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5.7.] 영화를 만들자

얼마 전 방과 후 수업으로 진행하던

학생들과 촬영을 했다.

물론 내 영화를 찍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

학생들 스스로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쓰게끔 하고, 콘티를 그리게 하고, 찍게끔 했다.

나는 이번 주에는 이걸 하자.

그리고 이 장비는 어떻게 다루는 거다 등등의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고

도움을 주는 정도에 그쳤다.

뭐든지 스스로 해볼 때- 학습효과가 가장 큰 게 아니겠는가.

정규수업 애들이 말썽들을 부릴 때, 그나마 학교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애정을 품을 수 있었던 것은

그래도 나로 인해서 새로운 것들을 배우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

그것 때문.

암튼-

얼마 전에 그 영화수업그룹 애들과 함께 촬영을 마쳤다.

좀 더 열정적이던 그룹이 하나 있었는데 거의 이틀동안 풀타임으로 할애했던 것 같다.

감독을 맡은애가 아침일찍 나와서 나를 기다리는데-

오늘 할 것을 생각하니 긴장된다고 한다….

그 긴장감.

나도 느껴본 적 있었다.

그 긴장감에는

걱정과 설레임이 함께 담겨 있었다.

그리고 일정 부분 그래도 한 작품을 이 세상에 내놓는 다는 데에

예비된 어떤 환희 조차조 조금은 양념되 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촬영.

비가 오고, 날씨가 궂은데도 불구하고

우산을 받치면서 촬영을 하는 아이들.

카메라 감독을 서로 하겠다며 약간은 갈등하는 아이들.

한국에서 보았던 몇몇 풍경들이 겹치기도 했다.

나도……….

계속할 수 있을까?

아니면…….

이렇게 한때 나도 저런 열정을 품었던 때가 있었어 라면서 추억하는 걸로 만족하게 되는 걸까.

지금은 촬영이 끝났으니, 편집하는 기간이다.

시나리오는 내가 제대로 알아듣질 못했으니 제쳐두고

콘티는 꽤 잘그리고

촬영도 나쁘지 않았는데..

편집하는 걸 보니… 조금 나와 감성이 다르군…. 이라는 생각은 들었다.

작품 내내 BGM을 깔아버리고, 슬로우 모션이나 반복재생 같은 효과를 자꾸만 넣으려 했기 때문.

뭐 이게 프로페셔널은 아니니깐. 그리고 어디까지나 그들에게 있어서 첫 작품이니깐.

이 정도도 어니댜, 싶었다.

그리고 사실은 조금은 부러웠다.

이렇게 됐든, 저렇게 됐든

자기 작품 하나를 또 만들어 낸 것, 아닌가 ㅠ

그래도….

약속컨대…. 우즈벡에서 단편 하나는 꼭 만들고 가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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