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은-외롭고 웃긴 가게] 나 뿐만이 아니야, 너 뿐만이 아니야

눈 꼭감고 바라보는 해 혼을 열고 일렁이는 불
생각없이 느껴지는 바람 입을 닫고 깨물은 달빛
다른 빛은 죽이지 못해 내 안에 있는 붉은 빛
겉모습은 노랗지만 나의 시적인 꿈은 너무 붉은거야
그대 안에 있는 그것도 아무도 이해하지 못할 걸
숨기자. 지금도. 어디를 가든 오목하면서 둥그렇게 붉은 활
반사작용인 줄 알고 들여다 봐도 아직 거기에
그대는 새빨간 활 그대는 새빨간 활
우리안에 있는 붉은 빛 늘 항상 따라다니고 있지
아무도 모르겠지 나의 광적인 꿈들안에 있으니까
-[새빨간 활]

내면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외로움, 그리움 같은 잔인한 감정들이

지부깽이같이 자신을 휘휘- 저어버리고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불안해져서
사는 꼴이 우스워져 버렸다.

그런데,
7집 앨범이 무엇보다도 호소력이 높은 이유는
회괴망측한 내면과 리듬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날생선처럼 오롯이 들어내고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이상은 앨범중에
내가 제일  자주 찾는 앨범이 바로 이 7집 “외롭고 웃긴 가게”이다.

진정
이 앨범은 나를 위로해준다.

책 “88만원 세대”가 나왔을 때
우리 세대를 ‘88만원 세대’ 라고 인식해주기는 하는구나
와 같은 냉소 섞인 위안처럼

그녀가 외로움에 몸을 떨때
그래, 나 뿐만이 아니구나 하는
동질감 안에서 끌어 올려지는 어떤 유희

그녀는 나를 그렇게 위로하고
나는 그녀를 또한 달래준다.

나 뿐만이 아니야
너 뿐만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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