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나홍진] 뒤죽박죽거리네 !

영화가 전체적으로 좀 늘어진다는 느낌이다.
그것은 하정우의 목표가 정확히 무엇인지 혹은 그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그것을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을 못잡고 계속 쫓기고만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가 대결해야 하는 대상도 계속 바뀌는 것만 같았다. 이건 영화가 단선적으로만 가면 너무 싱거우니까, 이리저리 꼬기도 하고 여러 갈래의 이야기들이 뭉쳤다가 풀어졌다가 하면서 긴장감을 고조시키려고 한 의도가 있는 것 같은데, 그리 성공적이진 않았던 것 같다. 전 영화 “추격자”에서 경찰, 하정우, 김윤석 그리고 희생자. 이런 다양한 각도에서 쫓고 쫓기듯 하면서 몰입도가 상당했는데… 이번엔 짜임새 자체도 엉성했고, 불필요한 것도 많았고 거기다가 모호하기 까지 했다. 그리고 영화의 컨셉 자체도 확실하지가 않은 것 같다. 서로 캐먹으려고 하는 악의 구렁텅이에 놓인 한 남자의 수난사인지, 애틋한 목표 하나를 가지고 돌격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인지… 말이다. 휴먼스토리인지, 액션인지… 흠.

첫 출발, 중국에서는 뭐 그리 나쁘지 않았다. 하정우는 어디까지나 파괴된 자신의 가정을 되살리고자 빗도 갚고, 아내도 함 찾아서 어떻게든 해보자 하는 강력한 목표 하나로 들끓고 있었으니깐. 죽여야 할 대상을 다른 사람이 해치우면서부터 이야기가 틀어지기 시작한다. 새로운 주변인물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김윤석은 거기다가 하정우를 배신하고… 하정우는 결국 목표를 잃는다.

아내는 만나보지도 못하고, 찾을 길도 묘연하고, 누군가 아내를 위협하는 것인지 아닌지도 모르고.. 그냥 지명수배자가 되서 쫓기기 시작한다. 하정우는 배신이고 뭐고 이제 그냥 여기서 탈출해서 중국으로 돌아가야겠구나 싶은 마음 뿐이다. 그래서 하정우는 경찰의 눈을 피하는 데에만 급급. 그런데 김윤석이랑 한국 조폭들이랑 갑자기 힘을 합치기도 하고, 서로 뒤퉁수를 때리기도 하고… 하정우는 그냥 도망가기만 하고… 주인공의 목표와는 빗겨 간 것들이 서로 뒤엉키고…

액션을 기대했던 사람들은 대결구도가 어떻게 되는 지를 몰라 긴장감을 놓쳐버린다. 그냥 모든 게 언젠가 한번에 풀리겠지… 하는 마음으로 기다려보면, 조폭두목 죽고, 김윤석도 그냥 죽고, 하정우는 배 위에서 자살한다.

제일 뜬금없었던 것은 경찰들. 영화의 클라이막스에 경찰들이 대대적인 수사에 들어가 하정우의 최고의 강적으로 부상하지만 결말부분으로 치닫으면서 자취도 없이 사라져버린다. 나는 경찰의 몇몇 인물을 그래도 중견배우도 쓰고, 약간의 추리도 하고 그러길래 사건의 말미에 뒤치닥거리 하는 역할로 쓰겠구나 싶었는데, 클라이막스 이후부터는 종적없이 사라져버렸던 것.

흠… 느와르와 액션 그리고 약간은 애틋함 그리고 콧등 시린 인생의 애환까지 담아보려 하기에는 시나리오의 완성도가 조금 부족했던 듯 싶다.

PS :  갑자기 이렇게 리뷰를 쓰는 것은… 너무 안 써서, 이제부터 좀 써야겠구나 하고 반성하는 의미임. 근데 잘 안 써지는 군 ㅠ 그래도 하정우는 연기 참 잘하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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