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게 D는 합리적인 사람이라는 인상을 남기고 있는 인물이었다.
깊지는 않지만 다양한 분야에 대해 알고 있는 바 많았고
또 그와 마찬가지로 그 정도를 알수는 없지만
많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
대인관계 잘한다는 평을 들을정도로 속물-사회인 의 얼굴은 아니었고
순하고 착했던 것이다.
그는 떠올려본다.
D에게 무엇이 잘못되었던 것일까?
그와 주고받았던 시집노트가 제일먼저 떠올랐다.
떠오르는 시구절은 없었지만
그의 어휘와 어휘속에 담겨진 그의 생각들.
그때 그는 D가 충분히 발전할 수 있는 비판적 시각을 품고 있었지만
그것들을 발전시키고 있지 않다는 것에대해 아쉽게 생각하고 있었다.
화제거리를 유도할 정도의 비판적 시각.
가끔씩 화려한 로망스를 떠올릴 정도의 감성적 시각.
거기에 덧붙여진 친절함이 D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었는데…
그것은 아무 문제도 되지 않는 것이었다.
그는 오히려 D의 그런 것들이 너무도 부러웠고, 가끔씩 질시하는 마음을 가지기도 하였다.
D는 행복하게 살 수 있을것만 같았다.
속은 비었지만, 겉은 딱딱하다는 평은 온전히 그의 시각에 의존한 것에 다름아니었다.
D는 단지 D일 뿐이었던 것.
그것은 문제되지 않는다.
그런데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났고
D의 환경이 D를 가해자로 만들었고
전국구 뉴스와 인터넷 포탈의 메인을 장식하게 만들었다.
‘반신마비를 할 정도로 폭행을 가한 자’
그는 D를 옹호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단지, D에게 일어나선 안되는 일이 일어났고
그는 함께 지냈던 D를 떠올려보고 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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