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re will be blood] I finished

영화가 말하자면 끝이 없을 테지만, 나는 그 끝없는 설을 풀 능력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 뭉텅이 중 일부분만 쏘옥 꼬집어 내기에는 뭔가 비위가 상한다. 에라, 그냥 이것저것 갈겨보자.   영화가 어떻다고 이야기할 때 어느 정도 좋은 영화가 갖추고 있는 표준규격 상자 안에 넣어보고 우와, 거기에 한번 넣어봤는데 정말- 군더더기 없이 잘 맞더라, 하는 완성도부터 이야기해야하는데- 이 영화를 일정의 표준규격에 넣기는 영화가 너무 아깝다. 그렇다고 그 표준규격이 아닌 다른… 이 영화에 적당히 빗댈만한 상자를 찾지 못하겠다. 그냥 완성도에 대해선 연기, 장면구성, 스토리, 음악 그 모든 것이 완전했다고만 하고 접어두자.   사실 줄거리는 간단하다. 영화는 종일 싸우는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그 전개는 꽤 길기까지 하다. 영화가 두시간 반 정도 되는데, 곁가지 치는 재미요소들도 별로 없다. 땅은 계속 파이고, 그 남자 앞에 누군가 나타나고 사라지고 죽는다. 때떄로 죽이기도 하고 말이다. 홀로 땅을 파던 집념은, 영화의 최후까지 끊임없이 몰아쳐간다. 나는 그의 집념이 언젠가는 한 풀 꺾이고 자기 반성을 하겠지 싶었는데, 이 주인공에게 그 따위 것은 없었다. 그의 집념, 타오르는 의지 그러면서도 속 안에 타오르고 있던 사랑(가족애?)에의 갈구. 주인공에게 변한 것이라곤 거의 없다. 왜 이렇게 굴곡이 없어? 보통 다른 영화 답지 않게?! 하다가 결말을 맞이하고    “I finished.”   라는 그의 말을 들으면, 헛! 하고 웃음부터 나온다.   “참 대단한 양반이구만!”   그건 주인공에게 나오는 말이기도 하고 감독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런 영화를 보면, 기부터 죽는다. 세상에 넘사벽이란 이런 거군. 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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