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나를 모르지만, 나는 그를 안다.
내가 그를 처음 알게 된 것은… 교내신문 에서였다.
인터뷰 같은 것이 짤막하게 났는데…
순간 느낀 것이
나는 찌질한데, 그는 참 대단한 것 같아 였다.
그런데 그와 수업이 하나 겹쳤다.
나는 가끔씩 그를 관찰한다.
키 크고, 잘생겼고
하고 다니는 스타일을 보니 귀티가 흐르고
성격도 좋고
똑똑하고, 말도 잘하고, 자신감도 넘치고
문학적 감수성도 가히 넘쳐 흐르고
무엇보다도 열심히 사는 의지의 청춘인 듯하다
그를 바라볼 때 마다
내 삶의 의지가 쭈우우우우욱 미끄러져 버리는 느낌이다.
그런 자기비하를 동반하면서도
그에 대한 내 관심은 매우 집요하다.
꽤 먼 거리에서 맨 앞에 앉아있는 그를 바라보지 않을 수가 없다.
신경숙 소설의 주인공처럼
홍상수 영화의 주인공처럼
앉아있는 내게
이 질투심이 ‘나의 힘’ 이 될 지…
그런데 난 왜, 질투심을 느껴야만 하는 건 지…
아래에는……… 기형도 시인의 <질투는 나의 힘> 을 옮겨본다.
그가 좋아한다 했고, 나도 관심가졌던 시인 기형도
질투는 나의 힘 / 기형도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 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 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2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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