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일상

  • 3고

    어제 계획으로… 어떻게든 어제 시나리오 수정을 마무리하고, 인쇄해놓고

    오늘 11시쯤 일어나서 인쇄된 시나리오 보고… 수정사항 다시 반영해서 우체국에 보내고 논술첨삭을 가자!

    마감이 소인분이기 때문에 월요일에 보내도 되긴 하겠지만… 그렇게 미뤄버리면 이번 주말에  바로 다음주 마감인 한예종 대비를 못하고 또 시나리오에 목매고 있을 수가 있어서.

    한예종은 단편 트릿트먼트인지라 – 아예 써둔게 없다… 아니, 무슨 단편을 트릿트먼트까지 써둔단 말이냐… 차라리 그냥 대본이면 모를까. 어쨌든.

    오늘 일어나보니 1시 반이었다. 오오- 시작부터 오늘 보내는 거 가능할까?! 하는 의구심이지만, 어떻게든 해볼때까지 해봐야지.

    시나리오를 보니… 초반부는 그래도 고칠 부분이 많이 안 보였는데… 후반부는 조금 덜렁덜렁 써뒀다… 그렇다고 새로운 내용추가를 하기는 그렇고 –

    자연스럽지 못한 표현 정도를 체크해봤더니… 이미 오후 4시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수정한 거 파일에 반영도 해야하는데… 으악.

    그래도 체크해둔거, 반영 하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는구나.. 한 30분만에 했고.. 이제 인쇄를 하자! 아아- 2부 인쇄인데 종이가 부족하다.

    시각은 5시.  뛰었다.

    우체국만 가서 부치는 걸로 끝내는 게 아니라… 부치고 나서 강남에 6시 반까지 가야하기 때문.

    먼저 문방구에 가서 인쇄 못했던 부분은 복사를 해서 채우고 (종이색깔이 달라 으아악! ㅠㅠ 어제 생각으로는 컬러인쇄를 해서 보내면 더 플러스지 않을까 그래놓고는 ㅠㅠ)

    우체국에 가서 우편물을 부치고, 지하철을 타서… 그때서야 논술 문제를 살펴보고..

    실컷 살펴보고 갔는데… 첨삭 샘이 문제 하나를 잘못 올려둔 게 있었다… 또… 학원에서 새로운 문제를 살펴보고…

    그래도 논술첨삭은 애들이 써오는 패턴이 뻔해서.. 그다지 어려울 건 없는 것 같다… 학생의 태도가 그리 반항적이지만 않는다면 수월수월 ~

    같은 학교의 논술문제 패턴도 있고… 그래서… 뭐 후딱 지나가서 10시가 됐네…

    그리고 11시가 넘어 집에와서… 오늘의 첫 끼를 먹었다…

    그래도… 지원은 했다… 리얼액션티비 3고.

    이제 한예종 준비해야지. 어디든 되면 대박인 그런 상태지만, 그렇다고 열심히 하지 않아야 하는 건 아니야.

    나중에 떨어지면… 그때, 열심히 하지 않아서 떨어졌다고… 그때 위안하자. (미생처럼 ㅋㅋ)

  • 컴퓨터수업, 식비, 연대

    컴퓨터수업

    오전에 이대역 근처에서 컴퓨터 수업을 듣고 있다. 애프터이펙트와 일러스트레이터인데 애프터이펙트는 기능이 너무 많아서 매번 새로운 것들을 배워버리니, 정말 헥헥 – 그만.. 그그..만… 하는 행복한 비명(?)을 지르며 허덕이고 있고, 일러스트레이터는 자체 기능이 그렇게 많은 프로그램이 아닌지라, 기능 숙지에 허덕이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드로잉 센스가 필요한 부분이 있어서 나의 미적 센스에 대한 한계를 체감하면서 따라가고 있다.

    사실, 두 프로그램 다 기본적인 인터페이스 자체는 알고 있던 프로그램이었기에… 배울 게 없으면 어떡하지?! 하면서 등록한건데… 배우고 연습해야할 게 쏟아지고 이전에 포토샵과 프리미어로 씨름했던 것을, 일러스트레이터와 애프터 이펙트로 너무도 쉽게- 해결해버리니- 진작 일찍 좀 배워둘걸. 하는 생각도 든다.

    그렇다고  내가 숙제를 열심히 해가는 건 아니다. 지금은 숙제를 할 수 없는 비상시즌이야, 라면서 숙제를 계속 스킵하고 있는데- 이 부분은 좀 아쉽다. 어쨌든 두개 다 조금만 더 연습해서 능숙해지면 써먹을 데가 굉장히 많을 것 같다.

    식비

    고정수입이 없는 일상이고, 통장잔액이 차츰차츰 줄어드는 게 보이는 시점이라 요새 1시반에 수업 끝나고 어떻게 하면 저비용으로 배를 채울까 하고 이대-신촌을 배회하곤 한다. 이대역이라서 이대랑 가까운데, 이대 학식을 먹으로 가는 건 뭔가 조금 용기가 부족하다. (일행이 있더라면 했을텐데)

    그래서 연대까지 걸어가서 학식을 먹기도 하고, 3천원짜리 꼬숑돈까스라는데도 가보고- 저녁에는 불광역에 가서 1500원짜리 탕수육을 파는 허니돈을 먹기도 한다. ㅎㅎ

    바로 집에 가서 알아서 챙겨먹으면 제일 저비용일테지만, 산만한 생활태도 때문에 밖에서 여기저기 떠나녀야 그나마 생산적인 일을 조금 더 할 수 있기 때문.

    연대

    수업 끝나고 연대를 종종 거닐으니 예전 생각이 났다.

    연대는 그 이전에 두번정도 간 것 같은데 처음 갔을 때는 고3 때였다.

    고3 초기였는데, 학교에서 전부 다는 아니고 학생들 서른명 가량을 모아서 서울 내 일일 대학투어 같은 걸 했었다.  그때, 서울대, 연대, 고대를 갔다오는 프로그램으로… 기억이 희미하긴 한데 각 학교를 방문했을 때는 고등학교 출신 재학생 선배가 투어를 시켜줬던 것 같다.  (그럼 서울대는 어떻게 했지? ㅋㅋㅋㅋㅋㅋ)  이른바, 일류대 진학 의욕 고취 프로그램의 일환이었던 것 같은데… 그 효과가 꽤 있었다.  기억에 남는 어떤 친구는 대학교 내 학교 마크가 새겨져 있는 기념품을 사서, 책상위에 올려두고 의욕을 불태우기도 했으니깐.

    그 투어에서, 내 기억에 남은 서울대는… 오오- 정문 티비에서 보던대로 생겼네. 건물들이 작고 낡았네. 끝.  고려대는 뭔가 다 새삥한 느낌이네. 끝.

    그런데 연대는… 아아… 건물들 엔틱하고 예쁘다…  그때… 내 머릿속에 대학이란 이렇게 생겨야해… 라고 했던 게 어느정도 구현되었던 곳이라 할까…  각각 개성있는 모양새를 갖춘 나즈막한 건물들이 세월의 흔적을 갖고 있었고, 담쟁이넝쿨로 휘감아주기까지 했다.

    그때, 그래서 그러면 나, 연대에 가겠어!! 라는 마음을 먹었던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이렇게 예쁘장한 학교는 서울 깍쟁이들이나 가겠지?! 나는, 아득바득 깡으로 버티면서 살아야 하는 그런 애니깐…. 정말 수능 대박나면 고대나 가야지… 이랬던 것 같다.  뭔가, 정보에 바탕하지 않고 건물 외관으로 판단하는 저 소년의 감수성이란 ㅎㅎ

    그리고 두번째 방문했던 연대는… 노동자대회 전야제 쯤 됐던 것 같은데.. 밤에 단체로 간 거라서 노천극장이 크다… 이것만 기억난다.

    암튼.. 오랜만에 다시 와 본 연대는 속으로 쏘옥 들어가면…  사적으로 지정된 내 기억을 남겨줬던 건물들이 등장하긴 하지만… 입구부터 거기까지 나올 때까지 온통 여기저기 공사장판이다. 그러고 보니 유리로 된 신축건물들이 꽤나 솟아났으며, 이대와 흡사하게 무슨 지하단지(?) 같은 것을 새로이 조성하는 것 같다.

    뭔가 아쉽다. 대학의 크기를 이렇게 늘려야 할까. 작고 아담하면서 조화로운 모습을 그대로 유지해도 좋을 것 같은데.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유리빌딩만 열심히들 지어놓아버리는 지…

    올튼이가 투어를 시켜줬던 스웨덴 룬드지역의 대학교가 어른거리기도 했다. 거기는 대학교 건물이 한국처럼 몰려있지가 않고, 마을 여기저기 흩뿌려져 있는데, 건물들이 양식적이고 한국 유리빌딩처럼 그렇게 높게 솟아있지가 않다. 어떤 것은 그냥 집처럼 생겼고, 어떤 것은 무슨 유적지 처럼 생기기도 했다. 마을 여기저기 흩뿌려져 있다고 했는데, 그렇다고 마을 가게와 옆에 생뚱맞게 서있고 그렇지가 않고 꼭 넓은 정원 혹은 마당에 나무들에 둘러쌓여 있어서 자뭇 신비스럽기 까지 했다.

    그런데 한국의 대학들이 경쟁적으로 신축 유리건물을 짓고, 각종 현수막들을 늘어놓는 모습은 그저 내가 제일 잘 나가! 라고 꽥꽥꽥 외치고만 있는 것 같다…  그나마 연대는 사적으로 등록된 건물 몇점이 남아있고, 전체적으로 캠퍼스 부지가 부족한 편이 아니라서 다른 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화로운 캠퍼스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긴 한데… (공사 마쳤을 때 모습이 다를지도 모르겠지만) 성대만 봐도 성균관 이름이 무색하게… 유리빌딩을 쩍쩍- 세워두고, 건물 이름에는 삼성가 사람들의 호를 붙여두질 않나…

    내 재학시절에  600주년 기념관 앞에다가 무슨 대학평가 중 사립대학 중 1위를 했다고 “OVER THE SKY” 라는 문구를 박은 현수막을 쩍 하고 달아놓아서…. 와…. 정말 천박함의 끝이다… 라고 씁쓸해하기도 했다.

    암튼… 연대를 거닐면서 이런저런그런 생각을 하기도 했다…  이런 잡생각의 달인!

    그러면서 연대를 나서는데, 누군가 공학관이 어디냐고 나한테 물어봐가지곤 흠칫! 모른다고 웃어버렸지…

    뭔가 나와 상관없는 학교의 캠퍼스를 거니는 것은… 묘한 위기감이 든다. ㅎㅎㅎ

  • 지난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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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메릴 스트립의 비서가 된 듯한 느낌이었다.

    오전에 이대역에서 강의를 듣고난 후 다음 강의는 충무로인데 이동시간이 삼십분 조금 넘는 정도라고

    또 저녁에 강의가 이어지는 날들이 있었다. 이동시간이 빠듯하고-  점심, 저녁시간이 없어서…

    편의점에서 빵이나 김밥같은 것을 사가지곤, 지하철 환승구간을 걸으면서 먹는 사태를 연출하면서 다녔다.

    게다가 지난주가 응시마감주간이어서… 수업이 끝나고나서 집에 늦게 와서도 초조한 마음으로 이것저것 훑어보기라도 해야하고.

    게다가 평소에 약속도 별로 없는데, 저녁시간대만 빼꼼 비었던 두 날, 지인분들이 서울을 방문해주셔서 – 정말 여유없는 지난주였다.

    그런데 – 이렇게 바쁘게 왔다리 갔다리 배우고, 준비하고 그러면 뭔가 보람차고 그래야하는데

    자신은 더 없어지고, 플랜 비를 구체적으로 더 짜야겠다… 라는 생각이 드네.

    어쨌든

    오늘 오전알바까지 하고 나니, 빡빡했던 일정은 거의 마무리가 됐다, 싶다.

    오는 다음주부터는 한가해져서

    이제 본격적인 시나리오 수정을 하고, 새로운 준비를 해야만한다.

    그래서

    오늘은 그저 생산적인 것이라고는 없이… 인터넷을 유랑하고- 영화를 두편봤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 한편과 스티븐 달드리 영화 한편을 봤더니…

    흠… 영화라는 것을 내가 할 수 있는 걸까? 라는 의구심이 또다시 고개를 드네?!

    ㅎㅎㅎ 못만든 영화를 봐서, 자신감을 충전해야겠어.

  • 이번주 빡빡

    오늘 일정은

    9시 반에서 11시 반까지 애프터이펙트 수업

    11시반에서1시반까지 일러스트레이터수업

    1시반에서2시까지 이대에서 충무로로 이동

    2시부터6시까지 조명수업

    7시부터9시반까지 편집이론수업

    목, 금 일정은

    9시 반에서 11시 반까지 애프터이펙트 수업

    11시반에서1시반까지 일러스트레이터수업

    1시반에서2시까지 이대에서 충무로로 이동

    2시부터6시까지 조명수업

    6시에서7시까지 충무로에서신촌으로 이동

    7시부터9시반까지 알베르토 브레송 수업

    월요일과 수요일은 저녁수업만 없을 뿐.. 뭐 오전오후는 가득 찬 상태로 비슷하다..

    토요일 오전엔 논술 첨삭 이 있고, 오후 1시부터 5시까지는 미디액트 특강 듣는 게 있다..

    이번주 일요일 오후부터야 뭔가 한숨 돌릴 수 있을 듯…

    그런데 가장 중요한 거..

    이번주가 서류접수기한이란 것… ㅋㅋㅋ

  • 감기와 눈물

    오전에 컴퓨터학원 저녁에 미디액트 수업이 있던 어제 오늘 오후 다섯시간 가량이 중간에 붕 떠서

    어제는 마포구립도서관을 오늘은 오래있어도 괜찮아 라는 까페를 갔고, 둘 다 낮시간 한시간 조금 못되게 졸다가 나왔다.

    화요일 쯤 부터 뭔가 목이 이상하게 칼칼하다 싶더니, 감기다… 조금 피로한 이번주 일정도 한 몫 한 것 같다.

    중요한 시즌인데… 감기라니…  내일은 아무 일정 없으니 말끔히 나았으면…

    그리고 근래에… 왜 이리 눈물이 많아졌나 모르겠다.

    원래.. 영화, 다큐, 책 등을 보면 눈물이 잘 나오긴 나와도 (억지 신파를 봐도 거의 조건반사처럼)

    한 6개월 전부터, 조금 더 여려진 것 같다- 라는 느낌을 받고 있다.

    저번에는… 시나리오 수업에서- 선생님이 그렌토리노 영화 줄거리를 요약해서 얘기해줬는데 울컥.

    아니 얘기를 아무리 실감나게 잘 해주신다고 해도.. 이미 본 영화 줄거리를 듣고서 울컥하다니… 암튼 그때 겨우 참았고

    오늘은, 선생님이 잠깐 KBS 현장르뽀의 부분을 발췌해 한 2분 정도 보여줬는데 울컥!

    사실, 오늘 건 슬프긴 슬펐다… 나 말고 앞에 있던 다른 수강생도 눈가에 손이 가긴 했으니깐.

    내용은 애 둘 가진 부부의 이야기 삶 이야기인데…

    엄마가 밥을 지으려고 하니, 정말로 쌀이 모잘랐다. 그런데 그것을 조금 태연하게 얘기하며 라면을 끓였다. 그래서 한 6살 정도나 되는 딸이랑 같이 라면을 먹는데… 딸이 라면을 정말 잘 먹는 거다. 그래서 엄마가 모잘라니? 뭐 다른 거 더 줄까? 라고 해도 애는 대꾸가 없다. 아무래도 엄마가 보기에 좀 모라잔 것 같아서 라면을 결국 하나 더 끓여주니, 딸이 정말 잘 먹는다…. 그리고 식사를 다 하고 엄마에게 고맙습니다 하고 인사를 꾸벅 한다. 그래서 엄마가 뭐가 고맙냐며, 말을 해야 할지, 원하는 걸 말을 하라고 재촉 겸 타일러보니… 아이는 카메라가 부끄러운 듯 엄마 귓속에 대고 라면 더 끓여줘서 고맙다고 속삭인다.. 그때– 태연한 척 애써 참고 있었던, 엄마도 울고- 아이도 울고…. 그 울음이 뭐랄까. 정말 우는 모습 같은 것 보여주기 너무 부끄러워서 꾹꾹 참으려고, 눈물을 계속 닦고 볼을 비비벼보기도 해도 소용이 없는 그런 눈물을 흘리는 것이다. 인터뷰에서 딸아이가 이제 자기가 원하는 걸 제대로 얘기 안한다고 한다. 엄마가 해줄 수 없는 것을 알기 때문에…

    얼마 전, 이런 생각을 했다.

    보상이 필요한 나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줄 수 없는 상태

    그게 가난 아닐까… 라고.

    암튼, 몸도 여리고 마음도 여려졌구나.

    강해져야하는데.

  • 대치동 유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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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랑 이번주 일요일 대치동 학원에서 논술첨삭을 하게 됐다.

    하루에 3타임 뛰는 거라..  그래로 꽤나 쏠쏠한 정도… 나같은 백수에게는 ㅎㅎ

    그래서 첨삭때문에 대치동을 처음 가보게 됐다… 말로만 듣던 그 대치동.

    안 가보고,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이기에.. 대치동은 거리 하나가 완전 학원 간판으로 도배가 되어 있고, 길거리에는

    학원 버스와 아이들을  태우고 다니는 학부모들이 엄청날 줄 알았는데… 생각했던 것 보다는 그렇지 않았다.

    내가 일요일이었기에 그렇게 붐비지 않은 것 같긴한데.. 학원 개수도 생각보다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내가 예상했던 간판개수에 현저히 미흡해 ㅋㅋㅋㅋ

    그리고 예상 외의 부분이 하나 더 있다면 대치동 학원은 시설이 더 좋겠지?! 첨삭하는 공간도 뭔가… 근사한 유리 파티션 같은 것으로 되어 있는 건 아닐까?! 하는 기대가 와장창창 무너졌다는 것.

    딱 도착해서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고 코너를 돌았는데, 좁은 강의실 좁은 복도… 그나마 그 좁은 복도 한쪽에는 책상을 쫘악 깔아놓고… 거기서 첨삭교사와 학생들이 첨삭을 진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나마 복도 쪽 자리도 없어서… 안내해 준 곳이… 계단 옆… 이건 지난 주 얘기였는데.. 오늘은 복잡도가 더 커져서…

    그 학원 층이 아닌 아래층 계단 옆에도 책상 하나… 옥상으로 올라가는 쪽 빈터에도 책상 하나… 막 이래가지고 첨삭을 진행하는 것이었다.

    들었던 생각은…. 뭐지 이 돗대기 시장같은 분위기는?! 하하하 –

    그런데… 또 하다보니 익숙해지기도 한다… 오히려 다닥다닥 붙은 복도 옆 책상보다는…

    서로의 목소리 방해가 없는 계단 옆 책상 자리가 더 좋아지고… 막 그랬다.

    중간중간에 빈 시간에는 주로 패스트푸드 점 같은데서

    배를 채우면서 다음 첨삭할 시험지를 읽어보고 그랬는데… 패스트푸드 점에서 주위를 둘러보면..

    중고생들 되는 애들이 한 손으로 햄버거를 집어먹으면서, 시험지를 보고 문제를 풀고 하는 풍경들을 쉽게 발견할 수가 있다…

    뭐 끼리끼리- 모여서 수다떠는 애들도 많지만. .

    그리고 더 남는 시간에는 거리를 활보했는데..

    중고등학생들이 참 많다… 주로 학원하나 끝나고 다른 데로 이동하고.. 막 그런 애들이었는데..

    일요일에도 학원가를 거닐면서, 밥도 먹고, 또 학원 가고 하는 아이들의 표정들이… 뭐랄까…쩔어있다…. 하하

    그래서… 참… 이렇게 버티는 삶을 견디는 그들이- 대견하기도 하고- 측은하기도 하다가…

    핫… 나같은 빈민백수가… 여유로운 중산층의 자녀들을 동정할… 여유가 있다라는 걸까…

    그들이 대학만을, 대학만을…. 라는 입학의 데드라인을 보고 달려가는 것처럼

    나도 어떻게든 입학만을 입학만을 하면서.. 근래를 보내고 있지 않은가…

    그… 그렇군.

    주르륵

  • 노래가 필요할 때

    아마 어제.. 정도 될 것이다

    쓰던 시나리오의 초고가… 드디어 나왔다…

    트릿트먼트에서는 맘에 들었던 것이

    시나리오 중반부를 달리면서- 이게 말이 되는 얘기인가? 너무 유치한거 아니야?? 라는 의문에 휩싸였다가

    우선, 살려야한다… 라는 마음으로- 끝까지 밀어부쳐서- 어제까지 왔다.

    그리고 오늘은, 시나리오에서 중간에 변경해서 논리적으로 틀어졌던 부분을 조금 고쳐주었다.

    그러면서 또 다시 보게 됐는데… 이 이야기가 말이 되는 이야기인가? 장편의 적절한 리듬감을 갖고 있는건가??

    라는 자신감 하락에… 수정할 부분도 별로 없는데 엄청나게 오래걸렸다.

    그래서 중간중간에 조금씩 보겠다고 하면서 다큐를 두편이나 봤다.

    “아버지의 이메일”과 “망원동 인공위성” 그리고 어제는 “투 올드 힙합키드” 까지

    극영화가 아닌 다큐를 본 것은… 조금 부담없이 보려고 했던 것.

    다큐는 세편 다 매력이 있어 좋았고..

    어쨌든 그것은 잠시의 일탈이었으니깐, 하면서 초고 시나리오를 마무리해버리고 인쇄했다.

    지금은,  시나리오가 아니라 트릿트먼트 데드라인이 걸린 시즌이라

    그것도 시간여유가 매우 없는 편이라서

    빨리 해야하는데

    왜 자꾸 산만하게 구는 지 모르겠다.

    영화는 자꾸만 보고 싶고

    노래는 가을방학과 권나무와 도마 노래가 귀에 맴돌고…

    마치 시험기간 처럼 마음만 급한 지금이

    내게 노래가 필요한 때… 인가 보다

  • 연신내의 룸펜

    롯데슈퍼 배달을 11시쯤으로 해뒀다. 왜냐면- 그러면, 내가 11시 조금 넘어서 일어날 수 있으니깐.

    그저께는 오후2시에… 일어나면서- 이건 좀 심하다-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11시 반쯤 배달이 오고, 배달 온 물건정리 좀 한답시고… 잠이 깨서- 오늘 하루 첫끼.. 점심을 해먹었다..

    대충대충 해서 그런지, 일생일대에서 가장 맛없는 된장찌개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리고 오후 2시 반정도까지 어떻게 컴퓨터 좀 하다가 버티다가, 결국 졸려서 드러누웠다…. 길게는 안자고 한 30분 정도 잤나 하고는

    조금 시간 보내니깐 어느새 5시… 배가 고프진 않지만, 빨리 저녁을 먹고 밖에 나가야지. 밖에 나가야 그나마 뭔가라도 하지 않겠어…

    하면서 저녁을 해먹고… 일생일대에서 가장 맛없는 된장찌개 뒷처리까지 하고, 밖에 나가니..

    배가 고프지 않은 상태서 저녁을 먹었다고, 속이 더부룩 했다.

    그래서 할 일없이, 연신내 도심을 배앵뱅뱅 돌면서 여러 잡생각을 했다.

    그리고 엔젤리너스에 가서- 또 딴짓을 꽤나 하다가… 시나리오를 조금 써냈다.

    그리고 집에 오니 거의 밤 12시… 요새 운동을 너무 안해서, 몸이 처지는 것 같아서

    밤 중에 공원엘 갔다… 원래 벤치프레스라도 조금 들어볼까 했는데… 낮에 소나기 잠깐 왔다고- 벤치프레스 나무판이 아주 살짝 젖어있었고

    나는 바로 포기하고.. 그냥 공원을 한바퀴 돌다 왔다… 그리고 잉여로운 인터넷을 하고나니 지금 새벽 3시네..

    산책하고 돌아다닐때- 시나리오 생각을 좀 하면서 다니면 참 좋겠는데

    맨날 드는 생각은 과거에 그 못난이가 나한테 이렇게 했었는데, 내가 저렇게 대응했으면 참 재밌었을텐데 뭐 이런거라든가

    100억정도 생기면 어느 동에 있는 빌딩을 살까라든가…

    해외여행을 한다면 어느나라로 가는 게 좋을까…

    뭐 그런 생각해둬도 이로울 것 하나 없는, 생각만 줄줄이 쏟아내곤 한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룸펜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PS : 그런데 제안이 또 하나 들어왔다… ㅎㅎㅎ

  • 오늘 하루,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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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이론 수업이 있던 날.

    오랜만에 지하철을 탄 것 같은 느낌이다.

    뭐 그래봐야 한 4일정도밖에 안되었는데.

    요새 쓰고 있는 시나리오는 억지로억지로 쓰고자 하는데도 계속 산만해지고

    하루종일 붙들고 있어봐야 하루에 1-2쪽 정도 진전을 보일까말까 해서, 나 스스로 참 한심하구나 하면서 자책하는 중이어서

    수업이 7시인데, 점심먹고 바로 집을 나섰다.

    파파이스에서 오후시간을 보내면서 또 아이패드를 마주했는데 – 역시나 산만… 하다가… 그나마 끝자락에

    조금 끄적였다.

    편의점에서 김밥을 사들고, 남산한옥마을에 가서 입에 쑤셔넣고도 수업때까지 시간이 남아서

    벤치에서 책을 읽었다… 한 30분이나 읽었나 싶다만 –

    남들이 보기에 여유로운 일상의 평온이 따로 없겠구나 싶었다…

    내 몸도 여유 라는 걸 오랜만에 느꼈다..

  • 배회하는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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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페에서 글을 조금 끄적인답시고, 쿠키류를 많이 먹었더니 당이 넘치나 보다.

    오랜만에 실개천을 걸어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여름 밤의 산책은

    몸에 고통을 주지 않는, 가장 쾌적한 날씨이기에 여러가지 망상들을 거닐기에 좋으며

    어두움 속에 둘러쌓여 이어폰을 끼고 있으면, 음악에 빨려들기 좋기도 하다.

    내가 여름을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그것이며 –

    연신내 인근에서 특히나 산책이 큰 부담이 없는 것은

    연신내에선 그 누구, 아는 사람과 마주쳐서- 인사할 염려가 없기 때문이다.

    갖은 노점에서 밤까지, 새벽까지 이야기꽃을 피우는 일행들을 볼 때마다, 어떤 동경이 피어오르긴 하지만 –

    누구 하나 아는 이 없는 장소를 거니는 것은, 꺼리길 것 없는 여행자의 마음가짐이기도 하다.

    총총, 불 밝힌 아파트들을 유심히 바라보기도 하고 –

    스쳐지나가는 타인들의 사연에 내 상상력을 덧대어보기도 했다.

    산책을 하다가…

    연신내에 아는 사람 하나 없다는 사실에… 여러가지 기억들을 반추하고- 생각들을 포개어 보았는데..

    내가 이곳에서- 아는 사람이 아닌, 단지 얼굴을 기억하는 이가 셋 정도라는 사실이 재미있게 여겨졌다.

    그 세명중 한명은 집을 알아볼 때, 함께했던 부동산 아주머니. 이 분은 뭐 평범하시다.

    두번째 분은, 연신내 롯데리아 앞 부근에서 주로 활동하시는, 종교 전도사시다.

    그 분은, 언제나 플라스틱 둥근 부채를 들고 계시다가 내가 지나갈라치면 기운이 맑으시단 소리 들어보셨죠… 뭐 그런 멘트를 날리시는데 –

    난 언제나 싸늘하게 지나가버린다. 어쨌든… 그 화장기 없는 흰 얼굴에 플라스틱 부채가 인상적인데다가, 내가 지나갈때마다 도전을 하시니..

    내가 쉬워보이나? 하고 생각하게 만드셔서.. 기억하게 됐다.

    세번째 분도, 두번째 분과 비슷한 부류인데- 조금 묘연한 분이시다. 이분은 내 집에 가는 길에서 주로 활동하시는

    얼굴이 검붉고 덩치가 좋으신 50대 초반 정도 되시는 분이다. 이 분은, 지나가는 남자 행인에게 갑자기 거의 70도에 가까운 꾸벅 인사를 하면서

    사장님, 저기 담배 한까치만- 하면서 담배를 얻어가시는 분이다. 근데 인상이 조금 험악하셔서- 안 주면 무슨 일이라도 날 것 같은 분위기를 형성하곤 하는데

    나한테만 두번 정도… 그리고 내가 지나가다가 그분이 다른분에게 똑같은 행동을 하는 걸 보기도 하고, 암튼 그 길가에 자주 나타나시는 분이다.

    그 분은 자기가 피우려고 하는건지, 아니면 그렇게 담배를 모아서 일종의 생계를 꾸리는건지- 알기 어렵다만, 암튼 그렇게 세분.

    자주 이용하는 롯데슈퍼나 야채가게나 빵집이나 등등이 있긴 하지만 –

    얼굴을 기억할 정도까진 아니다… 아 미용실 아주머니는 기억할 수 있겠다…

    암튼, 난 타지출신에 연고 업는 곳에 살기에

    철저한 익명성 속에서 연신내를 배회할 수 있다.

    이 점은, 꽤나 마음에 드는 부분이기도 하여 – 새로 집을 구해야한다면, 다음 장소는 또 새로운 장소로 해도 나쁘지 않겠다 – 라는 생각도 들었다.

    여름 끝자락이 미치고 있는데 –

    다 지나가버리기전에 향유해야지, 배회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