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DJ

  • [2008.6.29.] 두팔과 두다리를 가진 짐승이다

    그는 갑자기 어떤 형상이 떠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그 자신이었는데, 어떤 부위였고, 미세한 조직같은 것이었다. 점점 윤곽을 나타내는 것은 이음새 같은 것이었다. 자신의 피와 뼈와 근육으로 된 이음새가 선명하게 눈앞으로 다가왔다. 심장박동소리와 함께 박동하면서 달려들던 그것이 눈앞에 온 순간, 그는 눈을 감아버렸다.

    그리고, 그 자신과 그 자신이 바라보던 그.
    이렇게 둘이 아닌 하나가 됨을 알 수 있었다.

    경직된 근육과 뼈의 고통을 느낄 수 있었지만, 계속했다.
    오늘 하루가 그에게는 너무도 불만족스러웠던 것이다.

    서울의 상쾌하지 못한 공기가 거뿌 달려들었고
    모기같은 것들이 다리 언저리에서 맴돌고 있었다.

    창 하고 소리가 났다.
    쇠와 쇠가 부딫히는 그 소리가 마치 그의 이음새 근육에서 나는 듯했다.
    한번 힘을 더 내보다가 그도 그만 앉아버렸다.

    헤드폰에선 전에 즐겨듣던 음악이 그를
    전의 그 감정으로도, 지금의 즐거움으로 안내해주지 못했다.
    뻐근한 몸이 힘을 잃었는데, 그리 상쾌하지 못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는 지금의 그 상태가 맘에 들었다.

    생각이 오늘하루를 넘어서고 있던 것이다.
    드디어 벗어나고 있던 것이다. 가장 아픈 자학으로부터.

    서울의 야경과 이질적으로 배치되는 서울성곽, 그리고 수다를 떠는 사람들.
    항시 전에 관찰자처럼 느껴지며 봐왔던 것들이 이질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두팔과 두다리를 가진 제 자신이
    그래도 지금 이 순간, 힘겨워 하고 있다는 게 제법 살아있다고 느꼈던 모양이다.

    그는 그 이후 산책을 했다.

    가깝지만 한번도 가보지 못했던 한성대에 들어가보았고
    그 근처의 아파트 단지에도 들어가보았다.

    짐승이 자기영역을 넓히듯이
    홀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지겨웠고, 나태했고, 자학했던
    오늘 하루를 씻어냈다.

    그리고
    언젠가 여행을 떠난다면
    순간을 기록하는 것이 달리 사진뿐이 아니라
    스케치북과 수채물감등을 챙겨서

    못 그리는 그림으로나마 남겨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최근 들어 그가 떠올린 그 어떤 생각보다
    참신했던 생각이었다.

  • [2008.6.28.] 雨日풍경


    떨어지는
    소리,
    위에
    떨어지는
    눈물.

    말라가던 빨래들이
    다시 젖기 시작하고

    누군가 베란다 위에서
    그 모든 기억의 추억의 토사물들을
    한꺼번에 게워내기 시작한다.

    -최승자 <雨日풍경>

    난 비가 좋다.
    뭔가 차분해지는 것 같아 좋다.

    나는 항상 멀리 있는 일 때문에 걱정해서
    이것도 저것도 못하고
    집 안에서도 우왕좌와 그러고 마는데

    비가 쏴아하고 내리던
    딸꾹질하듯 내리던 간에
    그것들을 곁에 두고 있으면

    멀리있던 시선이 내 안으로 향하는 것만 같다.

    지나간 일을 후회할 것도 없이
    멀리 있을 일을 걱정할 것도 없이

    잔잔해진다.

    언젠가, 비오던 날 뭘 생각했었더라 하는
    종류의
    추억들과 함께

  • [2008.6.27.] 어제는 시집을 한권 샀는데

    바람이 독점한 세상.
    저 드센 바람 함대,
    등 푸른 식인 상어떼.

    반사적으로 부풀어오르는 내 방광.
    오늘 밤의 싸움은 팽팽하다.
    나는 그것을 예감한다.

    그리하여 이제 휘황한
    고통의 춤은 시작되고,
    슬픔이여 보라,
    네 리듬에 맞추어
    내가 춤을 추느니
    이 유연한 팔과 다리,
    평생토록 내 몸이
    얼마나 잘
    네 리듬에 길들여졌느냐.

    -<고통의 춤>

    최승자의 시어들은 죽음과 맞닿아 있다.

    그러나 그 죽음은 슬프지 않다.

    죽음을 소망하기도 하고, 더러는 애원도 한다.

    죽음은 부활과 맞닿아 있을수도, 더러는 아예 끝장일수도 있다.

    그것은 작자도 우리도 모를 일.

    하지만, 작자는 죽음을 소망하고 죽음으로 가는 고통의 과정또한

    겸허하게 맞아들인다.

    마치 고통에 익숙한 듯,

    그러나 벌어진 틈새를 가격하면 더 큰 고통이 오듯

    그것은 역시나 고통을 수반한다.

    그럴수록 강인해지는 주체.

    죽음과 맞닿으면서 용기를 얻는듯한 주체.

    작자의 이야기는 결코 체념이나 포기가 아니다.

    죽음을 통해 끝내거나, 넘어서거나…

    죽음을 베개곁에 두고 있으면서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고통속으로 직접 들어가면서, 비명을 지르고

    그리고 춤을 추는 것이다.

    그녀의 고통의 춤의 사위가

    그리하여

    감동적인 것이다.

  • [기억의 집-최승자]

    바람이 독점한 세상.
    저 드센 바람 함대,
    등 푸른 식인 상어떼.

    반사적으로 부풀어오르는 내 방광.
    오늘 밤의 싸움은 팽팽하다.
    나는 그것을 예감한다.

    그리하여 이제 휘황한
    고통의 춤은 시작되고,
    슬픔이여 보라,
    네 리듬에 맞추어
    내가 춤을 추느니
    이 유연한 팔과 다리,
    평생토록 내 몸이
    얼마나 잘
    네 리듬에 길들여졌느냐.

    -<고통의 춤>

    최승자의 시어들은 죽음과 맞닿아 있다.

    그러나 그 죽음은 슬프지 않다.

    죽음을 소망하기도 하고, 더러는 애원도 한다.

    죽음은 부활과 맞닿아 있을수도, 더러는 아예 끝장일수도 있다.

    그것은 작자도 우리도 모를 일.

    하지만, 작자는 죽음을 소망하고 죽음으로 가는 고통의 과정또한

    겸허하게 맞아들인다.

    마치 고통에 익숙한 듯,

    그러나 벌어진 틈새를 가격하면 더 큰 고통이 오듯

    그것은 역시나 고통을 수반한다.

    그럴수록 강인해지는 주체.

    죽음과 맞닿으면서 용기를 얻는듯한 주체.

    작자의 이야기는 결코 체념이나 포기가 아니다.

    죽음을 통해 끝내거나, 넘어서거나…

    죽음을 베개곁에 두고 있으면서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고통속으로 직접 들어가면서, 비명을 지르고

    그리고 춤을 추는 것이다.

    그녀의 고통의 춤의 사위가

    그리하여

    감동적인 것이다.

  • [2008.6.24.] 지하철에서 맨날 조네

    학기중에도 그리 열심히 공부한 기억이 없이 방학을 맞았다.

    좀 밀렸던 일들을 해야지, 복학해서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일들을 해야지.

    돈도 좀 벌고…

    발바닥 치료도 좀 하고…;;

    오늘 발바닥 치료 했는데, 지난번과 달리 무진장 아팠다 ㅠ

    마취-레이저-냉동치료 과정 중 마취와 냉동과정이 끔찍했고,

    지금 마취가 풀려서 그런지 올라오는 통증이 끔직한 중이다….

    이제 몇 시간 후면, 엠티도 가야하는 데…

    늙어서 그런지, 엠티도 조금 귀찮은 게 사실…

    그래도, 그래도, 사람이 중요하니깐.

    방학때는, 근데 사람들을 잘 못만나볼 듯…

    우선 알바도 있고,

    이 알바가 단기로 끝난다 하더라도, 돈을 좀 벌어야 되니…

    시간도 없고, 뭐

    좀 홀로 있어보고 싶은 마음도 있고…

    이것저것 새로운 일이나 많이 해봤으면 좋겠네.

  • [2008.6.21.] 시험 끝, 방학 시작!

    학기중에도 그리 열심히 공부한 기억이 없이 방학을 맞았다.

    좀 밀렸던 일들을 해야지, 복학해서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일들을 해야지.

    돈도 좀 벌고…

    발바닥 치료도 좀 하고…;;

    오늘 발바닥 치료 했는데, 지난번과 달리 무진장 아팠다 ㅠ

    마취-레이저-냉동치료 과정 중 마취와 냉동과정이 끔찍했고,

    지금 마취가 풀려서 그런지 올라오는 통증이 끔직한 중이다….

    이제 몇 시간 후면, 엠티도 가야하는 데…

    늙어서 그런지, 엠티도 조금 귀찮은 게 사실…

    그래도, 그래도, 사람이 중요하니깐.

    방학때는, 근데 사람들을 잘 못만나볼 듯…

    우선 알바도 있고,

    이 알바가 단기로 끝난다 하더라도, 돈을 좀 벌어야 되니…

    시간도 없고, 뭐

    좀 홀로 있어보고 싶은 마음도 있고…

    이것저것 새로운 일이나 많이 해봤으면 좋겠네.

  • [2008.6.19.] ㅠㅠ

    걸을때마다 발바닥이 점점 아파온다.

    사마귀때문 ㅠ

    저번에 갔을 때 A/S도 해준다고 했는데… 혹시 돈받을까 몰라서 아직 못가고 있다.

    돈 받으면 바로 파산이기 때문 ㅠ

    세제용기도 사야되고

    양말도 사야되고

    조리도 하나 사야되고

    우유도 사야되고

    식빵도 사야되는데

    흑흑흑흑흑흑흑흑흑

    내일도 시험인데!

    흑흑흑흑흑흑흑흑흑
    흑흑흑흑흑흑흑흑흑
    흑흑흑흑흑흑흑흑흑
    흑흑흑흑흑흑흑흑흑

  • [2008.6.18.] 머리잘랐음

    약 다합쳐 6장 정도의 레폿을 써야 하는데
    막상 돌입은 하지 못하고
    돌진도 하지 못하네

    갑자기 전화가 와서
    오늘은 면접 같은 것을 보러 갔는데…
    최종면접 2:1 의 경쟁률을 뚫고 그래도 된 것 같네
    아닐수도 있고..;;

    당장 시험은 밀려 있고
    레폿은 오늘 하기도 벅찬데

    지금 이래도 되는 건지 몰라.

    그런데 새로운 경험들 앞에서
    조금 설레인다.

    낯선 장소, 낯선 사람들을 겪어본다는 게
    내겐 조금 필요해.

    한번 일할거면, 거기서 좀 다양한 일들 좀 해봤으면 좋겠다.

    정규직도 아니고 단기 아르바이트생에 불과하지만

    내게서 빼내갈 수 있는 것은 빼내보라구!

    얼마든지 토해주겠어! ㅋㅋ

    나는 머리도 잘랐다고!

    오늘 왁스도 새로 샀다구!

    클클클

  • [2008.7.16.] 파리해져간다는 느낌이 어떤 느낌인 줄 알 것 같았다.

    온통 유리로 된 건물이었지만 곁에 둔 창문조차 모조리 블라인더로 닫아두고 있었다.

    사람들은 햇빛 대신에 유리로 된 인테리어들을 보면서 나름의 청량감을 얻고, 안심해 하는 것 같았다.

    닫힌 공간에 있지 않다는 것, 갇혀있지 않다는 것.
    누군가 당신을 감시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
    집단 우리 같은 곳에 처박혀 있다는 것.

    그 모든 것들을 망각하게 하고

    아이디 카드가 없으면 화장실 조차 갈 수 없게 만든 그 곳에서

    사람들은 복도를 걸으면서 산책했다.

    아침에 그의 곁을 반복적으로 스쳐가던 여사원 둘은 점심때에도 그의 곁을 스쳐 지나갔다. 그녀들은 이야기하다가 벽에 다다르면 돌아서 걷고를 반복하는 듯했다. 며칠전에도 그런식으로 만났던 사람들이었다. 그녀들은 그나마 그렇게라도 산책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이들은 그나마도 하지 않거나, 할 수 없으며
    보통의 다른 이들이 몸을 가장 격렬하게 움직이는 시간 때는 아마 양치질 하는 시간이 아닐까 한다.

    그도 마찬가지였다.

    식사 후, 거울앞에서 격렬하게 칫솔을 흔들어 대고 있었다.
    커다란 거울에 비춰지는 그의 얼굴을 응시했다.

    여름이 되어도 살갗은 그리 타지 않았다. 그에게 이런 적은 거이 없던 일이었다.
    뭔가 창백하고, 피곤해 보이는 얼굴이었다.
    새벽에 일어나고, 밤 늦게 잠을 자면서 쌓여버린 피로가 얼굴에 누적되었던 것이다.

    그의 옆에 서서 열심히 칫솔을 흔들어 대는 연구원들도 마찬가지 사정인 듯했다.
    하얗지만 창백한 피부.

    창백한 건물의 화장실에서
    파리한 자신들을 마주보고 있는 그들은

    슬픈 듯 칫솔을 휘둘러대고 있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