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DJ

  • [2008.12.11.] 기말고사 기간

    여느때와 달리 조금 바쁩니다.

    시험공부는 원래 안 하는데

    숙제가 너무 많거든요

    방금 28개의 레포트를 요구했던 그 수업의 논문을 썼습니다.

    논문도 8장 내지 9장짜리를 써놨으니…

    그 수업 참 대단하지요

    수업시간에는 딴짓하고, 시험공부는 안하더라도

    숙제만은 다 하기로 다짐했었거든요

    전부 피가되고 살이 되겠지요

    공부도 할 수 있는 시기가 제겐 얼마 남지 않았거든요.

    암튼 그 살인적인 수업의 숙제도 완수할 것을 앞에 두고 있다니

    쵸금 뿌듯하네요….

    그런데 설마 C+ ??

    ㅋㅋㅋㅋㅋ

  • [2008.11.24.] 미키 사토시의 영화는 정말 엉뚱하다

    <텐텐> <인더 풀>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를 본 셈인데…

    느낀 점은 영화를 정말 기가막히게 만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영화는 대개들 거대규모의 헐리우드 영화를 막 추종하려는 모습인데

    일본영화는 일상성에 천착하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것만 같다

    미키 사토시의 영화는 엉뚱함으로 뭉쳐있음에도 불구하고

    저질 코미디 소재를 마구 흘려놓지 않는다.

    마치 숨바꼭질을 하는 듯이,

    고난이도 은유를 흘려보내기도 하고, 진짜 알 수 없는 상황을 그냥 노출시키기도 한다.

    그럼에도 일관된 흐름을 유지하면서

    영화 자체가 이야기 하려는 것을 결코, 놓치지 않고 있다.

    직접적으로 이야기 하지 아니하고

    휘돌아가면서 웃고 있는 사이

    관객들은 자신의 일상들을 다시 돌아보게 될 것이다.

    나도 그런 감독이 되고 싶은데~~~

  • [2008.11.11.] 하지만 그렇게 쉽게만 정의하진 마

    나는 영원성을 믿지 않기 때문에

    한 순간의 찰나가 지나갔을 적의

    존재의 과거와 존재의 현재는

    일치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왔다

    물론 머릿속의 생각과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어떤 엉켜진 털실 같은 것이 항시 일치하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그에게 맺어진 모든 사람들에게

    어떤 다른 가능성이 놓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싶은데

    어떨 적엔

    트루먼쇼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그의 주의를 빙-빙-빙- 맴도는 그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뭐지?

    결론적으로

    그것은 전적으로 그의 잘못이다.

    하지만 그렇게 쉽게만 정의하진 마

    동정을 원해

  • [2008.11.3.] 그는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만족하지도 않고
    이탈하지도 않고

    사랑하지도 않고
    분노하지도 않고

    인정하지도 않고
    인정할수가 없던

    붕붕 부유하면서 떠다니는

    일종의 “괴물” 이었다

  • [맘마미아-필리다 로이다] 사람들이 다들 좋다고 했는데…

    나는 음악영화, 뮤질컬식 영화면 거의 먹고 들어간다.

    사운드 오브 뮤직부터 해서

    시카고, 물랑루즈, 헤드윅 같은 뮤지컬 영화부터

    샤인, 불멸의 연인, 아마데우스 뭐 이런 음악 소재로 한 영화까지

    고루 사랑해주시는데

    그 찬탄이 대단하시던 맘마마아는 솔직히 별로였다.

    뭐라해야하나…

    좋은 음악과 함께…
    거기에다 영상미도 그리스의 푸른 바다와 맑은 날씨와 함께 게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용이 별로 없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그 자유로움, 그 미소들과 춤사위가 내겐
    나를 동경해봐 하는 미소로 보이는 것은 왜일까.

    그리고 어디선가 그것을 보고 있을 어떤 뉴요커(?)들이 대단한 것을 봤다는 둥
    행복해! 행복해! 행복해! 라고 외치고 있을 것 같은 것은 왜일까.

    단순하게 취향의 문제이겠지만.

    행복과 기쁨의 충만에 진심이 없어보이고
    진실된 사람이 있는 것 같지 않고

    결정적으로

    행복과 기쁨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줄곧 충만해있어서, 싫었다.

    인생은 그렇게 기쁜 것만으로 일관된 것은 아니야.
    그래서 아름다운 거야.

    적어도 내겐…

  • [못mot-비선형] 상실, 그 지독한 매혹으로…

    널 처음 봤던 그날 밤과 설렌 맘과
    손톱 모양 작은 달 셀 수 없던 많은 별 아래
    너와 말없이 걷던 어느 길과 그 길에
    닿은 모든 사소한 우연과 기억

    널 기다렸던 나의 맘과 많은 밤과
    서툴었던 고백과 놀란 너의 눈빛과 내게
    왜 이제야 그 말을 하냐고 웃던 그 입술과
    그 마음과 잡아주던 손길과..

    (모든) 추억은 투명한 유리처럼 깨지겠지
    (날카롭게) 유리는 날카롭게 너와 나를 베겠지
    나의 차가운 피를 용서해

    뭐지? 신선하고 고급스러우면서… 이… 지독함이란…

    Mot 의 앨범은 상실에 관하여 ‘지독하게’ 노래하고 있다.
    그들이 노래하는 “What a woderful world” 는 가사 하나 바꾸지 않고도
    얼마다 노래를 지독하게 만들 수 있을 지 알게 한다.
    몽롱한 목소리도 목소리지만
    배경으로 깔리는 일레트로닉이 그야말로 압권인 듯…

    가사는 마치 주문같아서… 자아의 슬픔을 위로도 없이 불러내고 있는데….
    나는 거기에 막 빨려들어가다 탁! 하고 벽에 부딪힌다.
    나는 아직 그런 상실을, 그런 절망을, 그런 저주(자기 자신에 대한)를 품어보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보인는 듯하다…

    Mot 은 끝 모를 심연으로 자꾸만 빠져든다.

    떨어지고, 떨어지는 데…
    무서운 점은
    위로 올라가고자 하는 기대 혹은 의지 같은 것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들은 아직 바닥이 아닌가봐, 더 깊이 떨어지자 라고 주문을 외우는 것만 같다.

    그들에게 상실은 극복의 대상으로 인식되지 않는 것만 같다.
    상실한 자, 상실하고 있는 자는
    지금의 상실감을, 오히려 “향유” 하고 있다.

    지독한 슬픔을, 지독한 자괴감을, 지독한 저주를
    향유하고 그것을 노래로 승화시킨다.

    노래는 나를 이해해주고 동정해달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노래는 단지 상실하는 자의 잔인한 미소만을 보여준다.

    Mot의 앨범에서는 마치 더 슬픈 미소를 짓는 자가 더 우월해지는 것만 같다….

    이런 악마적 잔혹함의 매혹같으니라고…

  • [2008.10.18.] 중간고사 시즌에

    마음도 약해지고

    몸도 약해졌다

    그래도 꾸준히 하루에 레포트 한 장씩.

    하루종일 겨우 A4 한장이었지만

    선생님이 읽어보면 그래도 기뻐할것만 같다…ㅋㅋ

  • [2008.10.5.] 올랭피오의 별

    오래 전, 그가 때때로 친구 자취방에 들르게 되면
    담배를 피운답시고 잠시 집을 나서곤 했다.

    언덕배기에 자리잡힌 자취방을 나와서 그는 무작정 위로 오르곤 했다.
    스무살, 그에겐 꽤 이색적인 풍경이었다.

    산 위로 올라가도 용케도 집들이 빽빽히 자리잡고 있던 것.
    그 집들이 폐가가 아니라 누군가 불을 켜고 있다는 것.

    그는 더 높이 높이 올라가서
    자취촌들 앞에 서는데…
    기묘한 느낌이 들던 것이었다.

    수없이 박힌 외부의 불빛.

    서울-검정-바탕에 둘러쌓여있어도
    여기 사람이 살고 있다고 외치듯, 흔들리던 불빛.

    그런데 그것은 외부의 불빛.

    그가 어렷을 적.
    옥상에 올라 아파트 불빛들을 보면서 느꼈던 위화감 같은 것과 흡사한 것.
    하지만 스무살 그가 서울-검정-바탕에서 느끼는 것과는 조금 달랐던 것.
    수많은 불빛, 그런데

    “아무도 없구나”

    그는 그때 기묘하게 가슴 속에서 타오르는 것같은
    불꽃을 스윽 절단냈던 것 같다.
    그리고 친구의 집으로 돌아갔겠지.

    5년이 흘렀는데…
    그리 변한 것은 없었다.

    서울의 불빛들은 여전히 기묘하게 흔들리고 있었고
    그도 역시 감상을 되씹어보고 있었다.

    어쩌다가…

    사람-사랑은 어쩌면 아편과 같을 지도 몰라
    라는 생각도 해보다가

    그때 “닫혀진 창” 이라고 했던 것은 어쩌면 변명일지도 몰라
    라는 생각도 해보다가

    집으로 간다

    어쩌면 여태까지 창을 먼저 닫았던 것은 그 였을지 몰라.

  • [2008.10.2.] …

    그도 그저 보고 있다가 시선을 돌렸고,
    P도 그러했다.

    며칠전에 만난 K도 그랬고
    매일같이 스치는 J도 그랬다, 그러고 있다.

    그럴 때마다
    누군가 차가운 손으로 배알을 쥐는 느낌이 나는 그였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하는 거지?

    아무것도 아닌 일이건만
    서로에게 굉장한 잔인한 일일수도 있는 것
    적어도 그에게 잔인한 일인 걸 알면서

    그는 중단하지 않는다
    그는 마치 자기 자신이 파괴되길 원하는 것만 같다.

  • [2008.9.22.] 만났던 사람

    디자인 된 인테리어와

    찰나의 감정의 흔들림을

    예술이라고 말하는 사람.

    상품이든, 상품아니든 중요하지 아니하고

    아늑한 색의 조명이면 충분한 삶.

    혀 감각의 미묘함을 구별할 순 있어도

    눈 앞에 놓인 것들에 대한 성찰할 수 없는 사람.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이 우월하다고 믿는 사람.

    낸시 랭 같은…

    충실한 단순 소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