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연말이고..
오늘은 첫눈이라 할 수 있는 것이 왔다.
늦게 일어났는데 창문을 여니 담장위에 카스테라 빵처럼 부풀어버린 눈덩이.
꽤 좋은 기분이었다. 왠지 무슨 특별한 일이라도 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과수원으로 곧 향해야 했으며,
일터에서의 눈은 꽤나 지독한 것이었다.
카메라도 한 셔터도 누르지 않았다.
그저 이 땅위에서 돈을 캐 올리시는 나의 부모님이, 너무도 잔혹한 일을 감당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 동정보단 안타까움 같은 것. 그리고 나는 그런 것을 감당할 수 없을꺼야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뭔가 다른 날이 되었으면 해
하는 소망을 품고 있으면, 하루종일 아무것도 못하기 일쑤다.
오늘도 역시, 나는 내게 도움될만한 어떤 일
내 장기적 계획중 어떤 일부도 시행하지 않고
몇몇 컨텐츠만 클릭해보면서
계속 시계를 보았다
내게 지독했던 오후라는 것은
야외에서의 일이 아니라
집 안에서의 나…
지독하게 느슨해져버린 나
존재의 목적은 커녕 생존의 계획조차
흐릿해져버린 나였다.
그 어떤 모든 것도 나를 정당화 할 수는 없다.
오늘 오후는 지독하였으며
오늘 밤에 또한 나는 자기 평반을 이렇게도 습관처럼 하는구나
경멸하고, 경멸하자.
그리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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