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루고 벼루어왔던 영화 푸른소금을 봤다.
(벼루고 벼루어왔다는 것은 기대하고, 기대해왔던 것은 아니고, 그냥 궁금해서 보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우즈벡에서 구해다 보려니깐 좀 늦게 볼 수 밖에 없어서 였다.)
푸름소금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들었던 것은 트위터 여서 였다. 트위터에서 나는 거의 웬만한 영화계 인물들을 팔로잉해서 영화 관련 정보라도 조금 더 얻어볼까 하던 참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트윗을 하는 이현승 감독도 내 팔로잉 안에 있엇다. 이현승 감독 작품 중에 인상깊게 본 영화는 없었지만, 제작에 돌입한다라는 이야기부터 영화가 개봉하고 관객들 평까지 쭉쭉 트위터 타임라인에서 지켜보고 있자니 궁금히자 않을 수 없었다.
더욱이 나름 파격 캐스팅. 송강호과 신세경! 이었고 한국에서 성공작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킬러영화라고 하고, 관객평은 이리저리 엇갈리고 있었다. 좋다는 사람들은 몇 번이나 극장으로 다시 한번 찾아간다고 하고, 뭔가 이건 아니다 하는 관객도 있고 말이다. 암튼 갖가지 궁금증을 가지고 푸름소금을 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별로다.
별로인 이유를 간추려 말하면 시나리오에선 큰 줄기는 단순하기 그지 없는데, 그걸 너무 이것저것 상황만 넣는 바람에 우왕좌왕이고, 주된 줄기를 따라가지 못하고 잔가지들 다 챙기고 가느라 편집은 여유없이 뮤직비디오 처럼 탁탁 끊어진다. 너무 여유가 없는 탓에 스토리도 캐릭터도 다 죽는다. 그런데 그렇게 빠르게 빠르게 가는데도 영화 시간은 2시간이 된다 ㅠ
그래도 잔칫상을 예쁘게 차려야 한다며 여주인공들 나올때는 예쁜 화면 보여주기에 여념이 없고, 이것저것 내놓을게 많아야 한다며 멜로에 액션에 차량 추격전에 등등- 의욕만 앞서서 흘러가다 보니 어느새 진부한 결말에 다다른다.
대충 간추려 말해본다 하다가 해야 할 평은 다 말해버린 것 같은 데, 하나만 더 짚어본다면!
제일 아쉬웠던 것은 아무래도 캐릭터(사실 정확하게 짚으면 시나리오 자체의 문제겠지만)! 캐릭터를 그렇게 많이 배치해놓으니깐 그걸 못 챙기고 갈 수밖에 없다는 것. 건달왕이었던 송강호와 사격선수였던 신세경 하나로도 큰데, 신세경 친구는 또 뭐며 해운대파는 또 뭐며 송강호네 조직 일당에 그에 연계된 정치조직에 살인청부업자까지- 헥헥. 이 모든 것에 개연성을 다 줄 수가 없으니깐 그냥 붕 떠서 줄줄줄 보였다 안 보였다 숨바꼭질 해버리니 정신이 없지 않을 수 있겠는가. 사실 주연 캐릭터 신세경의 행동부터가 개연성이 없었다. 사격선수였던 애가 한 순간에 조폭 심부름 노릇을 한다는 것 까진 이해하겠는데, 사람을 그렇게 서슴없이 죽이는 것으로 돌변하는데 그렇게 강심장이란 말인가. 근데 그렇게 강심장인 애가 별로 정분도 안 나눈 것 같은 송강호한테 왜 이렇게 질질- 대고 픽픽 쓰러진단 말인가.
사실, 상을 너무 풍성하게 차리려는 욕심이 보이는 작품이어서 빈틈을 찾으려니 너무 많았다. 결론적으로 몰입감을 주는 깔끔한 대들보는 없고, 신세경을 예쁘게 보이게 하는 햇살조명과 푸르딩딩한 씬들의 복수집합으로 끝나버린 것 같다.
PS : 아, 근데 이거 아이폰하고 어플회사한테 스폰받은 건 아니겠지?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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