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벡에서 관리요원으로 일하면서
몇차례 고난의 행군이 있었지.
작년 현지평가회의 직후 현지기관장워크숍 준비할 때..
아 – 힘든 시기구나… 라고 처음 생각했었는데
그 이후에
감사원 감사 때
박대통령 방우 때
그리고 이번 이사장 및 개발협력봉사단 방우
라는 고난의 행군들이 이어졌다.
보통. 본부직원들도 감사, 대통령, 이사장 방문을 하면 그랜드슬럼 찍는다고들 하는데 –
이 세개가 불과 한 넉달만에 우즈벡 사무소를 몰아쳤다..
이번에 이사장은 혼자 온 것도 아니고
개발협력봉사단 이라는 생소한 이름의 봉사단을 데려왔는데
그 봉사단 멤버들이 연예인, 퇴직 공무원, 언론인들로 이뤄져 있으니
준 의전 준비와 수행이 약 일주일동안 이어졌다 –
결론부터 말하자면- 고난의 행군이긴 했지만
김영목 이사장은 쇳구렸고
연예인들로 이뤄진 단기 봉사단은 나름 선량했다 –
전에 있었던 박대원 이사장은 내가 우즈벡에 단원으로 있는 동안 왔었는데
좀 웃기는 사람이긴 했지만 – 그래도 둥글둥글한 면모가 있는 사람이었고, 옆에 있는 사람들 힘들게 하는 구석도 별로 없었는데
이번 이사장은 정치적 야욕으로 불타오르면서도 –
옆 사람들 고생하는 줄 모르는 – 혹은 알면서도 당연히 고생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지… 배려라고는 참 없고
자기 욕심만 부리는 사람이었다.
일정을 미리 다 짜놨는데, 그걸 다 취소하고 제멋대로인데다가
사진 찍는 것은 또 엄청나게 좋아해서…. 여러 민폐들을 부리고 다녔다.
예를 들면, 가만히 잘 놀고 있는 애를 데려오라고 해서 같이 사진찍게 한다는 등… (애는 싫다고 막 울려고 하는데 ㅋㅋ)
그리고 – 봉사단원에 대한 이해가 별로 없는지라 –
그냥 사람들 만나는 것도, 진심이라고는 없고 완전 정치인이다….
사람들 많아서 두손을 번쩍 흔들면서 다니는데, 무슨 정치인 유세하는 줄 알았다 ㅋㅋㅋ
그리고 우즈벡 정부 관계자들 만날때마다 – 여러 호의적인 말을 내뱉는데… 정말 영혼이 빠져나간 겉치레 말들.
뭐 선물주면, 살펴보기도 전에 – “아,,, 아름답습니다. 이렇게 귀한 것을…” ;;;
욕을 하자면 끝도 없지 ㅋㅋㅋ
그리고 연예인들…
코이카 홍보대사로 위촉되어 있던 사람들이 왔는데
박상원, 양승은, 송재희, 송종국, 이휘향, 엄홍길 등등의 사람들이다.
사실 단기봉사라는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겠는가.
사무소에서 어느 정도 – 뭔가 할 수 있는 것만큼만 살짝 만들어주면
그거 살짝 거들고 사진 찍는 정도지.
그래도… 연예인들이 오는 바람에 언론 집중도 되고 그러면서
우즈벡의 개발협력 현황에 대한 홍보도 되고, 단원들도 뭔가 케어받는 느낌을 받은 것 같다..
우즈벡이 어느 정도 살기 안전한 곳이긴 해도… 한국과 떨어져 있는 곳이기 때문에 한국과 괴리된 고립감을
봉사단원이 어느 정도 느끼면서.. 우울감을 느끼기도 하는데..
이렇게 연예인들이 와줘서 사진도 같이 찍어주고, 타국에서 봉사하느라 수고많다고 격려해주고 그러니깐…
단원들이 좀 붐업 하는 느낌… ㅎㅎ 그 덕에 내 페이스북 타임라인은 단원들이 연예인들이랑 같이 찍은 사진들로 도배되어 있다 ㅎㅎㅎ
이번에 온 연예인들은 일주일 정도 있다가 갔는데
일정이 엉키고 그러는데도, 별 불평불만없이 – 까탈스럽지도 않고 언제나 격려의 말들을 해주고 갔다.
코이카 홍보대사는 다른 사기업 홍보대사만큼 – 수입이 들어오는 것도 아닌데다가, 이번 단기 봉사 출장도 별도의 출연료 같은 것도 없는 걸로 아는데..
이런 별 다른 이득없는 곳에 몸소 와준 분들이니… 뭐 어느정도 까탈스러운 연예인들은 자동적으로 필터링이 됐나보다…
몇몇 연예인들도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겨줬는데… 잊어먹기 전에 끄적여보면
송재희는 착하고 잘생겼다… 그를 보면서 – 뭔가 잘 났는데 착한 사람들은 대부분 교회오빠 라는 명제가 맞음을 재차 확인했다. (독실한 크리스쳔)
이휘향은 TV 랑 똑같다. 그렇다고 못되거나 까탈스럽지는 않다.
엄홍길 산악인은 ㅋㅋㅋ 정말 순박하다고 할까… 그리고 웃기다. 맨날 밥먹을때마다 건배제의를 하는데 희말라야의 기를 전해준다면서 우렁차게 얘기하는데 웃기다.
양승은 아나운서는 – 착하긴한데 좀 프리스타일이다… ㅋㅋ 버스 맨 뒷자석에서 누워서 간다 ㅋㅋㅋ
박상원씨가 제일 멋있다… 소탈하고! 코이카 홍보대사를 오래해서 그런지, 단원들을 제일 잘 챙겨주기도 하고 (몸소 나서서 단원들 한명한명씩 술 따라주고) 각 장소마다 가장 적극적으로 리드한다… 좀 멋지게 늙었다는 느낌을 팍팍 받는다… 나도 저렇게 늙어야하는데… 하면서 ㅎㅎㅎ 박상원씨가 깜빡 잊어먹었다면서 – 우즈벡 출국전에 엽서 몇장을 줬다. 그걸 우즈벡 우표를 붙여서 보내달라고…. 해서 아 지인들에게 엽서를 보내는거구나 했는데…
그게 아니고, 자기 자신에게 쓴 엽서였다. 박형! 으로 시작하는 8장짜리 연작 엽서..
박상원씨에게 미안하지만 – 궁금해서 다 읽어버렸다 ㅠ 특별한 내용은 없었고
자기 자신(박형) 에게 우즈벡에서 이렇게 저렇게 했고, 앞으로도 힘내자구! 뭐 그런 내용이었다 –
좀 멋있었다..
그리고 일주일만에 여유롭게 집에서 노트북을 하려 했으나
노트북이 다시 껴저서 – 켜지질 않고 있다.
엉엉. 그래서 토요일인 오늘, 사무소에 결재문서를 올리는 와중에
이렇게 쓴다 ㅠ
우선 또 하나의 일단락이지만 –
처리해야 될 게 많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