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를 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덧 시간이 너무 늦어 할 타이밍을 놓쳐버렸고
이제 내일을 위해 자야는데 그럼 난 오늘 하루 뭘 했지? 라고 돌이켜봤더니 영화 한편을 게으르게 보았고, 멸치볶음을 했고, 화장실 청소를 했다.
돈이 좀 생긴 주말엔 갈비찜이라도 해서 냉동실에 얼려둘까
빨래를 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덧 시간이 너무 늦어 할 타이밍을 놓쳐버렸고
이제 내일을 위해 자야는데 그럼 난 오늘 하루 뭘 했지? 라고 돌이켜봤더니 영화 한편을 게으르게 보았고, 멸치볶음을 했고, 화장실 청소를 했다.
돈이 좀 생긴 주말엔 갈비찜이라도 해서 냉동실에 얼려둘까
오래도록 미루고 있던 증상이 있어 피부과에 한번 갔더니 피지낭종 이라고 했다. 비교적 간단한 수술로 내 몸에 오랫동안 곪아있던 덩어리 하나를 빼냈고, 의사께선 그걸 직접 보여주며 터트려주기까지 했다. 웬 오징어 눈깔같은 것이 짓이겨 터지는 모양은 인터넷 짤의 극혐주의란 라벨링에 딱 맞아 떨어질 듯 싶다.
피부과에 이어 찾아간 안과에선 내 증상이 중심성 망막염이고, 치료는 해당 안과에서 진행할 수 없으며 큰 병원에 가봐야 한다고 했다. 증상과 의사 스타일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를 수 있는데 약물로 할 수도, 레이저로 할 수도, 눈에 주사를 놓을 수도 있다고 했다. 피지낭종과 달리 눈 질환 문제는 꽤 걱정스러운 진단이었다.
어딜 찾아갈때마다 질환이 체크되니, 덩달아 몸 여기저기가 다 걱정스럽다. 작업을 할 때마다 시큰거리는 오른 손목이 얼마나 소모되었을까 걱정스럽고- 왼쪽 무릎은 왜 또 찌릿찌릿한지도 걱정스럽다. 내시경 검진을 한 지 2년이 좀 넘었으니, 내 내장들은 또 온전히 건강할지. 또 들여다 볼 때가 온 것 같다.
다시 서울에 왔다.
꼭 서울에 다시 와야하는 거야? 에 명료한 대답을 내놓을 수는 없는 그런 사정인데 서울이 아니어서 이렇게 되버렸어. 란 핑계를 대버릴 것 같았다. 그래, 일단 서울에 가자. 다음 번에 다시 엉뚱한 곳으로 가게 되더라도 일단 가는 거야.
특별히 서울 어디든 간에 이유가 없던지라 일하는 곳의 초근접 지역으로 가버려서 시간도, 교통비도 아껴야지. 라고 계획잡았다.
가산디지털단지 쪽에 집을 한창 보던 와중에 도봉구로 급선회하게 됐다.
서울 외곽이고, 지하철역도 제법 먼 곳에 집을 구했는데 소음 문제가 좀 있지만 집 물가는 서울답지 않아서, 나름 투룸인지 쓰리룸인지 하는 스타일의 집에 왔다. 대신 옵션이라곤 냉장고, 세탁기조차 없는 곳이어서 집 단장에 출혈이 크다.
집에서도 제법 생산적인 활동을 할 수 있었으면 해서 이것저것 마련하느라 매일같이 택배상자가 문 앞에 놓여있었다. 그리고 오늘 식탁까지 와서, 세탁기를 제외하곤 거의 대부분 큰 것들은 집 여기저기를 채우게 됐다.
생각해보니 이 집에 오면서 난생 처음 사게 되는 것들이 참 많다.
새 냉장고, 식탁, 소파, 옷장, 발매트, 수건 모두 난생 처음 사보는 것들이다. 냉장고는 중고 냉장고를 한번 사본적이 있지만 두달만에 물을 줄줄 세다가 완전히 고장나고 말았던 지라. 그리고 수건은 거의 10년 넘게 각양각색의 기념문구 타이포가 있는 수건을 쓰고 있던지라, 새 수건을 사본 일이 없었다.
오늘은 노동절이라 쉬는 날. 냉장고도 있으니, 가득 채워버리겠어 하면서 시장과 이마트 트레이더스를 번갈아 왔다갔다 하더니 냉장실은 몰라도 냉동실은 거의 차버렸다. 게다가 밤에는 돈까스까지 만들어서 냉동실에 넣어버리니- 냉동실은 더이상 들어갈 자리도 없어 보였다. 1인 가구에게는 냉장실대 냉동실 비율이 1;1 정도는 되야 할 것 같은데- 아쉽네. 냉장실은 아직 여유가 많아.
오전 10시에 일어나서 바로 시장에 갔다가, 밤 10시에는 돈까스까지 만드는 하루. 참 오랜만에 의미 따지지 않는 내 소소한 일상만으로 가득 채운 날이 되었군. 노동절이.
오랜만에 꽃사진을 찍었다.
밝은 햇빛때문에 액정도 희미한데
조각조각 금도 나 있었다
바로 어제 아파트에서 나오다가 크게 안타까워 하지도 않고 폰을 또 떨궜다
원래 반쯤은 금이 가 있었건만그나마 아직은 버틸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게했던 나머지 반마저 지저분한 금이 가 있었다.
이제 정말 어쩔 수 없이 바꿔야만 하는 시점인가봐이제 폰을 바꾸는 게 큰 사치는 아니잖아라고 생각하며 다음달 10일 이후정도에 바꾸면 되지 뭐.이랬다.
근 한 2주 정도는 더 써보지 뭐.어쨌든 괜찮아.당장 볼 땐 금 가 보여도메모리에는 멀쩡하거든.
시간이 아직 있으니깐
겨울부터 미세먼지로 흐리멍텅한 하늘이 오랜만에 파래졌더라.
봄이 됐으니 황사에 더 뿌여만 지겠지 했었는데- 그래도 계절 바뀐 티 한번은 내주네.
이렇게 오랫동안 일기를 쓰지 않은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쓰지 않았던 이유는 대학원 마지막 학기 종료즈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좀 음울하게만 지내고 있어서였다.
뭔가 쓴다고 하더라도 신세한탄 같은 것만 늘어놓을 것 같아서, 홈피에 접속 자체를 하지 않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홈페이지에 들어도 와보고 하니 홈페이지 모듈도 업데이트가 되어서 인터페이스가 많이도 바뀌었네. 물론 보는 사람 입장에선 똑같겠지만.
근래에 그래도 조금씩 낮은 텐션을 회복하고 있으며
5월 1일에 어쨌든 이사를 하리라고 결심했다.
그리고 3월부터 자격증이라고 하나 따둬야 하는 게 아닐까- 하고 알아보고, 교육도 듣기로 했다. 아니 오늘 사실 첫 교육일정에 가보았다.
완전히 새로운 공간에서 참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르 들어보니-
역시 이제 난 어디서든 나이가 많은 축에 속하는 군. 하는 생각도 하게 되기도 하는데- 그래도 뭔가 새로 시작하는 설레임 같은게 돋아나기도 한다.
봄날. 맑은 하늘 가능한한 오래 지속되길.
곧 졸업이고 소속된 곳도 없어지는데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
아무것도 없는 벌판에 내쫓기던 시기는 몇번 있었지만 이젠 나이까지 꽤 들어버려서 그런지 더 약해졌나보다
갑자기 튀어나가듯 뭔가를 할 수 없는 불능상태가 되버리면 앞으로 닥친 것은 악순환 뿐 아닌가
괜히 무해한 이들을 탓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나쁜 마음을 일부러 긍정형으로 만들 필요는 없지만
그럴수록 누추해지고 마는 것은 나 자신 뿐인걸
어찌 돌이켜보면 한해가 또 간다는 생각 때문에 모든 연말이 우울했다
잠이 안올 것이 뻔했기에 변산에 갔다.
새벽 3시,
길 위에 지나는 차 하나 없었고
가끔 지나치는 집 몇채는 누가 사나? 할 정도로 낡아 있었다.
변산해수욕장은 어렸을 적 꽤 붐비던 시절 간 게 마지막 기억이니
실로 몇십년만에 간 것이었다.
그때는 변산해수욕장이 꽤나 이름 난 곳이어서
멀리서 찾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친척들이랑 다같이 갔을 때
내가 수박을 들고 가겠다고 때를 쓰다가
바로 놓쳐 깨부셨던 기억만, 얕게도 남았다.
지금은 예전 흔적이라곤 없이 덜렁 해변과 캠핑장 따위만 남아있었다.
총총걸음으로 바닷물 가까이까지 갔다가
참, 청승맞다-
하곤, 다시 돌아왔다.
생존에 대한 불안이 없는 이의 일상은 어떤 모습일까…
역대급으로 잠을 많이 잔 주말이 되고 말았다.
토요일에 밤 10시 정도에 자기 시작해서 일요일에 거의 12시 정도에 깼으니 14시간 잤는데
그걸로도 충분치가 않았는지
일요일 저녁 8시 쯤에 또 자기 시작해서 11시 쯤에 일어났으니 플러스 3시간까지 해서… 일요일에 17시간 정도를 잠으로 해치워버렸다.
토요일에 밤이라도 샜거나 그런 것도 아니고
그냥 캐스트 진행 때문에 이런저런 얘기 나누는 만남들을 했을 뿐인데… 이럴수가
일요일 저녁에 그냥 평소대로 인터넷 잉여로 시간을 보냈더라면 자지 않았을 수 있었는데
무슨 용기로 페드로 코스타의 행진하는 청춘을 틀었던지…
보다가… 약 10분만에 꾸벅꾸벅 조는 내 모습을 발견하고… 에라 모르겠다 하고 누워버린게 잘못이지
페드로 코스타의 행진하는 청춘은 언제 다 볼 수 있을까
러닝타임도 길던데…
바쁘고 정신없어야 할 때라고 밖에서 여기저기 통화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하고 있긴 한데
집에만 오면 이보다 더 게으를 수밖에 없다
오늘도 오후 쯤 집에 와서 적당히 시간 때우다가 저녁 뉴스 보고는 또 12시가 되기까지 들어갔던 사이트나 또 들어가보면서 시간을 보낼 태세다
겨울이 지나가고 봄비라고 와버리면 한번쯤 감상적이 되곤 하는데
지금은… 아… 그냥 습하네… 여름엔 더 습하겠지?! 라는 생각만 드네?!
나의 온갖 시간이 8월 촬영때에 맞춰져버린것만 같다.
오늘은 페드로 코스타의 <반다의 방> 을 보고
어제는 <플로리다 프로젝트>와 <더 포스트>를 봤는데
<반다의 방>을 보면서는 아, 저런 식으로 샷구성을 하고 사운드를 따라는 것인가?! 그럴 수 있을까?! 반다의 방은 이야기가 별로 없어서 가능한거잖아…
<플로리다 프로젝트> 를 보면서는 핸드헬드 촬영을 해야하는건가? 픽스 촬영을 해야하는건가? 어떤게 더 맞는 거지?
<더 포스트> 를 보면서는 인물들이 하는 특정 제스쳐들을 눈여겨 보며서 저런 걸 만들었어야 하는데? 근데 또 억지로 하게 만들면 작위적일텐데?!
가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앞의 세 영화중에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근래에 본 영화 톤과 다른 매력이 있어서
중얼거리듯 되내이는 것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에 잠깐이나마 빠져보는 순간을 맞이할 수 있었는데
다 끝나고, 열등감과 질투심이 몰려올 건 또 뭐람?!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와야 할 택배는 10개 넘게 남아있는 대신, 사실 다음 학기 버틸 수 있을 돈이 없다
맨날 숨가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있지만, 지금 순간을 쳐다보면 게으르기 짝이 없다
지금까지 해온 뭐라도 하나 틀어질까봐 조마조마한데, 사실 차곡차곡 쌓아둔 게 별로 없다
어찌어찌 보면
다 아무렇지 않다고 여길 수도 있는 거 아닐까? 라지만
사실, 절대 쿨할 수 없고 …
버텨오던 것이 와장창 무너질까 불안해하고 있다
벌써 5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