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일상

  • [2008.7.9.] 그런데, 지금은, 너무나도

    시집을 손에 드는 순간 거의 의식을 잃은 것처럼
    잠에 빠져들고 말았다.

    요즘은 피곤해서가 아니라
    그저 습관성으로 자게 되는 그였다.

    점차 생각이 짧아지고 있었다.

    그가 바라는 것은 어쩌면
    돈 뿐이었다.

    걸으면서 조금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이대로 인생이 멈추어 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

    몇가지 취미를 가졌던 청년이었다고 추억하면서…

    더운 날씨가 그를 지치게 하고
    또 역설적으로는 너무 강한 에어콘 바람이 그를 지치게 하였다.

    그가 여름을 좋아했던 것은

    여름 밤이었다.

    여름 밤에 풀벌레 소리와 함께 걷는 것을 좋아했고

    근처에 사는 사람들과 간단하게 편의점에 모여 맥주 한 캔씩 들이키는 것을

    좋아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너무나도

  • [2008.7.6.] 낙산공원에서

    낯익은 중견배우들이었다. (후에 알아본 결과 그것은 김혜선과 손현주였다)

    김혜선의 눈에 금새 눈물이 맺혔다.
    감독인것 같은 사람은 금새 큐사인을 하고, 다른 각도에서, 또 다른 각도에서…

    트레일러와 조명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모니터에서 비춰지는 영상은 거의 TV에서 보이는 것과 흡사했다.

    이것이 “촬영” 이라는 것이구나.

    그는 오늘 이 뜻하지 못한 구경에 괜시리 흥이났다.

    대학로로 집을 잡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면서
    성큼성큼 계단을 내려갔다.
    땀으로 온몸이 젖어있었다.
    더욱이 모기가 달려들어 사정없이 물어댔나보다.

    연거푸 다리를 긁으면서도

    그래도 좋았어
    그래도 좋았어

    라고 되내였다.

    그리고 또한
    그 자신이 큐! 사인을 외치는 그 누군가가 되는 환상을 빠트리지 않았다.

  • [2008.6.30.] 맑고 튼튼한 유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냥 앉아서 동대문까지 가자, 동대문에서 바로 갈아타서 혜화로 가는거야. 집에 들어가서 무조건 컴퓨터를 켜는 거야. 미친듯이 인터넷을 하는거야. 재테크가 잘되고 있는지도 확인해보고, 들어 온 생활비로 뭘 살 수 있는지 알아보기도 하는거야. 오늘은 회사에서 저녁도 먹었어. 별 다르게 다른 데서 시간 때울 곳도 없어. 그리고 내일 아침도 6시에 일어나야 할려면 오늘 지금 이 시각부터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생활을 망가트리는 일이야.

    자꾸만 되내여 보면서 지하철이 어서 가기를 바랬다.

    그런데 언뜻 스치는 생각이, 1호선 종로쪽으로 가지 않던가?

    그는 지하철 노선도를 꺼내보았다. 그리고 한참을 보았다.
    역시나 시청역을 지나고 있었다.

    그래, 구경하는 셈 치고 가자.

    먼저 호기심이 강했던 셈이었다. 오후 내내 주억거렸던 그 인터넷 기사들이 사실인지 아닌지.
    지금 도대체 시청광장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런데 막상 시청역도 그렇고, 출구로 나와서도 별다른 기색이 없었다.
    단지, 시청광장이 빈틈없이 닭장차들로 둘러쌓여 있었다.

    둘러 볼 셈으로 광장을 삥 둘러 가니, 그때서야 조그만 닭장차들의 틈새에 사람들이 모여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아니었다. 틈새를 넘어서니 수많은 사람들의 운집이었다. 신부들과 수녀들도 다수 보였고, 스님도 몇몇 보였다.

    오늘 인터넷 기사에서 보았던 그것임을 알 수 있엇다.

    그리고 그는 한쪽켠에서 천주교 미사를 관조했다.

    나약한 사람들이 의지하는 어떤 판타지라고 종교를 정의내린 바 있는 그는…

    그 광경이 조금 생소했다.

    권력자에 대한 비판을 하고 있는 미사라니…
    찬송가 대신 “대한민국 헌법 1조” 를 부르자는 미사라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수많은 신앙인들이 운집해 기도를 드리고, 성격을 주어 삼겼지만

    신앙인이든 비신앙이든 염원은 한결같았다.

    우리가 바로 민주주의!

    오늘 그의 눈에 비친 깃발은 광우병대책위 깃발 하나였다.

    거의 대학생들끼리 모인 것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신앙인이 다수였고, ‘시민다운 시민’ 들이 삼삼오오 모여있던 그 시청광장.

    그는 시민의 행동력을 대단하다고 여기면서

    자기 자신만 예외적인 존재라고 여겼던 것일까?

    그래서 망설였던 것일까?

  • [2008.6.29.] 두팔과 두다리를 가진 짐승이다

    그는 갑자기 어떤 형상이 떠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그 자신이었는데, 어떤 부위였고, 미세한 조직같은 것이었다. 점점 윤곽을 나타내는 것은 이음새 같은 것이었다. 자신의 피와 뼈와 근육으로 된 이음새가 선명하게 눈앞으로 다가왔다. 심장박동소리와 함께 박동하면서 달려들던 그것이 눈앞에 온 순간, 그는 눈을 감아버렸다.

    그리고, 그 자신과 그 자신이 바라보던 그.
    이렇게 둘이 아닌 하나가 됨을 알 수 있었다.

    경직된 근육과 뼈의 고통을 느낄 수 있었지만, 계속했다.
    오늘 하루가 그에게는 너무도 불만족스러웠던 것이다.

    서울의 상쾌하지 못한 공기가 거뿌 달려들었고
    모기같은 것들이 다리 언저리에서 맴돌고 있었다.

    창 하고 소리가 났다.
    쇠와 쇠가 부딫히는 그 소리가 마치 그의 이음새 근육에서 나는 듯했다.
    한번 힘을 더 내보다가 그도 그만 앉아버렸다.

    헤드폰에선 전에 즐겨듣던 음악이 그를
    전의 그 감정으로도, 지금의 즐거움으로 안내해주지 못했다.
    뻐근한 몸이 힘을 잃었는데, 그리 상쾌하지 못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는 지금의 그 상태가 맘에 들었다.

    생각이 오늘하루를 넘어서고 있던 것이다.
    드디어 벗어나고 있던 것이다. 가장 아픈 자학으로부터.

    서울의 야경과 이질적으로 배치되는 서울성곽, 그리고 수다를 떠는 사람들.
    항시 전에 관찰자처럼 느껴지며 봐왔던 것들이 이질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두팔과 두다리를 가진 제 자신이
    그래도 지금 이 순간, 힘겨워 하고 있다는 게 제법 살아있다고 느꼈던 모양이다.

    그는 그 이후 산책을 했다.

    가깝지만 한번도 가보지 못했던 한성대에 들어가보았고
    그 근처의 아파트 단지에도 들어가보았다.

    짐승이 자기영역을 넓히듯이
    홀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지겨웠고, 나태했고, 자학했던
    오늘 하루를 씻어냈다.

    그리고
    언젠가 여행을 떠난다면
    순간을 기록하는 것이 달리 사진뿐이 아니라
    스케치북과 수채물감등을 챙겨서

    못 그리는 그림으로나마 남겨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최근 들어 그가 떠올린 그 어떤 생각보다
    참신했던 생각이었다.

  • [2008.6.28.] 雨日풍경


    떨어지는
    소리,
    위에
    떨어지는
    눈물.

    말라가던 빨래들이
    다시 젖기 시작하고

    누군가 베란다 위에서
    그 모든 기억의 추억의 토사물들을
    한꺼번에 게워내기 시작한다.

    -최승자 <雨日풍경>

    난 비가 좋다.
    뭔가 차분해지는 것 같아 좋다.

    나는 항상 멀리 있는 일 때문에 걱정해서
    이것도 저것도 못하고
    집 안에서도 우왕좌와 그러고 마는데

    비가 쏴아하고 내리던
    딸꾹질하듯 내리던 간에
    그것들을 곁에 두고 있으면

    멀리있던 시선이 내 안으로 향하는 것만 같다.

    지나간 일을 후회할 것도 없이
    멀리 있을 일을 걱정할 것도 없이

    잔잔해진다.

    언젠가, 비오던 날 뭘 생각했었더라 하는
    종류의
    추억들과 함께

  • [2008.6.27.] 어제는 시집을 한권 샀는데

    바람이 독점한 세상.
    저 드센 바람 함대,
    등 푸른 식인 상어떼.

    반사적으로 부풀어오르는 내 방광.
    오늘 밤의 싸움은 팽팽하다.
    나는 그것을 예감한다.

    그리하여 이제 휘황한
    고통의 춤은 시작되고,
    슬픔이여 보라,
    네 리듬에 맞추어
    내가 춤을 추느니
    이 유연한 팔과 다리,
    평생토록 내 몸이
    얼마나 잘
    네 리듬에 길들여졌느냐.

    -<고통의 춤>

    최승자의 시어들은 죽음과 맞닿아 있다.

    그러나 그 죽음은 슬프지 않다.

    죽음을 소망하기도 하고, 더러는 애원도 한다.

    죽음은 부활과 맞닿아 있을수도, 더러는 아예 끝장일수도 있다.

    그것은 작자도 우리도 모를 일.

    하지만, 작자는 죽음을 소망하고 죽음으로 가는 고통의 과정또한

    겸허하게 맞아들인다.

    마치 고통에 익숙한 듯,

    그러나 벌어진 틈새를 가격하면 더 큰 고통이 오듯

    그것은 역시나 고통을 수반한다.

    그럴수록 강인해지는 주체.

    죽음과 맞닿으면서 용기를 얻는듯한 주체.

    작자의 이야기는 결코 체념이나 포기가 아니다.

    죽음을 통해 끝내거나, 넘어서거나…

    죽음을 베개곁에 두고 있으면서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고통속으로 직접 들어가면서, 비명을 지르고

    그리고 춤을 추는 것이다.

    그녀의 고통의 춤의 사위가

    그리하여

    감동적인 것이다.

  • [2008.6.24.] 지하철에서 맨날 조네

    학기중에도 그리 열심히 공부한 기억이 없이 방학을 맞았다.

    좀 밀렸던 일들을 해야지, 복학해서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일들을 해야지.

    돈도 좀 벌고…

    발바닥 치료도 좀 하고…;;

    오늘 발바닥 치료 했는데, 지난번과 달리 무진장 아팠다 ㅠ

    마취-레이저-냉동치료 과정 중 마취와 냉동과정이 끔찍했고,

    지금 마취가 풀려서 그런지 올라오는 통증이 끔직한 중이다….

    이제 몇 시간 후면, 엠티도 가야하는 데…

    늙어서 그런지, 엠티도 조금 귀찮은 게 사실…

    그래도, 그래도, 사람이 중요하니깐.

    방학때는, 근데 사람들을 잘 못만나볼 듯…

    우선 알바도 있고,

    이 알바가 단기로 끝난다 하더라도, 돈을 좀 벌어야 되니…

    시간도 없고, 뭐

    좀 홀로 있어보고 싶은 마음도 있고…

    이것저것 새로운 일이나 많이 해봤으면 좋겠네.

  • [2008.6.21.] 시험 끝, 방학 시작!

    학기중에도 그리 열심히 공부한 기억이 없이 방학을 맞았다.

    좀 밀렸던 일들을 해야지, 복학해서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일들을 해야지.

    돈도 좀 벌고…

    발바닥 치료도 좀 하고…;;

    오늘 발바닥 치료 했는데, 지난번과 달리 무진장 아팠다 ㅠ

    마취-레이저-냉동치료 과정 중 마취와 냉동과정이 끔찍했고,

    지금 마취가 풀려서 그런지 올라오는 통증이 끔직한 중이다….

    이제 몇 시간 후면, 엠티도 가야하는 데…

    늙어서 그런지, 엠티도 조금 귀찮은 게 사실…

    그래도, 그래도, 사람이 중요하니깐.

    방학때는, 근데 사람들을 잘 못만나볼 듯…

    우선 알바도 있고,

    이 알바가 단기로 끝난다 하더라도, 돈을 좀 벌어야 되니…

    시간도 없고, 뭐

    좀 홀로 있어보고 싶은 마음도 있고…

    이것저것 새로운 일이나 많이 해봤으면 좋겠네.

  • [2008.6.19.] ㅠㅠ

    걸을때마다 발바닥이 점점 아파온다.

    사마귀때문 ㅠ

    저번에 갔을 때 A/S도 해준다고 했는데… 혹시 돈받을까 몰라서 아직 못가고 있다.

    돈 받으면 바로 파산이기 때문 ㅠ

    세제용기도 사야되고

    양말도 사야되고

    조리도 하나 사야되고

    우유도 사야되고

    식빵도 사야되는데

    흑흑흑흑흑흑흑흑흑

    내일도 시험인데!

    흑흑흑흑흑흑흑흑흑
    흑흑흑흑흑흑흑흑흑
    흑흑흑흑흑흑흑흑흑
    흑흑흑흑흑흑흑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