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카 우즈베키스탄 현지평가회의(20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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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평가회의란 1년에 1회 정도 수도 및 지방에 있던 모든 단원들이 한 자리 모여서 각 기관 및 분야 그리고 현지생활 등에 관한 갖가지 발표 및 논의를 하는 자리이다. 본래는 활동한 지 1년 이상의 단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였다고 하나, 2011년에는 활동한 지 6개월 이상 정도의 단원들을 모두 불러모았다. 각 기관의 일정이 다들 다르고, 우즈벡 교통이 그리 좋지많은 않은 지라(비행기가 있지만 비싸서) 다들 쉽게 모일 수만은 없는데, 이 현지평가회의 만큼은 거의 모든 단원들이 한번에 모이는 자리가 되는 셈이다.

장소는 수도 타쉬켄트에서 차로 한시간 정도 가야하는 차르박 호수 근처의 Avenue 호텔이라는 곳으로 인원이 많은지라 대형버스 한대와 중형버스 한대가 동시에 출발했다. 약 60여명은 갔었던 것 같다. 장소에 관해서는 별로 기대하지 않았었는데 시설도 깨끗하고, 차르박 근처여서 그런지 뭔가 휴양지에 온 느낌이었다. 비가 오는 등 날씨가 좋지 않아서 여유롭게 풍경들을 노닐지(?)는 못하였지만 날씨만 좋았다면 밤낮으로 풍경을 노니는 단원 무리들을 볼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풍경이었다.

하지만 놀러온 것은 아니기 때문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풀고 바로 현지어 시험이 시작됐다. 인원수가 많은 지라 예상대로 필기시험.

▲ 현지어 시험을 치루는 모습 ▲ 시험 후 막간을 이용한 OX 퀴즈

우즈벡은 사실상 러시아어와 우즈벡어 이중 언어를 쓰고 있기 때문에 그 둘 중 현지합숙기간에 배웠던 언어로 시험을 치루게 되어 있었다. 러시아어 전공자인 모 단원역시 평소에 러시아어를 주로 쓰지만, 현지합숙기간에 우즈벡어를 배웠기 때문에 우즈벡어로 시험을 쳤다. 나름 형평성을 고려한 결정인 것도 같고. 나는 우즈벡어를 배웠고, 현재까지도 대부분 우즈벡어를 쓰고 있기 때문에 우즈벡어 시험을 봤다. 우즈벡어 시험은 난이도가 그리 높은 것 같지는 않았는데, 러시아어 시험을 본 단원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러시아어 시험은 난이도가 상당했다고 한다.

시험 후 각 기관들의 현황발표 시간들이 이어졌다.

▲ 기관별 발표를 진행하는 모습(좌) ▲ 외교대 발표자료 표지

단원이 많기 때문에 단원별로 약 3-5분만 해도 몇 시간이 걸리는 발표 시간이었다. 그래도 이 발표들을 들은 덕분에 몰랐던 것을 많이 알게 됐다. 같은 타쉬켄트에 있더라도 친한 동기 기수가 아니라면 그 기관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 기관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겠는데 각 단원들이 어떤 활동을 펼쳐내고 있을지 알리가 만무하다. 임지 및 기관의 분위기가 다들 다르기 때문에 같은 한국어 단원이라도, 혹은 컴퓨터 단원이라도 각자들 다른 색채를 띄는 것 같았다. 예로 초등학교에 파견되어 있는 한국어 단원은 주로 학생들과 함께 한국어 문화수업 등 흥미를 이끌어 낼 수 있는 한국어 수업을 고민한다면, 대학교 정규과정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어 단원은 토픽, 향 후 진로 및 석박사 과정 등을 고려해야 하는 듯했다. 가장 이색적(?)이었던 것은 협력의사로 파견된 의사선생님들의 이야기들. 평소에 잘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이기도 했고, 어떤 환경에서 활동하고 계신 지도 거의 배경지식이 없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각 기관별 현황발표 후에는 분야별 회의 시간이었다.

▲ 분야별 토의중(좌) ▲ 우수 발표팀 투표

컴퓨터라면 컴퓨터 단원끼리 논의를 하고, 한국어 단원이라면 한국어 단원끼리 논의를 해야하는데, 한국어 단원이 워낙 많은지라 한국어 단원은 대학교 정규학과/제2외국어/방과후수업 등으로 분화하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활동을 하면서 이런 이런 장점이 있고, 단점이 있다는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컴퓨터 단원의 논의에서는 학생들의 동기부여에 관한 이야기가 주로 나왔고, 수료증 발급 등등의 아이디어와 체험담을 들을 수 있었다. 각 분야별 토의 후에는 어떤 분야가 가장 왕성한 토의를 했는지 스티커로 투표하는 간단한 이벤트를 갖기도 했다.

그렇게 첫 날이 지나가고, 둘쨰 날.
둘째 날은 파견 분야에 관한 이야기보다는 현지생활 팁, 스트레스 해소법, 현지어 습득 방법, 현지인과의 소통 등등 주로 생활에 밀접한 이야기들을 서로 공유하는 자리를 가지고, 현지어 시험 결과를 토대로 시상을 하기도 했다.

  ▲ 현지생활 노하우를 발표하는 중  ▲ 현지어 우수 수상자들

우즈벡 전국에서 거의 1년 넘게 생활하다 보니 각자들 생활 팁들 혹은 노하우들이 쌓여있었나 보다. 정말 유용한 정보들이 쏟아져 나왔다. 한국이 아닌 우즈벡이기 때문에 직접 경험해서 아는 것들은 이렇게 서로 육성을 나눠야 알게 되는 것 같다. 나도 많이 배웠다.

그리고 그렇게 현지평가회의가 모두 끝났다. 물론 계속 회의만 했던 그런 자리는 아니었다. 중간중간에 현지 문화 관련한 OX 퀴즈도 하고, 게임도 진행하고, 저녁에는 술과 함께 도란도란 모여 놀기도 하고 그랬다.

아마도 나는 2012년 현지평가회의에 다시 한번 참가하게 될 것이다.

그때는 활동한 지 거의 1년 반이상이 지나있을 것이다. 그때는 나의 첫번째 현지평가회의보다 더 하고푼 이야기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겠지.

그렇게 되게끔 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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