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DJ

  • 카페충

    집 근처 던킨도넛은 저렴하고 당 충전이 가능하지만 건물공용화장실을 열쇠받아서 가야하고 의자가 좀 불편하고

    앤젤리너스는 넓은 매장이 장점이지만 가격이 싸지도 않고, 좀 지저분하고

    스타벅스는 화장실이 매우 쾌적하짐만 의자가 좀 불편하고 환기가 잘 안되는지 좀 갑갑한 느낌이 들고

    할리스는 매장이 좁은 스터디카페 같은 느낌이 들어버리고

    투썸은 매장이 넓은데 화장실이 좀 상쾌하지 못하고

    커피빈은 가격은 싸지 않은데 좌석이 넓고 적정한 밸런스가 맞는편

    서로 장단점이 많은 이 카페들을 로테이션으로 돌려막기 하듯 전전하는 일상으로 전진

  • 일상으로 가기 위해

    이른 아침에 환절기 알러지 때문에 코를 킁킁대면서 일어나긴 했지만, 오늘 하루 일상의 정상화를 위해 여러모로 힘썼다.

    거실을 가득 채우고 있던 스타렉스 시트들을 제거하고, 시장에서 장을 봐왔고, 돈까스를 만들어 얼려뒀고, 대파를 잘라서 얼려뒀고, 청소를 했고, 쓰레기 봉지를 사왔고, 미루고 미루던 욕실화를 바꿨고, 컴퓨터 외장하드 선정리를 했고, 외장하드 드라이브명을 알파벳순으로 정렬시켰다.

    아, 너무 이른 아침에 일어나 버리는 바람에 공허했던 오전엔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 도 봤구나. 참 재미있었다. 끝.

  • 오래간만

    한여름, 한겨울이면 무슨 옷을 입을 지 고민이 없겠지만 봄, 가을 같은 환절기 때는 이때쯤에 무슨 옷을 입었었지? 반팔이었나? 위에 하나 더 였나? 라고 갸우뚱해진다.

    그때가 딱 4-5월인데, 우연히도 4-5월에 날짜와 함께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날들이 있다.

    4월 16일을 전후로 하는 시기는 떼지어달리기를 했었다. 얇은 긴팔 정도면 족하고 아침저녁에는 위에 하나를 더 입으면 되는 정도가 됐었다.

    4월 30일엔 언제나 반팔로 된 단체티를 입었었지. 물론 밤에는 그거 하나로는 서늘하지만.

    5월 18일 이후부터는 이제 고민할 것 없이 낮엔 반팔이면 되는 날들이었어.

    로 기억되는 날들.

    15년도 넘은 옛날일이건만- 이때쯤이 반팔이었나, 긴팔이었나 를 가늠하기 위해 되돌이켜보자니 그리 옛날일 같지도 않다.

    참 우습지만- 그렇다.

  • 봄인가?

    이번 겨울 눈도 안 오고 참 썰렁했어서 그런지

    봄날이 드디어, 봄이다!!! 이런 느낌이 아니네

    그래도 반갑지 않은 건 아니야,

    다만 홱홱 지나가버리는 세월의 속도가 숨가쁠뿐

  • 집돌이

    요새 부엌이 바빠졌다.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거의 사먹는 밥을 0%로 만들고, 낮에 도서관을 가더라도 저녁시간이 되면 집에 와서 식사를 해먹고있다.

    요리야 뭐, 맛과 영양에 큰 욕심을 안부리면 그냥 배를 채우는데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는데… 약간의 문제가 발생한 것은.

    운동량에 비해 먹는 양을 조절을 잘 못해… 조금씩 살이 찌고 있는 것 같다.

    본격적인 집돌이 패턴에 점차 적응중인데

    오늘 컴퓨터 사진을 정리하다가… 아, 여행간 지 좀 오래되었던 것 같네?! 이런 생각이 좀 들었다. 훌쩍 어디론가 가버릴수도

  • 2020

    2020년이라니, 1999에서 2000을 넘어갔을 때처럼 꽤나 생경한 숫자가 되버렸다

    2019년 한해, 생각했던 것보단 단조로운 해는 아니었는데 그렇다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 지 확실해진 것도 아니었다.

    새해 다짐 같은 걸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2020년 또한 희뿌연 안개 속에서 서성일 것만 같네

    2019년 가장 많은 위로를 주었던 친절한 냐옹씨. 추운 겨울에도 무탈하시길 ㅠ

  • 동네

    추워지면 활동량이 극도로 제한되는데 오늘도 그랬다.

    일어난 시각부터 오후

    오전에 알람을 부지런히도 꺼두고… 지금이 도대체 몇시지 하면서 깨니 오후였다. 깬 후로도 계속 누워서 꼼지락대는데 공사장 소음 같은게 날카롭게도 들린다. 이 주변이 다 시끄러울텐데 끊이지도 않는 소음

    지금 살고 있는 집이 구조나 공간크기나 그런 것들은 다 큰 불만이 없는 편인데 저런 느닷없는 소음이 간헐적으로 계속되는게 문제다.

    모든 걸 만족하면서 싼집은 서울이 없겠지만서도

    그런데 또 도봉구란 곳을 떠나려고 하니, 조금 아쉬운 마음도 든다.

    별 네트워크 형성한 것도 없고, 아는 사람 새로 만든것도 별로 없지만-

    여기는 서울 치고는 그래도 동네 느낌이 나는, 좀 한적한 곳이라서- 다른 곳에 비해 ‘동네’ 라는 느낌이 들어 뭔가 좀 더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나보다.

    시골 동네 살 땐 그리도 익명성이 보장되는 도시를 원했건만

    또 북적북적한 도심 속 외로운 골방보단 다른 형태의 삶이 내게 맞는지도 모르겠다.

  • 여름종료

    아침과 밤의 느낌이 제법 다르다

    사계절중 여름을 제일 좋아하는데, 제법 여유로운 시간도 갖지 못하고 지나보내는게 아깝다, 라고 생각하던 차에

    담양에 가게 되어 시선 위로 겹겹이 두른 나뭇가지를 쳐다볼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쳐다보고 또 눈 감으면서 왜 여름은 지난 시절이 아닌 현재의 시간대에도 ‘아련함’ 이란 감정과 맞닿아있는걸까? 란 생각을 잠깐 했다.

  • 따릉이

    지난주 버거킹을 먹고 이제 창동으로 가야건만 걸어가는 길이 너무 더울 것 같았다. 마침 따릉이 정거장이 눈앞에 있어 앞으로 여름도 덥고 그러니 많이 쓰겠지 하곤 180일짜리 정기권을 결제해버렸다. 180일이라고 해도 만오천원이니깐.

    그 이후, 생각했던 것보다 따릉이의 쓰임새는 꽤 넓었다. 출퇴근 와중에, 밤산책에, 딴데 갔다 돌아오는 중에 수유쯤에 내려서 이것저것 훑어보고 따릉이를 타고 돌아오기도 하고.

    오늘은 수유에 있었는데 어느새 저녁시간. 저녁 뭐 먹지? 하다가 그냥 집에 가서 먹자, 하고 가던 와중 얼마전 지인이 줬던 치킨 교환권 생각이 났다. 포장은 20분 기다리라는 말에 근처 공원에서 시간을 때우다가 따릉이까지 빌려갔다. 배도 고푼데 치킨 포장을 들고 걸어가는 고통의 시간을 줄이고자. 포장된 치킨을 따릉이 앞바구니에 넣고 집까지 가는 그 짤막한 시간, 이것이 바로 그 소확행?! 인가? 라는 생각이 스쳐지났다

  • 신촌

    아, 아까운 토요일의 내 시간. 이라며 노트북을 켜고 별 딴짓을 다했다. 매우 귀찮지만 시간 쓰기 싫었던 일들. 종종 들어가는 사이트의 아이디, 비밀번호 찾기를 한다거나, 공인인증서를 노트북에도 복사해둔다거나 하는 등의 잡일들로 시간을 때우고 있었는데 휙 둘러보니 노트북을 쓰고 있는 사람은 나 혼자였다. 서른명은 족히 될 법한 수강생 중에 나만 노트북을 쓰고 있다니, 모두 경청하고 있잖아?! 왜.. 왜?

    수업이 끝날때쯤 대여섯명씩 모여 앉아 서로 인사와 자기소개를 간단하게 하면 어떻겠느냐고 강사가 제안했다. 머쓱하게 모여 앉은 6명의 사람들. 이럴 땐 나서주는 이가 고맙다. 각자 인사를 하는데

    양평해서 오셨다고 한다

    아이맡기고 춘천에서 오셨다고 한다

    군인인데 철원에서 오셨다고 한다

    안산에서 오셨다고 한다.

    대전에서 오셨다고 한다.

    나만 서울시 소속이었다. 나도 나름 도봉구라고 아, 멀어 8주간 토요일마다 또 어떻게 아침일찍 일어나냐? 라고 궁시렁 대고 있었는데-

    수업 들으로 이렇게 멀리서들 오셨으니 딴청을 피울리가…

    한국사람들은 다들 너무 열심히 살아서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