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10.8.] Don’t you remember?

    어제 새벽에 잠이 안 와서

    이 홈페이지 옛날 일기들을 뒤적거려 보았다.

    홈페이지가 벌써 5년이 넘었으니, 꽤 되기도 했다.

    다른 게시판은 그렇다 쳐도… 이 일기게시판을 제일 애용했던 것 같다.

    세상에, 이런 적도 있었어?

    세상에, 이런 글도 썼었어?

    아, 근데 …

    여러모로 불안한 심정이라 그런지

    옛날 글을 읽으면, 참 애달퍼져.

    그때… 그때는 참 좋았는데

    그때… 그때는 참 힘들었는데

    그때… 그때로 돌아갔으면 참 좋겠다.

    그때… 그때 다른 선택을 하면 어땠을까.

    그때… 그때… 그때…

    그렇게 새벽 시간을 때우고

    오늘도 Big Burger에를 갔다.

    노트북을 가지고 시간을 때우기에…

    내게 최적의 장소.

    Maroon 5를 듣다가

    양양도 좀 듣고

    버스커 버스커도 좀 듣고

    Adele 앨범을 틀었는데.

    Don’t you remember? 라는 노래가 가슴에 폭, 하고 꽂혀버렸다.

    가사는 사랑이야기지만.

    내겐 조금 다르게 다가오네.

    꼭, 내가 다른 사람들한테

    이렇게 외치는 것만 같은 기분이야.

    그때… 그랬었잖아.

    그때… 그랬었잖아.

    기억안나니?

    나는 그거, 아직까지도 간직하고 있어.

    가끔, 때때로 생각해.

    라고 내가 외치는 것만 같은 기분이야.

    마음이 꽤 요동치더라.

    한번 들어보렴.

  • [2012.10.7.] Write Dream!

    20121007

    학기 시작한지 제법 한달이나 됐다.

    3차 반기 보고서 말미에

    “솔직히 말하자면 이번 학기는 의지를 추스르고, 권태를 쫓으려는 힘겨운 싸움이 될 것만 같다. 그 싸움의 시작에서 3차 반기를 정리하는 이 보고서가 뒤를 돌아보게끔 했고, 또 계획을 세우게끔 했다. 힘이 난다. 4차 마지막 반기동안 이 힘을 끌어당겨 무사히 그리고 훌륭하게 활동해 내겠다.”

    라고 쓴 적 있다.

    하지만… 현실은 힘이 잘 나질 않는다! ㅋㅋㅋ

    수업은 이제껏 했던 것이기도 하고…1학년 애들은 워드 같은 것을 할 때면 왜 이리도 뺀질되는 지 말이다.

    포토샵이나 엑셀이 차라리 애들이 뭐가 뭔지 모르니까 말 착착 잘 듣고 하는 데 말이다.

    그리고, 나도 그래 잘하든 엉망이든

    이게 마지막 학기가 되겠군.

    큰 욕심 부리지 말자구.

    라는 생각을 갖고 임하는 것 같다.

    수업도 이미 어느 정도 준비된 것들이라 굳이 새로이 준비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

    그냥, 무사히…. 버텨서 한국가야지- 라는 생각.

    점점 인터넷 사용량이 늘어나고 있는데

    한참 한국 인터넷 웹사이트를 유영하다가 일어서서 바깥을 보면,

    어? 한국이 아니네? 할 적이 있다.

    곧 한국간다고 생각하니

    향수병이라고 할 것은 없고

    기왕 갈 것, 좀 얼른 가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게 되는 새벽녘이 꽤 있다 ㅠ

    그런데, 막상… 가면 당장 뭐부터 어떻게 할래?

    라는 질문에는 막연해진다…

    어… 있잖아… 글쎄…

    라고… 답변할게 뻔하다!!!

    그래, 무엇이라도 쥐고 가자고…. 하면서 몇달 전부터 몸부림을 치고 있는데

    잘 될려나 모르겠다.

    *

    뭐냐고? 그냥 글을 좀 써봤다.

    장장 8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으로 게임문학상아리는 것도 응모해보고 (결국 떨어짐ㅠ)

    장장 6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으로 스토리텔링이라는 것도 응모해보고 (결과 기다리고 있지만, 워낙 경쟁이 치열한데라 희망이 없음 ㅠ)

    그리고 지금은 장편 시나리오를 하나 쓰고 있다. 이것도 역시 공모전용.

    사실, 영화를 지망한다고 해봤지만, 어디가서 부끄러워서 이야기못했던 것인데.

    나는 장편영화 시나리오는 한번도 써본적이 없었다.

    단편은 이리저리 써보고

    TV 드라마 극본은 한번 도전해봤지만 (결국 마무리가 잘 안됐지만)

    본격 장편 시나리오 경험은 전무했다.

    그런데… 그 전에 80페이지짜리, 60페이지짜리를 써보면서…

    뭐 그 정도 분량도 한번 써봤는데, 이제 진짜 시나리오를 써야하지 않겠어. 하면서 약간의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

    공모전 수상결과 그리고 작품의 질에 상관없이, 나도 그 정도 분량을 이제 쓸 수 있다는 것, 그것 자체 때문에 말이다.

    맨날 쓰려고 할 때마다 앞 페이지 서너쪽 쓰다가 말았었는데 정말 장족의 발전이다!

    이런 계기를 마련해 준 공모전들에게 감사하다.

    비록 나를 떨어트리긴 했지만 ㅋㅋ

    암튼, 저런 분량의 글을 써본게 태어나서 처음인데

    바로 상을 기대하는 게, 어찌보면 정말 오만한 것이지 말이야 ㅋ

    보통 수십편의 시나리오를 쓰고 그래야…. 제대로된게 하나 나온다던데.

    지금… 실제로 영화로 만든다면

    좀 재미없고 흥행도 잘 못할만한 그런 장편 시나리오를 하나 시작했다.

    이 시나리오는 예전부터 써봐야지, 써봐야지 하면서 붙들고 있던 거라

    공모전 시기랑도 맞는 겸, 드디어 이것 좀 해결을 보고 끝내버려야지 하면서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이다.

    전에 80페이지, 60페이지짜리 들은 약간…. 소설 비슷한 형식으로 쓰는 트리트먼트라는 거였는데

    이번에 정말 시나리오를 쓰게 되니 여러모로 느낌이 다르다.

    전에 것은 쓰면서… 어떻게든 공모전에 제출은 해야해. 하는 초조한 마음이 우선이었고

    어떻게든 가작이라도 하나 타서 썩게 하면 안돼 하는 절규가 있었는데 (정말 절규가 되어 버렸지만 ㅠ)

    이번 시나리오는… 기간 내에 공모전 제출 보다는

    드디오, 내 손에 의해 장편 시나리오라는 게 하나 탄생하긴 하겠구나. 하는 기대가 더 큰 것 같다

    (이번 시나리오 공모전 상금이 작은 영향도 있는 듯 ㅋㅋㅋ )

    상을 못타더라도 뭐 어쨌든 완성된 시나리오니

    이것 가지고, 내가 직접 만들던 (ㅋㅋㅋ) 뭐 어떻게든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차근차근 시나리오를 써보고 있다.

    지금 한 10% 정도 썼는데… 어쨌든 공모전 마감일 전까지 완성은 될 것 같다.

    아… 드디어 나도 장편 시나리오를 쓰긴 쓰는구나.

    하고 감회가 남다르다.

    내 생애 첫 장편 시나리오

    잘 쓰도록

    노력하겠다.

  • [2012.10.4.] 여긴 마을이 아니다

    나즈막히 얹어놓은 지붕들이 말한,   “나는 마을입니다 참 아늑해보이지 않나요?”   말한,다   하지만 그들이 내게 문을 열어 줄 리는 만무합니다.   누군가를 찾아나서는 양으로 올라 서봤지만   막다른 교훈들이 치솟고 감추어 두었던 자장가를 불러야만 내려앉습니다   사실 여 긴 마을 이 아닙니다   그 어느 곳에도 살지 마십시오   불안해 하십 시오   비명을 지르던 찬양을 하던   아무래도 좋습니다 그것은 온전히 당신의 몫입니다

  • [2012.10.4.] 영화보고 글 써야지

    요새 영화를 꽤 보는 편.

    10월 들어서 하루에 한 편씩, 4일을 내리 꽂았다.

    본래 한달에 네편정도 보는데 하루에 한편씩이라니. 꽤 많지 않은가?! ㅎㅎ

    왜케 영화를 보았느냐-?

    그냥 보고 싶었다.

    요새 시나리오 대본을 좀 보곤 했는데, 대본을 보다보니 갑자기 영화가 당겨서, 고팠던 영화 막 봐주었다.

    화차

    데어윌비블러드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잎

    돈의 맛

    이렇게 네 편 보았구나.

    방금 전에 돈의 맛을 보았다.

    돈의 맛은 잘 만들어진 영화는 아니었는데도

    영화를 본다는 것 자체가 좋아서, 기분이 좋다 – ㅎㅎ

    연이어서 보는 걸 계속 잇지는 못할 것 같다.

    여건상, 이제 좀 다른 생산적인 일에 들어가야 하겠지?!

    그래도- 좋은 영화든, 구린 영화든 간에

    영화 평은 쓰려고 노력해야겠다.

    아마, 억지로 쓰는 것이라 분량이 짧아질 것이다.

    그래도- 내가 영화를 보고 느꼈던 것을 잊혀지게 내버려 둘 순 없어!

    암튼 OK?

  • [돈의 맛-임상수] 소재, 소재, 소재

    영화의 대부분은 소재들로 매우고 있었다.
    재벌가의 비인간성, 엄청난 돈거래, 연예인 및 여자관계, 그들이 한국의 보통 서민들을 대하는 경멸 같은 것들.
    사실 어떤 재벌을 인터뷰하지 않아도 다 알게 될 것 아닌가? 조금 더 디테일하게 들어가고 싶으면 “삼성을 생각한다” 책만 봐도 될 것이다.

    그리고 감독이 곁가지 친 서비스들.
    영화 “하녀”와 연장선에 있다고 한다던지, 쌍용차 진압문제를 들이댄다던지, 삼성가를 연상시키도록 한다던지, 등등.
    이것은 어디까지나 감독의 서비스일 뿐인 것이 이것 또한 소재에 불과하지 않던가.

    대놓고 말하든, 한 층 덮어서 말하든 간에
    이 소재들을 어떻게 엮는가가 중요하지, 이것 자체를 말했다는 것 자체는 무슨 숨겨진 고발이 아닌 이상에야, 그리 대단할게 있겠는가. 다큐가 아닌 영화인걸.

    소재들을 걷어치우고 나서
    재벌가 속으로 들어가보면, 전체 줄기는 돈의 맛에 길들여진 재벌가는 돈 때문에 자기를 소외시키는 역설에 위치하게 된다는 어느덧 조금 평범한 결론. 그리고 이렇게 모욕적으로 살면 안된다며 조금 상투적인 결론.

    현실적인 전제들에 둘러쌓여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냉철해야 하는데 언뜻언뜻 순진한 모습을 하고 관객을 바라보는 바람에 조금 당황스러워 질 때도 있다. 김효진이나 백윤식에게 이중성이 별로 없이 너무 순진한 모습을 보여서 그렇고, 계속 관찰자 모습으로 졸졸 따라다니기만 하던 이강우가 막판에선 에바에게 뭔가라도 하는 듯한 모습. 조금 작위적이란 생각이 든다. 차라리 재벌가 악마 캐릭터 대 모욕에 꿈틀대는 다른 편들. 이렇게 양분할 게 아니라 그 중간지점에 이중적인 사람들을 꽤 배치하고 그 관계를 더 미묘하게 얽어놓았다면 이렇게 허한 느낌은 없을 것이다.
    생각보다 잔인한 장면들이 연출되더라도, 손발이 오그라드는 순진함과 교차되어 버리니 그것 자체의 진정성이 휘발되는 듯.

    블랙코미디, B급 유머를 지향하는 감독 스타일을 알겠으나- 영화가 생각보다 너무 단순했고, 이것저것 다 보여주고 나니 그냥 얼렁뚱땅 결말로 뭉개버리는 느낌. 여러 가능성이 열려 있는 전제였는데, 지극히 상식적인 수준에서.. 놀랍지 않냐고 해버리니, 놀랍지가 않다.

  • [There will be blood] I finished

    영화가 말하자면 끝이 없을 테지만, 나는 그 끝없는 설을 풀 능력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 뭉텅이 중 일부분만 쏘옥 꼬집어 내기에는 뭔가 비위가 상한다. 에라, 그냥 이것저것 갈겨보자.   영화가 어떻다고 이야기할 때 어느 정도 좋은 영화가 갖추고 있는 표준규격 상자 안에 넣어보고 우와, 거기에 한번 넣어봤는데 정말- 군더더기 없이 잘 맞더라, 하는 완성도부터 이야기해야하는데- 이 영화를 일정의 표준규격에 넣기는 영화가 너무 아깝다. 그렇다고 그 표준규격이 아닌 다른… 이 영화에 적당히 빗댈만한 상자를 찾지 못하겠다. 그냥 완성도에 대해선 연기, 장면구성, 스토리, 음악 그 모든 것이 완전했다고만 하고 접어두자.   사실 줄거리는 간단하다. 영화는 종일 싸우는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그 전개는 꽤 길기까지 하다. 영화가 두시간 반 정도 되는데, 곁가지 치는 재미요소들도 별로 없다. 땅은 계속 파이고, 그 남자 앞에 누군가 나타나고 사라지고 죽는다. 때떄로 죽이기도 하고 말이다. 홀로 땅을 파던 집념은, 영화의 최후까지 끊임없이 몰아쳐간다. 나는 그의 집념이 언젠가는 한 풀 꺾이고 자기 반성을 하겠지 싶었는데, 이 주인공에게 그 따위 것은 없었다. 그의 집념, 타오르는 의지 그러면서도 속 안에 타오르고 있던 사랑(가족애?)에의 갈구. 주인공에게 변한 것이라곤 거의 없다. 왜 이렇게 굴곡이 없어? 보통 다른 영화 답지 않게?! 하다가 결말을 맞이하고    “I finished.”   라는 그의 말을 들으면, 헛! 하고 웃음부터 나온다.   “참 대단한 양반이구만!”   그건 주인공에게 나오는 말이기도 하고 감독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런 영화를 보면, 기부터 죽는다. 세상에 넘사벽이란 이런 거군. 쩐다!

  • [2012.10.2.] 10월

    20121002

    우연의 일치인지

    반성의 발로인지 모르겠지만

    항상 월말과 월초에 책을 보고 영화를 보게 된다.

    아이폰 어플중 Movie Story 라는데 꼬박꼬박 본 영화들은 별점과 함께 평을 기록해두는데..

    이게 올해 내가 뭐뭐 봤더라… 하고 볼 때는 유용하다.

    보니깐 월 평균 4편.

    그리고 주로 월말과 월포에 집중되어 있더라구.

    7,8,9 월은 마음에 여유가 조금 없었던 기간인데…그래도 4편씩은 봤더라.

    나름 영화지망생이라고 하면서 꼴랑 월 네편이라니. 적어도 너무 적은 것 같다.

    그렇다고 매주 토요일에 주기적으로 영화를 보겠다고 하면 너무 각박하고, 기분 내키는데로 보는데…

    또 기분내키는데로 볼려고 하다 보니깐. 머리아픈 영화는 자꾸만 피하고 근래 개봉작들 위주로만 보는 것 같은 역효과가 일어나긴 하는데.

    암튼, 이 부분도 조금 반성한다!

    하려고 했던 이야기는 이게 아니고

    최근에 영화 은교를 보았고, 책 은교도 읽었다.

    각자 주안점이 다르긴 한데

    다들 그렇겠듯이 책 은교가 훨 좋긴 좋다.

    책 내용과는 조금 별개로

    – 뭔가 잊고 싶지 않은 것들을 자연스럽게 잊어가는 것, 그것은 참 가슴아픈 일이구나.

    라는 생각이 문득 지나갔다.

    그리고 언제나 또 하는 레퍼토리로 서른을 앞둔 내 나이도 한번 되짚어보고

    얼마 남지 않은 우즈베키스탄 생활도 한번 되짚어보고

    조금 답답증도 내보고

    뭐라도 손에 쥐어가야는데, 하고 초조해하기도 해보았다.

    지금 이 일기를 쓰면서 여러 생각을 정리해보고있는 시점이다.

    다른 계획도 잠깐 고민햅았다.

    역시 여긴 나의 배설구!! ㅋㅋ

    내가 오늘 이 공간을 열었던 것은

    책 은교를 읽으면서 들었던 저 한 문장을 기록하기 위해서였다.

    소위 목적을 달성했으니 된 거라 치지.

    여러 생각이 스쳐지나가는 것들. 그것들은 조금 다음에 정리해서 배설하도록 해야겠군

  • [2012.9.9.] 9월

    20120909

    돌이켜보니 8월에 일기를 많이 안 썼군요.

    9월에도…. 그래왔었고….

    8월은 방학이었고, 9월은 개학입니다.

    이제 돌아갈 날이 얼마 안 남았다고

    조금이나마 손에 남기는 성과를 남겨야 한다면서

    이것저것 하는 일이 있습니다만…. 그 부담감에… 마음이 그리 여유롭지 않았나 보군요.

    그래도 지난 8월에는 책을 꽤 읽은 달이었습니다!

    우즈벡 와서 1년동안이나 책을 거의 한 권도 읽지 않았었는데

    그에 대한 반성의 의미로 9권이나 읽었어요!

    아, 10권 채우려고 했는데…. 안타깝게…. 10권은 못 채우고… 어쨌든 독서의 계절. 가을에…

    조금씩 나는 짬마다…. 책을 좀 읽어보려 합니다.

    그리고 홈피에 일기도 좀 써야할텐데… 히히

    아…. 예전에 매일 12시 되면 영어일기 쓴다고 했었는데 ㅠ

    그것도 잘 못지키고 있네욤.

    암튼… 개학. 마지막 학기 개학은 했는데

    권태와 대투쟁을 벌이고 있다할까요.

    이것저것 기회가 나는 데로

    처절한 자기반성들을 여기 올리기로 하죰. 히히

  • [2012.8.4.] 깜순이

    20120804

    어쩌다가 약 2주동안 개를 맡게 되었다.

    원래 이름은 춈리 인데, 맡는 동안에는 내 맘대로 깜순이라고 바꿨다 !

    개가 처음에는 새침새침하게 굴더니만, 요새는 그래도 좀 적응을 했는지 가끔 애교도 부리고 그러네.

    손만 내밀면 배를 들이미는데, 그 반응이 너무 한결같아서

    얘 속마음이

    “좋아요! 좋아요! 쓰다듬어 주세요!”

    일까? 아니면

    “심심하냐? 에이 한번 배 내밀어 준다. “

    일까… 라는 의심이 생긴다.

    개란 녀석들은 참 신기한 녀석.

    어떻게 이렇게 사람을 잘 따를수가 있지?

    어제는 침대 위에다가 (오! 세상에!) 응가를 해놔서

    나의 엄청난 궁디팡팡! 을 맞고선 베란다에 밤새 쫓겨나 있었는데…

    오늘 아침에 미안함과 함꼐 문을 열어주니

    애가 그렇게 한번 혼날수록 나에게 더 앵긴다 ;;;

    이런게 바로 생존본능이라는 것인지? 휴

    이놈이 제일 신기한 것은 고무 개뼉다귀 같은 것을 던져주라고 할 때인데

    던지면 날쌔개 날아가서 잡아서 내 곁까지 오는데

    곁까지 와서는 그걸 나한테 안주고 새침 피하고, 도망가고 그런다… 나한테 줘야 내가 다시 던져줄 거 아니여!!!

    그래서 안줄려면 말아라! 하고 무시하면 또 어느새 와서는 고무개뼉다귀를 떨어트리고 가는… ;;

    오늘은 저녁먹고 나서

    깜순이랑 같이 산책도 갔다오는데

    애가 얼마나 정신없이 신나서 나돌아다니던지… 그래 나오길 잘했군… 하고 약간의 보람을 느꼈다 ;;

    갔다와선 또 몇차례 고무개뼉다귀를 내 앞에 물어왔으나

    내가 그냥 책을 읽고 있자, 그냥 옆에서 퍼질러 자더라… 조금 운동을 시켜서 그런지 잘 자는군 쿨쿨.

    그러다가 내가 책장을 세게 넘기거나 몸을 움찔하면 녀석이 조금 깨가지고 한번 쑤욱 훑어보고 다시 자고…

    뭐 나쁘지 않은 화목함이었다.

    개도 나쁘진 않군 –

    하고 생각하게 됐다 ㅋ

    그래도 고양이 알러지만 없으면 더 함께 살고 싶은 것은 아직까진 고양이 ㅋ

    난 cat man 이니깐.

  • [2012.7.30.] Your Eyes

    얼마 전 꽤 오래전부터 하드디스크를 차지해왔던 영화 라붐을 보았다.

    소피 마르소와 배우들이 ‘청순’ 이란 이런거야~ 하면서, 청순함을 마음껏 뽐내고 있었다.

    너무 옛날 영화라 유치함이 조금 섞여 있었지만 그것조차도 ‘청순함’ 속에 뒤섞이면서, 빛을 내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 문뜩 듣고 싶어져

    라붐 OST 인 Your Eyes 를 틀었는데, 기분이 참 오묘하다.

    영화 라붐에 가서 닿는 것이 아니라

    내 학창시절, 10대에 가서 닿아버린다.

    갈림길이 너무도 많아서 마치 허허벌판 광장에 선 것 같던 시절.

    톡! 하고 터져버릴 것들이 너무도 많은 시절.

    ‘너는 나중에 뭐할꺼니?’

    라는 어른들의 질문에는 짜증을 있는대로 내면서 모르쇠로 저항 아닌 저항을 해대고

    친한 친구의 질문에는 가슴을 졸이면서 자그마한 나의 꿈을 이야기 하던 시절.

    미래에 대한 기대와 불안감을 가득 안고

    어찌되던간에- 시간이 어서 가기를, 어서 가기를 하며 바래왔지만

    밤 만은 친구들과 함께 하얗게 지새우고 싶어했던 그런 시절.

    그 시절을 상기시키는 데

    왜 이리 서글픈 마음이 들까.

    왜 이리 애석한 마음이 들까.

    다시 돌아갈 수 없는

    내 청춘의 도입부.

    어느새 나는 이 만큼이나 와 있구나.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