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16.] 음악은 기억과 연동

20141216

허클베리핀의 헤이 컴을 듣다보니 새벽이 가까워지는자정, 낙산공원에 주로 올라갔던 기억이 시큰하게 올라온다. (사실 모든 기억은 시큰하고, 시큰하지 않을 기억이란 없는지도…) 당시 자정이 가까워질 그 때쯤에 낙산공원까지 갔던 이유는 잠은 오지 않고, 하루가 넘어가면서도 나는 멀뚱멀뚱하게 있을 것임을 알았기 때문이고 하루종일 별 하는 일 없이 하루를 보내려는 내가 너무 한심해서였다. 그래서 두텁기만 하고 볼품없는 츄리닝 후드를 뒤집어쓰고 총총- 낙산공원까지 올라가서 배회하듯 걷다가 성벽쯤에 멈춰서서 주황색 가로등빛에 기울이고 있는 집들을 보고 뿌옇고 까만 하늘을 보면서- 나름 감성적인 밤이다 – 라고 되내였다. 당시 허클베리핀과 스왈로우의 노래를 많이 들었는데 이기용, 이 놈의 노래를 들으면서 – 이 놈은 참 룸펜이 짝이 없구나. 그런데 이기용 룸펜은 참 멋지고 생산적인 룸펜인데..   난 진짜 룸펜. 비생산적이기 짝이 없고 – 게으르고- 제멋대로인.   그렇게 서성이던 낙산공원에서 반지하 집에 들어가고 나면 서글프기도, 때론 서럽기도 했다.   내일도, 모레도 – 같은 싸이클의 반복일 것 같은 두려움이 스물스물 올라오는 것이었다. (20대 후반의 초조함이란 – 그 어느 나이를 통틀어서 가장 강렬할 때가 아닐까)     그리고 지금 출장 결과보고서를 오늘 하루 종일 붙들고 있다가 거의 끝이 난다 싶어, 10시 반 사무소에서 허클베리핀의 헤이 컴을 틀었다.   문뜩 – 아 그때 – 참- 찌질했었는데 – 라고는 그 시절, 잠깐 – 그리워하기도 했다…     …   그리움은 물질없는 생각. 다시 돌아가서 그 청승을 떨 예상을 해보면.. 30대의 청승은 얼마만큼의 시린 가슴과 체념을 붙들고 있어야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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