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DJ

  • 창 밖에 비는 오는데

    바쁘고 정신없어야 할 때라고 밖에서 여기저기 통화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하고 있긴 한데

    집에만 오면 이보다 더 게으를 수밖에 없다

    오늘도 오후 쯤 집에 와서 적당히 시간 때우다가 저녁 뉴스 보고는 또 12시가 되기까지 들어갔던 사이트나 또 들어가보면서 시간을 보낼 태세다

    겨울이 지나가고 봄비라고 와버리면 한번쯤 감상적이 되곤 하는데

    지금은… 아… 그냥 습하네… 여름엔 더 습하겠지?! 라는 생각만 드네?!

    나의 온갖 시간이 8월 촬영때에 맞춰져버린것만 같다.

    오늘은 페드로 코스타의 <반다의 방> 을 보고

    어제는 <플로리다 프로젝트>와 <더 포스트>를 봤는데

    <반다의 방>을 보면서는 아, 저런 식으로 샷구성을 하고 사운드를 따라는 것인가?! 그럴 수 있을까?! 반다의 방은 이야기가 별로 없어서 가능한거잖아…

    <플로리다 프로젝트> 를 보면서는 핸드헬드 촬영을 해야하는건가? 픽스 촬영을 해야하는건가? 어떤게 더 맞는 거지?

    <더 포스트> 를 보면서는 인물들이 하는 특정 제스쳐들을 눈여겨 보며서 저런 걸 만들었어야 하는데? 근데 또 억지로 하게 만들면 작위적일텐데?!

    가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앞의 세 영화중에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근래에 본 영화 톤과 다른 매력이 있어서

    중얼거리듯 되내이는 것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에 잠깐이나마 빠져보는 순간을 맞이할 수 있었는데

    다 끝나고, 열등감과 질투심이 몰려올 건 또 뭐람?!

  • 굳건해야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와야 할 택배는 10개 넘게 남아있는 대신, 사실 다음 학기 버틸 수 있을 돈이 없다

    맨날 숨가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있지만, 지금 순간을 쳐다보면 게으르기 짝이 없다

    지금까지 해온 뭐라도 하나 틀어질까봐 조마조마한데, 사실 차곡차곡 쌓아둔 게 별로 없다

    어찌어찌 보면

    다 아무렇지 않다고 여길 수도 있는 거 아닐까? 라지만

    사실, 절대 쿨할 수 없고 …

    버텨오던 것이 와장창 무너질까 불안해하고 있다

    벌써 5월이다

  • 요즘 활동을 안 하던 모 웹툰작가가 갑자기 웹툰을 올렸는데 내용이 오랫동안 웹툰이 올라오지 않을 예정이니 더이상 목매서 기다리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애독자들은 한군데 모여 있으면서 아쉬워하고 있었는데, 그 애독자 중 한명에게 전화가 왔다. 

    자신은 결혼한 지 3일만에 호주로 가게됐다는 것… 애독자들이 15명 가량 모여있었는데 그 웹툰 작가는 15명 모두와 전화통화를 했다.

    그리고 그 날의 수업 선생이었던 손석희씨도 웹툰작가와 전화를 했다. 

    손석희씨는 강의 주제를 바꿔서 영어쓰기에 관한 강의를 했고, 웹툰 작가는 자신 때문에 바꿔 한 강의에 감복 받았다.

    나도 영어를 배우러 호주에 가야하나??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옆에 있던 친구가 북극에 살면 공짜로 영어를 배울 수 있을 거라고 했다. 

    북극이 어디냐고 했더니 캐나다의 흩어진 섬들 거기도 북극으로 쳐준다고 했다. 

    .

    나는 캐나다에 있었다. 

    무슨 파티중이었다. 가족이 있었는데 한국인 아이를 입양하길 원하고 있었다. 

    원래 있던 한국인 아이가 죽었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알았던 아이가 자신과 편지를 주고받던 한국인 아이를 초청했다. 

    나는 여기 계속 살아야 하는지를 고민했다.

    파티에서 술을 한잔 마셨다. 

    그리고 뭔가를 사고 트럭을 고치러 시내까지 운전을 했다.

    카센터에는 경찰들이 엄청 많았다.

    나는 캐나다는 한잔만 마셔도 음주단속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을 했다. 

  • 유턴할 수 있나요?

    다시 돌아보면

    이미, 난 아까 보았던 것을 잊었다

    약속했던 것은 알지만

    남부끄러워서

    백가지 이유로 나는 거절할 수 있다

    그때는 하나도 그립지 않다

    그때? 당시??

    지금 내일을 위해 전진할 수 있는 걸?!

    차곡차곡 쌓기가 이리도 신나는 걸

    하하하하호호호호호호

    하하하호호호호호호호호호

    박장대소의 머리통이 저어-만치 갔다가

    이미 요만큼이나 와버렸다,

    발바닥 묻은 끈끈한 화장지마냥

    머리를 들이내미는 꼴이 꼬락서니다

  • 시나리오 수정중

    시나리오 쓰는 것보다 고치는 게 어렵다는 말을 예전에 누군가에게 들었는데

    흥, 칫, 거짓말~

    이라고 생각했건만…

    시나리오 초고때는 자기만족을 향하긴 하지만 보람과 설레임이 나름 있었구나, 라고 알게 되는 시기

    고치려고 나서보니 자기 회의와 의심 그리고 후회와도 싸워나가야 하는데….

    초고때 추진력이 되었던 보람과 설레임이 없어버리니… 이거 원….

  • 월요일 저녁-밤

    매주 월요일 저녁-밤은 한숨과 함께 한다.

    매주 혹은 격주로 화요일마다 각자의 실습촬영을 해야하니

    짧은 실습 시나리오와, 콘티 계획 구상은 해야하고

    몸은 피곤하고

    나는 연출력이 있긴 있는 걸까, 라고 회의하고

    실습촬영도 힘들어하는데 작품이란 걸 찍을 능력은 있는 걸까, 라고 또 회의하고

    그런 저녁, 밤.

    백수 한량 시절엔 누가 뭐 하라고 시키는 사람도 없구나…

    하며 영화학교 다니는 사람들에게 열등감만 느껴댔는데

    어쩌면 지금이 좋은 시절.

    영화지망생 시기니깐.

    사진은 날 찍으려 한 게 아니라, 내일 촬영할 장소 사진콘티 남긴다고 엘리베이터 반사를 찍었는데

    내가 나왔네~ ㅎㅎ

  • 찌뿌등해서

    개강하자마자 실습촬영이 다시 시작되어

    아침 8시반에 모여 새벽 2시까지 촬영을 하니, 그 다음날 그야말로 뻗어버렸다.

    잠을 3번 끊어서 자면서까지 12시간을 꼭꼭 채워버리고 난 후

    그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뭔가 몸이 찌뿌등하기만 했다.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별 일정이 없어 움직일 게 없어서

    집에서 지금까지 미뤄왔던 것 좀 처리해볼까, 하고 집 밖에 안 나가고 컴퓨터만 들여다보는데

    또 오른손목이 아프기 시작하고

    허리는 찌뿌둥하고, 어깨는 뻐근하고… 몸이 안좋음이 여실히 느껴졌다.

    이대로 작업하는 게 더 효율이 떨어지겠다 싶어

    미리 사뒀던 수영용품을 싸들고 용인시에서 운영하는 수영장에를 갔다.

    자유수영 시간대가 평일에 몇 타임 있던 것을 맞춰서 갔는데

    생각했던 것보단 사람도 붐비지 않고 적당했다.

    문제는, 내 수영실력과 체력.

    수영을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었던데다가… 가장 최근에 한 수영이라곤… 우즈벡에 있었던 약 5년 전쯤이었다.

    그래도 사람들 다, 계속 왔다갔다 하는데 눈치껏 가만있지 않고 한번씩 왔다갔다 한 20분 했나…

    아, 이제 한계야… 하고 헥헥 대면서 바로 샤워실로 들어갔던 게 좀 실수였던 것 같다.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샤워실 뜨거운 증기만 가득한 데로 바로 가버리니… 갑자기 산소가 좀 부족했던지…

    지친 게 풀어지지가 않아가지곤… 그대로 헥헥헥- 대면서 샤워실이랑 탈의실에 거의 30분은 그냥 앉아있어야만 했다.

    도저히 몸이 일어나지지가 않는 것.

    몸에 뭔가 큰 타격을 받았다, 그런 것은 아닌데… 헥헥헥… 하는 기진맥진의 상태가 풀어지지가 않아….

    아… 이 상태로 어떻게 광주까지 가지…  그 이후에 수영장 로비에서도 한참을 앉아있다보니…

    그때서야- 몸이 괜찮아졌다.

    그리고 바로 옆 이마트에 가서 30% 할인 스티커가 붙은 김밥과 딸기까지 품에 안고 집에 오니

    참으로 오랜만에 건강한 하루다, 라며 뭔가 뿌듯하기까지 했다.

    수영은 종종 다니다보면 체력은 자연스레 늘겠지…

    게다가 집에 오니, 몸 찌뿌등했던 게 싹 풀렸다!

    물론, 내일이면 도루묵이겠지만

  • 봄이다!

    차 안에 탔는데

    익숙한 먼지냄새와 뭔가 나른해지는 햇빛.

    작년 이보다 조금 더 따듯했던 날들에 차 타고 선감도를 열심히 왔다갔다 하곤 했다.

    낮에 여기저기 카메라를 들이밀면서도 이게 제대로 나올까? 한숨쉬고 불안해하고

    전전긍긍 카메라 LCD를 쳐다보기 바쁘다고 생각했건만

    그 기억은 또 차곡차곡 봄 그리고 이른 여름철의 어떤 덩어리로 남았나보다.

    새로 맞은 봄 기운에

    그 때, 선감도 차 안에서 먹던 보름달빵도 생각나고 그러는 것 보니.

    가을은 지금 즐거우면서도 곧 다가 와 버릴 겨울 때문에

    꽤나 우울해지기 쉽상이건만

    여름을 다음 차례에 두고 오는 봄은, 언제나 설레임이다

    봄이다!

  • 애틋

    20대 기억에 관한 옛노래를 우연히 듣는데

    이리도 애틋할수가

    작은 선택 하나 때문에 삶이 완전히 뒤엉켜버리는 거는 아닐까

    하고 한 걸음, 한 걸음 주저주저하기도 하고

    그러다가도 또 에라모르겠다, 하고 그냥 질렀다가 나름 괜찮았어 아님 후회하기도 하던

    갈팡질팡 하는 작은 마음의 20대 시절

    돌이켜보기엔

    세상 전체가 설레임 한 가득이었노라, 라고 채색해버리는

    30대 중반의 나

    30대는 존버다

  • 35

    35란 숫자

    입 밖으로 꺼내면서 덜컥 겁나는 숫자다.

    2017년 작년 한해 부지런했으니 됐어, 라고 넘어갈수만은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