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카를 지원했을 때 정말 여러 수기들을 읽어봤는 데 상당히 의외였던 것은 단원들끼리의 관계문제로 힘든 문제가 많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리 오랜 기간을 지내보지 않아서 뭐라 딱 부러지게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그런 문제와 분위기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는 있게 된 것 같다. 타국에서 코이카 단원들끼리 옹기종기 모여 살다보니, 서로 너무 가까워져서 그런 것도 있고, 연령도 문화도 모두 다른 사람들끼리 거의 2년을 밀접하게 살려고 하니 서로간의 생활리듬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도 같다.
그리고 현지생활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관 그리고 현지 사람들과의 관계일 것이다. 코이카 단원들끼리 어느 정도 밀어주고, 끌어 당겨주고 산다고 하더라도 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현지 사람들이다. 대학 수업을 한다고 하면 학생들 그리고 동료 선생님들하고 관계를 잘 맺어야 무엇보다 양질의 수업을 제공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래서 그런지 서로에 대한 이해, 소통을 주제로 한 국내훈련 교육과정도 마련돼있었다.
한 수업은 단원들의 서로 성격의 타입을 간단한 심리학 검사로 알아보고, 이 성격타입의 특성 그리고 그 성격타입들이 주로 꺼려하는 사람 타입에 대해 이야기 하는 시간이었다. 다른 것은 다 생각이 안나고 난 NP 형이었는데, NP형이 62기 중에서 제일 많지 않았나 싶다. 주로 감성적이고, 배려가 깊은(?) 타입이었고 권위적인 사람과 잘 지내지 못하는 타입이었다. 간단한 심리학 검사였지만 내 성격타입도 알아보고, 단원들 서로서로가 어떤 자세를 취해야 서로 마찰없이 지낼 수 있는 지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또 한 수업에서는 소통에 관한 수업이었다. 어떤 식으로 진행되냐 하면 책상위에 장남감 퍼즐들을 잔뜩 깔아놓고 한 사람은 상대의 행동을 보지 않은 채, 한 사람에게 퍼즐을 어떻게 쌓으라고 지시를 내린다. 그리고 지시를 받는 사람도 지시를 내리는 사람을 보지 않고 듣는 지시와 묘사만으로 퍼즐을 쌓아간다. 그렇게 하고 나서 지시를 했던 사람이 의도했던 퍼즐의 조합과 얼마나 다른지 서로 살펴보는 것이다. 이 경우 정말 자세하게 자세하게 묘사했을 경우 어느 정도 비슷했지만, 거의 다 우수꽝스럽게 되어 있다는 게 대부분. 간단한 놀이이지만 이걸 통해 상호간 완전한 소통을 하기 위해선 서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 그렇게 노력해도 완전한 소통은 어렵다는 약간의 교훈을 얻었다.
그 외에 종종 교관들이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 해주곤 했는데, 이 것은 실제 경험담이기도 하고해서 별 다른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제일 마음에 와닿곤 했다. 현지 선생님은 악의 없이 한 이야기였는데 현지 언어의 이해 불가에서 비롯된 오해, 그리고 그것으로 인한 여러 사고들 등등의 이야기였다.
사실 단원들끼리의 관계에 대한 교육은 현지에 가서도 지속적으로 필요한 것 같다. 국내합숙이야 빡빡한 일정으로 딱 한달 지내고 말지만, 현지에서 합숙은 두달이며, 두달을 지내고 나면 각 도시, 그리고 같은 국가에서 2년을 함께 지내곤 하지 않는가. 모두가 서로 노력해서 잘 지내곤 하지만, 그래도 그런 프로그램있어 대화의 시간을 마련하고 나면, 더 친밀한 관계 더 끈끈한 관계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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