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청춘이 끝나가고 있다
는 생각이 종종 든다.
각자 다르겠지만
내 ‘청춘’ 의 외연은 20대까지이기 때문.
좀 협소하다구? 그래도 삼십대 초반까지도 청춘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할 수 있겠지만
내게 있어 존재해왔던 ‘청춘’ 이라는 외연이
3이라는 앞자리 숫자를 쉽게 받아들일 것 같지 않다.
세대담론에 매몰됐구나.
1년이 365일이 아니라 463일 정도 된다고 치면
넌 내후년 까지는 20대 인거야.
그 아라비아 숫자가 뭐 그리 중요하니?
라고 따져물을 수 있겠고
나도 거기에 대해 동의하는 바가 크지만
사실
상상의 공동체라는 민족에 대해서 충분히 동의하더라도
개관적인 거리두기에 앞서 몸이 먼저 반응하는 현상들이 있는 것처럼
그것도 마찬가지 인 것 같다.
어쨌든 나의 20대가 끝나가고 있고
내게 있어서 청춘이 끝나가고 있어
꽤나 아쉽다.
뭐 좌절까지는 아니고.
뭐 ‘포스트 청춘’ 에 있어서 내 세계관이나 인생목표가 확 방향전환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그냥 꽤나 아쉽다.
30대 이후에는
청춘이란 단어를 마음껏 쓰질 못하겠구나.
청춘이란 단어의 품에 있을 때보다 세상이 조금 더 딱딱하게 굴겠구나.
하는 예감.
아, 청춘.
그 이름만으로도 얼마나- 가슴이 몽글몽글해지는가.
거기서 나와야 한다니, 쩝- 그래도 그 안에 있을 때는
조금 포근한 느낌이 들었는데 말야. 이 정도.
갑자기 옛날에 88만원 세대 서평을 레포트로 냈던 게 기억이 난다.
거기서 대충…. 내가 뭐라 했었냐면
저자의 세대담론이 갖고 있는 한계가 명확하고
세대담론에 앞서 각자 노동조건에 예속되어야만 하는 조건들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책이 나와주고 잘 팔려주어서 조금은 위안을 받았다고…
왜냐하면 지금의 청춘들이 어려운 조건에 위치해있다는 데 어느 정도 공감들을 하고 있다는 것 아니냐고…
해결방법이 잘못되었지만 조금이나마 동정을 가져준 것에 위안이 된다고…
썼다.
그러데 이제 그 마저
동정받을 수 있는 ‘청춘’ 이라는 외연으로부터 떠나야 한다니 ㅋㅋㅋ
아, 청춘- 말한 김에 생각났는데
청춘의 멘토라고 했던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 라는 책에 대해서
변영주 감독이 청춘의 고통을 가지고 돈장사를 했다고, 개소리라고 생각한다는 인터뷰가
트위터에서 이슈됐는데-
난 변영주 감독에 백번 공감한다!
아프니까 청춘이라니, 그런 개소리가 어딨냐 ㅋㅋ
아, 잠깐 너무 흥분했나?! ㅋ
암튼 요새들 왜그렇게 멘토, 힐링 이런 것들이 떠도는지 모르겠다.
뭐 대단한것일까 하고 돌아보면
적당한 레토릭으로 치장하고는
결국 결론 : “꿈을 위해 열정을 가져라!” 라는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 나는 열정을 갖고 열심히 굴렀는데도 안되던데요? 라고 하면
그것은 네 열정이 부족햇던 거야, 더 열심히 했어야지. 라는 대답이 온다.
어우, 이것은 꼭 기독교의 타력구원과 흡사하다.
아무리 열심히 믿어도 unlimited, 열심히 착한일해도 unlimited…
….
그냥
또 갑자기 얼마전에 트위터에서 리트윗했던 트윗들이 생각난다.
노르웨이 이야기인데… 내용인 즉.
1) 예전 노르웨이 오슬로 에너지(우리로 치면 한전 비슷)에 갔을 때 들었던 이야기 “인력을 줄여야 할 때는 노조에게 먼저 이야기하는데, 우선 입사하고 난 후 실망한 사람, 다른 기업이나 직종에서 일해보고 싶은 사람 등을 뽑아달라고 한다”
2) “신청자들은 그 다음 날부터 출근하지 않고, 이직에 필요한 교육 등을 받는데, 그 비용과 그 기간 동안의 임금은 모두 회사에 지급하며, 원하는 회사에 취직했을 때 사직 처리한다.” “그러다 새로운 회사에 취직 못 하면 어떻게 되나?”
3) “그런 불행한 경우가 최근 있었다. 나이 많은 임원 한 명이 갑자기 미술을 해보고 싶다고 했으나 5, 6년이 지나도록 실력이 늘지않아 취직을 못 해서 난감했던 적이 있었다. 그런 노동자는 국가가 책임진다. 국가가 그런 일 하는데 아닌가?”
8) 그러더니 사장은 노조위원장을 가리키며 “저 사람이 오랜 기간 위원장해서 이제 나랑 친해져버린 것 같아서 걱정이다.아무래도 어용노조 같다.다음 선거 때는 더 강경파가 위원장되서 노동자들의 요구를 관철시켜야 한다.그래야 회사가 산다” 위원장 삐짐.
이런 내용.
아아- 암튼 청춘 이라는 단어 때문에
여러가지 잡생각이 들어서 또 여기에서 배설했구나.
서비스 차원에서
요즘은 아니고 몇 개월 전에 가슴에 꽂혔던
청춘 관련 노래를 아래에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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