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일상

  • 형광등 샀다.

    파주로 출퇴근을 한 지 약 한달 정도 됐다.

    아침 8시에 집에서 나와서, 집에 돌아오면 밤 10시-11시. 형광등을 사러 갈 시간이 없었다.

    세번의 주말이 있었지만

    첫번째 주말에는 결혼식과 부안을 순례하였고

    두번째, 세번째 주말에는 영화의 주요 로케이션 장소인 고성에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 형광등을 샀다.

    오늘 낮 시간대에 집에 가는 길에 조금 돌아다녀봤는데- 평일이면 이렇게 문 연 가게들도 많고

    할 수 있는 것도 참 많은데… 다들 오피스에 갇혀있어버리다니… 흠… 하는 생각을 하고.

    가을 즈음.

    가을방학 노래를 들으면서

    한량으로 지낼 즈음이 참 좋았어… 하는 생각을 했다. 또르르…

    그래도 2015년을 돌이켜보면, 정말 아무것도 안 하면서 지낸 기간은 별로 없다….

    쫓기는 마음으로 나름 이것저것을 하긴 했던 것.

    2015년 연말이 더 가까워지면 연말총정리라도 해서 베스트 워스트 이런거라도 뽑고 그래야 하나..

    이번 주말은 그래도 고성같은 지방에 있지는 않을 것 같은데… 집에서 문서작업 따위를 할 것 같다.

    조금 더 지나고 나서 더 다채로운 근황을 올려야지.

    우선 오늘은, 근황을 많이 쓰고 싶지가 않네.

  • 2주간

    11월 세째주

    장편영화 연출부에 합류한 시점이고, 무지하게 바빴다.

    파주로 출퇴근을 하면서, 집에 오면 밤 10시 정도였는데- 지인이 결혼식 동영상을 의뢰한 것.

    결혼식 중간에 신랑, 신부의 성장과정이 나오고 프로프즈 영상이 나오고 앞으로 이렇게 살게요~ 나오는 건데..

    클라이언트의 요청사항을 들어보니, 단순히 사진 슬라이드로 해서 무비메이커로 될 게 아니었다.

    애프터이펙트를 써야하는데- 애프터이펙트를 배우긴 배웠지만- 내가 구상해서 뭘 만들어본적이 한번도 없어서- 몇몇 기능은 가물가물하고-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했다!  5일만에 만들어야하는데… 집에오면 밤 10시야!! 으악!

    월화수목금 매일매일 밤 10시부터 새벽까지 꼬박… 해서 겨우겨우 만들었다…

    사실, 애프터이펙트 숙련자라면 금방 할 수 있을 정도의 퀄리티인데… 나는 모션그래픽쪽으로는 아직 초짜라..

    이렇게 해보다가 다시하고, 다시하고… 하느라 오래걸렸다.

    그리고 세째주 주말.

    대구 결혼식에 가서 오랜만에 지인들 만나느라 반가웠지만… 난 결혼식 사진촬영.

    결혼식 동영상은 찍어봤어도 사진촬영은 처음인데… 열심히 찍는다고 찍어보지만, 플래시가 고장인지 말을 잘 안듣는다.

    거기다가, 주례없는 결혼식이라 신랑신부가 가만히 서있질 않으니, 그냥 연사를 막 갈겨버리고…

    구도랑 화밸이랑은 후보정의 힘을 빌리라라! 하면서 물량공세로 마구 셔터질을 했다.

    찍은 후기로는… 결혼식 사진, 진짜 어려운 거구나…. 라고 새삼 절감했다.

    거기다가 GH1은 내가 거의 5년 넘게 쭉 써왔지만, 6D는 쓴 지 얼마안되기도 했고 그걸 가지고 여행한번 제대로 간 적이 없다보니

    조작을 빠릿빠릿하게 하질 못했다. 그래도 물량공세로 7백장 넘게 찍었으니, 후보정을 정성들여 하면 건질 건 있겠지… 하는 소망과 함께

    대구에서 바로 부안으로 향했다.

    아버지 생신이라고 오랜만에 가족모임이 있었던 것.

    함께 식사를 하고, 바로 다음날 상경..

    네째주.

    주요 로케이션 장소인 경남 고성에 내려갔다.

    헌팅 및  사전답사로 고성에서 4박 5일간 있어주고…

    바로 어제인 토요일 올라왔다…

    토요일엔 로케이션 사진 파일 정리하고

    오늘은 – 미처 보정 못했던 – 결혼식 사진 보정하다가… 1/3 에서 능률이 안 나서… 내일로 미루겠다고 선언하고 여기 일기장을 편 것.

    참, 오랜만에 일기를 써놓고보니

    근황 쓸 것도 많구나.

    우선…. 사진보정 작업을 빨리 마무리 짓고 싶다 ㅠㅠ

  • 한예종 전문사 영어시험

    한예종 전문사 영어시험 후기를 나름 성실하게 써보겠다.

    왜냐면, 시험 보기 전- 전문사 영어시험 관련한 정보를 인터넷에서 찾아보았지만… 4-5년 전의 단편적인 글 한두개 발견한 게 다였기 때문.

    누군가 한예종 전문사로 검색하다가, 여기까지 흘러들어왔다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시길.

    그러나- 난 한예종 관계자가 아니기 때문에, 매번 이런 유형으로 나온다는 보장이 없다. 단지 내 경험담일뿐.

    • 문제는 총 13문제 가량 되었으며, 객관식은 없고 모두 주관식
      • 답안지를 따로 나누어주며, 거기에 볼펜으로 답을 적게 되어있으며 잘못 썼을경우 긋고 쓰면 되고 너무 지저분하다 싶으면 답안지도 교체할 수 있다
      • 논술처럼 글을 많이 쓰게 되는 답은 거의없다. 기껏헤애 두문장 정도를 독해하여라, 정도이기 때문에 충분히 생각하고 쓰면 오탈자 걱정은 별로 안해도 될 듯
      • 배점은 문제마다 다른데 10점에서 15점 사이를 왔다갔다 한다
      • 주관식이라서 찍을 수가 없다!
    • 시간은 100분으로 충분하다
      • 수능의 외국어영역, 토익처럼 쫓기듯이 문제 요청사항 뭔지만 파악하고 답 찾아내는데 혈안이 될 필요는 없다. 이해와는 별개로  모든 지문을 다 읽고 고민고민을 하더라도 시간은 남는다.
      • 대부분의 수험생이 지정된 시간보다 일찌감치 마무리하는 걸 보았기에.
    • 문제유형은 독해와 알맞은 단어 찾기
      • 지문 중 밑줄 친 문장을 한글로 독해하라는 문제는 대부분 15점으로 배점이 높았다
      • 지문 중 빈칸을 하나 두고, 거기에 알맞은 단어가 무엇이 들어갈지 채우는 것. 토익의 빈칸채우기처럼 문법적인 부분보다는 내용적으로 이해를 해야만 채울 수 있는 단어들.
    • 지문은 문화, 예술 관련 학술지나 논문 등의 일부분을 가져오는 듯
      • 지문의 난이도가 상당히 높다 . 일반적인 수능영어나, 토익영어에서 보지 못했던 단어들이 많이 나온다.
      • 나는 영상원 쪽에 지원했기에 영상 쪽 기술 관련 지문이 나오지 않을까 싶었는데, 기술관련 지문은 하나도 없었으며, 영상 및 영화쪽도 없었다. 영상원 외의 전문사도 동일한 시험지로 풀기에 영상원에 지원했다고 해서 영상쪽 문제가 많이 나오진 않을 것 같다.
      • 2016년도 지문은 생활양식에서 습관이 가지는 의미, 그리스 민주주의의 의의, 한자에서 한글로 변화하면서 글씨체의 계발, 아프리카 춤문화 등등에 관련한 내용이었다.
      • 벼락치기 공부로 점수가 높아질 것 같지 않은 영어라는 인상. 꾸준히 학술지 등을 읽거나 해외에서 공부를 했다면 좋은 점수를 맞겠구나 하는 지문들

    이렇게 뭐라도 있는듯이 써두었지만

    시험을 엄청 못봤다… 찍을 수 없는 주관식이기에 대충- 점수가 이 정도 나올 것 같다는 감이 올 수밖에 없는데…

    100점 만점에 30점 정도 나오려나 싶다…ㅠ

    이 문제가 모두에게 어려웠으면 좋겠다…. 라는 작은 소망을 간직하며 – 글을 마친다.

  • 꼰대 졸업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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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단국대 지원서류를 다 써두었다. 이제 이번 주말에 있을 영어시험만 차근차근 준비하면 되는데, 유형 및 기출문제에 관련 정보가  없어서 어떻게 대비를 할 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해리포터 책을 심심풀이로 읽으면서 영어 멀미 증상을 조금 완화시켜볼까 하는데 어떤 유형으로 나와줄지.

    오늘 성대에 갈 일이 생겨서- 오랜만에 모교를 찾았다. 캠퍼스 부지가 건국대 호수에 빠질수도 있다는 아담함에 번지르르 건물들이 들어서서 내가 지난번에 멋대가리 없는 캠퍼스라고 하긴 했지만, 가을에는 사뭇 다른 분위기이다. 은행나무와 단풍나무가 유독히 많아서 길 곳곳에 색깔을 내주고, 특히나 성균관 유적에는 정말 오래된 은행나무가 위용을 뽐내고 있는지라… 제법 운치가 난다.

    시간이 어정쩡하게 남아서, 학교 곳곳을 돌아다녀봤는데… 건물을 통채로 새로 짓거나 한 곳은 없고, 조금씩 유지보수를 해뒀는데 – 아무튼 겉 모습은 거의 이전과 흡사하다. 학교식당과 까페가 바뀐 것 외에는 큰 변화는 없는듯. 뭐 오랜만에 학교를 찾긴 했지만- 몇십년만에 찾고 그 정도는 아니고 한 6-7년 만에 찾은 정도니깐.

    게시판 등에 붙어있는 대자보들을 유심히 봤는데, 국정교과서 비판 대자보가 꽤나 많았다. 인상깊은 것은 내 재학시절에는 대자보를 내더라도 개인 명의로는 감히 생각을 못해보고, 과학생회/단대학생회/동아리 등의 단위별로 대자보를 내곤 했는데- 국정교과서 관련으로 15학번 새내기까지 개인 명의로 붙어있는 대자보들이 꽤나 많았다. 갈기갈기 휘갈겨쓴 매직글씨부터, 풍자 그림을 그려넣기도 하고.  학생회 등의 단위별로 입장을 통일하기 어려웠던 것일까, 학생회가 다들 무너진 것일까, 그냥 세태가 바뀐 것일까, 국정교과서 이슈에는 개인별로 입장을 내는 게 트렌드 처럼 된 것일까. 이유는 모르겠다. 이전의 학생회 대자보들이 일정의 형식을 갖고 있었기에 조금 천편일률적인 면모가 있긴 했지만… 각 개인이 저렇게 대자보를 하나씩 붙여내버린다면- 게시판이 모자랄텐데… 공공재로서의 게시판 활용에 관한 것도 고민해봐야되지 않나?!

    그런데 내가 그런 꼰대심을 발휘한 의문을 제기해선 안되지. 재학시절에 우리 동아리는 새내기 공개모집 시즌에 대자보 물량공세가 주요 전략이었기 때문이다. 이름이 이름인지라, 우린 노오오오오력 없이는 문닫는다… 는 사명감으로, 모집시즌에 대자보 적어도 20장, 작은 홍보물 100장, 띠자보 20장 정도를 집중 다량 살포했다. 별 내용도 없는 노동문제연구회 새내기 공개모집! 뭐 이런 걸로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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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와 같은 대자보를 써서 걸은 적도 있었다. 저기 사진은- 당시 후배였던 새내기의 사진을 붙여놓고 저런 만행을 저질렀더니, 문제의 저 새내기가 삐져버렸지만… 그래도 난 꿋꿋이 대자보를 붙였다.  그래서 동아리 3대 고집이라는 화려한 칭호를 얻은 걸까…

    암튼, 그렇고… 총학생회 선거도 진행중인지 선거 대자보도 붙어있는 걸 구경하기도 하고- 두리번 두리번 거리다가 학내 까페에서 책을 좀 읽다가 약속 시간이 되서 학교를 나섰다. 그래도 모교라고 걸음에 거침이 없고, 곳곳의 공간에 기억들이 서려있다… 저번달에 몇번 산책했던 연대는… 지나다니면서도… 뭔가 위축이 되었었는데…

    학교 발전 이런 것에는 크게 관심없지만, 이 공간에 학교가 계속 있어주면, 나로서는 추억과 함께하는 산책(꼰대심까지 동반한)을 하기엔 좋을 것 같다…

  • 희망

    오늘은 의도적으로 늦게 일어났다. 일찍 일어나봐와 어떤 상황일지가 뻔했다.  설레발을 치면서, 아무것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맴맴- 돌다가 공상과 현실을 들락날락했겠지. 그래서 일어난 시각이 2시 정도. 오늘이 명필름 1차 합격자 발표날이기 때문이다. 명필름의 최종합격자가 2명 밖에 안되는 곳이기에, 가장 기대하지 말아야 할 곳이긴 하지만. 그래도 시나리오 전문으로 전형을 치루는 유일한 곳이었기 때문에 의도하던 의도치 않았던 어찌 보면 가장 열심히 준비했던 곳이기도 하다. 명필름 합격을 위해서 열심히 준비했다기 보다는, 시나리오를 완성을 목표로 한 것이긴 하지만.

    최종합격을 바라지 않는다는 거짓말이지만, 어쨌든 1차 합격이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품고 있었다. 어디든 1차에서 족족 떨어지기도 했거니와, 1차에서 라도 붙는다는 건 그래도 내가 낸 전문 시나리오가 어느 정도 매력을 지니고 있긴 하구나- 라고 생각해 볼 여지가 생기니깐.

    2시에 일어나서 빈 속을 대강 채우고, 컴퓨터 앞에 앉아 시간을 때우는데- 발표를 앞두고 있기에 뭐 하나에 집중도 못하겠고 그래서 영화나 내리 봤다. 명필름 발표의 단점은 홈페이지 같은데 공지로 올려주질 않고 개별연락을 취한다는 것. 공지로 딱 못을 박아주면 좋은데- 그렇지도 않으니 더 답답한 노릇이다. 영화 몇편이 끝났음에도 핸드폰은 울리질 않는다. 저녁을 먹고 나서, 명필름 페이스북 계정에 들어가보니 면접대상자는 이미 개별연락을 완료했다는 짤막한 게시물이 떠 있다. 그랬구나. 합격자들은 전부 개별연락 받았겠구나.

    속절없이 다시 한번 멘탈에 스크래치가 나면서- 한예종 홈피라도 한번 들어가본다. 여러가지 공지가 떠 있는데- 이번 주말에 실시할 영어시험에 부적격자를 공지하고 있다. PDF 파일에 수험번호가 쭈욱 있는데 정말 이때는 가슴이 벌렁벌렁. 연출전공은 서류심사를 하고 발표를 하는 게 아니라, 서류심사 플러스 영어시험까지 포함되기 때문에 사실 서류미비나 대학원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한 사람만 적격자가 아니라고 공지를 띄우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마음 속 한켠에는 설마 여기까지 떨어지면 끝장이라구! 제발! 이런 외침이 울리고 있었다. 확인해보니 부적격자는 아니었다. 우선 영어시험까지는 칠 수 있는 것. 휴…

    그리고 단국대 홈피를 들어가본다. 2016년도 대학원 공지가 떠있다. 한예종 1차 결과를 기다리는 중에 진학원서를 내는 일정이다. 우선 입학 지원 서류 양식만 다운로드 받아뒀다. 아직 쓸 지 안 쓸 지는 모르겠다. 전형료도 10만원이나 내던데…

    지금 같은 상황에선… 단국대도 쓸 것 같다. 절망을 유예하기 위해서 뭐 하나라도 기다리게끔 하는 걸, 번갈아서 남겨둬야만 한다.

    그 장편은 정말 별로인가?

    그 단편은 정말 최악인가?

    누군가에겐 그럴 수 있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조금 다른 의미로 다가가줬으면 좋겠는데…

  • 몸이 무거워짐

    처음 눈을 떴을 때는 10시였다. 괜찮은 시각이라고 생각했다. 아… 이 정도 시각 좋지…

    눈을 깜박-

    두번째 눈을 떴을 때는 11시였다. 나쁘진 않아. 나쁘진 않지…

    눈을 꿈벅-

    세번째 눈을 떴을 때는 오후 1시반 정도였다… 아- 오늘도…

    난 겨울에 정말 약하다!

    뭔가 말똥한 느낌으로도 몸을 일으킬수가 없었어…

    늦게 일어나버리니, 식사패턴도 엉망이 되어버리고-

    밖에 나가는 일도 잘 없지만…

    오늘은- 용케 파주까지 다녀왔다.

    요새 운전을 조금 해보고 싶은 맘이 굴뚝같이 솟아났는데..

    쏘카핫딜을 신청해서 바로 해볼까… 하다가도… 아냐… 그래도 서울인데… 사고라도 나면 어쩌려구…

    그냥 – 투자하는 셈 치고 운전연수라는 것 함 해보지- 뭐 했던 것..

    처음엔 바짝 쫄았는데-

    그래도 하다보니- 감은 좀 알겠더라.. 주행은 큰 문제없는데… 좁은 골목길 같은 데는 조금 어려워하고…

    주차는.. 이제 낼모레 해볼테고…

    아무튼 그거말고는 별 거 없었던.. 별 일 없던 하루의 끝자락에

    뭔가 미뤘던 걸, 하나씩 해치워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홈페이지 글 정리 좀 했다.

    예전 홈피에서 지금 홈피로 데이터를 옮기다가 만 게 좀 있었는데

    그 글들을 전부 첨부 이미지 매치를 시켜가지고- 공개글로 모두 전환했다!

    거의 우즈벡에서 썼던 블로그 글 위주의 예전글이라서… 우즈벡 카테고리에만 해당되는 이야기지만.

    그 글들까지 전부다 공개로 전환해보니, 글이 천개가 넘는다.

    예전 싸이월드 일기장도 다 여기로 옮겨왔기 때문에…

    쓰잘데기 없는 몇줄 안되는 글들이 있어서 그런 것이지만…

    앞으로도 잘 가꾸어보겠다.

    정리가 이제 막 끝났으니깐.

  • CJ강연 들음

    저녁 수업이 있어서 외출하는 김에, 낮에도 뭔가의 무료 이벤트가 있으면 좋겠다. 하고 CJ에서 하는 신인 스토리텔러 등을 대상으로 하는 특강을 들으러 갔다.

    앞 2시간은 한국 역사를 콘텐츠로 연구하시는 분이 와서, 고전 자료에 숨겨놓은 이야기들을 가볍게 소개해주었다. 고전, 한문, 역사 비슷한것에 영 꽝이어서 아는 바가 없었던지라… 아- 정보를 이렇게 찾으면 좋겠구나. 하고 고전에서 소재찾는 방법을 일면 배운 것 같다. 그 중 인상깊었던 것은 “영영일기”의 대목을 소개해주는 부분이었다.  영영일기는 조재호란 분이 지방관리로 재직하면서 관련 내용을 일기를 쓴 것인데, 관리로 재직 도중 곡식을 싣은 배가 침몰하고 말았다. 배가 침몰하자 조재호는 인근의 잠수부를 총동원해서 끝까지 시신을 수습하라고 했으며, 결국 시신을 수습하여선 죽은 이의 이름을 자신의 일기인 “영영일기”에 꼬박꼬박 나이와 함께 적어둔 것. 강연자가 이 내용을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을때 소개를 해, 사람들의 많은 호응을 얻기도 했다고 정말 간단하게 소개하고 넘어가는데도 몇몇 사람들의 손이 눈가로 가더라… 세월호 참사는 한국 사람들에게 아직 치유되지 않은 상처로 참 깊게도 남았구나… 라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뒤 2시간은 명량의 김한민 감독 특강이었다. 그의 작품은 명량 본 게 다인데, 그 마저 내가 그리 좋게 보질 않아서 별 기대없이 들었고- 듣고 난 소감은 아- 기대 안 하길 잘했구나. 하는 것. 주요 골자는 대중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영화를 기획해야 한다는 것에 관한 짧은 이야기와 나머지는 최종병기 활과 명량의 DVD 코멘터리를 틀어버렸던 것. 난 명량의 코멘터리는 이미 본 거여서… 저건 각자 집에서 봐도 되는 건데, 굳이 여기 와서까지 봐야할 이유는 무엇일까… 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대중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영화를 기획하라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면서도, 매우 경계해야 하는 명제인데- 강연자로서 자신이 그 길을 가고있다고 해서 그것만 얘기해버리면 그게 전부인양 여길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대중의욕구에 충분히 부합하는 영화를 만드는 작업은 매우 중요하고, 그런 필름메이커들의 가치 또한 매우 소중하지만 –

    그것은, 결핍을 드러내지도 않고, 채워줄 수도 없지 않은가.

  • 시에스타

    yang

    새벽에 자고, 오전 일찍 학원을 다니느라 낮잠을 자게 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저번주에 조금 민망했다. 신촌에서 오전 컴퓨터 수업이 끝나고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나면, 이제 딱히 뭔가 데드라인 걸린 것도 없고 그래서 171 버스를 타고 영상자료원에를 갔다. 돈 없어서 보지 못했던 극장영화인데다가, 고전명작을 보지 않은 게 너무 많은지라- 레퍼런스를 쌓자는 마음가짐으로. 그리고 영화 시작과 끝에 영상도서관에서 책도 좀 보고 뭐 여러모로 좋은 곳이었다.

    그래서 구로사와 기요시라는 생소한 감독의 영화 “거미의 눈” 초반 10분 정도 보다가 잠의 수렁에 빨려들어갔다.

    민망해하면서… 다음날은 구로사와 아키라의 “붉은 수염” 도전. 이것은 무려 3시간짜리 영화인지라 중간에 인터미션까지 있었던 영화인데…  나는 영화 시작 전 안내 영상 같은 것 나올때부터 잠들어서… 민망해하며 인터미션에 나왔다.

    그 다음날 또 가봐야, 잠만 자겠구나… 이 시에스타를 없애야해… 라며

    낮 시간동안 패스트푸드 점에서 있어봤는데… 거기서도 깜박 잠들었다… 패스트 푸드는 그래도 보는 눈이 있는지라, 영상자료원처럼 2시간 팍 때리고 그 정도는 아니었고… 한 10분 정도 잠들었나 싶다…

    그리고 주말.. 주말에는 컴퓨터 수업 대신에 촬영미학 수업이 있어서 역시나 오전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또 영상자료원 가봤자,, 잠이나 자겠지… 해서 집에 와버렸다.

    도서관을 갈까 하다가… 거기서 잠들까봐 집에서 책좀 본다고 있어봤는데… 한페이지 넘기기 전에 잠들었다…  오오 시에스타여!

    내일은 과연, 어떤 대안을 고안하고… 시에스타는 어떻게 나를 점령할 것인가…. 두근두근두근….

  • 전화를 끊고나서

    어제인가, 그제인가

    출품신청했던 지역 영화제쪽에서 전화가 왔다… 아아- 내가 그토록 바라던 영화제 연락?! 인가?! 드디어?!!!

    하,지,만

    영화제로부터 간택받은 것이 아니라, 실무 담당자가 영화제 출품 규정에 맞는지만 우선 걸러내는 것이었는데

    해당 영화제가 지역 영화제여서, 제작자가 그 지역 출신도 아니고, 작품 자체에 주요 로케이션 및 크레딧에 명시되지 않으면 안된다고 한다.

    난 그 지역 출신은 아니지만, 영화 내에 그 지역 로케이션이 있다고.. 하니 그렇다면 크레딧에 어떤 식으로 명시가 되어있냐고 묻는다.

    그 지역으로부터 제작지원 같은 거라도 받았더라면, 도청 시청 마크라도 떡하니 달아두었겠지만… 그런 게 없다보니- thanks to… 에 촬영협조해줬던 지역 업소 명 등이 기재되어 있다고 하니

    그러면… 조금 곤란하다는 식으로 얘기한다… 대꾸할 게 없어서.. 잠시 어색한 정적… 후 전화 종료.

    아아아아~ ! 전화를 끊고나서… 그러면 크레딧을 다시 만들어서 제출할까요? 라고 할 걸 그랬어… 라고 거침없이 밀려오는 후회…

    다시 연락이라도 할까… 하다가… 그렇게 하기엔… 아티스트(?)의 순수성(????)이 오염되는 것 같아서… (농담임) 그만뒀다.

    그렇게 억지로 자격요건을 충족한다고 해도… 심사위원들이 작품을 보고서 선발을 안해버리면 그만인 것을…

    쩝… 이렇게 한편의 단편영화가 빛을 못보고 가라앉고 있구나…

    어제

    전화가 왔다… 받아보니 컴퓨터 학원이다.

    요새 컴퓨터 학원이 다들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냥 정해진 시간에 수업만 듣는 게 아니라

    멘토라는 것을 지정을 해서… 건의사항이나 수업 조정 등을 담당하더라… 사실상 말만 유행하는 말로 멘토라고 붙였지… 코디네이터 정도라고 봐도 될 것 같다.

    전화온 것은… 내가 근래에 결석을 몇번 했기 때문..

    서류접수 기간에 데드라인에 쫓겨 몇번 빠지고… 근래에… 악! 지금 가면 지각인데?! 지각이면 뭐 사가야하는데?! (벌로 사탕이나 초코파이 사서 돌려야함) 그러느니 차라리 결석을 하자! 라고 해서 한 두번 빠진 것…

    암튼 내 멘토가… 근래에 수업을 빠졌는데- 무슨 일이라도 있냐고 묻는다…

    대꾸할 핑계가 없다….

    일 없는 것도 알테고… 아팠다고 하기엔 거짓말 같고… 그냥 자다가 그랬다고 하기엔 너무 게을러 보이고…

    뭐라 말도 못하고 얼버무리고만 있으니… 이런 상황을 몇번 겪어 봤을 멘토가 알아서 마무리 멘트하고 전화를 끊는다-

    전화를 끊고나서…

    생리하고 있어서요… 라는 핑계가 갑자기 생각이 났다…. 미친놈! ㅋㅋㅋ

    그렇게 대꾸하면 참 영화같은 상황이 벌어지겠구나 라는 상상을 해보며… 그런 상황을 시티콤 같은 스토리에 함 써먹어야지 라며 잊지 않기 위해

    여기 적어보았다.

    써먹을 기회가 생겨야 할 텐데.

  • 멘탈 골드

    저번주에 한예종까지 지원은 마쳤는데, 영화아카데미가 1차에서 떨어졌다.

    바로 멘탈에 금이 가면서- 설마설마했는데 이러다가 다 떨어지면 어쩌냐- 하면서 아득해졌다.

    여기저기 말하던대로 단편영화 하나 더 찍고, 또 장편 시나리오 작업하고 수업 듣고 그렇게 하긴 해야겠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영화를 배우고, 만들고 싶었건만- 2015년을 한번 반복해주기에는. 나이가 나이이건만. 하는 생각이 든다.

    계속 이런 패턴이 반복되면 어쩌지? 하는 걱정.

    그렇게 돈을 계속 까먹어서 바닥나면 어쩌지? 하는 걱정.

    걱정걱정만 하면서- 생활을 열심히 일구지 못하는 초조.

    뭐 그런저런 요즘이라 일기 쓸 것도 별 게 없었던 것이다.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