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글쓰는 주말이라고 붙여놨지만, 사실상 정말 뭔가를 끄적거린 시간은 토요일에 두시간 가량, 일요일에 두시간 가량이 전부다. 요새 쓰고 있다는 그 시나리오 이야기인데, 지금 헤아려보니 막 35씬을 돌파하였다. 막 나 스스로 대견하다고 생각하면서 기분좋게 집에 왔는데, 내가 이렇게 밖에 나가서 두시간 정도 하고 오면 평균적으로 다섯씬 정도을 쓰게 되는 것 같다. 그러면 주말 토, 일 전부 나갔다 온다고 치면 – 10씬 정도를 쓰게 되는 거고, 한달에 약 40씬. 이 속도를 이변없이 몰아친다면 – 한달 반 정도 후에, 지금 쓰고 있는 시나리오가 완성하게 될 것 같다. 그 시점은 8월 중순. 빠듯하다. 왜 그러냐면, 지금 쓰고 있는 것은 거의 막 갈기다 시피 한 것이고, 이걸 또 다듬으려면 시간이 더 걸린다. 그것 뿐이 아니다. 어쨌든 만들어 놓은 두 편의 시나리오의 시놉시스와 제작계획서인가도 작성해야 된다. 그리고 또 각종 이력서에 포트폴리오까지 말이다. 사실 포트폴리오는 내가 해둔 게 없어서, 낼거라곤 없지만 조금 굽신굽신 하는 거라도 하나 내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내가 영화나 미디어 계통을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작품은 아니더라도 그래도 이런 것 정도를 만든다 싶으면 – 어느 정도 편집실력은 갖고 있어야 라고 – 내보이고 싶어서 말이다.
나름 보람찬 주말이었어. 라고 생각했지만, 나는 언제나 그렇듯 이번에도 마감에 시달리는구나. 하지만 또 한가지 희망은, 내가 내고자 한 것들을, 내게 기한을 못지켜서 못 냈던 적은 딱 한번밖에 없었다. 나머지 약 3건인가는 다 제출은 했었다. 결과는 처절했지만, 말이다. 이번에도 – 이래됐든 저래됐던 기한 안에 낼 수 있지 않을까, 내 고집스러움이 그렇게 밀어부치지 않을까, 이렇게 다독여 보는 것이다.
2년 전에 MB 방우로 차량 CP 에 동원되어 한 일주일 고생했던 적이 있었는데 – 유경험자란 이유로, 역시나 이번에도 차량 CP 에 동원되었다.
다른 점은 그때는 단원이어서 그저 사무소에서 시키는 단순 업무를 쭉쭉했다면 이번에는 조금 더 행사 총괄쪽에 접근하게 되었다는 것과 그때는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했었는데 이번에는 영빈관 쪽으로 배치되게 되었다.
차량 CP는 출장 일행단이 적재적소에 이동할 수 있도록 차량을 보내주고, 이동시키는 총괄 업무부터 모터케이드를 할 때 차량을 정렬시키는 것 (순서지키기!) 차량에 간단한 회화나 뭐 그런것들 부착하기도 하고 등등 차량에 관한 총괄인데 우즈벡 현지 운전기사들이기 때문에 소통할 부분도 많고, 발로 뛰어야 하는 부분도 많은 것.
이번에도 차량 CP 총괄 본부는 인터콘티넨탈 호텔에 차려졌지만 영빈관 쪽에 부소장님이 간다고 해서, 나랑 둘이서 영빈관 쪽을 가기로 했다. 한국교육원장이 차량 CP, 총괄을 맡는다고 해서, 밑에서 일하기에 짱날 것 같기도 했고 항시 새로움을 추구하는 나이기에 ㅋㅋㅋ 영빈관이 어떻게 세팅되어져 있을까 – 하고 궁금하기도 했다. 역시나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은 몸과 마음은 매우 고되지만 쇳구렸던 한국교육원장과 함께 일하는 걸 그나마 피했다는 것과 영빈관 이모저모를 볼 수 있게 됐다는 것.
영빈관은 우리나라로 치면 청와대인데 그나마 여기 있게 되니깐 그나마 한국, 우즈벡 대통령도 보게 되고 대통령 숙소도 볼 수 있었다.
물론 우즈벡 대통령 숙소가 아닌, 대통령들이 방우할 때 묵는 숙소 그러니깐, 그저께 박근혜씨가 잤던 곳.
몇십년째 독재를 이어나가고 있는 우즈벡 대통령과 새로운 형태의 독재를 창조하고 계신 한국 대통령에 대한 존경 따위는 전혀 없지만 우즈벡 최고급 투숙실 형태를 보고싶다는 호기심이랄까. ㅎㅎㅎ
그래서 영빈관 숙소에 관한 사진도 몰래 두장 정도 찍었다! ㅋㅋ
사진을 봐서 알겠지만 생각보다 – 별거 없다는 인상 ㅎㅎ
방 사이즈 자체는 크지만 뭔가 기능적인 것 혹은 인테리어 적인 것으로 채워두질 않아서 허한 느낌이 들고 전부 다 명품 혹은 신상으로 채워져 있지도 않다. 눈에 띄는 것은… 답답해 보이는 양탄자 ㅎㅎ
이건 우즈벡이어서 그런건지, 다른 나라들도 엄청 화려하진 않고 원래 좀 소박한 건지는 잘 모르겠다. 추측컨대 우즈벡의 특성 때문에 그런 것 같긴 한데…
내 동료 관리요원 말에 의하면 한국측 음식 준비도 그리 거창할 거라곤 없었다고 한다. 주요 메인 음식이야 우즈벡에서 준비하겠지만, 일정의 한국음식은 한국에서 온 쉐프가 몇 접시 정도 준비해서 내보냈다고 했는데 그냥 마트에서 파는 김 봉지 뜯어서, 접시에 넣어 보내고 – 후추, 소금통 같은 것도 그냥그냥 일반 식당에서 쓰는 것과 똑같은 걸 쓴다고…
나는 초특급 쉐프께서 어느 지방의 특산품 뭐, 어느 지방의 특산품 뭐뭐 등등을 모으고 모아 수랏상을 차릴 줄 알았건만 –
하하하 미드를 너무 많이 봐서 그런지, 눈과 기대치가 높아졌었나 보다 ㅎ
위 사진은 아침에 대통령 본관 앞을 청소하는 장면인데 이렇게 여러명이 나와서 빗자루로 그냥저냥 대충 빗자루질을 한다. 흠. 이것도 뭔가 기대했던것과는 달랐던 그런 느낌 ㅎㅎ 암튼 무사히 대통령이 가면서 비상 경계가 풀렸으니 … 이제 다시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 –
정말 심신을 빨아먹는 비상 기간이었고 새로운 경험도 많았고 새로운 사람도 보았고, 알아왔던 사람들을 달리 보게 되는 계기도 되었다…
요새 EIDF 2010 다큐시리즈를 열심히도 보고 있다. 다큐멘터리는 영화보다 몰입에 대한 부담이 덜해서 밥 먹을때 하나씩 틀어보곤 하는 것이, 어쩌바도 재미를 붙였고 역시나 정복욕심이 생긴 것이다.
이 시리즈들을 다 해치워 버리겠어! 으으으!!!
하는 것인데, 거의 70퍼센테이지는 보이 않았나 싶다. 다 합치면 약 30편 정도 되는 것 같던데 –
방금은 – 페루의 농민들이 광산개발에 반대하는 항거 과정을 다룬 다큐를 봤는데 내용이 조금 딱딱해서 그리 재밌게 보진 않았지만 내가 이 다큐가 아니었으면 페루 사람들이 저렇게 살아가고 있는지도 페루 대통령이 일본계인 후지모리 였다는 신기한 사실도 몰랐을 것이다.
보다보면 꽤나 지루한 것도 있지만 – 화면 프레임 곳곳에 뿌려지는 자연스러움을 통해서 얻고, 배우는 것들도 꽤 있다.
그제는 “시간과의 사투” 라고 하는 루게릭병에 걸린 이스라엘 청년에 관한 다큐를 봤는데 다큐를 통해… 하버드대 졸업식 풍경을 여과없이 볼 수 있었고… 강당 같은데서, 식순이고, 의전이고 막 위엄있게 하는 한국의 졸업식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어서 형식보다 내용을 중요시하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너무 부럽다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 스티븐 호킹 박사의 음성을 처리하는 모니터도 살짝 엿볼수가 있었지.
어렸을때 TV에서 다큐같은 것을 틀어주면 도대체, 저런건 누구 보라고 만들어놔가지고 나의 황금같은 TV 편성시간을 빼았냔 말인가! 라고 분노하면 채널을 돌리기 바빴는데…
요새는 매일같이 다큐를 보고 있으니 세대에 맞는 장르가 있는가보다 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래도… 난 아직 전국노래자랑을 보는 재미는 이해하지 못하는데. 나중에는 전국노래자랑까지 즐겨 보는 게 아닌가, 싶다…..
삶으란 모르는 거지. ㅎㅎ 내가 갖고 있는 엄청난 철학 강의 영상에도 빨리 정복욕심을 좀 부려주어야 할 텐데 ㅎㅎ 장기적으로 보면 해야할 건 너무나도 많고 – 시간은 없는데 – 또 아이러니하게 시간은 천천히도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