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합숙] 여가시간엔 무얼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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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현지합숙기간에 여가시간에 그리 많지만은 않았다. 매일 오전부터 오후까지 현지어 수업시간이 잡혀있었고, 현지어 수업시간이 끝나면 또 외부활동들이 있었다. 갖가지 교육 및 탐방 등등이 끝나면 바로 6시. 식사당번일 때면 서둘리 장을 보고, 저녁을 지어야했고 이것저것 치우고 나면 금새 8시였다. 점점 여름이 가까워진다지만 날은 아직 짧았고, 8시 쯤이면 이미 밖은 새까맸다. 숙제가 있는 날은 조금이나마 노력한 성의라도 보여줘야 하니 공책을 펴긴 펴야했고, 발표준비같은 것도 해야했고, 수료식이 얼마 안 남을 즈음에는 간단한 공연같은 거라도 보여줘야 겠다 싶었다. 암튼 이렇도록 빡빡한 나날들이었지만 그래도 짬짬이 시간은 남았다. 정말 가끔 주말에 남는 시간이 조금 있었고, 가끔 한가로운 밤들도 있었다. 그때마다 아는 곳은 없었고, 뭘 할 수 있는지도 몰랐지만… 그래도 돌이켜보니 이것저것 다양하게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 스포츠

세계경제외교대에는 실내 수영장이 있는데 약 5만숨정도를 주면 10번 정도를 이용할 수 있었다. 우즈벡 수영장을 한번 이용해보고 싶기도 하고 그래서 덜컥 등록해봤는데, 역시나 소문대로 시설은 좋았지만 깊었다. 깊다는 것은 수심이 깊다는 것으로… 수영장의 제일 얕은 곳은 깊이가 약 3미터, 제일 깊은 곳은 무려 5미터 가량 됐다. 수영을 그리 잘하는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심리적 부담과 함께 벽 쪽 근처에서 수영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물은 깨끗했고, 샤워실도 웬만큼 갖추어져 있었다. 문제는 한 달에 그 10번을 다 이용했어야 했는데, 너무 일정이 빡빡할 즈음이기도 했고, 심한 감기가 드는 바람에 2번밖에 이용하지 못했다는 것. 수영 외에도 학교 각종 시설에서 할 수 있는 운동들이 있다. 간단한 조깅을 할 수도 있고, 배드민턴 채가 있으나 배드민턴을 치기도 했다. 남녀노소 다들 좋아하는 배드민턴이어서 내기 운동도 몇 번 했다.

* 버디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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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기수에는 현지 학생과 버디라는 이름으로 서로 묶여서 같이 만나는 기회들이 있었다. 단원 한명 대, 현지 학생 두명 정도가 같이 묶였는데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이었기 때문에 여러모로 도움 받을 것들이 꽤 있었다. 간단하게 무언가를 사야할 적에 아니면 좀 산책이라도 다니고 싶을 때 등등의 경우에 버디학생들과 만나서 여기저기 다니곤 했다. 주로 시간이 비는 주말에 만나서 같이 식사도 하고, 새로운 곳도 다니고 더러 뭔가 부족한 것들이 있으면 이것저것 사기도 하고 말이다.

 * 시장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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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타쉬켄트는 달리 눈요기 할 곳이 없는데, 그나마 가장 재밌는 곳은 다양한 지역에 분포되어 있는 시장들이었다. 우리들도 매일 식사를 만들어 먹어야 했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식재료를 싸게 사고자 각종 시장들로 나다녔다. 한국 물품 가게들이 많은 가스삐탈리 시장부터 좀 큰 맘먹고 어떨 때는 꾸일륙으로, 어떨 때는 아부사히로, 가까운 빠르겐트 시장까지. 시장은 조그만 시장까지 합치면 가도가도 끝이 없을 정도였다. 겉보기에는 다들 비슷비슷한 것 같지만 돌아다녀보면 조금씩 특색이 눈에 띄기도 하고, 시장마다 물품 가격도 조금씩 차이나 물건값 깎는 재미로, 한번씩 다녀왔다고 도장찍는 재미로 차비가 들더라도 여기저기 나다니곤 했다.
* 그 외

기숙사안에서는 게 중에 한 단원은 양기아바드에서 사온 고양이를 키우기도 했다. 원래로 치면 현지합숙기간이라 보기에 안 좋은 경우라 사무소 눈치, 다른 선배단원 눈치보면서 몰래몰래 키우는 게 나름 별미 아닌 별미(?)였던 것도 같다. 그리고 정 할 일이 없으면 서로 옹기종기 모여 앉아 수다꽃을 피웠다. 다들 모여서 앞으로 어떻게 될까, 요즘에 누가 좀 안 좋아 보이더라 등등부터 해서 좀 나가면 서로 인생고민까지 들어주는 시간들. 또 그냥 이야기만 하면 재미없으니깐 오늘은 맥주, 오늘은 꼬냑, 오늘은 와인, 오늘은 보드카… ;;;; 와 함께하곤 했다. 일부 단원은 태어나서 코이카 오기 전까지 먹은 술보다 현지합숙기간에 먹은 술이 많다고 소탈하게 고백하기도 했다. 그 만큼 우리들이 우애로웠다고나 할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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