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13.] 3가지 결론

얼마전에 약 4일동안

산업인력공단에서 하는 한국파견(?) 노동자 선발시험 비슷한 것에 참여하게 됐다.

난 뭔지는 잘 모르고… 그냥 촬영 하는 거라고 하기에… 아, 그냥 또 카메라나 만지작 거리겠구나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 시험이란 이미 일정의 한국어 시험을 통과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었는데

왜냐하면 한국어 시험을 통과해 자격을 획득했더라도 한국 고용주로부터 초청을 받아야만 한국에 가서 일을 할 수 있는데

각 기업에서 자체적으로 원정 면접을 볼 수는 없고… 어떤 데이터가 있어야 초청을 하든지 할 것 아닌가?

그래서 그 데이터 마련을 위해 산업인력공단이 면접과 체력시험을 치고, 그 데이터를 고용주들에게 배포하는 것.

그래서 산업인력공단 측에서 출장자들이 왔고

그들의 통역 및 보조업무 인력이 필요했던 것이다.

내가 맡앗던 것은 면접이었다.

면접 전에, 면접 진행 일괄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면집 진행 과정을 일일이 동영상으로 찍고

면집 진행 후반부에 경력사항이 진짜인지 확인을 해주는 일.

동영상 촬영은 삼각대에 놓인 것을 누르고 줌만 당겨 주면 되는 것이었고

그것보다 어려운 것은 면접 설명과 경력사항 진위확인을 우즈벡어로 하는 것.

면접설명은 보여주면서 하면 되니까 어느 정도 그냥그냥 못하는 우즈벡어로다 그냥 하겠는데

경력 진위확인은…. 질문은 우즈벡 학생에게 물어봐서 준비를 했지만…. 대답하는 것들을 못 알아먹는다는 게 문제.

특히나 제조업 관련이라 일상회화보다… 어떤 제품을 만들었다, 무엇을 절단했다 뭐 이런 늬앙스인 것 같은데… 말이지 ㅋ

산업인력공단은 코이카에 대해 잘 모르기도 하고..

우리가 현지어를 매우 잘하는 줄을 알고 있어서..

대충 못알아 먹는 것도 알아듣는 척 했다 ;;

(아마 그래도 눈치는 좀 챘을듯 ㅋㅋ)

면접 진행하면서 놀랬던 점은

1차로 한국어 시험을 통과한 사람들인데도 불구하고 한국어를 모르는 지원자가 너무 많았다는 것.

그건….소문으로만 들었지만…. 한국으로 가는 한국어 시험은… 정말 정말 컨닝과 부정행위와 대리시험, 돈을 주고 감독관과 짜기도 하고…

등등이 만연하다는 증거였다. 왜냐하면 한국어를 잘 못한다 정도가 아니라

한글을 전혀 읽을 줄 몰랐으며,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정도인 사람이 절반 이상이었기 때문.

그리고 조금 씁쓸했던 것은

면접을 볼때 …. 그들의 눈빛, 그걸 계속 보고 있어야하는데, 마음이 좋지만은 않았다.

나이 지긋한 분들까지… 마치 죄를 지은 죄인처럼 면접관앞에 서있으면서…

반성하겠다, 그래도 한국만은 보내주었으면 좋겠다는 표정으로 서 게셨다.

심지어 잘 하지도 못하는 내 우즈벡어 질문에도

긴장들을 하셔가지고 더듬더듬 잘 대답들을 못하곤 했다.

그것은, 내가 평소에 우즈벡에서 잘 보지 못한 모습이었다.

보통 우즈벡 사람들은 자기 프라이드가 강하기도 하고

내가 외국인으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내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인적이 거의 없었다, 아니 아예 없었다고나 할까.

중간/기말고사를 칠 때도 엄청 떳떳하게 부정행위들을 했으며

내게 답 말하기를 요구했으며, 안 알려주면 화를 내는 등 ㅋㅋㅋ

그리고 거리에서도… 우수꽝스럽게 우즈벡어를 나불대는 나를

놀리듯 신나하는 그들이었다.

그러다가

약간은 비굴하고 남루한 그 표정들을 보니…

마음이 좋진 않더라.

단지 한국에서 일하고 싶다는 소망 하나 때문에

저런 표정과 모습을 보여야 한다니.

나로서는

한국은 참……… 살기 징글징글한 곳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건만….

아 내가…. 어떤 기준이든지… 한국보다 못 사는 공간에 있는 구나..

라고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잘 산다, 못 산다… 이건 어떤 기준에 따라 다를 것이겠으나….

그냥, 그들의 표정을 보고 있으려니, 한국인 면접관의 꼰대같은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으려니

그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지나가더라….

그리고 옛날에 어느 기업의 수시채용 업무 보조를 한달반정도 알바했던… 경험도 떠올랐다.

그때… 우연히… 대기업 인사팀 수시채용 업무 전반을 보조했었는데…

그때… 아… 참 인사팀 업무란 것을 오래하면 성격 버리겠구나, 이런 생각을 했었다.

그건 거기서 일하는 인사팀 사원들의 어떤 경향 때문이었는데-

그들은 마치 습관처럼 사람을 계량화/수치화 시키고 그 수치화에 대해서

합격과 불합격을 자기 스스로 끊임없이 계산하고 있었다.

그냥…. 면접업무라는 이색적인 경험을 하면서

그런저런 것들이 떠올랐다.

결론은 3가지.

내가 활동하는 대학이란 공간은 우즈벡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이미 꼰대가 되버린 어른들하고는 참 같이 일하기 힘들다는 것.

하루일당 100달러씩. 400달러 수입을 올렸다는 것.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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