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감도의 매트리스

갈까말까 하다가 갔는데, 정말 그러길 잘했어.

라는 징크스가 성립하듯- 오늘 의외의 수확이 많았다.

감기 때문에 몸도 찌뿌등하고, 일어난 것도 너무 늦었고 했지만…

그래도 선감도를 찍어야돼!! 라는 것 보단… 고시원에 있기 싫어서 또 푸마를 타고 나섰다.

오늘 촬영은 펜션타운 위주로 하는 것과, 거의 어둑어둑해진 묘지 부분.

펜션타운은 토요일이 되다보니, 확실히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많아져 내가 찾던 일요일과는 다른 느낌이다.

제우스, 아그네스, 로마의 휴일… 같은 뭔가 키치스러운 펜션의 간판을 위주로 찍었는데- 오후 햇살마져 잘 받아서 써먹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열심히, 펜션타운을 돌아다니는데… 족구장 옆에 버려진 매트리스가 있는 것.

대형폐기물이라고 해서 스티커까지 붙여두었던데

맘에 들었던 것은, 퀸사이즈였으며- 스프링 타입이 아니라 라텍스와 솜 타입이어서…

배우가 추락하는 연기시에, 충격방지용으로 쓰기에 아주 딱이었다.

대형폐기물이니, 주인 없긴 한데… 문제는 너무 커서 내 푸마에 들어가질 않는다는 것.

밧줄을 사서, 차 위에 그대로 올려버릴까

커터를 사서, 조각조각 내서 쑤셔넣을까… 하다가…

아무래도 차 보다도 큰 매트리스를 차 위에 엉성하게 묶었다가 고속도로에서 큰 일 날것 같아서

커터를 선택했다.

스폰지 비스무레한 재질이라, 생각보다 쉽게 잘렸고… 이리저리 잘라놓고 보니… 신기하게도 마티즈에 꼭꼭 들어가긴 했다.

(차가 레이만 됐더라도, 이런 고생 안했을 것인데… ㅠ)

기어 스틱까지 매트리스가 침범해서

기어 바꿀 때마다 긴장하게 하긴 했지만

어쨌든 학교에 두고, 지금 고시원에 무사복귀했다.

이리저리 허둥지둥 한 만큼

결과물도 좋았으면… ㅠ

이제 나무 그루터기만 하나 캐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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