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에 무엇을 들었지? 생각이 하도 안나서 음악폴더를 하나하나 읽어보고 나서야 겨우 추려냈다.추려내면서 느낀건데 점점 음악 듣는 나의 집요함이 조금 덜해진 것 같다.예전에는 정말 한 앨범에 꽂히면 다른 것은 아무것도 안 듣고 그 앨범만 죽자사자 들었다.그러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라… 정말 그때 당시에는 그 앨범이 세계최고! 로 들리는 바람에, 좋아서 그렇게 하는 것이었다.그런데 이번 2012년에는 한 앨범을 죽자사자 듣는 기간도 좀 짧아지고, 다른 앨범들이랑 섞어서도 듣고살짝살짝 듣는 앨범들이 많아졌다. 그래서 어떤 앨범은 2012에 들었던 앨범목록에 넣기도 그렇고, 안넣기도 그렇고예전에는 뭔가 분절이 정확했었는데-사실 특정 기간에 한 앨범만 집요하게 파는 게 더 이상하긴 이상했지.매일매일 겪는 일이 다르고 기분이 다른데, 맨날 한 앨범만 죽창 파고 있으니깐 말이야. 2012 앨범들을 추려보니다른 해에 비해 외국음반들이 부쩍 늘었다.그것은 내가, 외국앨범들을 잘 찾아듣는 경향이 아니어서, 일부로 조금 노력한 면이 있다.여름쯤에 유러여행을 갔었는데 그 전후로 해서 부쩍 해외음악이 많은데…영어 가사로 된 음악이라도 좀 들으면 영어구사에 조금 도움이 될까… 한 나의 미약한 희망이 일조한 것이다. (비웃지마!!!!!!!!) 암튼…. 2012년 DJ의 귀를 즐겁게 했던 앨범들.물론, 2012년에 출시된 앨범들만 얘기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 주의 !(심지어 Radiohead의 OK Computer 까지 있으니 말 다한 것 ㅋㅋ ) * 김목인 – 음악가 자신의 노래 2011년 말에 출시되었지만 간발의 차이로 2012년 초에 나의 귀에 꽃을 피워주었다. 루시드폴과는 다른 또 다른 옹알이 앨범에… 처음에는 생소하기만 했다. 그리고 그 생소함을 넘어서니 “음… 그래도 음악에 몰입된다는 느낌이 별로 없는 것 같아. 하지만 은근히 매력이 있군- ” 하면서 심심할때마다 한번씩 앨범을 돌려듣고, 돌려듣고 했더니 결국 자그마한 꽃을 피워주었다. 담백한 멜로디와 옹알이 창법에 맺혀있는 고민의 흔적들. 음악가로서의 정체성, 현실이란 장벽 그리고 어떤 아련한 낭만성. 이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조화로울 수 있다는 게 조금 신기하기도 하다. * 야광토끼 – Seoulight 미리 검정치마의 키보드를 담당했던 멤버였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알고 들어서 그런지… 헛- 이거 진짜 여자 검정치마인데? 라는 수식어를 뗄 수 없게 만드는 강한 매력?! 마력?! 물론- 찌질한 현실에 발 담근 장난꾸러기 검정치마와는 다르긴 다르다. 야광토끼는 다른 대상을 냉소하고 키득거리기보다는 소망해한다. 음…이제 막 독립한 20대 여성이 어떤 대상을 두고 자신만의 소망들을 솔직, 담백하게 이야기한다는 느낌 적 느낌이랄까 ㅋㅋㅋ 매우 다른 테마인데도… 검정치마와 비슷한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은 보컬 느낌이 비슷하고 백그라운드로 깔리는 키보드 쿵짝쿵짝이 비슷하기도 하지만 어디서 이렇게 재주꾼이 숨어있다가 나타나는 거야?! 하는 내 안의 메아리 때문인지도 ㅋ * 이이언 – GUILT-FREE 내가 한시절 찬양해 마지 않던 Mot의 이이언이 솔로로 돌아왔다. 희안하게 Mot 도 그랬었는데 이이언의 앨범도 듣자마자 좋아졌다. 그의 가냘프게 찌르는 보컬의 매력도 매력이지만 노닥거리는 전자음들이 기묘한 매력으로 끌어당긴다. 그래도 Mot 일 때와는 느낌이 꽤 달라졌는데 Mot 일 때 주 테마가 개인의 감정이 나락으로 깊숙히 빨려들어가는 것을 다뤄줬다면 이이언의 이번 앨범은 개인안의 감정이 주 타켓이기 보다는 뭐랄까. 그 개인의 정체성 혹은 identity가 폐쇄되어 버리고 다른 타자들과 단절되는, 그런 한계성을 지적하는데 맞춰져 있는 것 같다. 아님 말구 ㅋ * 정차식 – 황망한 사내 꽤 묵직하다. 그래서 정차식의 앨범을 정말 오랫동안 mp3 재생기 안에 두었지만 즐겨 듣는데까지는 정말 오래걸렸다. 앞의 앨범들의 멜로디가 제법 상쾌한 느낌이라 듣다보면 좋아지는 반면 정차식의 앨범은 제법 그게 안되더라. 그냥 그냥 – 좋은지 싫은 지 모르겠다가 어느날 시간이 남아, 긴 산책의 도중에 집중해서 팍- 들어봤더니 무거운 돌덩어리가 천천히 굴러들어오듯, 다가왔다. * Antony & The Johnson – I am a bird now 정말 서정적이다. 깔끔하게 정공법을 구사하는 멜로디 안에 목소리 만으로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크게 움직일 수 있다니- 정말 기가막히군, 했고 오랫동안 찾아 들으면서 가슴이 우르르르- 떨리는 걸 자제해야 했던 그 앨범. 주요 테마나 주제는 해외앨범들은 가사 번역이 안되서 모르겠고 ㅋ * Bjork – Post 뷔욕인지, 부욕인지 ㅋ 이름이 어려운 만큼, 난해한 앨범이라고 소문이 나있길래 뭐 얼마나 그렇길래- 하고 약간은 오기로 다가갔다. 정말 난해했다. 뭐 들으면 듣겠지만, 갑자기 소리들을 꽥! 질러대는데 도대체 무엇을 말하길래도 모르겠고, 즐겨지지도 않고 말이다. 하지만 듣다보니 어느새 기억속에 남아있었나 보다. 듣다가 에이 안되겠다, 하고 포기했다가 다른 앨범들과 즐거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데 마치 별미 비빔면을 한번 먹어야 되겠구만 하듯 뷔욕의 이 앨범을 찾게 되었고 그 이후로는 종종 그렇게 찾게 되었다. 듣다보니 꽤 매력있던 앨범. * Eminem – The Marshal Matehrs LP 에미넴. 다들 좋아하지만 나는 잘 안되던 그. 그의 이름을 들었던 것은 고등학교 때였고 친구들이 나도 외국 노래, 힙합류는 안좋아하는데 에미넴은 좋더라구 해서 추천들을 해줬고, 들을려고 노력도 해봤지만 절대 안되서 역시 나는 힙합은 아니구나, 하면서 몇번을 돌아섰던 그 에미넴. 암튼, 결국 2012년이 되서야 안에 들어왔다. 에미넴의 매력은 뭐랄까. 대신 욕해주는 느낌. 정말 욕 하나는 잘 하고, 돌아이 구나- 라고 느끼게 되는 그런 앨범이 아닐 수 없다. (이 앨범을 들어보면 안다- 알송 재생기 가사 번역창을 띄워놓고 ㅋㅋ) 암튼 한번 귀에 꽂히자 꽤 오랫동안 들어댔고 가끔식 빡치는 일 생길때도 한번씩, 대신 욕하게 시키는 그 앨범. * 휘루 – 민들레 코러스 3호선 버터플라이 앨범에도 있긴 있었지만 갑자기 “그녀에게” 노래에 꽂혀가지고 휘루 앨범을 꽤 들었다. 앨범이 기묘하게 시린매력을 지니고 있는 느낌적 느낌 ?! * Radio Head 3 – OK Computer 라디오헤드는 내가 곡 몇개만 들어봤지 앨범 전체를 들어본 적이 없어서 이번에는 맘먹고 한번 이 앨범만 집중해서 파보았다. 명,불,허,전이랄까. 이 십년이 더 된 앨범이- 이렇게도 매혹적일수가!!! 정말 긴 말이 필요없이 너희들 최고구나! 최고란 말이 괜한 게 아니었구나! 라고 감탄할 수밖에 없는. (2012에는 내한까지 해서 내 배를 심히 아프게 했던 !! 내게도 라이브를 보여줘!!!) * The White Stripes – Elephant 2000 년대를 주름잡았다던 화이트 스트라입스. 역시나 명불허전. 라디오헤드가 완전하다면, 화이트 스트라입스는 살짝 불완전한데 그 불완전한 틈을 이리저리 팔딱팔딱 뛰어서 강한 개성으로 매워버리는 느낌적 느낌 ㅋㅋㅋ * 버스커 버스커 한국 대중가요 상반기를 삼켜버렸다는 버스커 버스커. 좋다던 대로, 들어봤더니 역시 내게도 좋았다. 슈스케를 내가 잘 안봐서- 슈스케 때는 어떻게 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이런 능력있는 애들이 슈스케에 나왔었다니, 놀라웠다. 참, 재주꾼. * 생각의 여름 – 곶 이게 몇년만의 재회인가. 이름만으로 아련해지는 그대. 생각의 여름. 그런데 이번 앨범은 참 특이하게도 원트랙으로 해놓고 그 안에 약 30초 정도의 분절로 곡들이 이어지고 있었다. 다 덜어내고 남은 노래 라는 수식어가 괜히 나온게 아니구나, 싶었다. 사실, 이번 2집은 1집처럼 집중적으로 오래듣지는 않았다. 하지만, 들으면서…. 아… 이 앨범은 내가 계속 그리고 종종 찾게 될 그런 앨범이구나, 하고 생각했다지. * 그림자궁전 9와 숫자들의 9가 예전에 활동했다던 그림자궁전 (아 현재도?!) 9와 숫자들과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쉽게 빨려들지도 않고 그런데 무슨 ‘훅’ 이라도 있던지 듣다보면 아아- 계속 무한 루프 해줘- 하고 외치게 되는 강한 매력의 소유자. 그룹 이름처럼 정말 앨범도 묘하다. * 무키무키만만수 – 2012 2012 화제의 그룹! 무키무키만만수, 나도 들었다. 독특하고, 재미있지만 한 앨범만 오래듣기는 조금 힘든 그런 앨범이었음. * Adele – 19, 21 올해 이리저리 꽤나 화두에 올랐던 Adele. 주위에 은근 한국팬들도 많았던 그 Adele. 처음 들을때는 어쩔 수 없이 Amy Winehouse 를 상기시키고 Amy Winehouse보다 조금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또 그녀만의 글래머스러운 멋스러움이 있구나, 하고 듣게 되더라. * 전기뱀장어 – 최고의 연애 원래 여름에 Ep 앨범을 들었고, 가을에 정규 앨범을 들었지. 사람들에게 들려줬을 때, 인디스럽다- 라고 이야기하더래지만 (뭐가 인디스러운건지 모르겠지만) 내가 듣기에는 오, 이건 정말 대중적인데?! 오 거기다가 꽤나 좋은데, 오 꽤, 꽤- 가벼운 마음으로 듣기 시작하다가, 조금씩 조금씩 깊게 밀어 넣으려고 하던 전기뱀장어. 처음에는 보컬의 한계가 있는 듯 싶다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것도 나름 매력인 것 같다. * Maroon 5 – Overexposed 언제나 비주류를 지행하는 나. 모두들 싸이를 듣고 있을 때 나는 싸이의 바로 앞에서 수많은 한국인들을 애태우던 마룬 5를 택했다. 처음에는 호기심에- 싸이 앞에 있다던 개네들이 뭘까? 했었고 처음 들었을 때는 완전 거부반응. 뭐야, 완전 팝이네. 그런데 스트레스 좀 쌓이고 생각하는 거 싫을 때, 한번씩 쿵짝쿵짝에 기묘한 음역대의 보컬이 그리워서 찾았는데 언제부턴가 맨날 듣고 있더라. 빌보드 1위한 얘네게 진정한 메인스트림이라 할 수 있으니 내 취향이 언제나 대중적이지 못한 것은 아니지 않나? ㅋ * Muse – The 2nd Law 스펙타클 웅장함의 대명사 뮤즈. 뮤즈는 원래 지산에서도 한번 영접하기도 했고 그래서 계속 지켜봐야지 해서… 새 앨범이 나오자 마자 찾아 들었다. 역시나 여전히 술취한 목소리에 웅장함. Madness는 조금 예외지만 ㅋ 암튼, 별 이견없이 좋았다. * V.A – 블루스 더, BLUES 트위터에서 이 앨범 광고들을 많이 하셔가지고 궁금해서 받은 컴플리이션 앨범인데 다양한 목소리로, 담은 꽤나 이색적인 컬플레이션 앨범이었다. 원래 내가 블루스를 그리 많이 접하는 타입이 아닌데 이 앨범으로 이것저것 접하니 아… 블루스라는 게 이런건가 보다, 하고 감을 좀 잡게도 되고 색다린 보컬들을 만나게 되서 기뻤다. * 3호선 버터플라이 – Dream Talk 허클베리핀과 3호선 버터플라이가 웬지 비교대상으로 생각하게 되는데 (나에게는) 언제나 내게 갑은 허클베리핀이었다. 왜냐면 허클베리핀은 2011년에 낸 앨범을 제외하고, 모든 앨범을 내가 매우 사랑해주었지만 3호선 버터플라이는 초기 앨범을 내가 잘 듣지 않았기 때문. 그리고 허클베리핀의 노래는내가 이입되어서 공감을 할 수 있는데 3호선 버터플라이는 그런 이입의 여지가 별로 없는 분위기였다. 뭔가 몽롱하고 난해해서 말이지. 그런데 이번 앨범은 완전 마음에 쏙- 들었다. 이제야 3호선 버터플라이의 매력을 알겠다면서… 3호선 버터플라이가 이제 더 갑의 위치에 둬야겠는데- 라고 생각할 정도. 특히 이번 앨범에서 보컬 남상아의 매력이 도드라지는데- 마치 물 만난 돌고래처럼 쭉쭉- 뽑아주시는데 어디 견줘도 엄지손가락을 내밀 수 밖에 없을 듯. (역시 나에게는) * 빅베이비드라이버 / 김목인 + 빅베이비드라이버 – 사려깊은 밤 먼저 들었던 것은 김목인과 함께했던 “사려깊은 밤” 이었다. 오오- 이거 꽤나 좋은데- 해서 정규앨범도 찾아들었는데 역시나 꽤나 좋았다. 그런데 요상하게 빅베이비드라이버는 곡 별로 개성은 조금 적은 것 같다. 앨범을 듣고 있으면 꼭 그냥 곡 한덩이를 듣고 있는 것만 같다. 이것은 장점이자 단점. * 9와 숫자들 – 유예 2012년 마지막을 장식했던 영광의 앨범은 9와 숫자들 2집 “유예” 첫 곡을 틀자마자 짜르를르- 가슴을 짜앙- 하게 하는 이 느낌. 그래, 바로 이 겨울에 널 기다려왔던거야- 라면서…. 들었지. 1집같은 다채로움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더욱 깊어진 곡들도 꽤 있다. 그리고 1집에 수록되있던 “낮은침대” 를 리메이크(다시 만들었다고) 했는데 오오 – 이 노래가 이렇게 좋은 노래였어! 라면서 새삼 놀랐다. 1집에서 연날리기와 캠버스 부기를 제일 즐겨 들었던지라… 다만 아쉬운 것은, 곡이 조금만 더 많았더라면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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