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일상

  • 돌아옴

    돌아온 지는 이제 일주일이 되어 가고

    일상의 리듬을 새롭게 만드느라, 이제 돌아옴이란 제목의 일기를 쓸 수 있지 않을까 – 하고 일기장을 열었다.

    돌아오기 전까지는

    돌아갈수만 있으면, 나는 행복하리라- 행복해지리라- 라고 확신했었는데…

    여유로운 시간 곳곳에 놓인 불안들이 어김없이 찾아와 나를 콕콕 찌르고

    어느 결엔, 더없이 흔들리기도 하여

    대책없는 망상으로 도피하기도 한다.

    다들 어떻게들- 견디어 오셨을까 –  모두가 대견해보이고

    문뜩 서글퍼지기도 하는

    그런, 일상이 한참 지속될 것 같다

  • 꼰대가 되지 말아야지

    꼰대가 되지 않기는 생각보다 어려운 일인가 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이로는 – 나를 해칠 수 있으니 –

    차분해지기로 노력하기로 한다.

    우주 저 멀리서 보이는 작은 지구. 지구 속 바다위로 솟아오른 흙들, 그 위의 사람들. 사람들 중 일부

    그중 조금의 것들이 갖고 있는 마음가짐일 뿐이야.

    지금은 차분하지 않으니 차분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하고 –

    차분해졌을 때, 차근차근 되짚어보기로 한다.

  • 갑자기 근황

    실업급여 따박따박 받으면서 패스트푸드와 까페를 전전하던 서울 룸펜이었는데

    갑자기 웹드라마 미술팀에 합류하게 되면서 – 내 시간이 완전히 소멸했다.

    오전 10시에 집을 나서면 11시쯤 집에 오게 되면 조금 이른 셈이고, 12시가 보통이며- 더러는 예고없는 밤샘이 되기도 하는데다가 휴일이 없다..

    취미생활과 약속따위 잡을 수 없는 FULL 상태… 미술팀에 관련한 소회는 마무리가 되어야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고-

    이번주 목요일에 중국에 가서 한 2주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중국2주 후에도 한국촬영이 계속 이어지니깐, 9월 초까지는 다른 것은 아무것도 못한다고 봐도 무방한 상태…

    우선 그렇다고 합니다.

  • [미장센영화제2015] 비정성시2, 전년도수상작3

    2015년 제14회 미장센영화제 관람기이다.

    비정성시2 와 전년도수상작3 관람한 것, 단평을 주루룩 남겨본다.

    그리 길게 생각하고 쓴 글이 아닌- 조금 인상기- 에 가깝긴 하지만.

    *비정성시2

    • 비공식 개강총회
    unofficail

    한국 남자가 “사회에서 쓸만한 녀석”으로 탈바꿈 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시기 중 하나가 군대라고 생각한다.

    전 근대적 학교나, 불행한 가정에서도 특유의 폭력 또는 억압이 나타날 수 있겠지만 그것은 한국 남자라는 집단의 공통분모가 아닌, 특수한 경우니깐.  보통의 그런 경우는 개인의 심리 정서적 문제로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 트라우마 같은.

    그런데 군대라는 곳은

    여긴 원래 이런 곳이야 그리고 이 같은 과정을 평범한 한국남자라면 다 겪는 거라고 그래버리니깐- 이 모듈에 맞춰- 내가 변해야해. 라고 생각하게 되는 게 좌절이자 절망이다.

    군대에서 겪는 거라곤, 춥거나 덥거나 배고프거나 고립되거나 그런 것은 별로 중요치 않는 것 같다. 계급서열 속에 나를 위치지우는 것. 그것에서 오는 어떤 포기가 있다.

    전에 겪었던 서열에는 어쨌든 노력해서 향상시킬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나이 서열 제외하고)만… 이제는 어떤 노력을 해도 넘을 수 없는 서열관계가 있고, 그 중에 내가 있다는 것. 어떻게 해도 벗어날 수 없는 사다리가 있다니…  하고

    그렇다면 그 사다리 위에서 내가 위치하고 있는 자리 위에서 내가 누릴 수 있는 것을 누리고, 바짝 엎드려야 할 것은 바짝 엎드려버리자. 라며 쓸만한 녀석이 된다…

    암튼 권위주의적 서열은 시대가 흐르면 점점 더 나아지겠지- 싶었는데- 이게 웬일 요새 SNS에서 빵빵 터지는 대학가 폭력적 군대문화들… 사실 요새 정보공유가 더 잘 되서 그렇지… 옛날이 더하긴 더했겠지… 암튼… 쪼오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 같긴 하지만- 언제 뿌리 뽑는 그 날이 언제일까, 하고 한숨쉬게 되는 근래.

    암튼, 그런 근래에 서열관계와 그들의 우수은 놀이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건 내가 평소 하고 싶었던 얘기가 있어서 길게 쓴 거고- 사실 작품 자체가 그리 훌륭하진 않다는 인상… 현상 포착은 잘 했지만, 갈등의 전면을 너무 직설적으로 드러낸 것 같아 아쉬웠고, 결말은 더욱이 좀 뜬금없었다…

    • 은혜
    eunhye

    철저히 어린 소녀, 은혜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들.

    영상도, 연기도(목사 연기 빼고) 좋았다.

    그런데… 그런데… 너무 봐왔던 풍경이라…. 새로움이 별로 없었다…

    • 어떤 날
    oneday

    노인과 노래방도우미의 어떤 공통분모 그리고 교감.

    근데 전해오는 게 별로 없다…

    • 좁은 길
    narrow

    희망도 탈출구도 없는 청년세대의 이야기다.

    이것도 많이 다룬 테마이건만 – 내가 아직은 청년세대여서 그런지

    이 시대 중요한 화두여서 그런지 절절하게 흐른다.

    공무원시험준비하면서 택시기사와 택배배달을 하는 두 사내의 이야기.

    결말 부분이 조금 무리수가 있다, 싶기도 하지만 – 여러가지 기억에 현실적인 장면들로 하여금 가슴을 때리더라.

    *전년도수상작3

    • 만일의 세계
    if

    관계가 끝난다는 것.

    둘이 함께 공유하고 있던 세계가 끝이나고 각자의 세계로 분리된다는 게 아닐까.

    각자 다른 세계에 있는 둘은

    같은 공간에 있어도,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말을 해도-

    함께 같은 것을 느낄 수 없고,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

    어떻게든 날 바라보라고 몸부림이- 온전히 가엾은 몸부림으로 보일 뿐이다.

    영화가 다루려고 하던 테마가 그런 것인 것 같은데- 음… 그 한가지 단선적인 테마로 극을 계속 끌어가다 보니깐 – 지루한 감이 있다. 그 테마에서 조금 더 치고 나가거나 다양한 변모를 보여줘야하는데 – 그 테마만 끌고 가다보니깐 동어반복 같은 느낌이 들었던 것.

    • 비행소녀
    flygirl

    연기도 훌륭하고 화면도 깔끔하고 그렇긴 한데-

    음- 사실 공감이 안 가는 부분이 있다.

    갑자기 따라오는 애는 챙겨주면서도 왜… 칼에 찔린 남자는 경찰 하나 불러주지 않는거지… 뭔가 성인남성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에 인 것 같긴 한데… 그게 잘 나타나질 않으니까… 왜?! 하게 된다.

    그래서 공감의 부분을 찾지 못하고, 많이 보던 테마인데- 하고 겉돌게 된다.

    • 달팽이
    dal

    애니메이션이지만 꽤나 잔인한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이 생각날 정도로… 현실에 있는 비정한 것들을 그대로 건져올렸다.

    • 왜 독립영화 감독들은 DVD를 주지 않는가

    제목부터가 비범한 이 영화는 – 단연 근래에 보았던 단편영화 중 최고!!

    ( 근데 내가 근래에 단편영화를 본 적이 별로 없다..;;)

    적재적소에서 웃음을 잘 건드려서 – 웃게 되는데… 슬퍼지는 이 기분은 뭐지?! 하하하하핫

    가와이 순지… 메쏘드… 봉준호까지…. 이건 긴 설명이 필요없다- 그냥 한번 보면 됨!!!

    감독이 직접 유투브에 풀버전을 올려두었으니, 보면 됨!

    • 아귀
    hungry

    이건 스토리나, 어떤 의미부여보다 서스펜스를 즐기라고 만든 영화같다.

    한정된 공간에서 극도의 몰입감을 위해 영상미나 컷의 호흡이나 이런 것은 참 쫄깃하게 잘 만들었다.

    근데… 나는 보통 스토리나 상상력으로 치고 나가는 스타일을 더 좋아하는 지라… ^^;

  • [앤디워홀 라이브, DDP] 날 것, 라벨 그리고 비틀어진 라벨

    우리는 파악할 수 없는 것들과 긴장관계를 맺는다.

    1319240-rainy-forest-road

    자연 상태의 날 것들, 그리고 그것이 만들어내 내는 풍경은 그 자체로 있을 뿐, 우리에게 어떤 기능이나 의미를 던저주지 않는다.

    자연과 함께 일상을 꾸려가는 사람들에겐, 자연이라는 것이 수확해야 하는 어떤 것을 쥐고 있는 것으로 쉽사리 파악될 수도 있지만

    자연을 철저히 일정의 구획 안에 가두어놓고 삶을 살아가는 도시인들에게 날 것 그대로의 자연은, 그것이 우리게에 무엇을 던져줄 지 몰라 묘한 긴장관계를 형성하게 되지 않을까.

    위 사진에서 아스팔트 길과 숲길이 있다. 여기서 쉽사리 저 숲 속으로 들어갈 수가 없다.

    단순히 길이 편하고, 불편하기 보다는 저 숲 안에서 파악될 수 없는 어떤 것이 나타날 지, 위험한 것이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시 사람들은, 한가지 기능을 위해 인공적으로 만들어 둔 저 아스팔트길에 더 긴장하지 아니하고, 묘한 편안함을 느낀다.

    아스팔트이든, 슈퍼마켓에 진열된 상품이든, 텔레비전에 등장하는 섹시한 여배우든 우리는 자연 상태 그대로와 대비하는 묘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그것들은 우리들에게 이미 뻔한 것이고, 생각하지 않아도 파악할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아스팔트 길은 내가 편하게 걷기 위해 내 발 아래 있어야 하는 것이며

    수퍼마켓에 파는 토마토 스프 통조림은 내가 기대했던 토마토 스프 맛과 배고품을 채워줄 뿐이며

    텔레비전 속 그 섹시 여배우는, 언제나 남성의 사랑을 갈구하는 섹시 심벌로 존재한다.

    그들은 마치 태어날때부터 그렇게 만들어진 것처럼 우리 눈 앞에 뻔하게 존재하기에, 그 요구만 충족시키면 뻔한 대상과 우리의 관계는 종결되는 것.

    파악할 수 있게 해볼까?

    warhol_boxes_64_christies

    있는 그대로 파악될 수 없는 나무통

    에 우리에게 친숙한 상표를 달았다.

    파악될 수 없던 나무통은 한 수간에 우리가 뻔히 여겼던 것들의 의미를 품게 되었다.

    그런데, 우린 이게 정말 세제박스이며 토마토 캐첩 박스 따위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있다.

    아주 멀리서 보면 분간하기 어렵겠지만, 어쨌든 이것들은 미술관 위에 배치되어 있고, 질감의 차이가 뻔히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위장에서 오는 약간의 비틀어짐 때문에 뻔히 보였던 것들에게 강렬한 색이 보이기 시작하고, 표면 위의 여러가지 도형의 형태가 보이기 시작한다.

    파악될 수 없어서 긴장관계를 만들어주었던 것이, 라벨이 붙여져 이전의 긴장관계는 사라지지만

    내가 뻔하게 알고 있던 게 아니게 되었다.

    라벨 속 색과 형태과 두둥실 떠다니면서 새로운 물음표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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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뻔히 알고 있는 섹시 심벌 마를린 먼로.

    그녀는 매체속에서 이미 자연인이 아닌 섹시라는 라벨을 달고 있다.

    분절없는 신체의 몸뚱이 어디에 달려있는 지 모르겠지만 “섹시” 라는 라벨이 새로운 경계를 만들어서

    대중이 그녀라는 자연인과 만나기 어렵게 두터운 레이어를 형성하고 있다.

    앤디워홀은 마를린 먼로의 얼굴에 색의 경계를 선명하게 부곽시킨다.

    색은 각각이 또 하나의 라벨들로, 그것 자체로 의미를 만들어 내기에 바쁘기도 하고,

    신체가 더이상 자연색을 띄지 않기 때문에 그 덩어리 전체가 완전히 새로운 것이기도 한다.

    앤디워홀이 만든 색이라는 라벨들로 인해,

    이전의 섹시 라는 라벨이 벗겨졌는가? 아님 더 강화되었는가? 그건 잘 모르겠다.

    다만, 매우 뻔해서 재미없던 섹시 심벌이 새로운 덩어리로 나타내서 끝없는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는 것이다.

    내 얼굴 안에서 섹시를 찾아볼 수 있니? 네가 갖고 있던 라벨은 어떤 것이었니? 다 마음에 드니? 등등등…

  • 뛰는 것

    다들 그렇듯이 초등학교때- 가방이 가볍고 그러면 곧잘 뛰어다녔다. 마치 슈퍼마리오가 된 듯, 남의 집 수도관 뚜껑을 팡팡! 때리며 뛰어다니기도 하고 그랬는데 – 지금 그렇게 뛰라고 하면 뭐랄까 남들 시선보다 먼저 어디 다치기라도 할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으흑!

    예전에 제주도에서 전경으로 있을 때, 가끔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려오곤 했다. 휴식 시간에 간다고 해도, 빠른 시간 안에 다녀와야 하기 때문에 빠른 걸음으로 종종 다녀왔었는데 – 어느날 버스에서 딱 내리니깐, 도서관 앞 신호등이 파란불이 딱 켜지는 것이었다. 그래서 질주해서 – 파란불을 건넌 적이 있다. 한 100미터 조금 안됐던 것 같은데… 그런데 – 그 다음날 보니, 온 몸이 쑤셔서- 왜 그러지?! 뭐 한게 없는데, 라고 생각하며 돌이켜봤는데 횡단보도 건넌다고 100미터 잠깐 뛴 것 때문에- 몸이 쑤셨던 것. 헉 내가 얼마나 운동부족인가… 그것도 남들은 다들 몸 건강해진다는 군생활 중에 이 모양 이꼴이라니. 하면서 나중엔- 휴식시간에 여기저기 조깅을 많이도 했다. 필받을때는 거의 40분 넘게 계속 뛰어서 해수욕장까지 다녀오고 그랬으니- 그 시절이 내 건강의 리즈시절이었을 수도 있겠다. 그때가 스물넷에서 스물다섯 시절.

    그리고 시간은 흘러흘러, 지금은 서른둘.

    밤에 산책을 하면서- 계속 걸어다니기만 하는 것도 도움이 되겠지만… 제법 오랜만에 뛰어버리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했지만.

    에이 가만히 걸어다녀도, 여기저기 걸려 헛발질 하는데 – 뛴다고 뛰었다가 – 팍! 꼬꾸라지면 어쩐담… 하면서 말았다….   (신고 있던 것도 쪼리였고- 그래서…)

    그런데- 이렇게 미루고 미루다보면 – 한 사십대 되면 걷는 것도 힘겨워 할랑가 몰라!

    시일내에 뛰어보겠다!

  • 장편시나리오 워크샵 마지막 수업

    총 10회차 과정의 장편 시나리오 워크샵 과정이 끝났다.

    예전에 장편 시나리오의 이론 중심의 수업을 들었었는데, 그 선생님이 이번에는 실습 위주의 수업을 연 것이었다.

    나로서는 이론 중심의 수업을 들으면서 배운 것도 많았고, 글도 써야하기에 – 이보다 더 적절할 순 없었다.

    단편작업이 끝나는 바로 다음날 개강해서, 단편작업에 빌린 장비반납하고 첫 수업에 임했다.

    수업을 오랜만에 들으면서 – 어떻게 하면 좋은 영화 시나리오를 쓸 수 있을까, 이 영화는 이래서 좋은 영화다 – 라는 이야기를 주로 하는데

    아- 오랜만에, 무척 좋구나. 라는 기분이 먼저 들었다… 우즈벡에서 오랫동안 배회하느라 영화라는 매체를 가까이할 수도, 영화에 대한 심도있는 이야기를 나눌 대상도 부족해서

    내가 좀 목말라 있었구나 – 했다.

    10주차 동안,

    하나의 아이템을 가지고 가서 계속 업데이트를 시켜봤다.

    처음 내 생각에, 이 아이템은 이미 컨셉이 확실하기 때문에 이미 끝난거야, 정말 쉽게 술술 풀릴 걸?! 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정말 나이브한 생각이었다 ㅎㅎ

    그리고 매주, 지적받았던 문제들을 해결해가면서도 – 언제나 롤러코스터의 연속이었던 게

    내가 쓴 글을 내가 객관화를 시키기 어려워서인지, 써서 가면서는 –

    키야~ 이건 더이상 흠집이 없는데?! 완전 끝났는데?! 라고 생각해서 가면…. 헉… 하면서 절망 ㅋㅋㅋ

    내가 얘기를 들어놓고서도 그래도 여기엔 다른 매력이 있어서, 수정할 수 없어!! 라고 고집을 부릴 수 있었다면 절망을 하지 않았을텐데.

    얘기를 들어보니, 아…. 완전하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이리도 부족했다니!!! 근데 이걸 또 어떻게 해결하나 ㅠㅠ 하는 시름을 안고 오기 때문에 .

    선생님도 열성적이어서

    원래 11시 시작 3시 끝나는 4시간짜리인데 – 4시간에 맞춰서 끝났던 적은 한번이나 되려나?!

    보통이 5시간해서 4시쯤이 끝나고, 한번은 6시간을 해서 오후 5시에 끝난적이 있었다. ㅎㅎㅎ

    쉬는 시간도 그리 길지 않은데 – ㅎㅎㅎ

    나는 그냥 앉아서 얘기만 듣고, 가끔 다른 사람것 할 때는 딴 생각에 열중할 때도 많은데

    그 긴 시간동안 끊임없이 다른 사람의 이야기와 문제의식에 공감해주면서 여러가지 제안을 던져주는 것은,,, 정말 타고남 플러스 엄청난 내공이 필요한 듯.

    암튼, 그 10주 동안 – 나도- 모범생 모드로

    착실하게- 고쳐야 할 부분 고치고, 끌고 가야할 부분 끌고 나가서

    나이브했던 몇 문장이 하나의 트리트먼트가 되어서 돌아왔다.

    물론, 현 트리트먼트 또한 여러가지 해결되지 않은 문제점을 갖고 있으며

    아직도, 어떻게 해결해야하나 감이 잘 안잡히는 부분들도 있다만…. 어쨌든 나름의 성과가 있어서 수업의 종료를 자축해야하지 않나 싶다.

    선생님께도, 같이 수업들으면서 고민해주신 수강생들께도 감사를 표하며-

    이제 트리트먼트로 나온 걸- 더 발전시켜야 하는 더 크고 막막한 과제를 풀어헤쳐나가야지.

  • 구름다리와 파도타기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

    낮에는 헤롱대면서- 단기간에 하기로 한 걸 대충 마무리 지어두고 나면, 저녁을 먹고나서 슬슬 몸이 간지럽기 시작한다.

    크지 않은 방안에만 있다는 자체가 너무 답답해진 걸.

    어쩌지? 뭘하지? 하다보면 이미 해는 져있고, 지금 까페같은 데를 간다해도 저희 이제 정리해요~ 라는 말을 듣기 쉽상이니 – 밤 거리를 활보하는 수밖에 없다.

    오늘은 조금 더 가볼까, 하면서 위쪽으로 위쪽으로 가니 – 의외의 실개천과 작은 운동기구가 있는 터가 나온다.

    사람들도 세네명 열심히 각자 운동을 하고 있고.

    겨울이었다면 없었을텐데. 이게 여름밤의 매력인 것 같다.

    암튼 그래서 내 몸도 운동이라는 걸 좀 해줘야 썩지 않을테니

    구름다리와 파도타기를 꽤나 열심히 해주었다.

    하면서… 푸시업 같이 힘든 거 말고

    이런 단순 반복운동으로 갑바가 불쑥불쑥 나와준다면 – 매일이라도 할 수 있는데 – 쩝. 하는 생각을 하다가 –

    집에 오면서는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먹었다.

    산책에 따르는 보상이랄까.

  • DMC

    실업급여 수급인정을 위한 방문일이어서 오랜만에 일찍 일어나서 공덕으로 향했다가, 저녁약속까지 시간이 넉넉하게 남았는데 – 오랜만에(?) 외출도 했겠다, 시나리오 쓰는 과제도 마감이 다가오는 지라, 집에 안들어가고 어디 까페같은 데서 과제나 해야겠다 싶었다. 공덕이면- DMC랑도 그리 멀지 않으니깐, 얘기만 많이 듣고 아직 한번도 못 가본 한국영상자료원에 가야지 싶었다.  DMC에서 점심을 간단히 먹고, DMC를 조금 돌아다녀보는데- 뭔가 서울 아닌 듯한 느낌이 들었다. 서울 하면 좁은 도로에 복작복작하고, 대로를 조금만 돌면 비좁은 거리에 뭔가 다닥다닥 주택과 차들과 언덕들이 늘어서는 게 일상인데 (사실 서울 전체라기 보다는 강북쪽이라고 하는 게 더 맞을듯)- 여긴 경기도 신도시처럼 길도 널찍널찍하고, 차 없는 거리인건지, 차도 안다니고 건물이고 뭐고 모두 다 신축으로만 늘어섰다. 주변을 다니는 분들도 나이드신 분은 정말 드물고, 거의 3-40대에 집중되어 있는.

    이 인공적인 첨단의 마을은 그래서 사람들이 두루두루 거리에 나와 얘기하고 있어도 거리가 시끄럽지 않고, 뭔가 텅~ 하니 조용하다. 마치 사람보다 마을 전체가 어떤 기운을 내뿜는 것 처럼. 그런데 그게 괴기스럽거나, 싫은 느낌으로 다가오진 않는다. (훗? 난 차가운 도시남자?!)

    조금 결과론적 의미부여로, DMC 라는 곳이 단순히 기업체의 묶음이 아닌 미디어를 다루는 사람들의 일터여서 그렇지 않겠느냐는, 그리고 내가 꽤나 동경하는 그런 곳이어서 그렇게 느꼈나 싶다.

    암튼, 지나다니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  영상자료원에서 시나리오을 쓰고, 웨스 앤더슨의 영화를 한편보고, 저녁에는 쿠아레라는 까페에서 다큐멘터리도 한편 봤다.

    오전에 실업급여 신청 관련 일도 했으니 – 꽤나 많은 걸 한 오늘이었군.

  • [스케치] 파랑의 느낌을 갖는 클립 모음

    수업 과제는 파랑의 느낌을 클립으로 표현해보는 것. 이었다.

    빨강의 속성이 일렁거림, 역동성 같은 것이라면, 파랑은 정적이면서 어떤 프레임 안에 갇혀있는 것이 떠올랐다.

    불 꺼진 방에서 새는 핸드폰이나 모니터 빛과 같이 전자제품에서 새어 나오는 빛이나 어둠이란 프레임안에 갇혀있는 것.

    흰색과 경계가 모호하기도 하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흰색은 균등하게 확장되는 빛의 느낌으로 보듬아주는 느낌이라면

    파랑은 어떤 틀 안에 갇혀서 나오지 않는, 얌전하면서도 얌체같은 빛의 느낌으로 생각되어- 밤에 주로 찍었다.

    편집할 때 푸르스름하게 색보정을 조금 해서 이렇게 클립모음을 만들었는데, 맞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