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사실 좀 지루하게 보았다.
내가 이 영화에 대해 알고 있었던 배경지식(?) 혹은 추측이 완전히 틀려버렸기 때문이었다. 영화 포스터만 오래 전부터 봐 왔었는데, 어린애가 왕이랍시고 대신들의 큰절을 받고 있으니… 나는 코믹영화인 줄 알았다. 프린세스 다이어리나 뭐 주성치식 그런 영화 같은 것?
보는 내내 도대체 웃긴 부분은 언제 나오지??
이랬으니,
완전히 틀려먹은 것이다!!!
스토리를 지루하게 보고 있어도
그래도 묘하게 끌어 당기는 것이 있었는데
후에 생각해 보길 그것은 한 ‘사람’ 의 인생.
황궁의 신기했던 것들이 차츰 지루해질 때 쯤
격동하던 시대에 감옥에 갇힌 듯이 살게 되는
중국의 마지막 황제라는 한 ‘사람’
그 사람은 한 인간이기 보다 하나의 조건이었다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이유중 근본적인 것은
삶의 목적을 스스로 정해야한다는 고통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
그 아이러니한 즐거움떄문이 아닌가
그런데, 중국의 마지막 황제는 인간에 앞서
조건지움의 생이었다.
구역은 황궁. 품위는 황제 그러나 권력은 잃어버린 중국의 마지막 황제.
영화는 여기에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다.
그리하여, 격동기를 맞는 중국의 시대적 상황을 배제하고 있으며
중국을 중국인의 눈으로 보기 보다 서구의 휴머니즘적 시각으로 견지하고 있는 듯하다.
사실, 나는 중국의 격동기 시기의 복잡다나한 문제들을 잘 알지 못하여
서구 휴머니즘적 시각으로만 본 마지막 황제가 그리 이상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후에 생각해보기에 마지막 황제라는 근대와 현대의 격렬한 충돌의 시기에 가장 정점에 서있어야 할 인물이, 제국주의 점령과 투쟁의 시기에…
그를 하나의 관찰자로 격하시키고, 인간극장 같은 영화를 만들어버린 면이 없지않구나 하는 생각은 들었다…
그러나, 그보다 내 가슴을 퍽! 하고 떄리는 순간이 있어서
나는 이 영화를 꽤 오랫동안 기억하게 되었다.
몇십년을 감옥에서 보낸 예전의 황제였던 이 ‘사람’ 이
공산주의 중국을 구경꾼마냥 지나가버리고
그가 갇혀있던 황궁의 의자에 다가가던 그 순간.
어린애가 묻는다.
아저씬 누구세요?
나는 예전에 이곳의 주인이었단다
라고 대답했던가?
어떤 말을 했던 그건 별로…
그 보다는 할아버지가 다 되버린 그 한 ‘인간’ 이 해설프게 웃던 그 표정, 얼굴, 모습
한 사람의 인생이라는 게
한 순간에 강제되고, 그 순간에 그 사람의 인생이 어쩌면 멈추어버렸구나.
그 동안 지나버린 기나긴 시간을 그가
고통으로 받아들이면서 또한
자조적 웃음으로 넘겨버리는 지혜를 얻게 되었구나…
하고 그 사람의 인생이
내 가슴을 퍽! 하고 쳐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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