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일상

  • 여름방학

    방학 중 내내 한가하다가

    요새 갑자기 빡빡했다.

    동기 중 하나가 연출하는 작품에 촬영을 도와주고

    중간에 정동진영화제를 갔다가

    다시 또 다른 동기 중 하나가 연출하는 작품에 촬영보조로 나름 열일

    까맣게 그을릴수밖에 없는 일정.

    겨울보다 여름을 잘 견디는 타입인데도- 한낮 야외 촬영이 힘들긴 힘들더라.

    걱정인 것은

    열심히 하는 게 꼭 좋은 결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슬픈 현실이랄까.

    개강 전에 마무리해야 할 것들이 많은데

    오늘 하루는,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전부 미뤄버렸다.

  • 보조출연

    가만히 앉아있기만 하는 보조출연이라도- 뭔가 산소부족으로 스태미너가 소비되는 듯.

    정하담씨가 주연이라서 – 현장에서 그녀의 연기 모습을 볼 수 있나, 기대기대하고 갔는데

    촬영하는 컷이 너무 간단한 것이어서 보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없었다…ㅠ

    다만, 포스있는 모습에… 정말 독보적인 배우다, 라는 생각은 계속 들었다.

    배우님의 앞자리에 앉아 시험지를 나눠주고, 프레임에서 내 어깨를 걸었음을 나름 기념으로 생각하며

    저거나마… 거의 유일하게 같이 찍힌 사진이라며 인증샷마냥 여기 올린다  (비굴비굴 ㅋㅋㅋ)

    요새 영화 등을 보면서 계속 지속적으로 드는 생각은

    씬의 시작부에서 굳이 친절하게 공간을 소개해 줄 필요가 있을까, 하는 것.

    안 그러면 튈려나? ㅎㅎ 아 어려워

  • 오늘의 동선

    소니 카메라에 또 고장증상이 생겨 남대문 소니센터부터 방문.

    수리기사님이 자주 뵙게 된다고 서로 어색한 인사를 마친 후- 여기서 바로 부품 교체로 해결할 수 있다고 해서… 에이- 환승할인은 포기해야겠구나, 하지만 카메라를 바로 받을 수 있다니, 기쁘군.

    하며 한참 후 메모리카드랑 연계된 일정의 부품을 3만 2천원에 교체하고 서비스 센터를 나섰다.

    다음은 필름을 맡기고 파나소닉 렌즈 수리를 맡기로 충무로를 가야한다.

    어차피 환승할인도 안되는 것, 교통비 아낄 겸 걸어가자며…

    먼저 필름부터 필름스캔을 맡기고- 사설 수리업체에 찾아갔는데- 이 렌즈는 수리가 안된다고 고개를 절레절레한다.

    그리고 업체에서 남대문에 파나소닉 서비스센터가 있으니 그리 가보라고 안내해줬지만

    일말의 의심이 들어- 파나소닉 남대문센터에 전화를 해보니 (오늘 한 일중 가장 잘한 일!)

    남대문센터는 렌즈 수리는 담당하지 않는다고, 서초점에 가라고 말해준다.

    그래서 지하철을 타고 서초점으로 가려는 지하철을 타려는 찰라

    카메라를 잠시 들여다보니…어랏? 기분좋게 수리한 이 카메라가 배터리 오류란 메시지가 뜨면서 또 작동을 멈춘다.

    급히 소니센터 수리기사님과 연락을 해보니, 카메라를 맡겨야 할 것 같다며… 해서

    급히 남대문 쪽으로 선회해서…. 카메라를 맡겼다…

    이걸로 세보니, 이 카메라의 다섯번째 고장이다.

    처음에 셔터막 교체, 두번째 메인보드 교체, 세번째 배터리 고장, 네번째 SD 카드 근처 전원부 교체

    그리고 이번이 다섯번째… 과연 이 다섯번째가 마지막 고장일 것인가… 하는 의구심도 들고

    이번에 수리비는 또 얼마나 나올 것인가 우울해지기도 하고…

    이 카메라는 어디 쉽게 빌려주지도 못하겠다, 라는 생각도 들고…

    세상에서 가장 짜증나있는 사람으로  돌변하여 파나소닉 서초점에를 갔다.

    내가 왜… 이 렌즈를 고치러 와야하는거지… 하는 회의감이 들어-

    파나소닉 렌즈는 수리 후, 찾을 때는 그냥 택배로 보내달라고 하고

    학교까지 오는데 외주 맡고 있는 저자가 또 전화를 해서- 집에 들어가면 또 수정사항을 얘기해주겠다고 한다.

    원래는 교정으로 넘기고 나서, 수정사항을 한꺼번에 하기로 한 것을

    교정으로 넘기기 전에 수정을 또 한번 하고, 교정 보고 난 후 또 수정을 하겠다는 얘기.

    이건 뭐…

    1차, 2차 수정… 이런 게 아니라 수시로 내용 고치고 사진을 이것 넣었다가 저것 넣었다가…

    수정하자는 것도 전화로… 그것도, 수정사항만 간략하게 얘기하는게 아니라 관심없는 이런 저런 얘기들 부연까지…

    멸망하라 지구여!

  • 새벽, 광주, 돌아다님

    뻐근하고 덥고 설탕이 필요한 듯 싶어서 잠깐 밖에 나갔다

    편의점에서 돼지바만 사먹고 돌아갈까 하다가, 늦은 시각이라 생각보다 안덥네, 하면서 새벽의 능평삼거리를 돌아다녔다.

    이 동네는 참 족보없다고 느끼는 게- 건물들의 나잇대가 거의 비슷비슷하다… 한 10년 내에 생긴 듯한 새것스러움.

    그리고- 성남, 판교의 도심이 커지고, 집값이 비싸지면서 이 동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곳곳이 공사판이다… 상가들도 조금 마초스러워서

    젊은 층이 주로 갈 법한 것들 보다는 고깃집, 도우미 항시대기를 붙여 둔 노래방 등이 많다…

    뭔가 점점 북적거리고자, 꿈틀꿈틀 대는 지역엔 처음 살아보는 것 같아.

    부안은 시간이 갈 수록 쇠락하는 곳이었고

    대학로는 이미 번성해 있는 곳이어서… 더 발전한다기 보다는… 조금 정체 수준이었고

    연신내도 이미 자리가 잡히고… 오래된 집들이 조금씩 빌라로 리모델링이나 하는 수준이었는데

    여기는… 지나가다가 어랏? 여긴 웬 공터가 그대로 있네?! 하는 순간

    바로 며칠 뒤 대규모 공사가 시작되어버리는 그런 동네…

    공사차량도 낮에는 꽤나 왔다갔다 하는 것 같고- 이사 오는 집도 많고- 빌라 분양문의 현수막도 엄청많다…

    무분별한 빌라 난개발이란 타이틀로 jtbc 뉴스룸에도 나왔던 곳이니 뭐…

    이 무분별함으로 인해… 삼거리는 매일같이 눈치를 보며 끼어들기를 하고, 사람들은 또 그 사이사이로 무단횡단을 즐비하게 하긴 하는데…

    그래도- 뭔가 생기있는 곳이다, 라는 느낌이 들게 한다…

    내일은 뭔가 더 좋아져있겠지, 하는 속물적인 기대심리가 은근히 생기기도 하고…

    한때 돈 놓고 돈 먹기를 했다던 90년대의 서울의 부동산 시장의 풍경이 이랬을까.

    시골에 살던 난 겪어본 적이 있어야지 ㅎㅎ

  • 미뤄뒀던 것들을 하기

    오전에 일어나 약간의 외주 수정 작업을 하고 나니, 시간이 남았다.

    그러니, 미뤄뒀던 것을 해야지?! 라고 생각만 하고, 잠을 잤다… 일어나보니 거의 저녁 5시.

    꿈 중에선 운전하다가 사고도 한번 나고, 우즈벡에 내가 다시 돌아가서 예전에 살던 집으로 돌아갔는데… 그 집에 어둠의 기운이 새로 생겨나 있기도 했다…

    개꿈.

    일어나서 저녁해먹기는 너무 귀찮았으나

    사먹으면 또 돈이니깐. 돈까스를 튀겨 먹었다. 역시 고기는 언제나 흡족하기만 해.

    가만히 있는데도… 뭔가 집중이 안되고… 뭐가 이리 안될까 싶어서… 뭔가 봤더니

    덥고 습해서 그런 것이었다.

    집 자체가 그리 더운집은 아닌데- 에어컨을 틀고 나니, 이전까지 느꼈던 불쾌감이 싹 걷히고… 쾌적해졌다…

    인간은 이렇게도 단순하지.

    에어컨을 틀어두고…

    미루고 미뤄뒀던

    운동화도 빨고

    사운드 장비 하나를 중고나라에 올려두고

    마트가서 멀티탭 하나를 사오고

    어도비 프로그램을 버젼업했다…

    이제 미루고 있는 것은 형광등 청소만 빼고 거의 다한 듯 싶네.

    방학이 되니, 훨씬 여유롭긴 하다만-

    왜 여유로운거지? 헉 뭐가 잘못된건가?! 하고 초조하기도 하다…. ㅎㅎ

  • 정동진도 간다~

    뜻밖의 곳에서 영화초청이 된다.

    원래 인디포럼이나 여성영화제 쪽을 예상했었는데- 그 쪽은 다 떨어지고

    지금까진 미쟝센단편영화제와 정동진독립영화제…

    정동진은 규모가 큰 곳은 아니지만

    바닷가에서 보는 야외상영, 꽤나 매력적일 것 같다…

    정동진은 한 두번정도 갔던 것 같은데…

    그게 다 스무살 언저리쯤이었으니

    감개무량 ㅎㅎ

  • 미쟝센단편영화제가 남긴 것들

    혜리 / 발악 /묨 / 방문 / 버닝브라더스

    폭발하는 황혼 / 첫눈 내리는 날 / 모놀로그 / 사창리 / 감독님 연출하지 마세요

    주우와 한별 / 마이 케이컬 러브 / 마음의 편지 / 윤리거리규칙

    고철을 위하여 / 사랑이 죄인가 / 따로 또 같이 / 나의 새 남자친구 / 나 여기 있어요

    저 사람 / 악당출현 / 씨름 / 종합보험 / 치석 / 콜

    그 냄새는 소똥냄새였어 / 기쁜 우리 젊은 밤 / 첩첩산중 / 인류의 영원한 테마

    음유시인 / 밀실 / 첩첩산중 / 텐더 앤 윗치

    장례난민 / 야간근무 / 더 헌트 / 경계 / 오제이티

    가리워진 길 / 복덕방 / 물가의 아이 / 이 모든 것을 벗어나기 위하여 / 보호자 / 동백꽃이 피면 / 염색

    사랑하는 사람의 아이를 낳는다 / 혜영 / 2박 3일

    앰부배깅 / 장롱면허 / 누렁이들 / 다희 다이

    :: 모놀로그의 김현목, 이지원 / 사창리의 이준창 / 주우와 한별의 이주우 / 마음의 편지의 김휘규, 박현주 /  악당출현의 오희준 /  기쁜 우리 젊은 밤의 권오성 / 첩첩산중의 이윤상 / 복덕방의 정재광 / 동백꽃이 피면의 김도영 / 염색의 민효경 / 혜영의 김용삼, 문혜인 / 다희 다이의 김민주

    수상결과는 꽤 의외다…

    왜… 왜죠?!

  • 고장

    푸마의 에어컨 가스가 다 새버렸는지 에어컨이 선풍기보다 못한 바람을 내뿜기 시작했다.

    차량 에어컨 없는 우즈벡에서 4년이나 살았어도… 더운 건 더운 거 였다.

    더욱이 시내도로는 그나마 창문 열고 다닌다해도, 고속도로를 창문열고 다닐 수는 없으니… 결국, 카센타로 향했다.

    컴프레셔, 밸브 등등 정확히 이름을 모르겠는 것들을 몽땅 갈면 수리비로 50만원이 나온다고 했다.

    내가 이 차를 30만원에 샀는데, 에어컨 수리비가 50만원이라니…

    그런데,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듯 싶었다.

    이 차 사고, 뒷 브레이크와 사이드 고치는데 30만원, 팬벨트 교체하는데 20만원. 에어컨 고치는데 50만원.  지금껏 거의 백만원이 소요되었다.  수리비용만.

    차를 수리 맡기고 근처 까페에 가서 이것저것 끄적이며 시간이나 때우고

    카메라나 조작해볼까, 하고 삼각대마저 함께 들고 갔다.

    심심풀이 촬영을 조금 하고… 모니터링 하려고 내 쪽으로 카메라를 돌리니, 카메라가 팍 꺼졌다 켜진다.

    그리고 방금 촬영했던 파일도 날아가버리고.

    이건 가끔, 충격이 가해지면 나타나는 현상이긴 한데, 요새들어 부쩍 횟수가 늘어진 것 같다.

    메인보드 교체 이후, 화밸도 푸르딩딩해지고..

    부랴부랴 남대문까지 가서 카메라를 맡겨보니 전원 상단부 회로 문제인 것 같다고 하며, 또 맡기고 가야한다고 한다.

    이 카메라… 140만원 주고 사서

    한달만에 셔터막 고장으로 20만원에 교체하고, 지금으로부터 2주전에 메인보드 고장나서 40만원에 교체했는데

    상단 회로부 고장은 또 얼마가 소요될지….

    집에 왔다.

    오랜만에 청소를 하는데, 15만원 쯤 주고 산 중고 냉장고 바닥에 또 물이 고여 있다.

    냉장고 사자마자 나타난 현상이라, 판매자 분이 직접 오셔서, 냉장고 문이 미세하게 열려 있어서 나타나는 문제라며 대강 고쳐주고 가셨는데..

    그 이후, 물이 잠깐 안 새다가… 또 근래에 다시 물이 새기 시작했다.

    냉장고 문이 미세하게 열려 있지도 않다…  샌 물이 멀티탭 쪽에 닿는 것이 불안하게 만든다.

    또 책상 위 샤오미 보조배터리도 고장이 나 있고…

    쌰구려 가성비 같은거나 따지니, 주변에 고장난 것만 점점 쌓여가는 것 같다.

    괜시리 다운되게 만드는 인스턴트 일상

  • 벌써 1학기가

    학교에 새로 들어갔다 해봤자, 4학기 뿐이다.

    2년이면 끝나버릴 학사일정의 1/4 이 휙 지나버렸다.

    그 사이, 학교에서 배운 것들로 영화에 대한 태도가 바뀐 것이 신기하기도 하지만

    내가, 바로 좋은 연출가가 나설 수 있을만큼 준비돼 있을까, 에 대한 질문엔 주저하게 되기도 한다.

    이 정도면 어느 정도 됐겠지, 라고 생각했던 지난 어떤 시기가 부끄러워지기도 하고

    또 다급하게 지나가버릴 남은 시간들을 생각하니 괜시리 초조해지기도 한다.

    학교 때문에 능평리로 이사온 지 제법 한달이 차 가는 시점에

    오늘에서야 제대로 된 밥을 차려먹었다…

    예전에 팟캐스트를 틀어놓고, 연신내에서 줄기차게 해먹었을때가 떠오르기도 하는데..

    이제 곧 방학일테니… 이런 시간도 좀 더 많아질테다…

    초조함 속에서도 꿋꿋이 안정된 여건을 만들어내어

    다져나갔으면… 하는 마음에 오랜 마음에 끄적여보았다.

    이제 내일 발표 2개니까- 그거 준비하러 가야지.

  • 전주영화제 참관기

    전주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던 15년도 더 된 때에 전주영화제가 처음 시작되었다. 고등학생인 나는 전주에서 무슨 영화제, 지역에서 뭔가라도 해볼라고 아둥바둥 예산만 쓰다가 망하겠군. 이라며 시크한 태도를 취했는데 그 영향 때문만은 아니고 어쨌든 20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영화지망생 노릇을 하면서도 전주영화제는 한번도 못갔다. 이번이 처음이었다. 영화인들이 눈도 배도 푸짐하게 호강시키는 영화제라며 좋아들 하고, 전주에서 차로 한시간 거리에 고향집이 아직 있는지라 남들보다 접근성도 유리한데도 안갔던 것은 지역영화제까지 찾아갈만한 열정이 없어서, 였다. 사실 전주영화제 뿐 아니라 부산, 제천 등등도 찾아갔던 적이 없었다. 영화제라고 하면 뭔가 버라이어티한 축제 한 마당이 벌어질 것 같지만 사실상 어두컴컴한 극장을 왔다리 갔다리 할 뿐인데 왜 거기까지 찾아가나? 뭐 좋은 영화면 어떻게든 나중에 찾아볼 수 있겠지? 게다가 교통비, 숙박비, 밥값까지 부담되니… 하는 못되고 게으른 마음이 있었다.

    어쨌든 거기까지가 전사이고, 올해 처음으로 전주영화제에 갔다. 전주영화제가 매해 조금씩 이상해지기도 하고, 괜찮아지기도 하고 그렇다던데 난 처음 간 지라 대조군이 없었고 국제영화제의 위상에 걸맞게 영화 프로그램이 방대해서 선택의 폭이 넓은 것에 꽤 놀랐다. 서울에서 하는 미장센, 아시아나, 여성영화제 등은 시간대별로 볼 수 있는 영화가 많아야 둘 중 택 1 정도였는데. 어디서 듣도보도 못한 영화들이 전주 밑반찬처럼 풍성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정말 영화제에서만 볼 수 있는 작품들이 여기 모여 있었다. 영화의 거리에 자리한 CGV, 메가박스, 전주시네마타운 이 세 극장에서 주로 영화를 봤는데 프랜차이즈 극장이 아니라서 호기심을 자아냈던 전주시네마타운의 상영환경이 너무 안좋아 실망스러웠다. 낡은 프로젝터에 깨지는 사운드로 보고 있으려니 먼 길 달려 온 영화에게 미안할 정도였다.

    전주영화제 기간 동 총 5편을 예매해 보았는데 그 중 익스팬디드 시네마 단편선이 가장 전주영화제 스럽다라는 생각이 든다. 실험적인 작품들이 모여있었는데 단편 하나는 집 안에 있는 고양이만 계속 찍어두었다. 저것도 디지털 영화의 얻어내기의 일부인가 보다. 라며 자세히 보다보니 이걸 왜 유투브가 아닌 극장에서 봐야하나 라는 생각에 잠시 빠지기도 했다. 그리고 사막 위에 서 있는 인물들의 정적인 모습을 회화처럼 담은 또 하나의 에세이 영화. 뭔가 감흥이 밀려오고 있었으나 살짝 졸았다… 그리고 카메라를 거칠게 뒤 흔든 또 한편의 영화와 그 이후에는 다양한 의미를 삽입할 수도 있을 것도 같고, 아무 의미도 없는 것도 같은 도전적인 생뚱맞은 서사의 극영화가 한편 나오고, 마지막엔 3D 극영화인데 내러티브는 뻔한 영화가 하나 나왔다.

    각 단편들이 틀어져 나올 때, 난 언제나 뭔가 준비를 하도 보려고 한다. 이번 영화는 의미일까, 감흥일까? 고양이, 사막 풍경, 뒤흔드는 카메라가 나올 때는 의미는 포기하고 내가 느끼는 감흥에 집중해야 할 것만 같았고- 명백한 극영화가 나올 때는 의미에 조금 더 집중하려고 했다. 사실 감흥만 생각한다고 하더라도 의미가 완전히 배제될 순 없으며, 의미를 주로 고민한다고 해서 감흥이 덜 한 것은 아닌데도. 내 스스로 그렇게 프레이밍을 하고 노력해야만 보일 것만 같고, 누군가 이 영화 좋았어? 라고 물었을때 그 감상을 언어화 할 수 있을 것만 같아서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어떻게 됐나? 좋았나? 안 좋았나? 라는 대답에 뭔가 느낌적인 것과 이성적인 것을 여기저기 뒤적거려보아도 뭐 하나 또렷하게 끄집어 낼 수 있을 것은 없었다. 하지만, 남은 것들은 있다. 고양이를 영화라고 우기는 창작자의 고집, 사막 위의 두 인물이 풍기는 고요, 거칠게 흔들어 버리는 카메라를 우직하게 담고있는 스크린, 생뚱맞게 목 잘려버리는 캐릭터가 유발하는 웃음, 3D 매체를 활용하려는 소품배치. 이것들은 찰라보다 조금만 더 긴 인상들이지만 그렇게 남은 것들이 앞으로 조합되어 내 안의 무언가에 어떤 영향이라도 주지 않을까?

    영화의 감상을 표현할 때, 재밌었다/재미없었다. 라고만 표현하게 되는데, 한국어 또는 언어 자체의 한계를 느끼게 된다. 관객이 영화라는 총체를 재밌었다, 재미없었다 라고 응축하는 것 또한 감상의 자유이지만, 어떤 영화에 있어선 다른 목적을 갖고 접근하고 또 다른 것을 얻어낼 수 있지도 않을까, 하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전주영화제의 영화들은 그런 이상한 영화들을 많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그런데 또 한 가지 들었던 생각이 전주영화제를 개최해주는(?) CGV나 메가박스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라는 것이었다. 이른 바 예술이네 뭐니 하는 이상한 영화들을 이렇게 전주영화제 기간 동안 할당해서 틀어주니깐, 평소엔 안 틀어줘도 괜찮지?! 하는 것은 아닐지. 이런 풍성한 영화들을 영화제에서만 만날 수밖에 없는 것일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면서 가장 열악했던 시설의 극장이 프랜차이즈 극장이 아니었다는 현실 또한 잔인하다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