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폭우, 갯벌 그리고 히치하이킹

강화도는 가까우면서도 먼 곳이라는 말이 딱 맞는 곳이다. 서울 근교라고도 할 수있으면서도 지하철이 안다녀서 그러한지 왠지 어딘가 박혀있는 곳 이라는 생각만 들게 하고… 그 가까운 곳 언제 한번 갈 일 있겠지 하면서도 그 언제가 쉽사리 다가오지는 않는 곳이다. 저 멀고 먼 동해안, 안면도 등지는 핑계만들어서 가볼 일 있어도 강화도는 쉽사리 그래 지지가 않는다. 나만 그런 것일까? 내게 강화도는 그러하였다. 국사시간에만 종종 나오던 강화도는 수도권 근교라 맑고 깨끗한 곳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고, 그렇다고 그리 가깝지도 않아서 기왕에 갈꺼면 좀 멀리 동해안이나 가보자 하는 식으로 떠돌아서 도로로 한박에 연결되어 있던 섬, 강화도는 쉽사리 내게 다가 오지 않았던 것이다.1학년때 역사기행 명목으로 강화도에 갈 기회가 생겼다. 그때서야 강화도 지도를 처음으로 유심히 보게 되었는데, 강화도는 정말 여러 장점을 지닌 섬이다. 가깝기 때문에 저비용으로 바다와 산 그리고 유서깊은 여러 역사 유적지까지 꼭꼭 챙겨다닐 수 있으며 강화도 본섬(?)이 좀 크고 도로와 연결되어 있어 섬의 정취를 느낄 수 없었다면 바로 옆에 붙어있는 여러 잔섬(?)들을 한번씩 가보면 작은 섬들의 정취를 정말 두루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강화도는 어디 한 곳에 관광객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곳이 없이, 여기저기 두루 다니면서 느낄만한 곳이라서 여름에도 그리 북적대는 곳이 없다. 그러면서도 숙박을 해결할만한 곳은 웬만큼 갖추어져 있다.기행반 일행은 신촌에서 강화도로 한큐에 가는 버스를 탔다. 대교를 건넜긴 했어도 버스로 한큐에 가버리니 섬에 온 것인지, 아닌 지 좀 그러하였는데… 바다냄새는 별로 나진 않았어도 서울과는 다른 한적하고 적적한 여유로움이 넘쳐 흐르고 있었다. 상점도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있지 않아 좋았다. 여기저기 뿌려져 있듯 한 진들과 돈대 등 유적지를 먼저 탐방하는 우리 일행에게 우선 놀라웠던 것은 거의 무제한 히치하이킹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버스 대중교통이 그리 편리하게 되어있진 않았고 걸어갈 수 없어서 맛들이기 시작한 히치하이킹이었는데 우리 일행은 총 8명이었는데…. 서로 편을 갈라서 히치하이킹을 하여도 차가 지나가기만 한다면 거의 10분도 채 안되어서 차를 잡을 수 있고, 거의 섬의 정 반대편까지 가는 길임에도 불구하고 선뜻 가시는 길이라면서들 데려다 주었다. 아! 이 섬의 민심! 하면서 맛들인 우리들은 그 이후 석모도에서 버스를 한번 탔을 뿐, 그 외 모든 교통수단을 히치하이킹으로 해결하는데 아무 문제도 없었다.역사기행이었지만 역사적 배경지식이 없었던 우리 일행은 각종 유적지를 돌아보는 데는 솔직히 그리 큰 감회가 없었다. 정말 기억에 남는 것은 태어나서 가장 길었던 갯벌! 한밤중에 뛰며 걸었던 동막해수욕장의 갯벌은 바닷물 있는 곳까지 닿는데 30분 가량 걸렸다. 돌아올 때는 등대의 불빛이 우리를 졸졸 따라오더니만 그것은 육군 경비병의 감시망이었다. 밤에는 해안 출입금지 임에도 불구하고 쌩까고 갔던 우리는 이후 군인들에게 신분확인을 받아야 했지만… 꽤 흥미진진한 경험이었다. 우리를 기다렸던 나머지 일행이 우리가 영화 “해안선” 처럼 총맞고 돌아올 줄 알았다고 걱정하였지만, 어찌되었든 정말 잊을 수 없었던 장장 한시간의 갯벌체험이었다.그런데 바로 그 다음날 비가 엄청나게 쏟아졌다. 마니산으로 가려 하였던 우리 일정을 수정하여 바로 석모도를 갔다가 여행일정을 마무리 하기로 하였는데, 비가 퍼부어 대던 석모도 보문사는 정말 “운치 있었다” 무슨 암자까지 엄청나게 많은 계단이 있었는데 우산을 쓰는게 부질없어 비를 그대로 맞아가며 나다녔던 보문사. 맨발로 걸었던 그 모든 정취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본래 3박 4일 일정이 폭우로 2박 3일 일정으로 줄여지고 말았지만 그 짧은 기간에 그리도 다이나믹한 기억을 남겨주었던 강화도. 여유가 된다면 이후에 꼭 한번 다시 찾아가 볼 섬, 내 기억속에 생생함으로 가까워진 섬 강화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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