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래교실] 카니발-그땐 그랬지

    nr00

    다섯번째 노래수업을 가기 전에, 마음 속으로 짐짓 오늘을 우선 이번 수업의 마무리로 지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학사 일정상에도 그러는 게 적당할 듯 싶었다. 곧 짧지만 겨울방학이었고, 겨울방학이 끝나고 나면 약 보름 정도의 학사일정이 남긴 하지만, 그땐 현장사업 개관식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았다. 그리고 개관식이 끝나고 나서 새학기가 시작할 테니, 우선 이번이 영영 마지막이 될 지, 시즌 1의 마지막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우선 끝맺음을 맺자고 생각한 것.

    카니발의 “그땐 그랬지” 란 노래를 준비해가지고 갔다. 3명의 학생이 왔다. 다음에 학생을 모집한다면 내 시간에 맞추질 말고, 우선 학생들이 원하는 시간대를 먼저 조사한 다음에 시간을 정해야겠다 싶었다. 그래도 저번 수업에 안 왔던 학생도 한 명 왔으니 약간의 타박을 해주고, 수업을 시작.
    온 학생들이 한국어를 좀 하는 학생들이었기 때문에 “그땐 그랬지”는 가사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나눠보았다. 가사 일부분에 문화적 차이가 있구나 (훈련소 입소 전날 이런 내용 등에서) 했지만 대부분 이해한 듯 싶었다. 그러면 이제 노래를 불러보아야지!

    템포가 느린 노래는 아니었지만, 음정이 반복되기 때문에 음을 맞추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그땐 그랬지가 갖고 있는 특유의 한국어 가락이라 할 지, 약간의 발성법이라고 할 지 하는 것을 아무래도 외국인인 학생들이 흡사하게 따라하기는 조금 어려운 모양이다. 한국어를 잘 해서, 웬만큼 부를 수는 있지만 “그땐 그랬지” 가 갖고 있는 조금 구수한 매력을 단번에 살리기는 어려웠던 것 같다. 그래도 뭐 오손도손 나름 즐거운 마지막 수업,이 끝났다.

    끝난김에 거의 모든 수업에 나와주었던 한 학생에게 어떤 노래가 가장 좋았냐고 물어보았다. “냉면” 이 제일 좋았다고 한다. 흠, 역시 그랬군. 했다.

  • [2012.1.24.] 한 학기 수업이 한 학기 수업이 끝났어요.

    오늘 시험 결과 발표까지 해서

    한 학기의 모든 수업이 다 끝났다.

    하지만 모두 헤어지는 것은 아니다.

    1학기때 맡았던 두 그룹을 2학기때 또 맡기로 했기 때문.

    물론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짜여진 커리큘럼과 함께고.

    그리고 한 그룹을 추가로 맡아서

    원래 일주일에 두빠라의 수업이 있었는데, 네빠라로 늘게 될 예정이다.

    다음 학기에는 택시 타는 시간을 좀 줄이고, 지하철이나 버스를 조금 더 이용해볼까 생각중이다.

    일주일에 한번 가는 것도 아니니깐, 비용 절감을 위해서라도.

    어쨌든 오늘 시험 결과를 발표했고

    모든 학생들이 반발할 줄 알았는데 4점(5점 만점)맞은 학생까지는 큰 반발이 없었다.

    3점 맞은 학생 하나는 정말 날 졸졸 따라다니면서 “제발 제발” 연발하였지만 그럴 순 없다 !

    웬만하게 아깝게 된 사람이라면 그렇게 하겠지만

    제일 꼴찌였던 학생이 오히려 그러고 나서니, 정말 얄밉기 짝이 없었다.

    거기다가 원래는 성적이 거의 낙제에 가까웠던 학생인데 내가 추가점수로 출석점수를 줬기에 그나마 3점을 맞은 건데 말이다.

    다음학기 수업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다른 학생들과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어쨌든 그 학생은 약 한시간을 날 졸졸 따라다니만 결국은 갔다.

    휴, 어떻게 하냐 어떻게 하냐 싶던 한 학기 수업이 이렇게 종료됐다.

    학교기관이라는 게, 어느정도 사이클로 순환하는 겅향이 있어

    다음 학기 정규수업도 특별한 일 없이 그냥 무난무난하게 이번 학기 처럼 진행이 될까 싶다.

    그런데 그렇다면 뭔가 목마르다.

    그렇다면, 새 학기에는 새로운 것들을 몇개 할 것같다.

    우선, 지금 생각은 그렇다.

  • [2012.1.24.] 보이나요?

    코이카 국내합숙에 들어간 때부터 지금까지 1년은 다 찼고

    출국일때로 따지면 이제 딱 한달 정도만 지나면 일년이 찬다.

    택시기사들이 언제 우즈벡에 왔냐고 하면

    요새는 9달이라고 하고 다녔는데

    이제는 1년 됐다고 해야할 때가 왔구나.

    암튼 여러모로 기념할만하고 생각해서

    코이카 국내합숙 중에 찍었던 사진을 올린다.

    지금은… 현지 미용사가 모히칸 컷으로 해준다면서

    이등병 머리를 만들어버리는 바람에… 조금 쑥쓰러워졌다할까.

    그래도 머리는 빨리 기르는 편이니깐. 하면서 위안을 삼고 있다.

    역시나 positive  !

    지금은 콜라도 많이 마셨고

    여러모로 잠도 안오는데

    달리 할 만한 것도 없고 그래서 여기를 열었다.

    주저리 주저리

    큰 영양가 있는 말도 안 쓰는게

    홈페이지는 잘도 유지한다 싶겠지만

    내게 있어

    이 곳은

    여기저기 부유할 수밖에 없는 사이버 네트워크 스페이스에서

    제일 안락한 곳.

    제일 편안한 곳.

    의 느낌이다.

    마치 내 집같은 느낌.

    온라인에 내 홈페이지를 연 것은 참 잘한 일인 것 같다.

    암튼, 오늘도 정처없이 부유하다가

    여기 ‘내 집’ 에 와서

    한번 키보드를 두들겨보았다.

    그래도 봐줄꺼죠?

    내 집이니깐 ~

    (빨리 보수공사를 해서 버그들을 잡아야할텐데 ㅠ)

  • [노래교실] 김동률-출발

    nr00

    오늘은 학생이 정말 조금 왔다. 몇 명 왔냐 하면 단 2명이 왔다! 으아!

    아, 이 반을 장기적으로 운영하긴 힘들겠단 생각이 먼저 들었다. 사실 초기 멤버가 적었던 것도 사실. 그래도 처음부터 10명이 조금 넘게 왔다 치면 몇 명 빠지더라도 이렇게 반의 존립문제(?)를 고민하진 않아도 될 것 같은데 처음부터 모인 인원이 적었다. 홍보수단이나 모집기간이 조금 부족했던 것도 같았다. 아무튼 이런저런 생각이 들긴 들었지만, 우선 학생들이 그래도 2명! 왔지 않는가.

    그래서 우선 출발을 배워보는 시간을 갖았다. 2명이 있으니깐 노래 불러보기 전에 뜻풀이 하는 시간을 여유롭게 갖었다. 각 문장별 해석 및 번역을 해보기도 하고, 전체 노래의 의미가 무엇인 것 같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약간 의외였던 것은 각 한 문장, 한 문장은 이해한 학생이라도 전체 노래의 의미를 말해보라고 하니 잘 말하지 못했던 것. 딱히 고도의 은유가 있는 것이 아니었는데도 말이다. 그래서 이건 문학을 해석하는 스타일의 차이일까, 아니면 한국어가 내포하고 있는 의미가 다층적인데 그 내부까지는 보지 못해서 그런걸까. 그건 내가 학생들과 한국어만을 통해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뭐라고 단언할 수는 없는 문제였다.

    어쩄든 이리저리 힌트도 주고 해서 노래의 뜻풀이를 다 하고
    노래를 불러보는 시간을 갖었다. 출발은 노래가 그리 고음부도 없고, 음이 반복되는 구간이 있었기 때문에 그리 어렵지만은 않았다.

    근데 노래는 출발을 부르는데, 나는 이 수업의 마무리를 생각하게 되는 것은 어찌할 수 없었다.

  • [노래교실] 냉면

    nr00

    이번에는 한국어 단원 선생님이 아파서 못 나왔다. 살짝 불안해졌다. 뭐 어차피 혼자 꾸릴 생각으로 시작한 것이니깐 하면서, 학생들을 기다렸다. 학생들이 조금 늦긴 했지만 다들 왔다. 그리고 오늘은 처음 보는 얼굴도 한명 추가로 왔다. 준비했던 노래 “냉면”을 배우기 시작.

    우즈벡에 국시라고 하는 고려인 음식이 있고, 그 국시를 학교 식당에서도 팔지만 진짜 냉면을 먹어 본 학생은 한명도 없다고 했다. 그래서 아주 찬 음식이라서 여름에 주로 먹는다고만 설명해줬다. 냉면에선 모르는 단어들이 꽤 나왔다. 이전 곡들과 달리 구어체로 된 것들이 많아서 그런가 보다. 나와 한국어를 조금 더 잘 아는 학생들이 해당 뜻을 설명했다.
    그리고 노래를 같이 불러보기 시작. 반복되는 구절이 많고 템포 자체가 신나서 그런지 그 어느때보다 반응이 좋은 편이었다.

    ▲ 100점이 나왔다!

    조금 인상적인 것은 노래방 기계에서 나오는 점수를 꼭 확인하려고 한다는 것. 그런데 나와 한 학생이 같이 불렀을 때 100점이 나와서 환호성과 함께 수업을 끝낼 수 있었다.

  • [노래교실] 깊은 밤을 날아서

    nr00

    학생들의 한국어 실력이 초급이 아닌지라, 조금 빠른 노래로 해야겠다, 싶었다. 저번 시간에 했던 “별이 진다네”는 템포가 느려서 초급자에게는 적합하지만 조금 흥미를 떨어트리는 것 같아서였다.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문세의 “깊은 밤을 날아서”.
    혹시나 첫 수업에서 별 흥미를 못 느껴서 학생들이 안 오면 어쩌나 싶었는데 저번에 왔던 멤버들이 부지런히 와줬다.

    수업 시작!

    모르는 한국어를 알려주고, 먼저 노래를 부르고, 같이 부르고, 노래방 기계에서 한번 불러보고… 의 과정으로 그대로 진행했다. 조금 빠르지 않을까 싶었는데 자키아 단원 빼고는 다들 잘 따라와주었다. 그런데로 무난한 분위기에 이래저래 잘 진행됬다 싶긴 한데, 그래도 뭔가 좀 부족한 것 같다는 인상.  그래서 어떤 가수 좋아하냐고 묻자 빅뱅을 좋아한다고 한다.

    음.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댄스 가요는 피하고 싶었다. 왜냐면 가사에 별 의미가 없는 것들도 많고 별로 좋지 않은 의미도 많았다. 또 영어도 많이 섞여 있는데다가 너무 빨라서 현재 노래 수업에 있는 학생들 중 몇몇은 잘 못따라올 것도 같았다. 노래수업이긴 하지만, 아름다운 한국어 노래를 같이 배우면 좋을 것 같아서… 나름 노랫말이 좋은 것들로 하고 싶었는데. 하는 고민.

    그래, 그래도 한 두번 정도는 조금 빠르고 재밌는 노랫말이 있는 것으로 하고, 서로 중첩해서 하면 좋겠다 싶었다.

    노래방 가요책을 펼치다 보니 무한도제 가요제에서 했던 “냉면”이 보였다. 그렇게 빠른 노래가 아니면서도, 가사가 재미있고, 반복되는 부분들이 많아서 그리 어렵지 않겠다 싶었다.

    채택!

  • [노래교실] 별이 진다네

    nr00

    1주일에 1회 모임이니 약 2주에서 3주에 한 곡 정도를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학생들이 몇 명이나 올지 도저히 모르겠고, 어느 정도의 수준의 학생들이 올지도 잘 모르겠다 싶었다. 첫 시간부터 바로 노래를 배울지, 첫 인사만 할 지는 상황봐서 하겠다 싶었다. 우선 수업을 할 지도 모르니 노래는 미리 준비했다. 첫 곡은 여행스케치의 별이 진다네 였다. 초급학생들이 올 수도 있기 때문에 템포가 느린 곡이 필요했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이기도 했고, 훌륭한 가사를 지닌 곡이기 때문.

    첫 모임시각이라고 공지를 했던 4시 반에 다가오고 있었다. 나, 한국어 선생님 그리고 자이카 선생님이 함께 있었다. 자이카 선생님은 평소에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매우 좋아해서 한국어를 꽤 하시는 편이었다. 매주 화요일 기관 한국어 선생님과 함께 일본어 그리고 한국어를 언어교환하는 시간을 갖는 중이었는데 나 때문에 분위기상 끌려 온 것이리라. 4시 반이 거의 다 됐는데 아무도 오지 않았다. 아, 섭섭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런데 한국어 선생님이 Umid를 부르고 그리고 조금 시간이 자나자 3명 정도의 학생이 자발적으로 왔다. 이게 어디냐 싶었다. 개인적으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쳐본 적도 없었기에 대규모 인원은 내게도 버겨운 것이었다. 학생 4명과 자이카 선생님 1명 그리고 코이카 한국어 선생님과 함께 “별이 진다네”를 배워보기로 했다.

    우선 읽고, 모르는 뜻을 간단하게 알려주었다. 그런데 온 학생들이 대부분 수준이 그리 낮지 않다. 두 명의 학생은 거의 모든 뜻을 이해하고 발음도 좋았다. 나머지 두 명은 뜻은 절만정도 이해하는 듯 싶었다.

    ▲ 별이 진다네 가사와 어휘 ▲ 한명씩 불러보기

    어쨌든 그 후, 같이 노래불러보는 시간. 내가 먼저 불러주고 다음 학생들이 부르고를 했다. 노래 템포가 느려서 읽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는 듯 싶었지만 노래가 생각보다 음이 높았다. 나의 처참한 노래실력이 완전히 까발려지는구나 싶었지만, 그래도 여기 학생들이 다들 절대음감이 아닌지라 그냥그냥 묻어가면서 진행했다. 템포가 너무 느린 노래여서 그런지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오진 못했다.

    그래도, 그래도 첫 시간을 넘겼구나 싶었다.

    시작이 반! 이라지!

  • [노래교실] 한 번 시작해볼까?

    nr00

    기관의 한국어 선생님이 한국어 방과 후 수업을 열어보는 게 어떻겠냐고 종종 제안하고 했다. 정규수업은 진행하고 있었지만 수업시수가 그리 많지 않아 여유가 있는 편이었고 아직 현장사업 진행이 안됐기 때문에 컴퓨터 관련 방과 후 수업을 진행할 순 없었기 때문이다. 나 스스로도 한국과 한국어 관련 수업을 진행하고푼 욕심이 있기도 했다. 국어국문을 복수전공했다는 이유보다는 컴퓨터 수업 자체의 특징에 기인하는 이유가 있었다.

    컴퓨터 수업이라는 게 특별하게 한국인 혹은 외국인이 진행한다고 해서 현지 선생님에 비해 특별한 바가 없었다. 현지 선생님들이 진행하지 않는 특별한 프로그램이라면 모를까, 현지어 설명을 제대로 하지 못해 소통 부족이 되기 일쑤다. 그리고 컴퓨터 수업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정보습득이어서 일정 이상의 정보 습득이 되면 더 이상 가르칠 게 없기도 하고, 해당 정보가 아닌 다른 것을 구태여 할 필요가 없는 것 같다.

    결론적으로 한국어를 비롯한 언어수업처럼 학생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것 같다. 언어라는 것은 서로 노닥거리기만 해줘도 느는 것이고 선생님이 조금이라도 학생들과 함께있는 시간을 늘려줄수록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지만 상대적으로 컴퓨터 수업은 그런 것이 없어 수업 외에 학생들의 취미라든지 관심사라든지를 공유할 여지가 적은 편이다. 그래서 한국 및 한국어 관련 수업을 하나 했으면 좋겠다 싶었다.

    그런데 엄연히 한국어 학부가 있고 일정 이상의 자격을 갖춘 현지 한국어 선생님도 있기에 내가 한국인이랍시고 마음대로 한국어 수업을 진행한다는 것은 도리가 아닌 듯 싶었다. 내 소속은 어디까지나 인포르마티카 학부이기도 하고 말이다. 그래서 고민고민한 결과, 기관 한국어 선생님이 활동지원 물품으로 노래방 기계를 신청한 게 떠올랐다.
    “한국어 수업을 진행하기는 좀 그렇지만, 같이 한국어 노래를 부르는 시간을 갖으면서 간단하게 모르는 한국어데 대해서 알려주는 시간을 갖으면 좋겠다”

    싶었다.

    그래서 “한국어 노래를 같이 배워요” 라는 공지를 일주일 전 쯤에 냈다.

    ▲ 한국어학과 사무실 앞에 낸 공지.

    한국어 노래를 배우려면 우선 읽을 줄은 알아야 하기 때문에 언어학부 강의동에만 공지를 붙였다. 반응이 좋을 지, 안 좋을 지 잘 모르겠지만 우선 한번 해보자 하는 기분이었다.

  • [2012.1.19.] 아직, 조금 여유 있다

    아직, 조금 여유 있다

    했었는데

    번뜩! 생각해보니, 개관식이 바로 다음주였다!

    아직 기관에서 해주기로 한 것을 다 받은 것은 아니지만

    주요 물품은 웬만큼 받았기 때문에 나머지 것들이 개관식까지 구비되지 않더라도 개관식을 해야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너무 미루어왔기 때문에

    이제 끝맺음을 낼 단계가 왔다 할까.

    사실 객관적으로 봐도

    그리 볼품있는 모양새는 아니지만

    그나마, 수업을 제대로 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 졌다는데 의의를 둔다.

    실용 현장사업 이랄까 ㅋㅋㅋ

    (실용이라는 말이 요새 순수하지 못한 의미로 쓰이지만, 내 의미는 순수하다!)

    암튼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다음 주 금요일쯤에 개관식을 할 예정이다.

    너훌너훌하게 있다가, 이것저것 준비를 하려니

    시간이 그리 넉넉하지만은 않네

    교실은 할 수 있는 것을 웬만큼 해뒀지만

    개관식 때 뭔가를 보여줘야만 한다는 부담감이 상당해서

    이것저것, 준비라도 좀, 뭔가 노력했구나 하는 거라도 좀

    티를 좀 내려니깐…

    골치도 좀 아프고 말이다.

    덕분에 다녀왔던 서부여행 등의 동영상 제작을 좀 미루기로 했다.

    그리고 덕분에 미룬 것들도 조금 많지.

    미루는 것은 미루더라도

    지금 하기로 한 것들을 제대로 해내면

    된 거겠지?

    그렇지?

  • [첫학기] 기말고사 (2012.01.16)

    uzb_com

    방학이 끝나고 마지막 기말고사를 보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문제가 심각했다. 기말고사 주제는 한 그룹은 포토샵이었고, 한 그룹은 엑셀이었는데 그나마 조금 알던 것을 방학동안에 전부 까먹었나 보다. 조금 잘 하던 학생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내게 어떻게 해야하냐고 사정을 할 뿐이었다.
    엑셀시험은 이제껏 배웠던 함수 중 80% 정도를 써서 결과물을 만들어 파일을 제출해야 하는 시험이었다. 보는 학생들은 결국 예전 파일들을 참조하고, 온갖 수를 다 써서 어떻게든 하긴 했다. 물론 결과물이 좋진 않았다. 그래도 큰 문제는 없었던 것 같다.

    문제는 포토샵 시험보는 학생들이었다.
    포토샵 시험은 사진 이미지 2장을 주고, 그걸 가지고 아래 그림과 같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었다. 내가 준 이미지는 컵 사진 하나와 케익 사진 하나였다. 사진 색보정, 그라디언트 오버레이, 필터 갤러리, 페더, 텍스트 스트로크 등등을 알아야 만들 수 있는 결과물이었다.

    ▲ 포토샵 기말고사로 낸 문제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학생들이 너무 못따라와서 결국 내가 매우 빠른 속도로 이런 이런 효과를 주어야한다고 알려주기까지 했다. 그래도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이 정도면 잘했다 하는 학생들은 결국 눈에 띄지 않고 포토샵 시험을 본 학생들은 결국 부정행위를 내게 걸리고 말았다.

    웬만큼 서로서로 이거는 이렇게 하고, 저거는 저렇게 하고 하고 알려주는 것 까지는 용인을 할 수 있겠다, 심지어 옆 학생것 마우스를 잠깐 빌려서 해당 기능 한 두가지 정도 대신 해주는 것 까지도 이해를 해줄 수 있겠지만
    최종 결과파일을 USB를 통해서 받고, 아무것도 수정하지 않은 채 파일 이름만 자기 이름으로 해서 내는 것은 도저히 용인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10명의 학생중에 현장에서 그렇게 하다가 걸린 학생이 3명. 결과물을 받아보니 추가로 1명이 그렇게 했던 것이다. 우선은 그렇게 해서 내보라고 했다. 그리고 나는 좋은 점수를 주지 않겠다고 했다. 정말 부글부글 끓는 것을 억지하고, 억지해서 그렇게 처리한 것이었다.
    그런데 시험이 끝나고 한두시간이 지나고 나자 한 학생이 찾아온다. 아까 부정행위를 했던 그 학생이었다. 잘못했다며, 지금 자기 파일을 다시 해서 내겠다고 한다. 시험시간도 아니고 그래서 별로 그러고 싶지가 않았는데 학생이 사정사정을 해대더니, 자기 혼자 자기 자리에 앉아서 이것저것 해보고 초라하지만 자기 결과물을 갖다 준다. 그리고 낮은 점수를 받으면 안된다고 다시 사정사정을 해댄다.
    아, 이럴때 골치가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