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은-Roman Topia] 아기자기하고 발랄한

    아아 우리 고향은 저 별들..떠나온 건 언제였나
    (초록빛 달과 붉은 대지와 마음속의 낙원, 그 낙원속의 나)

    달은 휘영하고 포도주는 향기롭구나
    어제도 내일도 없이 영원한 지금일뿐

    아아 우리 고향은 저 별들..떠나온 건 언제였나
    아아 엄마처럼 미소 짓네..수천년 같은 얼굴로

    상쾌한 밤 공기에 몸이 녹아드는구나
    우리는 영혼만 남아 밤새워 춤을 추누나

    아아 우리 고향은 저 별들..떠나온 건 언제였나
    아아 엄마처럼 미소 짓네..수천년 같은 얼굴로
    아아 우리가 떠나온 도시..얼음모래가 내리던

    말해줘 말해줘 더이상 슬프지 않다고
    노래해줘 노래해줘 우리는 하나라고

    아아 우리 고향은 저 별들..떠나온 건 언제였나
    아아 엄마처럼 미소 짓네..수천년 같은 얼굴로
    아아 우리가 떠나온 도시..얼음모래가 내리던
    아아 짙은 회색 하늘 아래 모두가 노래를 잊었지
    아아 우리 고향은 저 별들..떠나온 건 언제였나
    아아 엄마처럼 웃어주네..수천년 같은 얼굴로

    (초록빛 달과 붉은 대지와 내눈속의 그대..그대 노래 속의 나
    금빛  은하수와 은빛 공기와 마음속의 낙원, 그 낙원속의 나)

    우연히도 이상은을 좋아한다던 사람들을 동시간대에 마주치게 되었다.

    나는 이상은? 어디서 들어 본 이름인 것 같긴 한데? 하면서 담다디를 불렀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고, 누군가의 미니홈피에서 “비밀의 화원”을 들었으면서도 그것이 이상은인지를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어디선가 자기 영역이 있는 어떤 중년 가수겠지

    하는 그런 느낌만 있었다.

    이상은 12집이 이제 막 나오던 순간.

    우연히도 어느 클럽에선가, 누군가 한국 음악계를 비판하면서 이상은만은 제대로다 라는 식으로 이야기 했던 것을 보았고, 그냥 관심이 없어 그런갑다. 했는데 아는 선배들 몇몇이 가수 누구 좋아하냐는 내 질문에,

    난 취향이 노인네틱해서 이상은 이런 애들 좋아해.

    라고 하는 것을 들었다.

    그래서 그냥 호기심이었다.

    이상은? 누굴까? 하는 마음으로…

    당시, 약 1평짜리 자취방에는 컴퓨터도, mp3도 없어서
    CD Player로 스피커에 연결해서 음악을 듣곤 했는데

    여름 밤, 그 좁은 방에 울리던 이상은 11집이 얼마나 생소하던지 말이다.

    난 음악을 거듭 몇번씩 들어봐야 좋은지, 나쁜지를 아는데

    이제껏 들어왔던 그런 음악이 아닌 음악이었고

    지독하게 밀려오는 감정들 같은 것이 있는데

    내가 독해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것이었다.

    듣다보면 좀 스산해지기도 한 그 음악들을

    그래도 나는 부둥키고 있었다.

    왠지 오기가 생겼기 때문.

    왜 난 “비밀의 화원” 만 좋고

    나머지는 다 독해불가인거야!

    하는 오기.

    이상은이라는 중년가수를 이해해보고 말겠다는 오기…ㅋㅋ
    그래서 끊임없이 이상은의 11집 <신비체험> 을 들었는데

    그야말로 앨범제목이 나와 꼭 드러맞지 않은가 한다.

    그녀의 감정의 뭉텅이들이

    여름 밤, 1평짜리 방안에서 울리는데

    하나씩, 하나씩

    갑자기 던져지는 것이다.

    단어로 형용하기에, 감정이란 부유물은 그리 명확한 것은 아니지만

    어찌할 때는 그리움이 툭 던져지고

    어찌할 때는 외로움이 툭 던져지고

    어찌할 때는 회망, 강인함, 추억 이런 것들이 툭! 툭! 던져져 왔던 것이다.

    아무것도 없는 방 안에

    그 던져진 감정들과 놀아남이

    내겐 얼마나 소중했던지.

  • [이상은-신비체험] 여름, 한 평짜리 방 안에서

    아아 우리 고향은 저 별들..떠나온 건 언제였나
    (초록빛 달과 붉은 대지와 마음속의 낙원, 그 낙원속의 나)

    달은 휘영하고 포도주는 향기롭구나
    어제도 내일도 없이 영원한 지금일뿐

    아아 우리 고향은 저 별들..떠나온 건 언제였나
    아아 엄마처럼 미소 짓네..수천년 같은 얼굴로

    상쾌한 밤 공기에 몸이 녹아드는구나
    우리는 영혼만 남아 밤새워 춤을 추누나

    아아 우리 고향은 저 별들..떠나온 건 언제였나
    아아 엄마처럼 미소 짓네..수천년 같은 얼굴로
    아아 우리가 떠나온 도시..얼음모래가 내리던

    말해줘 말해줘 더이상 슬프지 않다고
    노래해줘 노래해줘 우리는 하나라고

    아아 우리 고향은 저 별들..떠나온 건 언제였나
    아아 엄마처럼 미소 짓네..수천년 같은 얼굴로
    아아 우리가 떠나온 도시..얼음모래가 내리던
    아아 짙은 회색 하늘 아래 모두가 노래를 잊었지
    아아 우리 고향은 저 별들..떠나온 건 언제였나
    아아 엄마처럼 웃어주네..수천년 같은 얼굴로

    (초록빛 달과 붉은 대지와 내눈속의 그대..그대 노래 속의 나
    금빛  은하수와 은빛 공기와 마음속의 낙원, 그 낙원속의 나)

    우연히도 이상은을 좋아한다던 사람들을 동시간대에 마주치게 되었다.

    나는 이상은? 어디서 들어 본 이름인 것 같긴 한데? 하면서 담다디를 불렀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고, 누군가의 미니홈피에서 “비밀의 화원”을 들었으면서도 그것이 이상은인지를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어디선가 자기 영역이 있는 어떤 중년 가수겠지

    하는 그런 느낌만 있었다.

    이상은 12집이 이제 막 나오던 순간.

    우연히도 어느 클럽에선가, 누군가 한국 음악계를 비판하면서 이상은만은 제대로다 라는 식으로 이야기 했던 것을 보았고, 그냥 관심이 없어 그런갑다. 했는데 아는 선배들 몇몇이 가수 누구 좋아하냐는 내 질문에,

    난 취향이 노인네틱해서 이상은 이런 애들 좋아해.

    라고 하는 것을 들었다.

    그래서 그냥 호기심이었다.

    이상은? 누굴까? 하는 마음으로…

    당시, 약 1평짜리 자취방에는 컴퓨터도, mp3도 없어서
    CD Player로 스피커에 연결해서 음악을 듣곤 했는데

    여름 밤, 그 좁은 방에 울리던 이상은 11집이 얼마나 생소하던지 말이다.

    난 음악을 거듭 몇번씩 들어봐야 좋은지, 나쁜지를 아는데

    이제껏 들어왔던 그런 음악이 아닌 음악이었고

    지독하게 밀려오는 감정들 같은 것이 있는데

    내가 독해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것이었다.

    듣다보면 좀 스산해지기도 한 그 음악들을

    그래도 나는 부둥키고 있었다.

    왠지 오기가 생겼기 때문.

    왜 난 “비밀의 화원” 만 좋고

    나머지는 다 독해불가인거야!

    하는 오기.

    이상은이라는 중년가수를 이해해보고 말겠다는 오기…ㅋㅋ
    그래서 끊임없이 이상은의 11집 <신비체험> 을 들었는데

    그야말로 앨범제목이 나와 꼭 드러맞지 않은가 한다.

    그녀의 감정의 뭉텅이들이

    여름 밤, 1평짜리 방안에서 울리는데

    하나씩, 하나씩

    갑자기 던져지는 것이다.

    단어로 형용하기에, 감정이란 부유물은 그리 명확한 것은 아니지만

    어찌할 때는 그리움이 툭 던져지고

    어찌할 때는 외로움이 툭 던져지고

    어찌할 때는 회망, 강인함, 추억 이런 것들이 툭! 툭! 던져져 왔던 것이다.

    아무것도 없는 방 안에

    그 던져진 감정들과 놀아남이

    내겐 얼마나 소중했던지.

  • [김연우-연인] 그리움과 외로움 속에서

    가끔 힘이 들때면 하늘을 봐요
    좋은 생각만 하기로 해요
    그대맘속에 내가 있다면
    멀리 있는게 아니잖아요

    떠나오던 그날 두눈에 고인눈물 감추려
    친구들 뒤로 숨던 그대가 자꾸만 밟히죠
    가끔씩 그대 목소리 어딘지 다르게 느껴지는 날에
    난 아무말도 묻지못하고 나쁜생각만 자꾸하게 되죠

    사실 편하단 얘긴 거짓말이죠
    모든게 낯설고 힘들지만
    그대생각에 난 힘을내죠
    내가 그대를 행복하게 해줄께요

    첫눈오는 밤도 곧 다가올 그대의 생일도
    함께해주지 못한다는게 미안할 뿐이죠
    가끔은 그대생각에 한숨도 못잘만큼 보고싶지만
    나 그대에게 더욱 커다란 사람이 되고싶은마음 아나요

    사실 편하단 얘긴 거짓말이죠
    모든게 낯설고 힘들지만
    그대생각에 난 힘을내죠
    내가 그대를 행복하게 해줄께요

    그댈 향한 마음 바다를 건너서 그대의 꿈속으로 찾아갈께요
    그대 괜찮단 얘기 거짓말이죠
    보고싶을수도 있겠지만
    끝이란 말이 생각날 만큼 울지 말아요
    그대만은 지킬테니까

    좋은 생각만 하기로 해요
    그대맘속에 내가 있다면
    멀리 있는게 아니잖아요

    원래부터 고운 목소리로 좋아했던 김연우인데

    듣다 듣다보니 조금 질리는 듯 해서,

    계속해서는 안 듣고, 잊어버릴 때쯤 찾곤 하는 가수였다.

    그런데 내가 그리움과 외로움에 사무쳐 하던

    제주도에서의 2년동안의 시기에…

    제일 위안이 되는 것은 책과 음악이 되주었다.

    특히나, 책은 가만히 앉아서 읽는 것이지만

    새벽녘에 도로 위에 줄곧 서있어야 하는 그때 시절에

    정말 이내 마음을 달래주던 것은 노래들.

    그 기간 중 줄곧 mp3에 넣어두고선

    들어왔던 곡이 바로 김연우의 8211과 이소라의 Sharry였다.

    캄캄한 밤.

    지나가는 사람도 없이, 차들만 쌩쌩 달리는데

    또 그 차 안에서는 단란한 것만 같은 사람들이 어디론가로 마구 달려가는 데

    그 사람들 행복의 단면과 단면.

    그 간격에

    나는 존재로 있지 못하였고, 기능으로만 존재했던

    그 순간.

    내 감정을 줄곧

    커다란 주걱을 휘젓듯이 뒤엎어주면서

    네가 지금 살아있다

    라고 말해주었던 그 노래들.

    그러면

    내 자신의 현재는 없이
    내가 끝도없이 과거와 미래의 양극으로 멀어져만 가는데

    그것을 어디에도 없는 존재, 내가

    관찰하면서

    유희하고 있었던 것이다.

  • [이소라-눈썹,달] 나도 아파했던가?

    바람이 분다 서러운 마음에 텅 빈 풍경이 불어온다
    머리를 자르고 돌아오는 길에 내내 글썽이던 눈물을 쏟는다
    하늘이 젖는다 어두운 거리에 찬 빗방울이 떨어진다
    무리를 지으며 따라오는 비는 내게서 먼 것 같아
    이미 그친 것 같아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
    바람에 흩어져 버린 허무한 내 소원들은 애타게 사라져간다

    바람이 분다 시린 한기 속에 지난 시간을 되돌린다
    여름 끝에 선 너의 뒷모습이 차가웠던 것 같아 다 알 것 같아
    내게는 소중했었던 잠 못 이루던 날들이
    너에겐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
    사랑은 비극이어라 그대는 내가 아니다
    추억은 다르게 적힌다

    나의 이별은 잘 가라는 인사도 없이 치러진다
    세상은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
    내게는 천금같았던 추억이 담겨져 있던
    머리위로 바람이 분다
    눈물이 흐른다

    우리 큰 누나가 이소라의 노래를 종종 부르긴 했으나, 그 우울한 노래 부르는 사람은 나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저 그 사람에게는 뭔가 자기만의 세계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곤 했는데 스물한살에서 스물두살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정말 어느날 갑자기 이소라의 노래가 들리기 시작했다.

    누군가 이소라 노래가 좋다고 했고, 인기는 없어도 사람들 사이에서 좋다고 자주 오르내리는 노래들 찾아듣는 습관으로 이소라 음악을 무작정 틀어두었다.

    그게 어느 겨울, 고지대에 있던 원룸형 내 자취방안에서였다.

    그 때, 왜이리도 할 일이 없었을까. 잠깐의 공백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는데 갑자기 찾아온 겨울방학의 시기가 얼마나 차가웠던지 난 생각할, 생각해야할 것들을 앞두고서도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바쁘고 바빴던 시기. 그리고 또 바쁠 것 같은 내년.
    내 젊음에 왜 그렇게 여유가 없지? 이렇게 졸업앞까지 가버리는 것은 아닐까?
    언제나 한 쪽에서는 왜 군대를 가지 않느냐고 묻고, 한 쪽에선 지금 뭐하고 있는 거냐고 묻고

    난 자신있게 그 무엇도 말하지 못하였고
    그저 버티는 내년이 될 것 같은 두려움을 간직하면서도
    내년을 간절히 기다리기도 하였고
    그래서 아무 일도 없었는데도 힘들다 라고 투덜대고 싶어했던
    그저 이도저도 아니면서 복잡한 겨울중이었다.

    나 자신도 모를 내 자신의 기분과 인생과 젊음 때문에
    그 자체의 스트레스 때문에 방 안에서 그저 잠을 자고, 깨어 있으면 이소라의 노래를 틀어두었다.

    잘 모르겠던 ‘귀신같은 목소리’ 가 어느 순간 들리기 시작했는데
    어쩌면 이소라의 앨범 때문에 내가 그런 상태에 휩싸여버렸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지금에와서 우선순위를 매기는 것은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고

    난 그 차디찬 젊음의 고통(?)을 이소라와 함께 어루만지고 있었던 것 같아서
    기뻐했던 것 같다.

    이렇게 간절한 감정이 있구나.
    느낌이 있구나.

    이소라의 노래에서 나오는 호소는 그때 내게
    비교대상으로 위안하기 보다 ‘그녀와 마주앉아 있기’였던 것 같다.

    약 한시간 동안 플레이 되는 이소라 6집을 듣고 있는동안 죽은 듯 누워있고
    음악이 모두 끝나면 ‘연극이 끝난 뒤’ 의 허탈감을 또한 간직하고
    또 한참을 누워있었던 그 때였으니깐.

    솔직히 이소라의 앨범이 그 때 내게 분연히 일어나게 하는 의지와 치유의 효과는 발휘하지 못했다.
    오히려 이소라의 앨범은 나를 지독한 늪으로 빠져들게 했다.
    밖에 잘 나가지도 않고, 사람들을 잘 만나지도 않고, 연락도 잘 안하고…

    그리고 후에 그 시기가 끝이 났을 때에도
    기억속에 이소라의 앨범은 치유보다는 그저
    깊은 감정 그 자체였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의미있지 않은가.
    감정의 결을 어루만지며 흐르는 이소라의 목소리.

    그 늪의 매혹.

  • [위도] 보물찾기

    위도는 부안 옆에 바로 딸린 섬이다. 그렇게 유명한 관광지는 아니지만, 아마도 부안사는 모든 사람들 중 위도를 안 가본 사람이 있더라면

    ‘언젠가는 한번 가야 할 곳’

    이라는 생각을 품고 사는 곳일거다. 너무도 멋진 풍경이 있거나, 큰 여락지 같은 것이 전혀! 없으면서 그런 생각을 품게 되는 이유는… 바다를 끼고 있는 부안이지만, 정작 부안읍은 바다와 꽤 먼데(격포만 해도 차타고 한시간 조금 못되게를 가야한다)… 그래도 바닷가를 끼고 있는 내 고향의 유일한 섬인데… 언젠가 한번 갈일이 있겠지, 가야겠지… 하면서도 그리 가깝지만은 않아서 큰 맘먹지 않으면 또 막상 발이 안 떨어지는 그런 곳이다. 그래서 위도가면 타지에서 온 소수의 관광객들과 낚시꾼들은 꽤 많이 몰리지만, 정작 부안사람들은 안가봤으면서도 잘 가질 못한다고 한다. 실로 내 주의 친구들만 해도 위도? 갈꺼야, 언젠가… 하면서 안 가본 애들이 많다. 제주도도 수시로 다니면서 코앞에 있는 위도 한번 못가보고… 흠흠

    내게 위도를 가게 된 기회는 1차휴가 때이다.
    16박 17일이라는 긴 휴가를 나오긴 나왔는데, 사람들하고 막 술만 퍼먹고 다니기보단 어디 여행이나 짧게 갔다오고 싶은데… 돈 사정도 있고… 뭐 어찌어찌해서 위도가 좋겠다 싶었다. 거의 몇년만에 보는 고교동창놈을 불러냈다, 그 놈도 꽤 바뻐서 일정도 빡빡하게 또 무작정 떠나게 됫는데…

    우리가 좀 재수가 없었던 것은, 우리가 떠난 날이 극한파의 날이었던 것이다. 기온이 낮은 것도 낮은 거지만… 바람이 어찌나도 거세게 불던지, 체감온도는 영하권에서 허덕였을 것이다. 거기에 건물도 거의 없는 섬에 와서 그런지 바람이 어찌나도 세게 불던지… 그야말로 우리는 내내 후덜덜덜이었던 것 같다. 거의 몸을 가만히 두기 힘들 정도의 추위.

    위도라는 섬에 해수욕장 몇개를 제쳐두고선 뭐 특별한 볼거리, 유적지 같은 것은 없다.

    그런데도 뭔가 위도가 주는 느낌 같은 것은 있다.
    정말 조그만 섬, 전에 갔었던 원산도 같은 경우는 동그랗고 조그만 섬이 동네라고 할 수도 없는 집 몇채여서… 나 홀로 느끼는 무엇인가가 있었더라면…

    위도라는 섬에서는 구석구석에 숨겨진 장소와 여러 종류의 풍경들을 찾아내는 재미같은 것이 있다고 할까?
    겉으로 보기에는 뭐 특별할 것도, 대단한 것도 없지만

    여기저기 산책하듯 걸어다니면 몇 발자국 떨어진 것 같은 곳에 섬 같은것이 하나 있고, 바위 틈새로 기이한 굴곡들, 각종 식물들… 또 산세들… 같은 것들이 여기저기서 여행객이 발견해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정말 다들 멋있다는 풍경 앞에선, 뭔가 범접할 수 없어서, 그 앞에서 증명사진 찍듯 ‘나 여기 왔소’ 라고 할 수밖에 없겠지만… 내가 발견한, 나만의 ‘멋진 것들’ 에게는 그 속에 이미 내가 들어있는 것이 아닐까?

    특히나 도보나, 자전거로 여기저기 살펴보면 정말 좋을 것 같다.
    나는 친구랑… 여기저기서 사진찍기에 바쁘다가 칼바람에 지쳐 일찍 돌아오고 말았지만… 꼭 여름이나 그럴 때 다시 한번 찾게 될 위도 라는 마음가짐으로 섬을 나왔다.

  • [고흥-거제-부산] 남해안을 타다

    두녀석이나 군입대를 앞두고 있었다. 저기 썸네일 이미지에서 날뛰고(?) 있는 나와 선배. 이런 시기에 함께 떠나지 못한다면 영영 기회가 없을것만 같았다. 동해안도 한번 탓고, 제주도도 한바퀴 돌았으니… 남은 건 서해안하고, 남해안인데… 서해안은 너무 흔했다. 우리가 맨날 있는 데가 서해안인데 구미가 당길리가 없었지. 일정을 맞추고 맞춰보았지만 한녀석은 불참. 뭐 어차피 텐트도 조그만 했으니… 아쉬운데로 출발! 남해안으로!

    가볼만한 곳을 무작정 지도에서 찾아보는데 좋다던 여수는 한 녀석이 가봤다고 하고, 거제가 왠지 구미가 당기는데… 소록도도 한번 가보고 싶고… 해서 소록도를 끼고 있는 고흥, 거제 그리고 피날레를 장식 할 부산 이렇게 되었다. 역시나 구체적 계획없이, 어디 한 군데 관광지 검색도 안해보고 출발.

    고흥에 도착하였는데, 그래서 거금도라는 꽤 큰 섬을 들어갔는데, 들어가자마자 비가 무척이나 왔다. 그래도 걸어야 해! 하다가 갯벌에서 꽃게좀 잡고 또 걷고, 또 걷고 하는데… 분명 얼마 안 있음 나온다고 하던 해수욕장이 걷고, 또 걸어도 나오지 않고… 비바람은 거세어만 지고… 어행 첫날부터 너무 험란하였다. 결국 친절한 트럭 아저씨가 태워주셔서 해수욕장까지 도착. 트럭으로도 한참 가야 나오던 곳이었다. 걷다가 저녁쯤이나 도착할 그런 거리? 암튼 그때 새삼 느낀 거시만 섬에서는 웬만하면 태워주는 것 같다. 옛날 강화도 여행때도 모든 교통수단이 히치하이킹일 정도였고, 또한 해수욕장에서 나올 때도 히치하이킹으로 술술술 나올 수 있었다. 거금도란 섬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나도 컸으며, 비바람이 몰아치는 바람에 섬만의 정취같은 것은 잘 느끼지 못했는데, 항구 쪽에 있던 드넓은 갯벌은 참 오래 가익에 남았다.

    그리고 갔던 것이 소록도. 소록도는 거금도 갈 수 있는… 아마도 녹동항(?) 에서 배로 약 10분정도면 갈 수 있다. 수영 잘하면 헤엄쳐서도 갈 수 있겠다 정도의 거리였는데… 소록도는 관광지이기보다 공원같은 분위기이다. 관광지가 아닌, 병원과 요양원을 품고 있는 곳이기에… 음 우리는 비젖은 거리르 산책하듯 걸어다녔는데, 뭔가 착- 가라앉는 느낌이었다. 박물관과 역사관 같은 것도 가보고 그러하였는데 우리의 오해와는 달리 한센병은 전염되는 시기가 따로 있어서 일정정도만 치료하면 전염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한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제시대에 한센병 환자들을 여기 소록도에 강제수용하고 여차 할 때마다 집단학살을 하고, 거기에 맞서 투쟁하고 그런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어기 그 뿐이랴, 지금도 사라지지 않은 우리의 날카로운 시각들… 소록도는 아직도 싸우고 있는 것이다. 집단학살에 맞서 격렬하게 싸워왔다면, 지금은 사람들과 어우러지지 위해 조금 천천히…
    우리도 소록도에선 반나절 천천히 걷다 나왔는데, 참 여러가지 감흥이 교차하였던 것같다.

    소록도에서 나오자 고흥에서 더이상 갈만한 곳이 없었다. 아니, 걸어다닐만한 곳이 없었다고 하는 것이 옳으리라. 우리는 우선 도보를 기본교통수단으로 하고 싶었는데, 다른 관광/여락지는 너무 멀었고, 그렇게 걸어다닌다면 고흥에서만 일주일 정도 소요될 것 같았다…

    그리하여 이틀만에 거제로 향하였는데… 버스를 두번인가 갈아타서 밤에야 도착한 거제.
    거제에서 처음 맞닥드렸던 것은 대우조선소였다. 거제는 그야말로 조선소의 도시였다. 대우조선소 동문, 서문, 남문, 북문이 있는데마다 도심이 형성되어 있고, 조선소가 얼마나 크던지 우리는 그것을 신기하다고 걸어갔는데 아마 각 문들 사이가 걸어서 거의 한시간 가량일거다. 그리고 우리는 비도 안 오고, 밤에 걷는 것도 재미있고 그래서 밤까지 계속 걸었는데… 그 후로 약 이틀정도 더 걸었는데… 날씨는 쨍쨍 맑았으되.. 우리를 반기는 것은 매우! 더러운 해수욕장들이었다. 남해 깨끗하다고 소문나는 데가 왜그러냐고… 하면서 거제에 사는 후배놈한테 전화해서 물어보니… 뭐 볼 것 있다고 북쪽으로 올라갔느냐고 그랬다…. 남쪽으로 가야지, 북쪽으로 왜 가냐고… 그리하여 우린 버스를 타고 남쪽으로 이동… 몽돌해수욕장 시리즈를 조금 나다녀봤는데… 남쪽은 역시(?) 깨끗했다… 그 맑고 찬 물. 그물잡이 아저씨를 꼬셔서 회도 얻어먹고 그랬는데, 역시 바로 잡은 게 맛있어서… 그 날은 소주가 물처럼 들어가더라. 그렇게 거제의 남쪽 해안, 북쪽 해안을 다 돌아다녀보니 또 막상 갈 곳이 없었다. 계곡으로 가자 하는 마음에 문동계곡 이라는 데를 갔는데… 의외로 굉장히 멋진 곳이었다. 계속 바다만 보다가 산과 냇물을 본 반가움 때문이었는지… 사가지고 갔던 낚시줄로 고기 한 마리 못낚았어도… 재미있는 코스였다.

    그리고 마지막. 부산.
    다대포에서 자고, 부산대앞에서 뒷풀이를 하는데…

    이번 여행에는 뻘짓도 많이하고, 많이 헤매기만 하고…
    별로 본 것도 없더라 하는 듯 했으나… 다 끝나고 생각해보니

    꼭 그렇지만도 안았던 것 같다.
    3명이서 와서 조금… 허전한 마음도 없지않아 있었지만
    우리가 함께 한 시간들이 얼마나 아쉽던지.

    그리고 한 순간, 순간들의 소박한 재미들을 잃고….
    돌아가야 할 일상이 얼마나 무겁게만 느껴지던지….

    여행은 이런 재미인가보다.

  • [2007.7.24.] 역시나 오늘도

    전에 기범이랑 막 우기기를 했던 게 생각난다.

    오랜만에 나란히 침대에 누워있었기에…
    누구랑 같이 자면(?) 언제나 그렇듯 새벽까지 수다를 떨었었다….ㅋ

    그 중 얘기를 하다하다…

    행복이란 게 있는가, 없는 가로 서로 우겨댔다.

    나는 행복이라는 것은 없다!
    기범은 행복이라는 것은 있다…

    그때 내 기억으로는

    행복이라는 것은 없다. 행복이라는 느낌을 설명할 수가 있느냐, 행복을 느끼는 그 순간을 알아차릴 수 있느냐, 행복이라 함은 결국 다른 ‘좋은 것’들로 추종되는 것이지, 끝없이 다가가지기만 할 뿐 그것 자체는 없는 것이다. 때문에 행복을 추구한다고 하여, 사회와 괴리된 행복을 추구한다는 것은 지극히 어리석은 짓이다, ‘독립된 행복’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 사회에서 어떻게든 굴러먹으면서 살아야 한다고… 그래서 이 세상 속에서 어떻게 위치 지어지느냐, 어떻게 권리 지어지느냐, 어떻게 영향 미치느냐 뿐만 아니라 자신을 포함한 다수들의 삶을 총체적으로 보아야 한다. 자기 행복의 추구로 자폐적으로 나간다는 것은, 마치 독립된 개인으로 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 사회에서 소수자로서 당사자가 되어야만 그것을 깨달을 것이냐!

    라는 식으로 말했던 것 같다. (물론 쓰면서 그때 우왕좌왕 했던 말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ㅋ)

    기범은

    각 개인의 삶을 강제할 수 있는가. 왜 강제할려고 하는가. 각 사람은 그 사람마다 추구하는 행복이라는 게 분명히 있다. 좋은 환경에서 사는 좋은 사람을 행복할 것이다. 예를 들어서 농사지음으로 행복한 사람은 농사짓는 그것 만으로 행복하다. 헌데 왜 일부로 행복하다는 사람을 ‘다른 영역’으로 까지 끌어들이려 하느냐. 왜 그럼으로 하여 불행하게 만드느냐. 모든 사람들이 어떤 생각이든 한 생각을 따르도록 만드려고 하는 것은, 강제일 뿐만 아니라 욕심이지 않겠느냐.

    그리고 후에

    매트릭스의 밧데리가 될 꺼냐! 라고 나는 우겼고,
    기범은 무슨 소리냐! 라고 우겼다…

    행복이라는 것 있을까, 없을까는 결국 언어의 문제겠지만…
    기범과 내가 막 떠들어댔던 것의 문제는 지금 돌이켜봐도 그것만은 아니었다…

    마구마구 정해진 것이 없는 것,
    그리하여 인간의 삶이라는 게 이토록 호화롭고, 재미있구나!

  • [2007.7.23.] 오늘 운전면허 학원 처음!

    전에 기범이랑 막 우기기를 했던 게 생각난다.

    오랜만에 나란히 침대에 누워있었기에…
    누구랑 같이 자면(?) 언제나 그렇듯 새벽까지 수다를 떨었었다….ㅋ

    그 중 얘기를 하다하다…

    행복이란 게 있는가, 없는 가로 서로 우겨댔다.

    나는 행복이라는 것은 없다!
    기범은 행복이라는 것은 있다…

    그때 내 기억으로는

    행복이라는 것은 없다. 행복이라는 느낌을 설명할 수가 있느냐, 행복을 느끼는 그 순간을 알아차릴 수 있느냐, 행복이라 함은 결국 다른 ‘좋은 것’들로 추종되는 것이지, 끝없이 다가가지기만 할 뿐 그것 자체는 없는 것이다. 때문에 행복을 추구한다고 하여, 사회와 괴리된 행복을 추구한다는 것은 지극히 어리석은 짓이다, ‘독립된 행복’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 사회에서 어떻게든 굴러먹으면서 살아야 한다고… 그래서 이 세상 속에서 어떻게 위치 지어지느냐, 어떻게 권리 지어지느냐, 어떻게 영향 미치느냐 뿐만 아니라 자신을 포함한 다수들의 삶을 총체적으로 보아야 한다. 자기 행복의 추구로 자폐적으로 나간다는 것은, 마치 독립된 개인으로 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 사회에서 소수자로서 당사자가 되어야만 그것을 깨달을 것이냐!

    라는 식으로 말했던 것 같다. (물론 쓰면서 그때 우왕좌왕 했던 말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ㅋ)

    기범은

    각 개인의 삶을 강제할 수 있는가. 왜 강제할려고 하는가. 각 사람은 그 사람마다 추구하는 행복이라는 게 분명히 있다. 좋은 환경에서 사는 좋은 사람을 행복할 것이다. 예를 들어서 농사지음으로 행복한 사람은 농사짓는 그것 만으로 행복하다. 헌데 왜 일부로 행복하다는 사람을 ‘다른 영역’으로 까지 끌어들이려 하느냐. 왜 그럼으로 하여 불행하게 만드느냐. 모든 사람들이 어떤 생각이든 한 생각을 따르도록 만드려고 하는 것은, 강제일 뿐만 아니라 욕심이지 않겠느냐.

    그리고 후에

    매트릭스의 밧데리가 될 꺼냐! 라고 나는 우겼고,
    기범은 무슨 소리냐! 라고 우겼다…

    행복이라는 것 있을까, 없을까는 결국 언어의 문제겠지만…
    기범과 내가 막 떠들어댔던 것의 문제는 지금 돌이켜봐도 그것만은 아니었다…

    마구마구 정해진 것이 없는 것,
    그리하여 인간의 삶이라는 게 이토록 호화롭고, 재미있구나!

  • [2007.7.21.] 있을까요?

    전에 기범이랑 막 우기기를 했던 게 생각난다.

    오랜만에 나란히 침대에 누워있었기에…
    누구랑 같이 자면(?) 언제나 그렇듯 새벽까지 수다를 떨었었다….ㅋ

    그 중 얘기를 하다하다…

    행복이란 게 있는가, 없는 가로 서로 우겨댔다.

    나는 행복이라는 것은 없다!
    기범은 행복이라는 것은 있다…

    그때 내 기억으로는

    행복이라는 것은 없다. 행복이라는 느낌을 설명할 수가 있느냐, 행복을 느끼는 그 순간을 알아차릴 수 있느냐, 행복이라 함은 결국 다른 ‘좋은 것’들로 추종되는 것이지, 끝없이 다가가지기만 할 뿐 그것 자체는 없는 것이다. 때문에 행복을 추구한다고 하여, 사회와 괴리된 행복을 추구한다는 것은 지극히 어리석은 짓이다, ‘독립된 행복’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 사회에서 어떻게든 굴러먹으면서 살아야 한다고… 그래서 이 세상 속에서 어떻게 위치 지어지느냐, 어떻게 권리 지어지느냐, 어떻게 영향 미치느냐 뿐만 아니라 자신을 포함한 다수들의 삶을 총체적으로 보아야 한다. 자기 행복의 추구로 자폐적으로 나간다는 것은, 마치 독립된 개인으로 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 사회에서 소수자로서 당사자가 되어야만 그것을 깨달을 것이냐!

    라는 식으로 말했던 것 같다. (물론 쓰면서 그때 우왕좌왕 했던 말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ㅋ)

    기범은

    각 개인의 삶을 강제할 수 있는가. 왜 강제할려고 하는가. 각 사람은 그 사람마다 추구하는 행복이라는 게 분명히 있다. 좋은 환경에서 사는 좋은 사람을 행복할 것이다. 예를 들어서 농사지음으로 행복한 사람은 농사짓는 그것 만으로 행복하다. 헌데 왜 일부로 행복하다는 사람을 ‘다른 영역’으로 까지 끌어들이려 하느냐. 왜 그럼으로 하여 불행하게 만드느냐. 모든 사람들이 어떤 생각이든 한 생각을 따르도록 만드려고 하는 것은, 강제일 뿐만 아니라 욕심이지 않겠느냐.

    그리고 후에

    매트릭스의 밧데리가 될 꺼냐! 라고 나는 우겼고,
    기범은 무슨 소리냐! 라고 우겼다…

    행복이라는 것 있을까, 없을까는 결국 언어의 문제겠지만…
    기범과 내가 막 떠들어댔던 것의 문제는 지금 돌이켜봐도 그것만은 아니었다…

    마구마구 정해진 것이 없는 것,
    그리하여 인간의 삶이라는 게 이토록 호화롭고, 재미있구나!

  • [2007.7.19.] Agnes Jaoui

    가끔씩 그런 노래가 있다
    바로 내 귓가 옆에서 노래하는 듯한…
    가슴을 아주 그냥 뒤집어 놓는 듯한…

    그것 외에 다른 노래는 들을 수 없게조차 만드는 노래.

    가끔씩 그런 앨범이 있다

    어느 한 곡 좋은 것 골라보라고 하면 한참을 생각하다가 앨범이 좋다고 이야기 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앨범…

    Agnes Jaoui 의 Canta.

    <타인의 취향>의 각본을 쓴 것으로 우리나라에 잘 알려져 있는데 노래를 불렀단다, 프랑스인인 것 같은데 앨범에 수록된 곡은 거의(확인불가) 포르투칼어란다… 프로젝트 앨범 같은 것인데 국내에는 발매되지 않았단다…아쉽군!

    요새는 계속 가사를 알아들을 수 있는 수 있는 국내가요만 당겼었는데… 오랜만에 내게 찾아온 반가운 앨범.

    이 앨범을 들으면…

    출지도 모르는 춤을 머릿속에서 빙그르르- 돌려보게 된다.
    그러면 간지러워 지는 손톱 끝.

    가슴과 몸이 부르르르 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