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6.23.] 선덕여왕 10화 엑스트라

전에 엑스트라 했다는 사람한테 이야기는 들어서 이쪽 일이 좀 열악하다는 건 예상했긴 했는데, 뭐 이정도인줄은 몰랐지.
암튼, 돈도 돈이지만 촬영현장에 가보면 이것저것 경험삼아 재밌을 것 같아서 그야말로 갑자기 한 알바였는데…

엑스트라는 완전히 외주화되어 있어서, 한국예술 뭐 이런데서 사람들을 모아 데려가고 연기지도도 하고 그러는데~ 정말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인다. 정말 할아버지 또래도 계시고, 노숙자분들도좀 오시는 것 같다(내 추측인데).. 대학생들도 종종 오고…
그런데 문제는 여기 시간과 페이체계가 좀 막걸리식이라는 것이다. 한번 촬영가면 도저히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 무슨 역할이 맡겨질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나는 일요일 저녁 9시에 가서, 화요일 아침 9시에 돌아오게 되어서 당연히 이틀로 치는 줄 알았는데, 그냥 철야하루로 쳐서 달랑 7만원을 받았다. 그것도 처음 연락했을때는 하루만에 바로 돌아올 수 있다고 해놓곤, 촬영을 경북 문경에까지 가서 했기 때문에, 도중에 돌아올 수도 없었다.
그래도 우리 팀은 좀 다행인것이, 그냥 횃불들고 뛰는 것만 있었다는 것이다. 동시간대 다른 팀은 선덕여왕 10화에 나오는 그 흙탕물 전투씬이라서, 흙탕물 다 뒤집어 썼다고 한다. 뭐 흙탕물을 뒤집어 쓰건, 바닷물에 빠지건 페이는 모두 똑같다고 한다.
그 외에는, 그 거의 2-3일에 가까운 그 시간동안, 따로 잘 시간도, 잘 공간도 없다는 것이다. 그냥 이동중인 차안에서 자거나, 알아서 대기시간 중 풀숲같은데서 자야만 했다. 밥도 두 번밖에 안주고 말이지.
암튼 엑스트라는 정말 정말 힘들었다~

그 외에 구경했던 좀 흥미로웠던 것은
드라마 촬영장을 직접 현장에서 지켜보았다는 것인데, 와, 완전히 전쟁터가 따로 없었다.
감독과 조감독, 등등 스탭들이 내내 서로 짜증부리고, 욕하고 장난 아니었다.
동 트기전에 찍어야 해서 시간이 쫓겨서 더욱 그랬던 것은 같은데… 뭐 그렇다 하더라도 말이다. 미디액트에서 나온 얘긴데 촬영현장에 가면 정말 감독은 공공의 적이 된다는 것이 사실임을 여실히 깨닫게 해주는 순간이었다.
감독은 퀄리티 욕심이 좀 있고, 각 스탭들은 각기 제 욕심도 좀 있고, 무엇보다 빨리 끝내고 가고 싶다는 절박한 마음에… 좀 분위기는 험악했다. 이해는 가는 부분이면서도, 저렇게 안하더라도 어떻게 더 화기애애하게 할 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이 좀 들었다.

암튼 그렇게, 선덕여왕 10화 엑스트라 출연 경험담이다~ ㅋ
아 나도 장수 할 수 있었는데, 선발될 뻔 하다가, 너무 말라서 다시 신라 졸개로 전락했다ㅠ
수염도 요상하게 붙여놔서 사람들이 다들 나 30대인줄만 알았다고 나를 두 번 죽이고..ㅋ

그래도 엑스트라 현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공부하는 셈 치기로 했다.
다시 하긴 좀 그렇고 말이다.

*아! 나 “전노민(설원랑 역)” 봤다. 누군지도 몰랐다가… 찾아보고 겨우 알았다. 현장에서 연예인 필은 나는데, 누군지 몰라서 그냥 별로 신기하지도 않았는데 ㅋ 에이 이요원도 못보구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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