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그가 때때로 친구 자취방에 들르게 되면
담배를 피운답시고 잠시 집을 나서곤 했다.
언덕배기에 자리잡힌 자취방을 나와서 그는 무작정 위로 오르곤 했다.
스무살, 그에겐 꽤 이색적인 풍경이었다.
산 위로 올라가도 용케도 집들이 빽빽히 자리잡고 있던 것.
그 집들이 폐가가 아니라 누군가 불을 켜고 있다는 것.
그는 더 높이 높이 올라가서
자취촌들 앞에 서는데…
기묘한 느낌이 들던 것이었다.
수없이 박힌 외부의 불빛.
서울-검정-바탕에 둘러쌓여있어도
여기 사람이 살고 있다고 외치듯, 흔들리던 불빛.
그런데 그것은 외부의 불빛.
그가 어렷을 적.
옥상에 올라 아파트 불빛들을 보면서 느꼈던 위화감 같은 것과 흡사한 것.
하지만 스무살 그가 서울-검정-바탕에서 느끼는 것과는 조금 달랐던 것.
수많은 불빛, 그런데
“아무도 없구나”
그는 그때 기묘하게 가슴 속에서 타오르는 것같은
불꽃을 스윽 절단냈던 것 같다.
그리고 친구의 집으로 돌아갔겠지.
5년이 흘렀는데…
그리 변한 것은 없었다.
서울의 불빛들은 여전히 기묘하게 흔들리고 있었고
그도 역시 감상을 되씹어보고 있었다.
어쩌다가…
사람-사랑은 어쩌면 아편과 같을 지도 몰라
라는 생각도 해보다가
그때 “닫혀진 창” 이라고 했던 것은 어쩌면 변명일지도 몰라
라는 생각도 해보다가
집으로 간다
어쩌면 여태까지 창을 먼저 닫았던 것은 그 였을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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