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8.2.] 예술, 매체예술

    전에 시인 김정란이 한국문단은 칸트주의에서 멈춰있다고 했을 때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했는데… 그 물음이 내 머릿속에 남았나 보다…

    미학과 철학강의를 접할 때마다 그 물음에 대한 답을 한번씩 준비해 보곤 하는데…

    오늘 처음 들은 박영욱의 <들뢰즈의 매체 예술의 이미지>에서 또 일정부분 추측할 수 있었다.

    칸트는 ‘예술은 천재가 하는 것’이란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예술이란, 아니 예술이라 할 것도 없이 취미라는 것 자체는 어떻게 보면 근현대 이전까지 인텔리 계급만의 산물인 것이다. 그와 그녀들의 예술이란 이미지는 그 자체 그대로가 아니라 표상하는 것. 무엇을 표상하느냐 하는 것은 더 물을 필요도 없이 근현대 이전의 유구불변의 물음 ‘본질’ 이다. 그리하여 예술은 정적인 것이었으며, 어떻게 보면 계몽적인 것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에 대한 안티로 나온… 매체예술, 모더니즘 회화… 그것은 전통예술의 정적인 개념을 깨는 것이다. 그것은 언제나 변형 가능한 것이고, 관찰자는 관찰하지만 않고 영향 미치는 존재이며 예술/이미지는 일상속에서 언제나 존재하여 누구나 생성, 변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 나는 이것으로 또 하나의 커다란 문제 틀거리를 얻었다. 아주 미약한 기본적인 개념이지만, 애매모호했던 것이 광활한 지평으로 열리니, 또 ‘읽어야만 하는 책’ 이 늘어버렸다. 그리하여 나는 기쁘다…

    이 매체예술의 강의가 끝나고 다시 정리해야겠는데… 아직까지 고민사항을 정리해본다면, 예술이라 함은 그 자체로 자의성을 갖는 것이 아닌지라, 그 이미지 자체로 즐거움이라 함은 아직 전통예술을 대체할 수는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언어가 그러하듯이 예술은 어떤 형식과 규칙에 의거한 ‘게임’ 혹은 ‘해석게임’ 이라는 것. 말의 다층적인 부분을 언어의 직조망으로 얼개지었듯이, 현상의 다층적인 부분을 개념과 예술의 직조망으로 짜 보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물론 근대까지 이어 내려왔듯이 그것 자체를 바라보는 고정적인 시각은 물론 거부해야 한다.

    안티는 결국 부정한 것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된 것.
    길항작용 속에서 사람과 사람이 만드는 것들은 모두 사람으로 향할 것이다…

  • [2007.8.1.] 감기?

    에어컨 바람 때문에

    지금 감기기운…

    두통과 지끈지끈한 코…

    여름감기 최악인데!

  • [2007.7.31.] 치과 끝

    오늘 스케일링 서비스까지 해서 치과 끝이다.

    대략 계산해보니 약 70만원 들여서 5개 치아 수리(?)

    오늘 스케일링까지 굉장한 시련의 순간들이었다….

    참아 내고 기어코 다녀 준 내가 자랑스럽다! ㅋ

    이런 데서 호화롭게 치과도 해치워버리니..
    속도 후련하고, 뭔가 굉장히 이익 본 느낌이다…

    치과는 해결하였으니, 이젠 운전면허다!
    아아~ 아직까지도 코너링과 S자 코스는 내게 난제이다.

    남들은 제일 쉬운 거라는데, 나는 왜 거기서 막힐까…

  • [2007.7.30.] 덥긴 덥다

    덥긴 더운데… 어느 해 여름보다 시원하게 보내는 것 같다…

    초소 에어컨 풀 가동!

    나가고자 안 한다면 안 나가니…

    밤에 잘 때는 소름이 돋을 정도이다…

    난 에어컨은 가끔씩 트는 것이 좋더라.
    웬만하면 선풍기가 좋고…

    에어컨을 쓰는 것은 웬지 께름칙하다.
    팬에서 더운 공기를 막 내뿜어서, 내 공간만 차게 하겠다는 그 이기심.

    도시가 더운 것은 이 늘어난 팬 덕분이 아닐런지..

    그런데 갑자기 궁금해지는 것은 이 팬과 에어컨을 같은 방안에 두면 온도가 내려갈까, 올라갈까?

    약간 더 위험한 방속 그런 데서 해줬으면 좋겠다…ㅋ

  • [2007.7.29.] 꿈에

    하루 한 명씩 아는 이가 등장해버린다.

    별 내용도 없이…

    방금 전에는 학교 도서관에 간 꿈을 꾸었다.
    주연이, 우경누나, 동호형, 상욱형 등등이 떼거지로 나왔는데
    너무도 일상스러웠다.

    나는 오랜만에 도서관에 간 사람이었는데
    사람들이 어떤 부분은 너무 이전과 그대로였고,
    또 누군가는 생각치도 못한 부분으로 변하여서

    나는 대단히 섭섭해했다.
    그때 나는 변하지 않아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말이 되는가…
    순전히 순진한… 불변 이라는 말.
    나를 잊지 말라는 말 같은 것.

    어제의 나는 지금의 나와는 다른 나.
    나라는 명명조차 없는 것으로…

    하루하루를 살자.

    그래야만 버틴다…

  • [2007.7.29.] 강의 열강!

    드디어 김성태의 <영화개념: 필름에서 시네마로 나아가기> 를 다 들었다.

    강상균의 <영상 스토리텔링의 이해>를 듣기 시작하는데… 내용은 훨씬 기본적이고, 쉽지만 그래서 너무 지루하다… 이것이 정말 효용이 있을까를 모르겠다.

    김성태의 강의는 영상과 음햐의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내게 아주 생소한 분야였던 영화학을 알려주었고, 영화학 자체에 관심이 별로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자체에 관심을 두고 있는 이라면 생각하게 하는 여러가지 문제거리를 던져 주었는데…

    강상균의 강의는 아직 2강까지 밖에 안 들어보긴 했지만, 테크니컬 적 측면에 치중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어체 강의와 실례를 들고 있는 부분이 없어서… 마치 교과서를 읽는 듯한 느낌이다.

    그래도 열심히 들어야지…
    내가 딴 짓을 해서 논쟁점들을 찾아내지 못한 것일 수도 있는 거다….

    하루 2강씩!
    꼬박꼬박 들음으로 해서…

    나를 업그레이드 시키자…

  • [2007.7.27.] 덥다!

    오늘 정말 더웠다!

    햇볕 쨍쨍!

    바람 없고…

    카메라 생각이 간절하도록 하늘이 무진장 예뻤다…
    젓가락으로 휘저어 놓은 듯한 구름들.

    난 구름들을 정말 사랑하나보다…

    고런 것들만 보면 기분이 좋아지니 말이다..

    하루종일 덥다, 덥다!만을 외쳐대었고
    졸기 일쑤였지만…

    그래도 기분 좋았던 하루.

  • [2007.7.25.] 많이 여려졌나?

    He deals the cards as a meditation
    And those he plays never suspect
    He doesn’t play for the money he wins
    He doesn’t play for respect

    He deals the cards to find the answer
    The sacred geometry of chance
    The hidden law of a probable outcome
    The numbers lead a dance

    I know that the spades are the swords of a soldier
    I know that the clubs are weapons of war
    I know that diamonds mean money for this art
    But that’s not the shape of my heart

    He may play the jack of diamonds
    He may lay the queen of spades
    He may conceal a king in his hand
    While the memory of it fades

    I know that the spades are the swords of a soldier
    I know that the clubs are weapons of war
    I know that diamonds mean money for this art
    But that’s not the shape of my heart.
    That’s not the shape, shape of my heart.

    And if I told you that I loved you
    You’d maybe think there’s something wrong
    I’m not a man of too many faces
    The mask I wear is one

    Those who speak know nothing
    And find out to their cost
    Like those who curse their luck in too many places
    And those who fear are lost

    I know that the spades are the swords of a soldier
    I know that the clubs are weapons of war
    I know that diamonds mean money for this art
    But that’s not the shape of my heart
    That’s not the shape of my heart
    That’s not the shape, shape of my heart.

    내가 경주를 처음 간 것은 스무살에서 스물한살이 넘어가는 사이였다. 경주에 도착한 때는 1월 1일이었느깐. 그 새해 첫 날 부산터미널에서 헌혈을 하고 거기서 받은 도서생활권으로 맘모스 빵을 사고 다시 돌아갈까 하다가 생각보다 차비가 그리 비싸지 않아 경주행 통일호 기차를 탄 것이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부산행이었고 또 느닷없이 결정된 경주행이었다. 생애 처음 밟아보는 경상도는 어느 부문 기대만큼 이질적이었다.  모두가 내가 쓰지 않는 억양과 사투리를 쓰고 있고 나만이 입속에 전라도 억양 섞인 표준어를 감추고 있다는 것은 익숙한 도심의 풍경속에서도 언제나 여행하는 기분을 나게 하였다. 이제보니 그 때가 또한 난생처음 홀로 떠나는 여행이었다.

    그때 갑자기 길을 나서게 된 연유야 여러 말할 수 없을만큼의 복잡한 심경이었던 것 같은데 지금 돌이켜보면 스무살에서 스물한 살로 넘어감을 평범하게 맞이할 수 없다는 것과 신년을 갑갑한 서울에서 보낼 수는 없다는 낭만적인 생각 때문이었던 것 같다. 부산으로 향하겠다는 것도 서울역에서 전광판을 보면서 정했을 만큼 느닷없는 일정이어서 여행은 대개가 방황 혹은 방랑이었고 춥고 빈곤하여 언제나 피로했다. 그 피로감 속에서도 나를 견디게 하는 것은 지금 내가 낯선 곳에서 낯선 곳으로 걷고 있다는 그야말로 방랑 그 자체였다.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그것. 약 4일동안 걷기만 하였던 것 같은데 그것은 때로 즐거웠지만 때론 지긋지긋하기도 하였고 또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여 피로한 몸을 더 고되게 만들기도 하였다. 그래도 버텨야 한다고 버텨야 한다고 내가 그리도 고집을 부렸던 것은 앞으로 내가 더욱 이런 고립감 속의 방랑을 더욱 끝없이 할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낯선 곳을 걷는 일이 곧 내 미래의 인생이지 않을까. 생계를 버텨나가는 일은 더욱 그런 고된 방랑이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에 의미를 만들어내자 하고 나를 강제하였다.

    걸음의 마지막 여정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은 토함산이었다. 1월 2일의 토함산은 인적이 드물었고 내가 불국사를 나와 토함산을 오르기 시작한 것은 거의 저녁무렵이었다. 사실 그때까지 나는 그 유명하다는 석굴암인데 그리 먼 곳에 있겠어? 그냥 좀만 걸으면 나오겠지 했다. 그래서 석굴암 출입 시간과 버스 시간이 달랑 달랑 한데도 토함산을 오르기 시작했던 것이다. 토함산은 산이라고 잘 이야기 하기도 부끄러울 정도로 낮은 산이지만 그때 내게는 어찌나 생각보다 높고 큰 산이었는지 그것도 불국사에는 그래도 사림이 조금 있었지만 토함산 길은 거의 전후방 가시거리에 사람이라고는 없었다. 더욱이 어둑어둑해짐 속에 나는 조급해서 달리는 체력에도 불구하고 뛰듯 걷듣 올랐다. 정신없이 오가는 중에 끼고있던 이어폰. 평소에 조금 지루한 곡들이어서 잘 듣지 않던 재생목록. 베토벤의 월광과 Sting-Shape of my heart 가 내 길의 동행자로 함께  해주었다. 어두워지는 산 속에서 스르르 올라치려고만 하는 두려움과 고독을 내려앉히던 두 곡. 특히나 Shape of my heart 의 기타소리가 나를 얼마나 위로해주었던지… 그래서 천신만고(?) 끝에 본 석굴암 조각은 기억속에 아련하여도 Shape of my heart의 멜로디를 들을때면 토함산을 오르고 내리는 내 모습이 떠오르면서, 부산-경주의 여행, 내가 길을 걷는 느낌, 낯선 길을 가듯 인생을 살자 라는 다짐에서 오는 쓰라림 끝 즐거움. 그 모든 것이 되살아난다.

  • [Agnes Jaoui-Canta] 비오던 날

    He deals the cards as a meditation
    And those he plays never suspect
    He doesn’t play for the money he wins
    He doesn’t play for respect

    He deals the cards to find the answer
    The sacred geometry of chance
    The hidden law of a probable outcome
    The numbers lead a dance

    I know that the spades are the swords of a soldier
    I know that the clubs are weapons of war
    I know that diamonds mean money for this art
    But that’s not the shape of my heart

    He may play the jack of diamonds
    He may lay the queen of spades
    He may conceal a king in his hand
    While the memory of it fades

    I know that the spades are the swords of a soldier
    I know that the clubs are weapons of war
    I know that diamonds mean money for this art
    But that’s not the shape of my heart.
    That’s not the shape, shape of my heart.

    And if I told you that I loved you
    You’d maybe think there’s something wrong
    I’m not a man of too many faces
    The mask I wear is one

    Those who speak know nothing
    And find out to their cost
    Like those who curse their luck in too many places
    And those who fear are lost

    I know that the spades are the swords of a soldier
    I know that the clubs are weapons of war
    I know that diamonds mean money for this art
    But that’s not the shape of my heart
    That’s not the shape of my heart
    That’s not the shape, shape of my heart.

    내가 경주를 처음 간 것은 스무살에서 스물한살이 넘어가는 사이였다. 경주에 도착한 때는 1월 1일이었느깐. 그 새해 첫 날 부산터미널에서 헌혈을 하고 거기서 받은 도서생활권으로 맘모스 빵을 사고 다시 돌아갈까 하다가 생각보다 차비가 그리 비싸지 않아 경주행 통일호 기차를 탄 것이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부산행이었고 또 느닷없이 결정된 경주행이었다. 생애 처음 밟아보는 경상도는 어느 부문 기대만큼 이질적이었다.  모두가 내가 쓰지 않는 억양과 사투리를 쓰고 있고 나만이 입속에 전라도 억양 섞인 표준어를 감추고 있다는 것은 익숙한 도심의 풍경속에서도 언제나 여행하는 기분을 나게 하였다. 이제보니 그 때가 또한 난생처음 홀로 떠나는 여행이었다.

    그때 갑자기 길을 나서게 된 연유야 여러 말할 수 없을만큼의 복잡한 심경이었던 것 같은데 지금 돌이켜보면 스무살에서 스물한 살로 넘어감을 평범하게 맞이할 수 없다는 것과 신년을 갑갑한 서울에서 보낼 수는 없다는 낭만적인 생각 때문이었던 것 같다. 부산으로 향하겠다는 것도 서울역에서 전광판을 보면서 정했을 만큼 느닷없는 일정이어서 여행은 대개가 방황 혹은 방랑이었고 춥고 빈곤하여 언제나 피로했다. 그 피로감 속에서도 나를 견디게 하는 것은 지금 내가 낯선 곳에서 낯선 곳으로 걷고 있다는 그야말로 방랑 그 자체였다.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그것. 약 4일동안 걷기만 하였던 것 같은데 그것은 때로 즐거웠지만 때론 지긋지긋하기도 하였고 또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여 피로한 몸을 더 고되게 만들기도 하였다. 그래도 버텨야 한다고 버텨야 한다고 내가 그리도 고집을 부렸던 것은 앞으로 내가 더욱 이런 고립감 속의 방랑을 더욱 끝없이 할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낯선 곳을 걷는 일이 곧 내 미래의 인생이지 않을까. 생계를 버텨나가는 일은 더욱 그런 고된 방랑이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에 의미를 만들어내자 하고 나를 강제하였다.

    걸음의 마지막 여정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은 토함산이었다. 1월 2일의 토함산은 인적이 드물었고 내가 불국사를 나와 토함산을 오르기 시작한 것은 거의 저녁무렵이었다. 사실 그때까지 나는 그 유명하다는 석굴암인데 그리 먼 곳에 있겠어? 그냥 좀만 걸으면 나오겠지 했다. 그래서 석굴암 출입 시간과 버스 시간이 달랑 달랑 한데도 토함산을 오르기 시작했던 것이다. 토함산은 산이라고 잘 이야기 하기도 부끄러울 정도로 낮은 산이지만 그때 내게는 어찌나 생각보다 높고 큰 산이었는지 그것도 불국사에는 그래도 사림이 조금 있었지만 토함산 길은 거의 전후방 가시거리에 사람이라고는 없었다. 더욱이 어둑어둑해짐 속에 나는 조급해서 달리는 체력에도 불구하고 뛰듯 걷듣 올랐다. 정신없이 오가는 중에 끼고있던 이어폰. 평소에 조금 지루한 곡들이어서 잘 듣지 않던 재생목록. 베토벤의 월광과 Sting-Shape of my heart 가 내 길의 동행자로 함께  해주었다. 어두워지는 산 속에서 스르르 올라치려고만 하는 두려움과 고독을 내려앉히던 두 곡. 특히나 Shape of my heart 의 기타소리가 나를 얼마나 위로해주었던지… 그래서 천신만고(?) 끝에 본 석굴암 조각은 기억속에 아련하여도 Shape of my heart의 멜로디를 들을때면 토함산을 오르고 내리는 내 모습이 떠오르면서, 부산-경주의 여행, 내가 길을 걷는 느낌, 낯선 길을 가듯 인생을 살자 라는 다짐에서 오는 쓰라림 끝 즐거움. 그 모든 것이 되살아난다.

  • [Sting-Shape of my heart] 토함산 내려오는 길

    He deals the cards as a meditation
    And those he plays never suspect
    He doesn’t play for the money he wins
    He doesn’t play for respect

    He deals the cards to find the answer
    The sacred geometry of chance
    The hidden law of a probable outcome
    The numbers lead a dance

    I know that the spades are the swords of a soldier
    I know that the clubs are weapons of war
    I know that diamonds mean money for this art
    But that’s not the shape of my heart

    He may play the jack of diamonds
    He may lay the queen of spades
    He may conceal a king in his hand
    While the memory of it fades

    I know that the spades are the swords of a soldier
    I know that the clubs are weapons of war
    I know that diamonds mean money for this art
    But that’s not the shape of my heart.
    That’s not the shape, shape of my heart.

    And if I told you that I loved you
    You’d maybe think there’s something wrong
    I’m not a man of too many faces
    The mask I wear is one

    Those who speak know nothing
    And find out to their cost
    Like those who curse their luck in too many places
    And those who fear are lost

    I know that the spades are the swords of a soldier
    I know that the clubs are weapons of war
    I know that diamonds mean money for this art
    But that’s not the shape of my heart
    That’s not the shape of my heart
    That’s not the shape, shape of my heart.

    내가 경주를 처음 간 것은 스무살에서 스물한살이 넘어가는 사이였다. 경주에 도착한 때는 1월 1일이었느깐. 그 새해 첫 날 부산터미널에서 헌혈을 하고 거기서 받은 도서생활권으로 맘모스 빵을 사고 다시 돌아갈까 하다가 생각보다 차비가 그리 비싸지 않아 경주행 통일호 기차를 탄 것이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부산행이었고 또 느닷없이 결정된 경주행이었다. 생애 처음 밟아보는 경상도는 어느 부문 기대만큼 이질적이었다.  모두가 내가 쓰지 않는 억양과 사투리를 쓰고 있고 나만이 입속에 전라도 억양 섞인 표준어를 감추고 있다는 것은 익숙한 도심의 풍경속에서도 언제나 여행하는 기분을 나게 하였다. 이제보니 그 때가 또한 난생처음 홀로 떠나는 여행이었다.

    그때 갑자기 길을 나서게 된 연유야 여러 말할 수 없을만큼의 복잡한 심경이었던 것 같은데 지금 돌이켜보면 스무살에서 스물한 살로 넘어감을 평범하게 맞이할 수 없다는 것과 신년을 갑갑한 서울에서 보낼 수는 없다는 낭만적인 생각 때문이었던 것 같다. 부산으로 향하겠다는 것도 서울역에서 전광판을 보면서 정했을 만큼 느닷없는 일정이어서 여행은 대개가 방황 혹은 방랑이었고 춥고 빈곤하여 언제나 피로했다. 그 피로감 속에서도 나를 견디게 하는 것은 지금 내가 낯선 곳에서 낯선 곳으로 걷고 있다는 그야말로 방랑 그 자체였다.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그것. 약 4일동안 걷기만 하였던 것 같은데 그것은 때로 즐거웠지만 때론 지긋지긋하기도 하였고 또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여 피로한 몸을 더 고되게 만들기도 하였다. 그래도 버텨야 한다고 버텨야 한다고 내가 그리도 고집을 부렸던 것은 앞으로 내가 더욱 이런 고립감 속의 방랑을 더욱 끝없이 할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낯선 곳을 걷는 일이 곧 내 미래의 인생이지 않을까. 생계를 버텨나가는 일은 더욱 그런 고된 방랑이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에 의미를 만들어내자 하고 나를 강제하였다.

    걸음의 마지막 여정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은 토함산이었다. 1월 2일의 토함산은 인적이 드물었고 내가 불국사를 나와 토함산을 오르기 시작한 것은 거의 저녁무렵이었다. 사실 그때까지 나는 그 유명하다는 석굴암인데 그리 먼 곳에 있겠어? 그냥 좀만 걸으면 나오겠지 했다. 그래서 석굴암 출입 시간과 버스 시간이 달랑 달랑 한데도 토함산을 오르기 시작했던 것이다. 토함산은 산이라고 잘 이야기 하기도 부끄러울 정도로 낮은 산이지만 그때 내게는 어찌나 생각보다 높고 큰 산이었는지 그것도 불국사에는 그래도 사림이 조금 있었지만 토함산 길은 거의 전후방 가시거리에 사람이라고는 없었다. 더욱이 어둑어둑해짐 속에 나는 조급해서 달리는 체력에도 불구하고 뛰듯 걷듣 올랐다. 정신없이 오가는 중에 끼고있던 이어폰. 평소에 조금 지루한 곡들이어서 잘 듣지 않던 재생목록. 베토벤의 월광과 Sting-Shape of my heart 가 내 길의 동행자로 함께  해주었다. 어두워지는 산 속에서 스르르 올라치려고만 하는 두려움과 고독을 내려앉히던 두 곡. 특히나 Shape of my heart 의 기타소리가 나를 얼마나 위로해주었던지… 그래서 천신만고(?) 끝에 본 석굴암 조각은 기억속에 아련하여도 Shape of my heart의 멜로디를 들을때면 토함산을 오르고 내리는 내 모습이 떠오르면서, 부산-경주의 여행, 내가 길을 걷는 느낌, 낯선 길을 가듯 인생을 살자 라는 다짐에서 오는 쓰라림 끝 즐거움. 그 모든 것이 되살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