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이 영화화하기 좋게 되어 있었는지라 크게 모자란 부분, 아쉬운 부분이 없다. 스토리는 원작을 거의 그대로 하는 편에서 주인공의 가정에 대한 이야기만 조금 ‘영화적’ 으로 바꾸었다. 원작에서는 아내가 있었는데, 영화에서는 아무래도 여주인공과의 러브스토리에 대한 빌미를 주고자 솔로로 했으며, 원작에서 주인공을 한창 이른바 운동권의 전사를 지닌 사람이었다면 여기선 그냥 그림 하다가 떠돌게 된 사람 정도로 했다. 뭐 나쁘지 않은 변화이다. 어차피 주인공에 관련된 이야기는 실제 사건보다는 조금 ‘공지영 스타일’ 이었다. ‘후일담’이라는 부담감에서도 벗아나고, 조금 더 일반적인 접근을 하게 하니깐. 영화는 구성도 무난한 구성을 취하고 필요할 때는 적절한 클리셰들을 써먹는다. 하지만 실화라는 백그라운드가 탄탄하게 받쳐주고 있기 때문에, 에이 너무 뻔하다 라는 느낌은 갖을 수 없다. 오히려 어머, 세상에. 하게 되지. 너무 비꼬는 투로 말하고 있는 것 같긴 한데. 사실 뭐 그럴 만한 이유는 없다. 사실 영화에서 취약한 점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무난무난하게 잘 만들어졌다. 실제 사건과 별개의 이야기로, 원작에서 느껴지던 것에서 조금 아쉬웠던 점은. 무진 이라는 안개에 휩쌓인 도시. 그 공간적 느낌이 영화에서 충분히 살아나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다. 그 안개에 휩쌓인 잔인한 사건과 잔혹한 인간들의 네트워크들. 이것들이 뿜어내는 것이 있었다면 영화 전체가 아주 탄탄하다 못해… 꽤 지독하게 여겨질 수 있었을 텐데. 조금 쉽게 법정이라는 광장에 내몰린 느낌이다. 하지만 그게 큰 흠은 되지 않을 것 같다. 영화라는 때깔, 좋은 스토리라는 포장보다 이 영화는 실제 사건이 중요한 경우에 속하니깐. 아직까지도 싸우고 있는 이야기니깐. PS : 그런데 포스터 참 맘에 안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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