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명치료 중인 어머니의 존엄사를 기로에 두고 가족들이 서로 충돌한다.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는 가족들은 이게 오히려 어머니를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어머니의 존엄사를 가로막는 주인공은 자신이 계시를 받았고 어머니가 살아날 수 있을 거라며 극구 반대한다. 여기서 가족들의 지옥도가 펼쳐지기 시작한다. 하루하루 형벌처럼 늘어나는 경제적 부담을 감당할 수 없는 가족들은 어머니를 ‘죽이기 위해’ 작전을 짜고, 주인공은 그걸 막기 위해 몸부림을 친다.
영화는 의식 없는 어머니를 신처럼 그린다. 어머니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 어떻게 하면 되는지에 대해 대답을 주지 않는다. 가족들은 제 나름대로 그녀의 의사를 추측하고 처절하게 싸우는데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어머니가 지금 당장 깨어나거나, 죽어주시든… 이 병원을 벗어나지 못하면 그들 또한 지옥 이하의 수렁에 말려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결국 삶을 위해, 죽임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까지 내몰린다. 단지 치료기 전원을 내리는 게 아니라, 가족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어머니의 산 피를 뽑아내야만 한다. 서로를 헐뜯던 가족에게 내린 형벌처럼 잔인한 딜레마, 무엇을 선택해도 죄일 수밖에 없는 상황. 자연스레 생은 왜 이리도 잔인하며 이 와중에 나만 어떤 것이 옳다고 믿는 게 얼마나 무력한 일인가라는 의구심이 탄식처럼 나온다. 그리고 또 반대로, 아무것도 믿지 아니하고 이 잔인한 생을 견뎌낼 수 있겠는가에 대해서도 우린 떳떳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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