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세면용품을 담은 파우치는 원래 트래블용이라서 그런지 샤워실을 스치기만 해도 물을 한가득 머금고 있곤 했다. 일단, 정리를 하면서 타월로 닦아낼 요량으로 옷 보관함 쪽에서 이리저리 정리를 하는데 바닥에 물이 좀 떨어졌다. 탈의실 정리하시는 김광규 닮으신 분께서 물을 다 털고 나와야한다고 말씀해주셔서 알겠다고 하고는, 물품 정리를 다 마친 후에 한쪽 구석에 있는 밀대걸레로 물기를 쓰윽 닦았다. 옷 챙겨 입고 나서려는데 그 김광규 닮으신 분께서 내가 있던 자리를 검사하러 가시려나 모양이다. 계시던 자리에서 일어나 나와 서로 스쳐가는데 가시는 걸음 뒤로 나를 45도 각도로 찌릿, 눈빛을 쏘시는데… 순간적으로 느와르 영화의 한 장면 같다는 생각을 했다. 다행히도, 내 자리는 밀대걸래로 쓱쓱 밀었기에 물기없이 깔-끔. 난 태연히 신발을 신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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