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7.20.] 떠올리다

비가 너무 거세게 내려서 잠을 잘 못 이룬 밤이 지나고
일요일이었다.

조금 일찍 일어나서 유난히도 하루가 길었던 토요일을 생각하며
아침에 기운을 차리려고 했으나 도통 몸이 말을 듣질 않았다.
일어나보니 11시경.

아직도 비가 내리고 있었다.
거의 퍼부어대는 식으로 쏟아지는 비 때문에
집밖으로 한걸음도 나가지 못했다.

온통 눅눅함 뿐인 집 안에서
그는 맴돌거나, 컴퓨터를 보고 있거나 그랬는데

그래도 그 퍼붓는 소리를 듣고 있으려니
답답한 기분은 없었다.

그래 차라리 훌쩍거리지 말고 쏟아져버려라

하고는 망연자실했던 하루였다.

언젠가 그가 홀로 지낼 때
밤을 홀로 지새우게 되었을 때

헤드라이트를 켜고 날쌔게 다가오는 굉음의 차를 보면서

‘저것이 내 옆구리를 시원스레 받아주었으면’

하고 생각했던 것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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