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1.24.] 보이나요?

    코이카 국내합숙에 들어간 때부터 지금까지 1년은 다 찼고

    출국일때로 따지면 이제 딱 한달 정도만 지나면 일년이 찬다.

    택시기사들이 언제 우즈벡에 왔냐고 하면

    요새는 9달이라고 하고 다녔는데

    이제는 1년 됐다고 해야할 때가 왔구나.

    암튼 여러모로 기념할만하고 생각해서

    코이카 국내합숙 중에 찍었던 사진을 올린다.

    지금은… 현지 미용사가 모히칸 컷으로 해준다면서

    이등병 머리를 만들어버리는 바람에… 조금 쑥쓰러워졌다할까.

    그래도 머리는 빨리 기르는 편이니깐. 하면서 위안을 삼고 있다.

    역시나 positive  !

    지금은 콜라도 많이 마셨고

    여러모로 잠도 안오는데

    달리 할 만한 것도 없고 그래서 여기를 열었다.

    주저리 주저리

    큰 영양가 있는 말도 안 쓰는게

    홈페이지는 잘도 유지한다 싶겠지만

    내게 있어

    이 곳은

    여기저기 부유할 수밖에 없는 사이버 네트워크 스페이스에서

    제일 안락한 곳.

    제일 편안한 곳.

    의 느낌이다.

    마치 내 집같은 느낌.

    온라인에 내 홈페이지를 연 것은 참 잘한 일인 것 같다.

    암튼, 오늘도 정처없이 부유하다가

    여기 ‘내 집’ 에 와서

    한번 키보드를 두들겨보았다.

    그래도 봐줄꺼죠?

    내 집이니깐 ~

    (빨리 보수공사를 해서 버그들을 잡아야할텐데 ㅠ)

  • [노래교실] 김동률-출발

    nr00

    오늘은 학생이 정말 조금 왔다. 몇 명 왔냐 하면 단 2명이 왔다! 으아!

    아, 이 반을 장기적으로 운영하긴 힘들겠단 생각이 먼저 들었다. 사실 초기 멤버가 적었던 것도 사실. 그래도 처음부터 10명이 조금 넘게 왔다 치면 몇 명 빠지더라도 이렇게 반의 존립문제(?)를 고민하진 않아도 될 것 같은데 처음부터 모인 인원이 적었다. 홍보수단이나 모집기간이 조금 부족했던 것도 같았다. 아무튼 이런저런 생각이 들긴 들었지만, 우선 학생들이 그래도 2명! 왔지 않는가.

    그래서 우선 출발을 배워보는 시간을 갖았다. 2명이 있으니깐 노래 불러보기 전에 뜻풀이 하는 시간을 여유롭게 갖었다. 각 문장별 해석 및 번역을 해보기도 하고, 전체 노래의 의미가 무엇인 것 같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약간 의외였던 것은 각 한 문장, 한 문장은 이해한 학생이라도 전체 노래의 의미를 말해보라고 하니 잘 말하지 못했던 것. 딱히 고도의 은유가 있는 것이 아니었는데도 말이다. 그래서 이건 문학을 해석하는 스타일의 차이일까, 아니면 한국어가 내포하고 있는 의미가 다층적인데 그 내부까지는 보지 못해서 그런걸까. 그건 내가 학생들과 한국어만을 통해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뭐라고 단언할 수는 없는 문제였다.

    어쩄든 이리저리 힌트도 주고 해서 노래의 뜻풀이를 다 하고
    노래를 불러보는 시간을 갖었다. 출발은 노래가 그리 고음부도 없고, 음이 반복되는 구간이 있었기 때문에 그리 어렵지만은 않았다.

    근데 노래는 출발을 부르는데, 나는 이 수업의 마무리를 생각하게 되는 것은 어찌할 수 없었다.

  • [노래교실] 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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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는 한국어 단원 선생님이 아파서 못 나왔다. 살짝 불안해졌다. 뭐 어차피 혼자 꾸릴 생각으로 시작한 것이니깐 하면서, 학생들을 기다렸다. 학생들이 조금 늦긴 했지만 다들 왔다. 그리고 오늘은 처음 보는 얼굴도 한명 추가로 왔다. 준비했던 노래 “냉면”을 배우기 시작.

    우즈벡에 국시라고 하는 고려인 음식이 있고, 그 국시를 학교 식당에서도 팔지만 진짜 냉면을 먹어 본 학생은 한명도 없다고 했다. 그래서 아주 찬 음식이라서 여름에 주로 먹는다고만 설명해줬다. 냉면에선 모르는 단어들이 꽤 나왔다. 이전 곡들과 달리 구어체로 된 것들이 많아서 그런가 보다. 나와 한국어를 조금 더 잘 아는 학생들이 해당 뜻을 설명했다.
    그리고 노래를 같이 불러보기 시작. 반복되는 구절이 많고 템포 자체가 신나서 그런지 그 어느때보다 반응이 좋은 편이었다.

    ▲ 100점이 나왔다!

    조금 인상적인 것은 노래방 기계에서 나오는 점수를 꼭 확인하려고 한다는 것. 그런데 나와 한 학생이 같이 불렀을 때 100점이 나와서 환호성과 함께 수업을 끝낼 수 있었다.

  • [노래교실] 깊은 밤을 날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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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들의 한국어 실력이 초급이 아닌지라, 조금 빠른 노래로 해야겠다, 싶었다. 저번 시간에 했던 “별이 진다네”는 템포가 느려서 초급자에게는 적합하지만 조금 흥미를 떨어트리는 것 같아서였다.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문세의 “깊은 밤을 날아서”.
    혹시나 첫 수업에서 별 흥미를 못 느껴서 학생들이 안 오면 어쩌나 싶었는데 저번에 왔던 멤버들이 부지런히 와줬다.

    수업 시작!

    모르는 한국어를 알려주고, 먼저 노래를 부르고, 같이 부르고, 노래방 기계에서 한번 불러보고… 의 과정으로 그대로 진행했다. 조금 빠르지 않을까 싶었는데 자키아 단원 빼고는 다들 잘 따라와주었다. 그런데로 무난한 분위기에 이래저래 잘 진행됬다 싶긴 한데, 그래도 뭔가 좀 부족한 것 같다는 인상.  그래서 어떤 가수 좋아하냐고 묻자 빅뱅을 좋아한다고 한다.

    음.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댄스 가요는 피하고 싶었다. 왜냐면 가사에 별 의미가 없는 것들도 많고 별로 좋지 않은 의미도 많았다. 또 영어도 많이 섞여 있는데다가 너무 빨라서 현재 노래 수업에 있는 학생들 중 몇몇은 잘 못따라올 것도 같았다. 노래수업이긴 하지만, 아름다운 한국어 노래를 같이 배우면 좋을 것 같아서… 나름 노랫말이 좋은 것들로 하고 싶었는데. 하는 고민.

    그래, 그래도 한 두번 정도는 조금 빠르고 재밌는 노랫말이 있는 것으로 하고, 서로 중첩해서 하면 좋겠다 싶었다.

    노래방 가요책을 펼치다 보니 무한도제 가요제에서 했던 “냉면”이 보였다. 그렇게 빠른 노래가 아니면서도, 가사가 재미있고, 반복되는 부분들이 많아서 그리 어렵지 않겠다 싶었다.

    채택!

  • [노래교실] 별이 진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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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주일에 1회 모임이니 약 2주에서 3주에 한 곡 정도를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학생들이 몇 명이나 올지 도저히 모르겠고, 어느 정도의 수준의 학생들이 올지도 잘 모르겠다 싶었다. 첫 시간부터 바로 노래를 배울지, 첫 인사만 할 지는 상황봐서 하겠다 싶었다. 우선 수업을 할 지도 모르니 노래는 미리 준비했다. 첫 곡은 여행스케치의 별이 진다네 였다. 초급학생들이 올 수도 있기 때문에 템포가 느린 곡이 필요했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이기도 했고, 훌륭한 가사를 지닌 곡이기 때문.

    첫 모임시각이라고 공지를 했던 4시 반에 다가오고 있었다. 나, 한국어 선생님 그리고 자이카 선생님이 함께 있었다. 자이카 선생님은 평소에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매우 좋아해서 한국어를 꽤 하시는 편이었다. 매주 화요일 기관 한국어 선생님과 함께 일본어 그리고 한국어를 언어교환하는 시간을 갖는 중이었는데 나 때문에 분위기상 끌려 온 것이리라. 4시 반이 거의 다 됐는데 아무도 오지 않았다. 아, 섭섭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런데 한국어 선생님이 Umid를 부르고 그리고 조금 시간이 자나자 3명 정도의 학생이 자발적으로 왔다. 이게 어디냐 싶었다. 개인적으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쳐본 적도 없었기에 대규모 인원은 내게도 버겨운 것이었다. 학생 4명과 자이카 선생님 1명 그리고 코이카 한국어 선생님과 함께 “별이 진다네”를 배워보기로 했다.

    우선 읽고, 모르는 뜻을 간단하게 알려주었다. 그런데 온 학생들이 대부분 수준이 그리 낮지 않다. 두 명의 학생은 거의 모든 뜻을 이해하고 발음도 좋았다. 나머지 두 명은 뜻은 절만정도 이해하는 듯 싶었다.

    ▲ 별이 진다네 가사와 어휘 ▲ 한명씩 불러보기

    어쨌든 그 후, 같이 노래불러보는 시간. 내가 먼저 불러주고 다음 학생들이 부르고를 했다. 노래 템포가 느려서 읽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는 듯 싶었지만 노래가 생각보다 음이 높았다. 나의 처참한 노래실력이 완전히 까발려지는구나 싶었지만, 그래도 여기 학생들이 다들 절대음감이 아닌지라 그냥그냥 묻어가면서 진행했다. 템포가 너무 느린 노래여서 그런지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오진 못했다.

    그래도, 그래도 첫 시간을 넘겼구나 싶었다.

    시작이 반! 이라지!

  • [노래교실] 한 번 시작해볼까?

    nr00

    기관의 한국어 선생님이 한국어 방과 후 수업을 열어보는 게 어떻겠냐고 종종 제안하고 했다. 정규수업은 진행하고 있었지만 수업시수가 그리 많지 않아 여유가 있는 편이었고 아직 현장사업 진행이 안됐기 때문에 컴퓨터 관련 방과 후 수업을 진행할 순 없었기 때문이다. 나 스스로도 한국과 한국어 관련 수업을 진행하고푼 욕심이 있기도 했다. 국어국문을 복수전공했다는 이유보다는 컴퓨터 수업 자체의 특징에 기인하는 이유가 있었다.

    컴퓨터 수업이라는 게 특별하게 한국인 혹은 외국인이 진행한다고 해서 현지 선생님에 비해 특별한 바가 없었다. 현지 선생님들이 진행하지 않는 특별한 프로그램이라면 모를까, 현지어 설명을 제대로 하지 못해 소통 부족이 되기 일쑤다. 그리고 컴퓨터 수업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정보습득이어서 일정 이상의 정보 습득이 되면 더 이상 가르칠 게 없기도 하고, 해당 정보가 아닌 다른 것을 구태여 할 필요가 없는 것 같다.

    결론적으로 한국어를 비롯한 언어수업처럼 학생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것 같다. 언어라는 것은 서로 노닥거리기만 해줘도 느는 것이고 선생님이 조금이라도 학생들과 함께있는 시간을 늘려줄수록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지만 상대적으로 컴퓨터 수업은 그런 것이 없어 수업 외에 학생들의 취미라든지 관심사라든지를 공유할 여지가 적은 편이다. 그래서 한국 및 한국어 관련 수업을 하나 했으면 좋겠다 싶었다.

    그런데 엄연히 한국어 학부가 있고 일정 이상의 자격을 갖춘 현지 한국어 선생님도 있기에 내가 한국인이랍시고 마음대로 한국어 수업을 진행한다는 것은 도리가 아닌 듯 싶었다. 내 소속은 어디까지나 인포르마티카 학부이기도 하고 말이다. 그래서 고민고민한 결과, 기관 한국어 선생님이 활동지원 물품으로 노래방 기계를 신청한 게 떠올랐다.
    “한국어 수업을 진행하기는 좀 그렇지만, 같이 한국어 노래를 부르는 시간을 갖으면서 간단하게 모르는 한국어데 대해서 알려주는 시간을 갖으면 좋겠다”

    싶었다.

    그래서 “한국어 노래를 같이 배워요” 라는 공지를 일주일 전 쯤에 냈다.

    ▲ 한국어학과 사무실 앞에 낸 공지.

    한국어 노래를 배우려면 우선 읽을 줄은 알아야 하기 때문에 언어학부 강의동에만 공지를 붙였다. 반응이 좋을 지, 안 좋을 지 잘 모르겠지만 우선 한번 해보자 하는 기분이었다.

  • [2012.1.19.] 아직, 조금 여유 있다

    아직, 조금 여유 있다

    했었는데

    번뜩! 생각해보니, 개관식이 바로 다음주였다!

    아직 기관에서 해주기로 한 것을 다 받은 것은 아니지만

    주요 물품은 웬만큼 받았기 때문에 나머지 것들이 개관식까지 구비되지 않더라도 개관식을 해야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너무 미루어왔기 때문에

    이제 끝맺음을 낼 단계가 왔다 할까.

    사실 객관적으로 봐도

    그리 볼품있는 모양새는 아니지만

    그나마, 수업을 제대로 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 졌다는데 의의를 둔다.

    실용 현장사업 이랄까 ㅋㅋㅋ

    (실용이라는 말이 요새 순수하지 못한 의미로 쓰이지만, 내 의미는 순수하다!)

    암튼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다음 주 금요일쯤에 개관식을 할 예정이다.

    너훌너훌하게 있다가, 이것저것 준비를 하려니

    시간이 그리 넉넉하지만은 않네

    교실은 할 수 있는 것을 웬만큼 해뒀지만

    개관식 때 뭔가를 보여줘야만 한다는 부담감이 상당해서

    이것저것, 준비라도 좀, 뭔가 노력했구나 하는 거라도 좀

    티를 좀 내려니깐…

    골치도 좀 아프고 말이다.

    덕분에 다녀왔던 서부여행 등의 동영상 제작을 좀 미루기로 했다.

    그리고 덕분에 미룬 것들도 조금 많지.

    미루는 것은 미루더라도

    지금 하기로 한 것들을 제대로 해내면

    된 거겠지?

    그렇지?

  • [첫학기] 기말고사 (2012.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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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학이 끝나고 마지막 기말고사를 보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문제가 심각했다. 기말고사 주제는 한 그룹은 포토샵이었고, 한 그룹은 엑셀이었는데 그나마 조금 알던 것을 방학동안에 전부 까먹었나 보다. 조금 잘 하던 학생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내게 어떻게 해야하냐고 사정을 할 뿐이었다.
    엑셀시험은 이제껏 배웠던 함수 중 80% 정도를 써서 결과물을 만들어 파일을 제출해야 하는 시험이었다. 보는 학생들은 결국 예전 파일들을 참조하고, 온갖 수를 다 써서 어떻게든 하긴 했다. 물론 결과물이 좋진 않았다. 그래도 큰 문제는 없었던 것 같다.

    문제는 포토샵 시험보는 학생들이었다.
    포토샵 시험은 사진 이미지 2장을 주고, 그걸 가지고 아래 그림과 같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었다. 내가 준 이미지는 컵 사진 하나와 케익 사진 하나였다. 사진 색보정, 그라디언트 오버레이, 필터 갤러리, 페더, 텍스트 스트로크 등등을 알아야 만들 수 있는 결과물이었다.

    ▲ 포토샵 기말고사로 낸 문제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학생들이 너무 못따라와서 결국 내가 매우 빠른 속도로 이런 이런 효과를 주어야한다고 알려주기까지 했다. 그래도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이 정도면 잘했다 하는 학생들은 결국 눈에 띄지 않고 포토샵 시험을 본 학생들은 결국 부정행위를 내게 걸리고 말았다.

    웬만큼 서로서로 이거는 이렇게 하고, 저거는 저렇게 하고 하고 알려주는 것 까지는 용인을 할 수 있겠다, 심지어 옆 학생것 마우스를 잠깐 빌려서 해당 기능 한 두가지 정도 대신 해주는 것 까지도 이해를 해줄 수 있겠지만
    최종 결과파일을 USB를 통해서 받고, 아무것도 수정하지 않은 채 파일 이름만 자기 이름으로 해서 내는 것은 도저히 용인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10명의 학생중에 현장에서 그렇게 하다가 걸린 학생이 3명. 결과물을 받아보니 추가로 1명이 그렇게 했던 것이다. 우선은 그렇게 해서 내보라고 했다. 그리고 나는 좋은 점수를 주지 않겠다고 했다. 정말 부글부글 끓는 것을 억지하고, 억지해서 그렇게 처리한 것이었다.
    그런데 시험이 끝나고 한두시간이 지나고 나자 한 학생이 찾아온다. 아까 부정행위를 했던 그 학생이었다. 잘못했다며, 지금 자기 파일을 다시 해서 내겠다고 한다. 시험시간도 아니고 그래서 별로 그러고 싶지가 않았는데 학생이 사정사정을 해대더니, 자기 혼자 자기 자리에 앉아서 이것저것 해보고 초라하지만 자기 결과물을 갖다 준다. 그리고 낮은 점수를 받으면 안된다고 다시 사정사정을 해댄다.
    아, 이럴때 골치가 아프다…

  • [첫학기] 겨울방학 전 마지막 수업 (2011.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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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격적인 겨울방학이 이틀밖에 안 남은지라, 다른 선생님들한테 들으니 이럴 때는 학생들이 거의 지방에 내려가버려서 안나온다고들 한다. 저번 수업시간에도 학생들이 미리 다음 주에는 고향에 가기 때문에 수업에 못온다는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별 기대는 안하기로 했다.

    사실, 학생들이 한명도 안 올 것 같아서 새로운 주제의 수업 준비는 하지 않았다. 그냥 예제를 만들어 놓고, 예제 만들기 실습을 시킬 예정이었다. 그리고 한두명만 온다면 프로그램에 대해서 질문을 조금 받고, 수업을 일찍 끝낼 계획이었다. 바로 다음 시간이 시험이기도 해서 학생들이 많이 안 나온 상태에서 새로운 주제를 다룰 수는 없었기 때문.

    포토샵 수업에는 5명이 왔다. 전에 같이 배웠던 효고들을 써서 예제를 만들어 보여줬다. 많은 효과를 주진 않았는데, 하나 까다로운 효과 중 하나는 텍스트를 써놓고, 이미지와 그룹화해서 이미지를 텍스트 영역에 비치게 하는 것이었다. 예상대로 완전하게 구현할 수 있는 학생은 아무도 없었다. 직접 찾아보게 할 생각이었는데, 과정이 너무 막혀있어서 막힌 부분들을 풀어주고, 먼저 안 학생이 다른 학생한테 알려주는 식으로 진행이 됐다. 그래도 거의 안올 줄 알았는데 5명이나 오고, 시키는 예제도 곧잘 따라하다니 좀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학생들과 함께 찍은 사진

    그리고 학생들이 사진도 찍자고 하고, 어떤 학생은 선물이라며 자기 먹으려고 산 것 같은 스니커즈를 나한테 준다. 그리고 또 다른 어떤 학생은 페이스북에서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갑자기 꺼낸다 페이스북에 친구가 굉장히 많더라는 것이다. 어? 나는 100명 정도밖에 안되는데, 나 아닌 것 같다고 하니, 내 이름을 말한다. 헉. 하는 순간이었다. 왜냐면 학생들은 내 우즈벡 이름을 알고, 그것만 불러와서 실제 한국이름은 거의 모르고 있었는 줄 알았다. 나 맞다고 하니, 친구신청을 해도 되냐고 묻는다. 뭐 마음대로 하라고 했다. 내가 쓰는은 한국어라소 모를테지만, 이제 사진관리는 좀 해야겠군 싶었다. ㅋㅋ

    엑셀 수업반은 전에 모두들 다음 시간에 안올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한 학생들이고, 뺀질이들도 많은 반이라서 정말 아무도 안올 줄 알았다. 그런데 무려 7명이나 왔다. 좀 당황한 게 사실. 학생들이 생각보다 너무 많이 와서 뭘 해야되나 싶었다. 그래도 엑셀 복습을 좀 할까 싶었는데 온 학생들이 수업하지 말자고 앙탈을 부린다. 이미 새해연휴인데 무슨 수업이냐며 자꾸만 그래서 그럼 무얼 하고 싶냐고 물으니 영화나 보자고 한다. 그래서 딱히 뭔가 따라하라고 해도 잘 따라할 것 같지도 않은 분위기여서 영화를 틀어줬다. 내가 우즈벡어를 공부한답시고 갖고 있던 우즈벡 영화를 하나 틀어줬다. 개인적으로 나도 한두번 본 영화였는데, 학생들이랑 같이 보니깐 웃음 포인트가 여기구나 하면서 새삼스럽기도 하다. 일전에 우즈벡어 자막이 있던 한국영화 “말아톤”을 틀어줬을때는 생각보다 반응이 신통치 않더니만 우즈벡 영화여서 그런지 나름 반응이 좋았다. 수업이 끝났을 때도, 끝까지 보자며 또 앙탈을 부리는 것. 근데 남은 분량이 너무 길어서 그냥 다들 집에 보냈다.

    드디어, 이렇게 해서 한 학기가 수업이 끝났다. 다음 기말고사만 치면 완전히 끝나는 것이다. 겨울방학 동안 배웠던 것을 거의 까먹을 것 같아 성적이 좋을 것 같지는 않고, 이제까지 봤던 시험성적도 그리 좋지만은 않은데 또 어떻게 시험문제를 내며 최종 평가점수는 어떻게 책정해야하나 걱정이다. 뭐 그래도 그건 어떻게든 되겠지.

    사실 더 큰 걱정은 다가오는 새학기의 정규수업들. 근데 그건 또 학부관계자와 조율이 필요하다.

  • [첫학기:엑셀4] 다중if와 vlookup 등 (2011.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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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주요 수업 주제는 이제까지 배웠던 것을 복습하고, 중첩if, 필터정렬 그리고 vlookup 이었다.

    복습할 때는, 역시 일부는 하고, 일부는 잘 모른다. 그래도 내가 대강 알려주면 그래도 기억이 나던지 곧잘 한다. 직접 활용할 일이 생기면 이것저것 찾아보면서 할 수는 있을 법한 실력을 갖춘 것 같다.

    학생들의 나이, 고향, 시험정석 등을 예제로 활용하니 학생들이 그리 지루해하지 않으면서 잘 따라하는 것 같다. 중첩if 는 학생들의 전화번호를 이용했다. 여기 특성에따라 핸드폰 번호 앞자리는 회사에 따라 코드번호가 드리기 때문에 일정의 숫자가 앞에 나오면 그 회사를 표기해주도록 하는 중첩 if 였다. 함수가 꽤나 길어서, 이걸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까 했는데 그래도 절반정도의 학생들은 이제 쉼표, 따옴표 등의 실수를 빼면 잘 따라하는 것 같다. 이것을 아무 도움없이 혼자서 쓸 수 있을지는의문이겠지만 말이다.

    필터정렬은 데이터가 아주 많을 때 유용한데, 데이터 개수가 그리 많지 않아서 그런지 학생들이 조금 시시해하는 기분이었다. 그래도 각 회사별로 소트 정렬을 해놓고 색을 표시하고, 점수를 오름차순 또는 내림차순으로 정렬하기를 직접 해보았다.

    그리고 제일 걱정이 됐던 vlookup. 매우 유용한 함수이지만 이걸 또 어떻게 설명해야 싶었는데 보여주면서 일일이 설명하고, 각 함수의 조건을 바꿔가면서 하니깐 한두 학생이 먼저 알아듣고 주변 학생들한테 알려준다. 한 절반의 학생들이 vlookup을 숙지한 듯 싶다. 이제 자주 이용하고, 유용한 함수들은 거의 다 했다. 방정식 푸는 함수에 대해서도 할까 싶었는데, 시간이 모자라기도 하고, 과정이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아서 다음에 추가 시간의 기회가 나면으로 미뤄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