 없다… 그 중 1집을 정말 지독히도 좋아했는데 이번에는 2집이 더 가슴 시리게 마음을 통,통 울리는구나. 설레기까지 하는 잠깐의 소나기 이야기. 지금은 창가에 빗방울들만 맺혔고 다시 해가 들었다. 그래도 음악은 계속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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