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6.23.] 글쓰는 주말

    제목은 글쓰는 주말이라고 붙여놨지만, 사실상 정말 뭔가를 끄적거린 시간은 토요일에 두시간 가량, 일요일에 두시간 가량이 전부다. 요새 쓰고 있다는 그 시나리오 이야기인데, 지금 헤아려보니 막 35씬을 돌파하였다. 막 나 스스로 대견하다고 생각하면서 기분좋게 집에 왔는데, 내가 이렇게 밖에 나가서 두시간 정도 하고 오면 평균적으로 다섯씬 정도을 쓰게 되는 것 같다. 그러면 주말 토, 일 전부 나갔다 온다고 치면 – 10씬 정도를 쓰게 되는 거고, 한달에 약 40씬. 이 속도를 이변없이 몰아친다면 – 한달 반 정도 후에, 지금 쓰고 있는 시나리오가 완성하게 될 것 같다. 그 시점은 8월 중순. 빠듯하다. 왜 그러냐면, 지금 쓰고 있는 것은 거의 막 갈기다 시피 한 것이고, 이걸 또 다듬으려면 시간이 더 걸린다. 그것 뿐이 아니다. 어쨌든 만들어 놓은 두 편의 시나리오의 시놉시스와 제작계획서인가도 작성해야 된다. 그리고 또 각종 이력서에 포트폴리오까지 말이다. 사실 포트폴리오는 내가 해둔 게 없어서, 낼거라곤 없지만 조금 굽신굽신 하는 거라도 하나 내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내가 영화나 미디어 계통을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작품은 아니더라도 그래도 이런 것 정도를 만든다 싶으면 – 어느 정도 편집실력은 갖고 있어야 라고 – 내보이고 싶어서 말이다.

    나름 보람찬 주말이었어. 라고 생각했지만, 나는 언제나 그렇듯 이번에도 마감에 시달리는구나. 하지만 또 한가지 희망은, 내가 내고자 한 것들을, 내게 기한을 못지켜서 못 냈던 적은 딱 한번밖에 없었다. 나머지 약 3건인가는 다 제출은 했었다. 결과는 처절했지만, 말이다. 이번에도 – 이래됐든 저래됐던 기한 안에 낼 수 있지 않을까, 내 고집스러움이 그렇게 밀어부치지 않을까, 이렇게 다독여 보는 것이다.

  • [2014.6.20.] 대통령 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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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 전에 MB 방우로 차량 CP 에 동원되어 한 일주일 고생했던 적이 있었는데 –
    유경험자란 이유로, 역시나 이번에도 차량 CP 에 동원되었다.

    다른 점은
    그때는 단원이어서 그저 사무소에서 시키는 단순 업무를 쭉쭉했다면
    이번에는 조금 더 행사 총괄쪽에 접근하게 되었다는 것과
    그때는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했었는데
    이번에는 영빈관 쪽으로 배치되게 되었다.

    차량 CP는 출장 일행단이 적재적소에 이동할 수 있도록
    차량을 보내주고, 이동시키는 총괄 업무부터
    모터케이드를 할 때 차량을 정렬시키는 것 (순서지키기!)
    차량에 간단한 회화나 뭐 그런것들 부착하기도 하고 등등 차량에 관한 총괄인데
    우즈벡 현지 운전기사들이기 때문에
    소통할 부분도 많고, 발로 뛰어야 하는 부분도 많은 것.

    이번에도 차량 CP 총괄 본부는 인터콘티넨탈 호텔에 차려졌지만
    영빈관 쪽에 부소장님이 간다고 해서, 나랑 둘이서 영빈관 쪽을 가기로 했다.
    한국교육원장이 차량 CP, 총괄을 맡는다고 해서, 밑에서 일하기에 짱날 것 같기도 했고
    항시 새로움을 추구하는 나이기에 ㅋㅋㅋ
    영빈관이 어떻게 세팅되어져 있을까 – 하고 궁금하기도 했다.
    역시나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은
    몸과 마음은 매우 고되지만
    쇳구렸던 한국교육원장과 함께 일하는 걸 그나마 피했다는 것과
    영빈관 이모저모를 볼 수 있게 됐다는 것.

    영빈관은 우리나라로 치면 청와대인데
    그나마 여기 있게 되니깐 그나마 한국, 우즈벡 대통령도 보게 되고
    대통령 숙소도 볼 수 있었다.

    물론 우즈벡 대통령 숙소가 아닌, 대통령들이 방우할 때 묵는 숙소
    그러니깐, 그저께 박근혜씨가 잤던 곳.

    몇십년째 독재를 이어나가고 있는 우즈벡 대통령과
    새로운 형태의 독재를 창조하고 계신 한국 대통령에 대한 존경 따위는 전혀 없지만
    우즈벡 최고급 투숙실 형태를 보고싶다는 호기심이랄까. ㅎㅎㅎ

    그래서 영빈관 숙소에 관한 사진도 몰래 두장 정도 찍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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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을 봐서 알겠지만
    생각보다 – 별거 없다는 인상 ㅎㅎ

    방 사이즈 자체는 크지만
    뭔가 기능적인 것 혹은 인테리어 적인 것으로 채워두질 않아서 허한 느낌이 들고
    전부 다 명품 혹은 신상으로 채워져 있지도 않다. 눈에 띄는 것은… 답답해 보이는 양탄자 ㅎㅎ

    이건 우즈벡이어서 그런건지, 다른 나라들도 엄청 화려하진 않고 원래 좀 소박한 건지는 잘 모르겠다.
    추측컨대 우즈벡의 특성 때문에 그런 것 같긴 한데…

    내 동료 관리요원 말에 의하면 한국측 음식 준비도 그리 거창할 거라곤 없었다고 한다.
    주요 메인 음식이야 우즈벡에서 준비하겠지만, 일정의 한국음식은 한국에서 온 쉐프가 몇 접시 정도 준비해서 내보냈다고 했는데
    그냥 마트에서 파는 김 봉지 뜯어서, 접시에 넣어 보내고 – 후추, 소금통 같은 것도 그냥그냥 일반 식당에서 쓰는 것과 똑같은 걸 쓴다고…

    나는 초특급 쉐프께서
    어느 지방의 특산품 뭐, 어느 지방의 특산품 뭐뭐 등등을 모으고 모아 수랏상을 차릴 줄 알았건만 –

    하하하
    미드를 너무 많이 봐서 그런지, 눈과 기대치가 높아졌었나 보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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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사진은 아침에 대통령 본관 앞을 청소하는 장면인데 이렇게 여러명이 나와서 빗자루로 그냥저냥 대충 빗자루질을 한다.
    흠. 이것도 뭔가 기대했던것과는 달랐던 그런 느낌 ㅎㅎ
    암튼 무사히 대통령이 가면서
    비상 경계가 풀렸으니 … 이제 다시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 –

    정말 심신을 빨아먹는 비상 기간이었고
    새로운 경험도 많았고
    새로운 사람도 보았고, 알아왔던 사람들을 달리 보게 되는 계기도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너무 졸리다 ㅠ

  • [2014.6.11.] 히치콕 대장정

    20140611

    외장하드 고전영화 알프레도 히치콕 폴더에

    히치콕 영화가 39편이 있는데 그 중 내가 본 것은 “새” 한편이었다.

    그것도 재작년인가 쯤이었으니 – ㅎㅎ 영화지망생 치고는 꽤 늦은 관람이라 할 수 있겠다.

    언젠가 알프레도 히치콕 영화를 꼭 봐야지! 라고 다짐했던 적도 없었고

    이름은 익숙하지만, 어떤 사람인지도 잘 모르는 사람이기에

    그냥 영화 잘 만드는 이른바 거장축에 드는 사람이겠거니… 언젠가 기회되면 보게 되겠지 – 이러고 있었을 뿐이었다.

    요즘 20씬 정도 막 넘어선 새 시나리오가 있는데

    (오오! 이렇게 써놓고 보니깐, 마치 내가 막 작가같은 부류의 사람이 된 것 같은 뭔가 허세스러움이 느껴진다 ㅎㅎ)

    이번에는 스릴러를 표방하고 있다.

    뭔가 영화를 볼 때, 스릴러의 호흡이라는 걸 좀 느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근래 영화 웬만한 것은 다 봐버린 것이었다.

    그러다가 스릴러인지는 모르겠지만 알프레도 히치콕이 생각났다.

    그리고 떠올랐던 것도 하나 있다.

    이제… 한 4년 전쯤에… 미디액트에서 장편 시나리오 워크샵 이라는 수업을 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시나리오까진 아니지만 시놉시스를 쓰는 단계까지 함께 스케쥴링 하는 그런 과정이 있었다.

    그때

    제법 – 독창적인것을 써보겠다며 내 상상한 것 중에 기발한 것을 하나 꺼내어보고

    제법 – 작품성있는것을 써보겟다며 그 상상력에 철학적 개념과 은유를 막 쑤셔박았던게 하나 있었다.

    그때 데리다의 개념을 집어넣었었는데

    (나는 데리다의 저서는 단 한번도 읽어보지도 않았더랬지 ㅎㅎ )

    암튼 그런 불순한 발상으로 기껏 고집부리고 고집부렸더니

    미디액트 강사 선생님의 최종평은…. 이 시놉시스를 버리라고 했다 ㅎㅎㅎ

    지금 돌이켜보니 – 싹수가 노랬으니, 어쩔 수 없는 결론이라고 생각이 들지만

    당시, 내게는 신선한 충격이 되기도 했던 것 같다.

    기껏 몇주동안 이리 수정해보고, 저리 수정해놨더니 – 버리라고 하디니 엉엉 –

    선생님은 뿌리를 고쳐보라고 했던 건데, 난 잎사귀만 치고 있었으니, 뭐 지금은 억울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오히려 많은 교훈을 안겨주었던 것.

    암튼, 그때.

    히치콕 영화를 많이 봐라 라고

    그 선생님이 말했었지.

    지나가는 말로 말했던 것 같은데

    그래도 뇌리에 남아있어서인지 – 이 히치콕 대장정의 한 발단이 되기도 한 것 같네

    암튼,

    요새 스릴러를 표방한 시나리오를 써보려고 애쓰고 있기도 하고 (끝까지 갈 수 있을런지는 모르겠다)

    히치콕 영화를 내가 워낙에 안 보기도 했고

    예전에 들었던 소리를 교훈삼아 내가 갖고 있는 히치콕 영화를 예전것부터 순서대로 보기로 했다.

    토요일에 “하숙인” 이라는 무성영화부터 시작해서 4일만에 지금은 7편 정도 봤다.

    지금은 그냥 흑백영화인데… 첫 무성영화는 조금 집중하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흑백인데도 꽤나 현대적인 감각과 템포를 갖고 있는 영화라 재미나게 보고 있다.

    뭔가 이렇게 시리즈로 다 보면 히치콕이란 사람을 어떤 사람으로 생각하게 될까, 궁금하기도 하고.

    일종의 정복욕심을 채워주기도 하고…. (39편이 히치콕 전작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 혼자만의 영화제를 치루는 기분이다.

    재미있군.

  • [2014.6.9.] 허송세월

    요새 집에서 재판을 하고 있나보다. 오래전부터 끓어 넘치고, 넘치던 것을 이제 끝장을 보려는 것 같다. 땅문제.

    할아버지가 유산으로 남긴 땅을 형제들까리 나누어 가졌는데

    첫째에 해당하는 큰아버지는 큰집과 밤나무땅을 물려받았고

    둘째에 해당하는 우리 아버지는 과수원땅을 물려받았고

    세째에 해당하는 작은 아버지는 어떻게 된건지 모르겠지만, 땅은 별로 안하고 읍내에 농약사업을 했고

    네째에 해당하는 막내 작은 아버지는 논을 물려받은 것 같다.

    나도 확실하게 체계적으로 누구에게서 들은 게 아니지만

    지금까지 보와 온 걸로 해선 그런 것 같다.

    할아버지는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돌아가셨다보니

    그때는 유언장 같은 것도 별로 없었고, 할머니는 계속 계셨기 때문에 재산 상속문제를 할머니에게 자연스럽게 위임하고 뭐 그랬던 모양이다.  (할머니는 2005년에 돌아가심)

    그런데 우리 아버지는 과수원 땅을 계속 일구긴 했지만

    명의는 큰아버지에게 계속 두었나 보다.

    사실 우리 아버지는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않은 이른바 가방끈 짧은 축에 속했기 때문에

    명의 이전 같은 것은 잘 모르는 것이었고

    이래저래 교육 잘 받은 큰 아버지에게 위임했던 모양인데

    결국 한 30년을 가꾸었던 땅을

    명의가 제것이라고 큰 아버지가 빼앗아가려는 모양.

    근데 그것 뿐이 아닌 게 – 큰아버지네 하나 더 당했던 게 있었는데

    과수농업은 철이 있어서, 한번씩 크게 이득을 보거나 그럴때가 있었던지

    한번 이윤을 내서, 돈을 마냥 놀릴 순 없고

    남들 하는 식으로 서울에 아파트 하나를 사뒀다는데

    서울에 연고가 없다보니, 이걸 또 명의를 큰아버지네에 해두었던 모양

    그런데 큰아버지네 작은 아들인가가- 우선 살림차릴 곳이 없다보니 거기에 그냥 둥지를 틀었는데

    그냥 거기에 살아버리고, 아파트도 하나 빼앗겼었다고 한다.

    땅을 치고 억울한 노릇이지만

    큰아버지네는 자식농사를 잘 지어서 첫번째 아들은 변호사가 되었고

    그 변호사 사촌의 딸도 고려대 법대까지 갔다는 소식을 들었었으니, 이제 로스쿨 정도는 다닐법하다..

    그 변호사 사촌은 어느 정도 이 문제에 대해서 중립까지는 아니지만

    어르신들 문제니 신경을 안써는 척 했던 모양인데

    최근에 전화온 걸로 보아선, 변호사 사촌도 완전히 큰아버지네 편에 서있는 모양이다.

    그래서 우리 집으로선 속이 터질 노릇이지.

    큰아버지네는 변호사 집안을 이뤄 계랸으로 바위치기 하는 격이 되어 버렸고

    우리집 아들내미는 우즈벡에서 “허송세월” 하고 있으니깐.

    그러니깐 –

    내가 이해해야겠지.

    PS : 문제는 세상은 드라마같지가 않아서-  내가 아무리 발버둥친다해도 그들에게 열등감을 선사할 기회는 찾아오지 않을 거란 거지. 사실, 내가 발버둥을 치려고도 하지 않지만.

  • [2014.6.5.] 다큐를 보기도 하고

    요새 EIDF 2010 다큐시리즈를 열심히도 보고 있다.
    다큐멘터리는 영화보다 몰입에 대한 부담이 덜해서
    밥 먹을때 하나씩 틀어보곤 하는 것이, 어쩌바도 재미를 붙였고
    역시나 정복욕심이 생긴 것이다.

    이 시리즈들을 다 해치워 버리겠어! 으으으!!!

    하는 것인데, 거의 70퍼센테이지는 보이 않았나 싶다.
    다 합치면 약 30편 정도 되는 것 같던데 –

    방금은 –
    페루의 농민들이 광산개발에 반대하는 항거 과정을 다룬 다큐를 봤는데
    내용이 조금 딱딱해서 그리 재밌게 보진 않았지만
    내가 이 다큐가 아니었으면 페루 사람들이 저렇게 살아가고 있는지도
    페루 대통령이 일본계인 후지모리 였다는 신기한 사실도 몰랐을 것이다.

    보다보면 꽤나 지루한 것도 있지만 –
    화면 프레임 곳곳에 뿌려지는 자연스러움을 통해서 얻고, 배우는 것들도 꽤 있다.

    그제는 “시간과의 사투” 라고 하는 루게릭병에 걸린 이스라엘 청년에 관한 다큐를 봤는데
    다큐를 통해… 하버드대 졸업식 풍경을 여과없이 볼 수 있었고… 강당 같은데서, 식순이고, 의전이고 막 위엄있게 하는 한국의 졸업식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어서
    형식보다 내용을 중요시하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너무 부럽다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 스티븐 호킹 박사의 음성을 처리하는 모니터도 살짝 엿볼수가 있었지.

    어렸을때 TV에서 다큐같은 것을 틀어주면
    도대체, 저런건 누구 보라고 만들어놔가지고 나의 황금같은 TV 편성시간을 빼았냔 말인가! 라고 분노하면
    채널을 돌리기 바빴는데…

    요새는 매일같이 다큐를 보고 있으니
    세대에 맞는 장르가 있는가보다 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래도… 난 아직 전국노래자랑을 보는 재미는 이해하지 못하는데.
    나중에는 전국노래자랑까지 즐겨 보는 게 아닌가, 싶다…..

    삶으란 모르는 거지. ㅎㅎ
    내가 갖고 있는 엄청난 철학 강의 영상에도 빨리 정복욕심을 좀 부려주어야 할 텐데 ㅎㅎ
    장기적으로 보면 해야할 건 너무나도 많고 –
    시간은 없는데 – 또 아이러니하게 시간은 천천히도 흐른다.

  • [2014.6.1.] 버티는 것

    저번에 묶음으로 증정용 샴푸를 주길래 조금 큰 샴푸를 샀는데 –
    머리 감을 때 한번씩 들어보고, 용량을 확인하고
    내가 갈 때까지 이 샴푸 하나로 끝까지 버틸 수 있을까. 아니면 하나 더 사게될까.

    서류가방 같은 게 때가 타서 꼬질꼬질해졌는데
    이게 갈때쯤까지 그냥 버틸만하려나…

    양말이 조금씩 구멍이나서
    개수가 줄어들고 있는데
    그래도 이걸로 갈때까지 버틸 수 있을까.

    이제 6월이 됐으니
    6개월만 더 버티면 여기 계약이 끝난다.

    권태로운 것들도 있고 초조한 것도 있고
    마음이 붕 뜨기도 하고, 가라앉기도 하고
    어찌됐건 시작때와는 사뭇 다른 마음가짐.

    시작때는 조금 늦게까지 하더라도, 주말에 나와서 하더라도
    큰 거부반응은 없었는데
    요새는 왜 굳어?! 라는 거부반응이 생기곤 하더군.

    적당히 내 시간 즐기면서
    끝까지 갔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드는데 –
    적당히~ 적당히~ 하려다가 또 어느 한 순간,
    정신이 번쩍 들게 – 뭐라도 터질 것 같은 불길한 예감도 들고?! ㅎㅎ

    감정노동은 어려운 것이야.
    이미 와버린 6월.

    잘 지내보자

  • [2014.5.26.] 더닌날들

    종종 끝을 바라보고 계산하다보니 시간이 더디게도 간다

    감사원 감사는 다행히도 프로젝트 쪽만 집중적으로 파느라 – 봉사단쪽은 무사했다.

    그놈의 감사 때문에 휴일없이 – 며칠을 고생했었지만, 막상 오고나니 – 별 거 없어서 –

    조금 김빠지면서도 – 다행이다

    봉사단쪽은 조금 허술하게 관리되는 부분이 없지않아 있기 때문.

    그리고

    내 본성이 한량본성인지라

    이래저래 마음 내키는대로 지내고 있지만

    그 동안, 시나리오는 정체되어 버리고 5월이 훌쩍 지나가고 있다.

    한고비만, 한고비만 넘겨보자고 하다가 – 슬그머니 – 시간은 경과하고

    마음만 초조하고 -언제나 미루기 일쑤로구나.

    그런데 6월에 또 한고비, 7월에 또 한고비를 남기고 있다.

    뭐 그렇데보면 9월에도 현지평가회의있고, 10월에도 기관자워크샵이 있지 않은가.

    ㅎㅎㅎ 문제는 –

    얼마나 필사적인가 아닌가인가 이지, 뭐.

  • [2014.5.2.] 4월은 길었다

    지금은 5월 1일도 어느덧 지나가고

    5월 2일이 되어가는구나.

    지금보니- 다 지났지만

    4월이란 녀석이 꽤나 길었다.

    4월초에 있었던 일을 떠올려보면

    꼭, 한 3개월 전인 것처럼

    그리 생각되는 것 보면.

    4월 초.

    분기 정산 때문에 바빴고

    또 정산 해놓고 보니 – 새 분기 시작하느라 바빴다.

    그리고 또 본부에서 월별 정산으로 지침을 4월 30일에 바꾸는 바람에

    (4월 마지막날에, 월말정산해야하니 5월 5일까지 문서보내라는 이 비정함!!!)

    지금은 또 월말정산을 하고 있다 –

    하하하

    배려라고는 눈꼽만치도 없는 본부녀석들 같으니.

    전문인력을 할당하지도 않아놓고 –

    그냥 자기 멋대로 이렇게 저렇게 해라, 해라 라고만 하면 – 어떻게든 거기에 맞춰서 해야하는 건가.

    그러면 회계정산 담당은 월말+월초에는 휴가도 못가네?!

    이렇게 일방향적인 지침 변경은 너무 짜증스럽다구!

    왜냐면, 분기정산 방침도 이번 분기부터 새로 바뀌었는데

    어떻게 또 바꾸냔 말이냐 – 하하하

    그리고 요새 사무소가 발칵 뒤집어졌었는데

    기습 감사 때문이었다 –

    자세한 얘기는 결과가 나와야봐야 알겠지만 –

    참 – 사람 처지라는 것이 –

    이렇게도 – 한번에 바뀌는 거지 –

    새옹지마니 떳떳하게 살아야지~

  • [2014.4.17.] 퀭

    요새는 악동뮤지션과 이선희 새 앨범을 좀 들어보고 있다.

    하지만 – 정말정말 기대중인것은 이소라님의 새 앨범.

    그건. 아직 한번도 안들어봤다…

    요새 악동뮤지션과 이선희 새 앨범이 귀에 좀 들려오니..

    이게 좀 지겨워질 때쯤.

    집중해서 이소라 님 앨범을 파고들 예정 ㅎㅎ

    내가 이야기를 했던가 –

    계약연장을 완료했다.

    내가 우즈벡에 2013년 4월 19일에 왔으니

    2014년 4월 18일이 1년째가 되는 것이고

    보통 관리요원들은 11개월을 연장해서 (비정규직 보호법 때문에 2년을 채우지 않음)

    최종 1년 11개월까지 하고 가곤 하는데…

    나는 11개월이 아닌 8개월을 연장시켰다.

    이것은 내가 원했던 바.

    예전에는 관리요원이 중도에 귀국하더라도 별다른 제약같은 것이 없었는데

    갑자기 규정이 형편없게 개악되는 바람에 중도귀국할 때 패널티가 엄청나게 많아진 것.

    그래서 – 계약연장 전부터 전략적으로 밑밥을 깔아두기 시작했고 – 8개월 연장에 성공!

    원래는 9개월 연장을 얘기했었는데… 후임 관리요원 선발 시즌에 맞추자고 해서 흔쾌히 OK !

    그래서 2014년 12월 18일까지 관리요원 계약 만기가 되었다.

    2014년 안에 우즈벡을 뜰 수 있게 된 것!

    기간을 짧게 잡은 것은

    계획이 좀 있어서 –

    가능성이 희박하더라도, 그것을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보고 싶었다.

    아직은 준비가 미흡해서 – 차마 말할 단계가 아니고

    어찌됐든 간에 차근차근 준비를 해보겠어 ㅎㅎ

    그런데 …

    8개월짜리 계약을 연장시키다보니…

    업무는 좀 방어적으로 하게 되는 것 같다.

    에이 되는대로 그냥 하지 뭐.

    변화를 두려워하는 뭐 그런 것.

    우선 고비만 넘겨보자 하는 그런 것 .  ㅎㅎ

    그런데 우선 좀 고비만 좀 넘겨보자

    휴… 현지적응훈련 좀 끝나고, 감사 좀 끝나고…

  • [딸에게 보내는 편지 The Kids Grow Up] 아빠의 성장기

    일요일, 늦은 첫 식사를 하겠다고 계랸후라이와 스팸을 구어내고 여차여차 우당탕탕 TV 앞 거실 소파에 앉았는데 막상 검정 TV 에 무엇을 틀어낼 지 막막하다.

    좀 전에는 가벼운 미드(프렌즈, 빅뱅이론) 같은 것을 하나 틀어두면 집중해서 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대충 20분짜리 식사시간으로도 딱 맞았는데

    보고 또 보고, 우려먹기를 너무 많이했다

    가끔 – 재밌게 보았던 영화를 다시 틀어서 일부를 보기도 하는데 –

    끝까지 보는 것도 아니고 – 일부만 보기가 그리 당기지도 않는다

    외장하드를 뒤적거려보니

    분량이 되긴 하지만 EIDF 다큐들이 있는 걸 보고

    이것도 언젠가 조끔씩 보고 해치우려고(?) 했던 것이고

    극영화처럼 그렇게 스토리 이해하려고 머리 싸매지 않아도 되니깐

    대충 파일 이름 순으로 정렬된 것 중에서 하나를 틀었다

    “딸에게 보내는 편지”

    뭐지? 좀 신파성 냄새가 나는데?!

    우선, 배고푼데 이것저것 가릴 여유란

    없지.

    우선 틀었다.

    무슨 시한부 인생을 사는 부모의 유언 같은 것을 생각했었는데

    (다큐 내에선 아무도 죽지 않는다 ㅎㅎ)

    그것보단 훨씬 쿨하고, 심플하게도 –

    그저 뉴욕에 있는 딸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LA 로 대학보내는 기로를 주요 시점으로 하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걸 찍은 딸의 아버지가 다큐멘터리 감독이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이 다큐멘터리의 현재시점은 고작 딸이 고등학교 졸업하고 LA 대학으로 가는 스무살 때쯤이지만

    딸이 여섯살 정도부터 홈비디오로 시작해서 스무살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

    아빠이자 다큐멘터리 감독이 쭉 – 거의 최소한 10년 넘게 촬영을 해온 것

    그래서 딸의 어렸을 적 모습과 아빠와 한 약속들이

    현재와 교차가 될 때마다

    풋… 세월이란

    이란 풋웃음이 아니 나올 수가 없다

    d02.jpg

    그래서 나무를 올라타고선 자랑하는 딸아이의 모습부터

    위의 졸업파티 드레스에 몸을 우겨넣고 힘들어하는 딸의 모습으로 순식간에 점프하는 진광경들을 볼 수 있지.

    이 다큐의 영문 제목은

    “The Kids Grow Up”

    인데..

    내용이든, 주제든, 소재든… 영문 제목이랑 더 맞는 것 같다

    다큐의 느낌을 살려 한역해보자면

    “애들은 다 크게되는 법이지요”

    정도가 될까

    어른들이 이야기하듯 푸념을 더 담아서..

    주안점이 우리 사랑스러운 딸의 성장모습을 봐주세요 라기 보다는

    딸의 성장모습을 꾸준히 카메라로 지켜봐오면서

    사랑스러워하면서도

    딸의 독립을 섭섭해하고, 두려워하는

    한 어른의 또다른 성장기(?) 랄까.

    그리고- 다큐답게

    다큐감독과 그의 가족들의 삶을 송두리채 여과없이(뭐 여과가 없을 순 없겠지만)

    보고, 느끼고, 생각할 수 있게되서 좋았다

    보면서 –

    참 부럽다는 생각도 많이 했고

    나도 나중에 저런 기회가 주어지면 저렇게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는데 라는 생각도 해보고

    평소에

    나도 일상생활 같은 걸 카메라를 들고 동영상을 돌려대는 취미가 있기 때문에

    딸애가 찍지 좀 말라고 – 성질 낼 때는…

    이입되서 – 엄청 안타까워하기도 하고!

    “그게 다 너를 위해서 그런거야!” 라며 ㅋㅋㅋ

    그리고 미국식 삶과 문화의 다른 단면들을 관찰하게 되어서 좋았다

    예를 들어 – 딸애의 프랑스 남자친구 로맹이라는 놈이

    일년에 5주 정도 집에 와서 지내는데 미성년자인데도 – 부모들은 딸애 방이 그냥 재우고

    다큐감독이 밤에 이상한 소리가 나면 어쩌지? 걱정되지 않아? 라고 하면

    다큐감독 와이프가 아래와 같이 대답해준다

    d03.jpg

    얼마든지 밖에서 잘 수 있는 애들이라구

    라고 태연하게 대답한다 ㅎㅎ

    침대도 하나 같던데 ㅎㅎ

    사실, 한국에서는 은근히 이성간 내외하게끔 하는 문화가 남아있는게

    상당히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나라서 그런지

    저렇게 믿고 자유롭게 두는 것은 매우 부러웠다

    그리고

    다큐감독의 아버지도 종종 등장하시는데

    웃는 상이 너무 귀여우신 분

    d04.jpg

    그런데 나름 화끈한 면이 있었는데

    바로 6개월 전인가

    다큐감독의 친어머니가 돌아가시자, 그 해에 바로

    지금 캡쳐에 나온 분과 재혼하신 것 ㅎㅎ

    그리고 다큐감독에게는 딸애의 오빠가 하나 있는데

    이 오빠는 입양한 양아들이다

    그런데 조금 쇼크는 ㅎㅎ

    이 양아들은 어렸을때부터 친부모와도 좋은 관계를 맺으면서 지낸다고 한다

    그럼 이 양아들은 부모가 둘인 셈

    매일 연속극만 보면 네가 내 핏줄이야 라며

    울고불고 짜는 게 일상인 한국에서는

    이런 자연스럽고 태연함이 조금 충격으로 다가올수밖에 ㅎㅎ

    d05.jpg

    그리고 이 아들은

    다큐감독이 종종 인터뷰하는데 느껴지는게..

    뭐랄까 – 부자관계 대화라기 보다는

    베스트 프렌드의 느낌?!

    다큐감독이 와이프의 말에 의하면

    피터팬 컴플렉스를 극복하지 못한

    애어른이라고는 해도 ㅎㅎ

    암튼 –

    그런 것도 좀 부러웠다.

    효도라는 거창한 것은 치워버리고

    깊은 우정 같은 것으로 부자-부녀 관계를 채워넣는 것이…

    암튼

    오랜만에 본 다큐였는데

    예상외로 얻은게 꽤 많았다

    얻은거라고 하니깐 – 좀 경제적인 개념 같은데 –

    여러모로 많이 생각하게 해주고

    배우게 해준 것 같다

    보는 내내 가슴 찡하게도 해주고

    다큐라는게 갖고 있는

    강한 힘이란

    이런 거구나 했다지

    d06.jpg

    말미 부분에 딸의 대학교 기숙사에서 작별인사하는 다큐감독

    카메라맨인덕에 몇번 등장하지 않기에 등장해서 – 더욱 반가웠던 –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