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와 눈물

오전에 컴퓨터학원 저녁에 미디액트 수업이 있던 어제 오늘 오후 다섯시간 가량이 중간에 붕 떠서

어제는 마포구립도서관을 오늘은 오래있어도 괜찮아 라는 까페를 갔고, 둘 다 낮시간 한시간 조금 못되게 졸다가 나왔다.

화요일 쯤 부터 뭔가 목이 이상하게 칼칼하다 싶더니, 감기다… 조금 피로한 이번주 일정도 한 몫 한 것 같다.

중요한 시즌인데… 감기라니…  내일은 아무 일정 없으니 말끔히 나았으면…

그리고 근래에… 왜 이리 눈물이 많아졌나 모르겠다.

원래.. 영화, 다큐, 책 등을 보면 눈물이 잘 나오긴 나와도 (억지 신파를 봐도 거의 조건반사처럼)

한 6개월 전부터, 조금 더 여려진 것 같다- 라는 느낌을 받고 있다.

저번에는… 시나리오 수업에서- 선생님이 그렌토리노 영화 줄거리를 요약해서 얘기해줬는데 울컥.

아니 얘기를 아무리 실감나게 잘 해주신다고 해도.. 이미 본 영화 줄거리를 듣고서 울컥하다니… 암튼 그때 겨우 참았고

오늘은, 선생님이 잠깐 KBS 현장르뽀의 부분을 발췌해 한 2분 정도 보여줬는데 울컥!

사실, 오늘 건 슬프긴 슬펐다… 나 말고 앞에 있던 다른 수강생도 눈가에 손이 가긴 했으니깐.

내용은 애 둘 가진 부부의 이야기 삶 이야기인데…

엄마가 밥을 지으려고 하니, 정말로 쌀이 모잘랐다. 그런데 그것을 조금 태연하게 얘기하며 라면을 끓였다. 그래서 한 6살 정도나 되는 딸이랑 같이 라면을 먹는데… 딸이 라면을 정말 잘 먹는 거다. 그래서 엄마가 모잘라니? 뭐 다른 거 더 줄까? 라고 해도 애는 대꾸가 없다. 아무래도 엄마가 보기에 좀 모라잔 것 같아서 라면을 결국 하나 더 끓여주니, 딸이 정말 잘 먹는다…. 그리고 식사를 다 하고 엄마에게 고맙습니다 하고 인사를 꾸벅 한다. 그래서 엄마가 뭐가 고맙냐며, 말을 해야 할지, 원하는 걸 말을 하라고 재촉 겸 타일러보니… 아이는 카메라가 부끄러운 듯 엄마 귓속에 대고 라면 더 끓여줘서 고맙다고 속삭인다.. 그때– 태연한 척 애써 참고 있었던, 엄마도 울고- 아이도 울고…. 그 울음이 뭐랄까. 정말 우는 모습 같은 것 보여주기 너무 부끄러워서 꾹꾹 참으려고, 눈물을 계속 닦고 볼을 비비벼보기도 해도 소용이 없는 그런 눈물을 흘리는 것이다. 인터뷰에서 딸아이가 이제 자기가 원하는 걸 제대로 얘기 안한다고 한다. 엄마가 해줄 수 없는 것을 알기 때문에…

얼마 전, 이런 생각을 했다.

보상이 필요한 나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줄 수 없는 상태

그게 가난 아닐까… 라고.

암튼, 몸도 여리고 마음도 여려졌구나.

강해져야하는데.

코멘트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