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26.] 밤 중의 길목길목 산책에서

어렷을 때는 말이야.

세상이 소설과 만화속에 나오는 것만 같을거라고 생각했어.

내가 발디디고 있는 곳은 아니지만

다른 가정집은, 다른 도시는… 어쩌면

기쁨에 충만한 판타지들이 있을것만 같았어.

어린이 만화같은 데 보면, 다들 착하게 나오는 사람들과 완전한 구성요들 있잖아,
그런 것 같은… 그래서 나는 언제나 어린시절은 준비과정이라고 생각했어.
언젠가 그러한 곳에 입성할 날을 위해 준비한는 과정이라고

그것은 유독 나만이 느낀 판타지는 아니었을 걸.
오히려 주위에서 그렇게들 권유했는 걸.

지금 너에 만족하지 말라.
지금 이 순간을 향유하지 말라.
너는 커서 뭐가 뭐가 되서 행복해져라.

그 행복이라는 것 한번 캐치해봐라.

나는 열정은 없었지만 나름대로 규칙들은 지키면서 살았지.

준수한 태도는 아니었지만 탈선은 없었잖아?

그리고 대학생이 됬고
나는 서울 중의 중심이라는 종로구에 왔어.

그런데 왜 예상했던 것과 이렇게도 다르지?

결국 모든 것을 다 아름답게 할 수는 없는 것 같아.
아름다움이라는 것도 디자인이잖아.
디자인의 벽 바로 뒤에는 수많은 풀칠과 못질이 있고
그걸 땀흘려서 누군가가 그렇게 한 거야…

휘황찬란한 네온사인 바로 뒤에는
미로속에 둘러쌓여, 가난이 죄인 듯 고고한
산동네들이 즐비해.
그 드높은 계단에는 희망의 페인트칠이라고 되어있고
골목 구석구석은 드러누울 자리를 찾지 못한 자동차들이 바퀴를 틀어놓고 주차하고 있어.

앞에만 보이는 것은 서울 도심. 네온사인 야경.
내가 걷고 있는 곳은 가파른 산길. 산길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집들.
사람을 살게끔 하려는 안간힘의 칸막이들.

좀 슬퍼.

그런데… 나는 그 남루한 것들이 좋아.
물론 휘항찬란한 것들에 대한 호감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그 남루한 것, 그 비루한 것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것이
살아있는 힘으로 느껴져…….

조금, 나도 살아봐야겠다 하는 그런 느낌
오늘 얻었어.

밤 중의 길목길목 산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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