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공연 싸게보기’ 지원 사업 같은 것이 있던지…
만원이라는 싼 가격에 하고 있는 연극이었다. 원래 연극을 볼 계획은 없다가,
밥 먹고 나서 연극이나 볼까? 하고 찾게 된 ‘값 싸고 괜찮을 것 같은’ 연극.
배우 김갑수씨가 제작도 한다고 하고, 포스터도 대학로 일대에서 많이 본 것 같고,
시덥지 않게 막 웃길려고만 하는 연극은 싫었는데
이건 뭔가 좀 메시지가 있는 것 같아서 선택했다.
연극의 선택배경은 여기까지이고…
연극의 관람후기는…
“정신없다”
그런데 메시지는 매우 단순하다.
“성별감별 낙태하지 맙시다.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가요.”
너무도 착하고(?) 도덕적인(?) 주제의식 때문에…
이걸 막 욕하기가 좀 꺼려지는데
그래도 느낀점은 솔직하게 말해야겟다.
우선, 저 단순한 메시지를 계속 직설법으로만 반복한다.
연극 자체에 이야기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많은 배우가 출연하는 것에서 예상되듯이
그들은 모두가 뭉쳐 스토리를 끌고 가기 보다는
캐릭터를 보여주고 마는데 그친다.
그리고 연극의 중심 플롯과 관계없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매우 산만하게 벌려놓고 있어서…
한 면으로는 저 단순하고도 빈약한 주제의식에 재미를 붙인다는 장점도 있겠지만
그게 그렇게 해결될 일이랴.
주제의식을 어떻게 하면 더 감동적으로 전달할 것을 고민해야 될 것을,
이 연극에서는 주제는 처음부터 끝까지 직설법으로 무한반복 하고
이미 주제가 내뱉어져 끝나버리고 나자, 각종 캐릭터들이 코믹스러운 상황이거나 비쥬얼적인 상황, 그리고 별 상관없는 갈등을 일으키면서 산만하게 무대위를 들락날락거린다.
각종 캐릭터와 장치, 조명효과, 춤사위 등등의 볼 거리는 덕분에 많아졌겠지만…
“와 신기해~” 하다가
“왜 저러고 있지?” 라는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한 조금 같은 이야기인데
중심갈등이라고 불릴 만한 ‘축’ 이 보이질 않아서
극의 처음부터 끝까지 뭔가 끌고가는 힘이 부족하다.
그래서 극이 결말에 치닫았을 때…
극이 끝날 때 돼서 끝난 건 알겠는데, 뭔가 극을 본 느낌이 아니다 라는 시금털털함을 갖게 될 것이다.
아, 그래도 조금 희망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그래도 지루하진 않다는 것이다.
굉장히 코믹적인 에피소드(이게 오히려 방해요소라고도 생각하지만)가 계속 이어져 있기 때문에… 웃음을 유발하는 지점도 많고, 뭔가 다양한 연출효과도 기대할 순 있다.
다만… 가장 중요한 줄거리와 주제의식의 형상화 측면에 결정적으로 실패하고 있다는 것이 이 연극의 치명적인 결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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