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같은 기관에서 활동하던 ㅈㄴㅇ 이도 가고
연장한 단원들을 제외하고는 이제 우즈벡에서 가장 늙은 기수가 되었다.
코이카 연령대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이제 새로 오는 봉사단원들도 대부분 나보다 어린 분들이 오고
이번 주 금욜, 그러니깐 내일모레엔 내 활동을 이어서 하실 후임 단원도 올 예정이다.
귀국까지 3개월 남았고
오늘은 코이카 사무소를 갔다가 2013년 달력을 받아왔다.
연을 지시하는 숫자가들이 이제 쉽게 익숙해지지가 않아 –
예전에 1996년이란 숫자가 참 예쁘고, 안정감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1997 이란 숫자가 되버리고… 1997은 내내 뭔가, 안정적이지 못하다 – 내게 익숙치 못한 숫자라고 생각.
그게 1999까지 가고…
앞자리 두자리를 20으로 바꾸고 난 이후부터는…
꼭 현재가 아닌 미래에 사는 것만 같은 두둥실 뜬 듯이 살아온 것만 같다.
이천년대 이후 … 그게… 입에 붙기 시작한 것은 앞의 20을 빼버리고
03 학번이라는
학번을 지시하기 시작하면서부터…
그리고 학교에서 덜렁 뛰쳐나오고 –
이것저것 숫자들을 보내긴 보냈는데 –
내게 스물 세살때 뭐했더라?
2007년에 뭐했더라?
라고 불연듯 생각하려 들적에
자꾸만 – 생각이 나지를 않는다.
나의 나이, 이천 몇년도라는 시간을 지시하는 숫자들과
나의 기억들은 퍼즐처럼 맞아들어가지가 않는다.
언제부턴가 – 그냥 놓아버린 것 같아.
붙잡으려 하지 않고
그냥 생경하게 지나가는 숫자들을 너울너울 보내기만 한다.
그 중간중간에
꽤나 아린 기억들도 있고
꽤나 아린 사람들도 있고
그냥, 그렇겠지 – 하면서…
어쨌든 –
11월은 일주일을 남기고
12월이 오고
2013년이 오는 구나-
그런데, 입맛이 이리도 쓴 것은
지금까지 너울너울 보내왔건만은
2013이란 생소한 숫자가 되었든
서른이란 조금 섬뜩한 숫자가 되었든
한국으로 귀향이되었든 간에
그 전에…….
뭔가라도 꽉 쥐어보고 싶은
갈망들 때문이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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