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문을 통과하는 순간
5초에 한번 꼴로 고개숙여 인사하는 경비 아저씨의 감정은 어떤 것일까
엘르베이터를 타는 순간
‘똑바로’ 서 있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사무실로 들어서는 순간
퀘퀘한 냄새와 함께 마우스 클릭하는 소리와 한숨 소리
모든 것이 ‘창백하고’ ‘늙어가게 하고’ ‘권태로운’ 이 버티기를
사람들은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들을 남기고 그의 일은 오늘 끝났다.
사실상 뭔가 특별한 것을 예상하던 그에게서
그들이 준 경험들은
학교 사업을 진행하면서 겪을 수 있는 것들을
좀 더 전문화하고, 과격화하고, 어쩔 수 없게 만드는 것에 다름 아니었는데
그래도
예상하고, 상상하고, 건너듣는 것이
직접 겪어보는 것을 뛰어넘을 순 없으리라
그리 특별한 것은 아니었어도
그는 그 자신이 인생에 있어서 겪을 수 없는-상관있는 분야가 아니니깐- 것을 해보았다는 것에
의미를 둔다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런데 그 다양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현대 샐러리맨들의 공통점은
옆 건물 옥상에 심겨져버린 아슬아슬 거리고 있는 소나무들 처럼 위태해 보인다는 것과
그 자신의 위태함을 자신도 알고, 타인도 알지만
언제나 ‘멋진 일탈의 모범 사례’ 들을 판타지로 장식하며
만나는 손아래 사람에게 교양하려 한다는 것이다.
“나는 지금 이렇지만, 너는 다르게 해봐”
라고 속삭이는 그대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쿵푸팬더> 가 약간의 도움이라도 될까?
그는 ‘재미있고, 멋진’ <쿵푸팬더> 가
그들에게 미칠 영향력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그만큼 그들은 지쳐있는 것만 같다.
그리고 그들에게 현실은 너무 끔찍하다.
그에게도 현실은 끔찍한 모습을 조금씩 드러내고 있지만
그는 모든 것을 끔찍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재주가 있었다.
아주 어이없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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