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선이-Drifting] 내 맘에 평화를

다시 진달래 피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봄을 타고
개같은 세상에 너무 정직하게
꽃이 피네
꽃이 지네
올해도

돌아 올 수 없는
시간의 저 밑으로
우리 나라 떨어지네
세상은 아직도
자꾸 미쳐가네
떨어지네
우릴 조여오네
그들은

이땅에 봄이 오네
겨울을 밀어내고
다른 세상이 피네
진달래처럼
진달래처럼

해마다 봄이 오면
나는 꿈을 꾸네
눈물없는 이 세상을
하지만 언젠가
나는 노래하네
슬픔없는
진달래 피는 봄에

시간이 참 빠르다는 것은 절감하지 않는 시절이 없지만

복학 후에는 시간 참 빠르네 정도를 넘어서서
그게 2008년이었던지, 2009년이었던지 분간도 잘 안될 정도다.

2008년부터 2009년의 기간동안 내 일상이 그리 버라이어티한 시기도 없었고, 새로움도 없었고, 뭐 모든 게 여전해서 그럴 수 있다..
그 동안 나는
학교는 다니되 학교공부는 잘 안했고
영화를 꿈꾸되 준비는 잘 안했고
제법 그런데도 이것저것 고민할 게 많다면서
밤만 되면 거리를 활보하고 다녔다.

포터블 음악을 귀에 꽂고 서
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데
사람들은 잘도 살고 있구만

할 때, 꼭 함께 듣던 음악이 있었다.
그게 바로 미선이 1집이었다.

미선이 음악은 아주 예~~ 전에 우연히 한번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우연히 들었던 노래가 <진달래 타이머> 였다.
근데 듣고서, 아니 가수가 뭐 노래를 저렇게 못하나… 하고 말았다…;;
그때 가끔 루시드폴을 듣곤 했는데, 미선이가 루시드폴인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왜냐면…. 이름이 “미선이” 였으니깐… ㅋ

암튼, 그러다가 언제 미선이를 듣게 되었냐면
전역을 하고, 이제 막 서울에 자취방을 잡았을 때였다.

그때는 ‘기대감의 끝’ 과 ‘불안감의 시작’ 이 중첩되어있던 시기였다.
언제나 나에게 자유(?)만 주어진다면, 무엇이든 해낼 것만 같다는 나 자신에 대한 기대감과
막상 밖으로 뛰쳐나와버린 한심한 존재안 나 자신에 대한 불안감
그리고 이런 내 바깥을 휩싸안고 있던,

‘서울이란 도시, 겨울 끝자락 2월, 좁은 골목’

그렇게 골목골목을 휘돌아 다니고
사람들을 지나치다 보면

“그런데 언제 봄이 올까?” 라는 질문이 먼저 들고
“그런데 봄이 오면 뭐하나?” 라는 약간의 자괴감이 들고
암튼 시간은 지나는데, 나는 지금 배회하고 있네….. 뭐 이런 궁시렁 궁시렁 하는 나의 알 수 없는 멜랑꼴리와 함께 해주었던 앨범이 바로 미선이 1집이었다.

그런데 나는 지금도 미선이의 앨범을 찾게 된다.
나는 여전히 배회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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