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수업이 있어서 외출하는 김에, 낮에도 뭔가의 무료 이벤트가 있으면 좋겠다. 하고 CJ에서 하는 신인 스토리텔러 등을 대상으로 하는 특강을 들으러 갔다.
앞 2시간은 한국 역사를 콘텐츠로 연구하시는 분이 와서, 고전 자료에 숨겨놓은 이야기들을 가볍게 소개해주었다. 고전, 한문, 역사 비슷한것에 영 꽝이어서 아는 바가 없었던지라… 아- 정보를 이렇게 찾으면 좋겠구나. 하고 고전에서 소재찾는 방법을 일면 배운 것 같다. 그 중 인상깊었던 것은 “영영일기”의 대목을 소개해주는 부분이었다. 영영일기는 조재호란 분이 지방관리로 재직하면서 관련 내용을 일기를 쓴 것인데, 관리로 재직 도중 곡식을 싣은 배가 침몰하고 말았다. 배가 침몰하자 조재호는 인근의 잠수부를 총동원해서 끝까지 시신을 수습하라고 했으며, 결국 시신을 수습하여선 죽은 이의 이름을 자신의 일기인 “영영일기”에 꼬박꼬박 나이와 함께 적어둔 것. 강연자가 이 내용을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을때 소개를 해, 사람들의 많은 호응을 얻기도 했다고 정말 간단하게 소개하고 넘어가는데도 몇몇 사람들의 손이 눈가로 가더라… 세월호 참사는 한국 사람들에게 아직 치유되지 않은 상처로 참 깊게도 남았구나… 라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뒤 2시간은 명량의 김한민 감독 특강이었다. 그의 작품은 명량 본 게 다인데, 그 마저 내가 그리 좋게 보질 않아서 별 기대없이 들었고- 듣고 난 소감은 아- 기대 안 하길 잘했구나. 하는 것. 주요 골자는 대중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영화를 기획해야 한다는 것에 관한 짧은 이야기와 나머지는 최종병기 활과 명량의 DVD 코멘터리를 틀어버렸던 것. 난 명량의 코멘터리는 이미 본 거여서… 저건 각자 집에서 봐도 되는 건데, 굳이 여기 와서까지 봐야할 이유는 무엇일까… 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대중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영화를 기획하라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면서도, 매우 경계해야 하는 명제인데- 강연자로서 자신이 그 길을 가고있다고 해서 그것만 얘기해버리면 그게 전부인양 여길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대중의욕구에 충분히 부합하는 영화를 만드는 작업은 매우 중요하고, 그런 필름메이커들의 가치 또한 매우 소중하지만 –
그것은, 결핍을 드러내지도 않고, 채워줄 수도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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