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DJ

  • [2011.6.20.] 그냥 든 생각

    더런 그런 경우가 있지.

    자기보다 노력하지 않는 것 같은 사람

    자기보다 자신있게 나서지 못하는 사람

    자기보다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 같은 사람을

    흉보면서

    자기 자신의 추진동력을 얻는 그런 경우.

    “그래 나는 뭐라고 할 자격있어.”

    “나는 걔네들과 달라. 내가 진짜야.”

    동시에 “뭐라고 좀 하려고 살려면 더 열심히 해야지”

    이런 경우.

    특히 이런 경우는

    자율적인 활동을 하는 집단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것도 같다.

    뭐 돈 버는 곳이야

    한 만큼, 돈 주고

    뭐 공부하는 곳이야

    더 공부 잘 한 놈이 얻을 것 다 얻어가지만

    자율적인 활동을 하는 집단에선

    누가 더 열심히 한다고

    돈, 직위 같은 직접적인 포상을 주는 건 아니니깐.

    ‘나’와 ‘타인’의 구별짓기를 통해

    오직 ‘나’ 에게만 일종의 포상을 주는 게 아닐까.

    ‘내가’ 대의명분을 지킨 진짜다…. 라는 .

    제 자신이 제 자신에게만 주는 일종의 심리적 포상…

    그런데 그렇게 헐레벌떡 뛰다보면

    어느새 내가 왜 여기 와 있지

    라는 질문에 빠지지 않을까… 싶다

    무슨 일을 겪거나, 사람들과 문제가 생기거나 그런 것은 없는대

    오늘 너무 한가로워서

    집 청소도 좀 해보고

    옛 생각도 좀 해보고

    왜 코이카 단원들끼리 다들 화목하지 못할까 생각도 해보고

    그러다보니, 그냥 뭔가 적고 싶어졌다 ㅋ

    나는 그냥 내 스타일대로

    살아야짓 !

  • [국내훈련] 건강교육

    k08

    짜여진 교육 일정표를 보고 ‘건강교육’ 등이라고 되어 있는 걸 보고, 그냥 안전사고 유의하라 정도의 알 만한 이야기들을 하지 않을까 했는데, 그건 내 계산 착오였다. 세계 각국으로 그것도 적도 부근으로 특히나 코이카가 파견지가 밀집되어 잇어서 한국에서는 들어보지도 못한 질병이, 한국에선 상상할 수 없는 의료시설이 되어 있는 경우가 즐비한 것이다. 그래서 코이카 의료 담당 의사 선생님들의 관련 지침과 경험담 들은 다소 충격(?)적인 것도 있었고, 아무튼 귀에 새겨듣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 많았다. 어디서 무엇을 하든 자기 건강이 제일 아니겠는가. 그리고 심폐소생술 등 간단한 실습과 함께 한 응급처치도 유용했다.

    * 응급처치

    주로 응급사항 때 환자를 어떻게 조치하느냐, 심폐소생술 등을 관련 교육과 실습을 함께 진행했다. 이건 딱히 코이카로 파견될 사람이 아니더라도 한번 쯤 알아두면 유용한 것들이었다. 그리고 각 현지는 의료시설과 관련 교육이 미흡한 경우가 많아 응급환자가 생겨도 잘못된 방법으로 조치하거나, 그냥 내버려두기 일쑤라는 것이다. 그래서 딱히 의료 관련 단원이 아니더라도 현지에 가서 응급처리라도 제대로 하면 한 생명을 구할수도 있으니. 응급처치는 더욱 유심하게 들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 인터내셔널 SOS 와 보험

    인터내셔널 SOS 는 파견되는 2년동안 적용되는 것으로 의료 관련 사고가 발생했을 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창구다. 의료 관련 상담부터 긴급한 사항이 발생했을 때는 전용기까지 동원되어 구조를 받을 수 있다. 파견국가 중 일부 국가는 다닐만한 병원이 한 군데도 없는 곳도 있고, 병원이 있어도 말이 안 통해서 못가고, 약국이 많아도 무슨 약을 달라고 할지 모를 수 있기 때문에 인터내셔널 SOS는 단원들에게 있어서 막강한 보험같은 역할을 하는 듯 하다.
    그리고 보험 역시 파견된 기간동안 들어있는 보험으로 관련 진료를 받았을 경우, 보험 규정에 어긋나지만 않을 경우 비용을 부담해준다. 규정은 관련 서류 완비, 원래 그 지병이 아닐 경우 등등, 인 것으로 안다.

    * 건강교육

    k081

    이 때 온갖 질병부터 각 국의 유의할 점, 출국전에 챙겨 맞아야 할 예방주사, 챙겨가야 할 의료약품 등등에 관한 안내사항을 상세한 경험담과 함께 들을 수 있다. 주로 의사 선생님들이 진행해왔던 상담사례와 함께 안내해주는 데, 사례는 정말 위험한 고비를 겨우 넘겼던 일, 잘못된 의약품으로 사고 날 뻔 한 일, 더러는 안타까운 사례들까지 들을 수 있다. 이때 이러한 각종 질병과 낙후된 의료시설을 감수할 수 있는 단원들만 출국을 하라고 약간은 단오하게 말씀하시기도 한다. 근데 충분히 잏가 되는 것이 기껏 큰 포부를 갖고 떠난 단원들이 현지 의료사고 때문에 안 좋은 일을 겪는다면 이 얼마나 가족이나, 친구나, 본인에게 있어서 안타까운 일인가. 그래서 건강교육 때만큼 관련 질문이 많이 나오던 때가 없었던 것도 같다. 건강이 제일이니깐. 충분히 잘 알아가고, 충분히 잘 준비해가야 하는 것 !

    * 에방주사

    파상풍, 간염예방주사, 장티푸스, 독감 예방 주사 등등 정말 많은 주사를 맞게 된다. 그리고 파견 국가에 따라서 황열병 예방 주사 (주로 적도 부근)를 맞기도 하며, 직종에 따라서 광견병 주사 (수의학에 해당) 등을 맞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 교육 때 더 챙겨 맞으면 좋을 예방주사 등을 안내받을 수 있으니 건강교육 때는 메모를 잘 해두면 좋을 듯.

    지금 내가 있는 우즈벡은 적도 부근이 아니라 황열병, 뎅기열 같은 질병도 없고, 의료시설도 웬만큼은 구비되어 있는 편이다. 그래도 우즈벡 단원들을 보면 이것 저것 간단한 것부터, 조금은 심각한 것 까지 의료문제에 부닥치고는 하는 것 같다. 얼마나 멋진 활동을 하는 것에 앞서 건강이 제일이나 건강교육 열심히 받고, 현지 사정에 대한 정보를 좀 마어서 열심히 준비해서 오고… 하는 것은 절대 손해보는 것은 아닌 것 같다!

  • [국내훈련] 관계와 소통에 관한 교육

    코이카를 지원했을 때 정말 여러 수기들을 읽어봤는 데 상당히 의외였던 것은 단원들끼리의 관계문제로 힘든 문제가 많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리 오랜 기간을 지내보지 않아서 뭐라 딱 부러지게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그런 문제와 분위기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는 있게 된 것 같다. 타국에서 코이카 단원들끼리 옹기종기 모여 살다보니, 서로 너무 가까워져서 그런 것도 있고, 연령도 문화도 모두 다른 사람들끼리 거의 2년을 밀접하게 살려고 하니 서로간의 생활리듬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도 같다.
    그리고 현지생활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관 그리고 현지 사람들과의 관계일 것이다. 코이카 단원들끼리 어느 정도 밀어주고, 끌어 당겨주고 산다고 하더라도 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현지 사람들이다. 대학 수업을 한다고 하면 학생들 그리고 동료 선생님들하고 관계를 잘 맺어야 무엇보다 양질의 수업을 제공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래서 그런지 서로에 대한 이해, 소통을 주제로 한 국내훈련 교육과정도 마련돼있었다.


    한 수업은 단원들의 서로 성격의 타입을 간단한 심리학 검사로 알아보고, 이 성격타입의 특성 그리고 그 성격타입들이 주로 꺼려하는 사람 타입에 대해 이야기 하는 시간이었다. 다른 것은 다 생각이 안나고 난 NP 형이었는데, NP형이 62기 중에서 제일 많지 않았나 싶다. 주로 감성적이고, 배려가 깊은(?) 타입이었고 권위적인 사람과 잘 지내지 못하는 타입이었다. 간단한 심리학 검사였지만 내 성격타입도 알아보고, 단원들 서로서로가 어떤 자세를 취해야 서로 마찰없이 지낼 수 있는 지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또 한 수업에서는 소통에 관한 수업이었다. 어떤 식으로 진행되냐 하면 책상위에 장남감 퍼즐들을 잔뜩 깔아놓고 한 사람은 상대의 행동을 보지 않은 채, 한 사람에게 퍼즐을 어떻게 쌓으라고 지시를 내린다. 그리고 지시를 받는 사람도 지시를 내리는 사람을 보지 않고 듣는 지시와 묘사만으로 퍼즐을 쌓아간다. 그렇게 하고 나서 지시를 했던 사람이 의도했던 퍼즐의 조합과 얼마나 다른지 서로 살펴보는 것이다. 이 경우 정말 자세하게 자세하게 묘사했을 경우 어느 정도 비슷했지만, 거의 다 우수꽝스럽게 되어 있다는 게 대부분. 간단한 놀이이지만 이걸 통해 상호간 완전한 소통을 하기 위해선 서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 그렇게 노력해도 완전한 소통은 어렵다는 약간의 교훈을 얻었다.

    그 외에 종종 교관들이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 해주곤 했는데, 이 것은 실제 경험담이기도 하고해서 별 다른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제일 마음에 와닿곤 했다. 현지 선생님은 악의 없이 한 이야기였는데 현지 언어의 이해 불가에서 비롯된 오해, 그리고 그것으로 인한 여러 사고들 등등의 이야기였다.

    사실 단원들끼리의 관계에 대한 교육은 현지에 가서도 지속적으로 필요한 것 같다. 국내합숙이야 빡빡한 일정으로 딱 한달 지내고 말지만, 현지에서 합숙은 두달이며, 두달을 지내고 나면 각 도시, 그리고 같은 국가에서 2년을 함께 지내곤 하지 않는가. 모두가 서로 노력해서 잘 지내곤 하지만, 그래도 그런 프로그램있어 대화의 시간을 마련하고 나면, 더 친밀한 관계 더 끈끈한 관계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서이다.

  • [2011.6.11.] 새벽녘

    여름은 성큼 와버렸는데

    이 곳에서 흔하지 않은

    빗소리

    새벽무렵

    채우고 있다

    좋다.

    마치

    내가 지내왔던 그 어느 때와 유사한 느낌.

    내가 잔뜩 심각해했던

    모든 것들이

    나를 보며

    비웃고 있는 것 같다

    차분해지라 하라

    차분해지라 칸다

    빗소리를

    그냥

    들으면서

    잠에 들자꾸나 칸다

    시간을 이렇게 보낸다 하더라도

    초조하거나 죄책감 갖지 말라고

    한다

    별일없이 살아도

    된다칸다

    빗소리가

  • [2011.6.8.] ㅅㄱㅇ ㄱㅊㄷ

    자기 직 전

    새벽 녘 무렵

    간혹

    조금 술을 마시기도 했을 때

    오만가지 잡생각이 겹치는 것 같다

    아무 기억 없이도

    우울해지기도 하고

    또, 아무 기억 없이도

    흐뭇해지기도 하는 새벽

    너무 많은 생각이 겹쳐서

    그저 써보고자

    이 곳을 열어봤지만

    그 무엇도 정리되지는 않고

    그냥…

    그냥…

    긁적이다 말 뿐.

    그리움.

    어떤 그리움만

    막연하게 피어오르다 만다.

  • [2011.6.6.] 그냥 살아야지

    편집은 끝났지만 계속 출력문제로 골머리를 쌓고 있다.

    딱 33시간 동안 출력했던 영상의 화질이 심하게 뭉개져 있어서 여기저기 알아보고 시험출력도 해본 결과 화질문제는 단순히 비트레이트 때문임을 알았다.
    그런데 비트레이트를 조정하였지만 이제 프리미어의 자체 문제인지 출력물이 중간에 끊어지는 에러가 발생한다.
    지금도 출력중. 벌써 4번째인 듯 싶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저번처럼 33시간이 아닌 4-5시간이면 출력이 된다는 것.

    오늘 컴퓨터는 출력을 걸어놨겟다. 달리 할 일도 없어서
    그냥 산책삼아 길을 나섰다.

    집 근처 철봉에 가서 꼬부라진 척추를 펴주고
    한 동안 나뭇잎들과 나무들을 찍어댔다.

    이런 여유.

    귀에는 요새 자주 듣는 “옥상달빛” 앨범을 꽂아놨는데
    뭔가 묘하게 잘 맞는다.

    “하드코어 인생아” 노래와 “가장 쉬운 이야기” 노래에
    인생과 행복에 관한 간단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매번 듣는 상투적인 어술이지만
    노래로 듣게 될 때면

    뭔가 새삼 느끼게 되는 게 있다.
    인생을 함께 고민하는 사람들의 목소리 직접 들어서 그건건지.

    그래서 그냥 노래를 듣는 동안
    “어떻게?” 라는 골치아픈 질문을 팽개치고
    고양이를 찍다가 돌아왔다.

    종종 걸으면서
    다들 뭐하고 있을까, 궁금증이 들기도 했지만

    이게 내가 감당해야 할 짐
    라는 생각때문에 그만두었다.

    결국, 한국의 기범과 통화를 하긴 했지만서도…

  • [2011.5.27.] 일기를 자주 써야겠다

     인터넷이 안될 때는 워드파일에 일기를 써왔는데, 인터넷이 되니 이제 슬슬 이 곳에도 일기를 자주 써야겠다. 평소에 한국에서도 일기 쓰는 습관을 들였던 것은 아니었다. 제주도에 있을 때는 열심히 썼지만 서울에 있을 때는 그냥 근황 정도만 조금씩 올리는 게 다였다. 생각해보면 이 홈페이지에 올리는 일기는 일종의 ‘편지’ 인 것도 같다. 그래서 가까이 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는 잘 쓰여지지 않고, 제주도나 우즈벡이나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게 되니 일부러라도 손이 가게 되는 것 같다.

     오늘은 낮잠을 정말 푸지게도 자버렸다. 어제 너무 늦게 잔 것도 원인이었지만 점점 낮잠시간가 늘어나는 것도 문제였다. 이렇게 잠으로 시간을 보내고 나니 하루가 금방지나고 또 다시 밤/새벽이 왔다. 밤/새벽이 와버리면 왠지 다른 곳, 새로운 곳으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엉뚱하게도 떠오른다. 낮의 타쉬켄트는 너무 덥기도 하고, 어느 정도 익숙해져버리기도 했다. 그래서 가끔은 여기가 한국이 아닌, 우즈벡이라는 것을 까먹기도 한다. 한참 택시안에서 멀뚱멀뚱 거리를 바라보다가, 아 여기가 우즈벡이었지. 할 때가 종종 있다. 밤이 내려앉은 타쉬켄트는 선선하다. 그리고 밤의 거리는 뭔가 다른 것을 품고 있을 거란 막연한 기대도 있는 것 같다. 새로운 것? 그런 것 같은 것? 그저 막연한 기대라는 것을 나도 알지만서도…

     어쩌면 내가 코이카를 선택한 제일 큰 이유는 새로움을 찾기 위해서였다. 근데 지금 새로운 것들이 하나, 둘씩 익숙함으로 돌아서버리고 있다.

     외국, 타국에 대한 막연한 로망스가 이제 사라졌다면

     우즈벡에 거주하는 사람으로서 어떤 역할을 고민해야 할 필요도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지금 열심히 할 수 있는 것에 관심을 보여도 괜찮겠지.

     조금은 계획적인 그리고 목표 같은 것을 구상해도 좋을 것 같다.

     ㅎㅎㅎ

     조금은 나다운 긍정적인 반성이로구나 !

  • [2011.5.25.] 요즘 고민

    오늘 드디어 수업 관련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수업계획서를 제출한 지 약 2주만이었으며, 이미 3번째 약속을 어긴 이 후였다. 그리고 소통에 있어서 약간의 오해가 있었던 것도 같다. 오해라기 보다는 수업 커리큘럼에 대해 내게 설명해주지 않았기 때문임이 사실 맞는 말 일것 같다.

    나는 다음학기 만이 아닌 1년치 수업계획서를 다 내라는 뜻임을 알지 못했고, 학교에 수업 커리큘럼이 이렇게 확고하게 짜여져 있는지는 상상치도 못했다. 선임 선생님도 ‘컴퓨터’ 란 수업 안에서 아무거나 해도 되며, 수업수준도 그리 높지 않다는 식으로 내게 언급해두었기 때문이다.

    커리큘럼 이야기를 듣다보니 이 학교에서 컴퓨터 수업 및 Informatika 학부가 어떤 위치에 있는 지 대강 알 것 같다. 이 학교의 전공은 모두 3개. 국제경제관계, 국제법, 국제관계. 모두 IT 하고는 직접적으로 관계맺고 있지 않다. IT 수업은 주로 1,2 학년을 위한 교양수업 정도로 시행되고 있는데 MS OFFICE 부터 C++ 까지 가르치고 있다. 그래도 학생들 수준도 상당히 높고, 현지교사들 수준도 상당해서 한 학기 일주일에 한 번 있는 수업 하나에서 프로그램을 약 3-4개 정도 가르친다. 예로 1학년을 위한 수업 하나에서 포토샵, 나모 웹에디터, 액세스 이렇게를 모두 소화한다. 포토샵 하나 가지고 한 학기를 우려먹을 수 있는 그런 경우가 아니며, 각 프로그램도 수업을 몇 시간 해야 하는 지 시간이 할당돼있다. 이렇게 짜여진 커리큘럼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주제의 수업은 학과장도 그렇고, 다른 선생님도 그렇고 그다지 필요하다고 느끼질 않는 것 같다.

    내가 기 제출한 영상편집을 위한 수업계획서는 정규 수업 과정으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결론이 나올 것 같다. 그리고 그들은 내게 여기 커리큘럼에 따른 수업들을 진행하길 원한다. 그런데 한 학년마다 IT 수업은 우즈벡어와 러시아어 두 그룹이 있는데, 나는 러시아어 그룹을 맡을 수가 없으니 모두 각기 다른 과정에 있는 그룹들을 맡아야먄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니 약 6개의 프로그램 정도를 한 학기에 가르쳐야 한다. 액세스, 플래시와 같이 내게는 조금 어려운 프로그램도 있는데다가 코이카에서 만든 전용교실에서 수업을 하기 어렵다는 답변도 들었다. 그렇다면 빔 프로젝터를 띄울 수도 없어서 모두 말로 설명해야만 한다.

    수업을 아직 시작하지 않다보니 수업에 관한 근심걱정이 이렇게 끊이지가 않나보다. 그리고 좀 고민이 되는 것은 이 곳 외교대에서 컴퓨터 단원의 입지에 대해 자꾸만 생각하게 된다. 외교대는 크기는 작더라도 국가 외교부 소속인지라 수업의 질 같은 경우는 전혀 외부의 지원을 받지 않아도 충분한 것 같다. 여기에 컴퓨터 단원이 있는 이유는 마치 코이카와 외교대의 긴밀한 관계임을 입증하기 위한 ‘이름’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면 컴퓨터 단원이 없더라도 학교기관이 입는 타격은 없으며, 학교 학생들에게도 더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놓치거나 하는 경우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코이카에서 파견 온 선생님에게 수업을 배우는 것이 학생들에게는 더 손해일 수도 있다. 왜냐면 언어가 부족하기 때문에 현지 선생님보다 더 자세하게 가르쳐 줄 수가 없으며, 피드백도 잘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기관 측 분위기도 여기 ‘공짜 사람’이 있기 때문에 수업을 몇개 맡겨본다는 개념으로 써먹는 것 같다.

    계속 그런 생각이 들어서, 여기 현지 선생님들이 진행하지 않는 새로운 수업을 진행해야 나도 이 기관에서 현지 선생님들에게서 배울 수 없는 새로운 수업을 진행할 수 있고, 현지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되겠지 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새 수업계획서도 제출해보고 그런건데. 뭐 그 수업이 정규든 아니든 그것은 크게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냥 방과후수업으로 어떻게든 진행해보고자 한 거니깐. 그리고 시간이 조금 더 여유가 된다면 한국어 수업도 좀 해보고 싶고 그랬는데. 정규수업의 조건이 이렇게 좋지 않으니 한국어 수업은 커녕 방과후 수업을 준비하기도 힘들게 생겼다. 우선 시작해봐야 알겠지만…

    자꾸 남의 떡이 커보인다고나 할까. 내가 우즈벡보다 조금 더 컴퓨터 수업이 절실한 곳으로 갔더라면 어떨까. 내가 한국어 단원이었더라면 어떨까. 하는 가정을 해보기도 한다. 한국어 단원은 어딜 가든지 현지 선생님 그 누구보다도 전문성이 있기도 하고, 나름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소통하는 보람이 있는 것 같다. 사실 컴퓨터는 한국인에게 배우나, 일본인에게 배우나, 현지 선생님에게 배우나 내용이나 감흥이나 그게 그거지 않은가. 그리고 언어는 마냥 수다를 떨더라도 그게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에 학생들과 쉽게 친밀해질 수 있고, 언어는 배워도 배워도 쉽게 끝을 낼 수 없기 때문에 꾸준한 학습/관계가 가능한데 컴퓨터는 그런 게 없다.

    오늘 머리도 복잡하고 해서, 속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을 털어보고자 마구 갈겨썼는데, 회의한다거나 후회한다거나 깊은 절망에 빠져있다거나 그런 것은 없다. 그냥 우선 닥친 문제를 앞으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으려나 하고 한번 써 본 것일 뿐. 오늘 저녁에는 홈스테이집에를 오랜만에 방문했는데 애들이 멀리서부터 이름 부르면서 뛰어와 껴안아주고, 할아버지가 얼굴에 뽀뽀를 날리시는 바람에 근심어린 마음은 다 풀어졌다랄까.

    나름 만족스럽지만, 몇 가지 고민들을 좀 생각해보려한 것.

    앞으로 잘 되길.
    이라고 기원해 본 것

     25

  • [2011.5.24.] 나름 빡빡

    주말, 열심히 놀고나니 수면시간은 엉망진창이 됐고, 기껏 9시까지 학교에 갔더니 10시 반 수업이었다. 기다리는 카페드라에서도, 수업중에서도 꾸벅꾸벅 졸기만 한 것 같다. 합숙이 끝나면 시간이 펑펑 남는다더니, 나는 아직까지도 일상적인 패턴을 찾진 못한 것 같다. 그건 하루하루 조금씩 할 일이 있었다는 것보단, 내 의지의 문제겠지. 그렇지만 이번 주도 일정이 빡빡하기는 마찬가지. 화요일엔 오전참관, 수업회의, 잠깐 유속소에 들려서 파일을 건네주고, 우즈벡어 과외를 하고, 저녁에는 홈스테이집을 방문. 수요일엔 무슨 국회의원 보좌관(어느 당일까..;;) 들의 학교 방문 가이드, 저녁에는 저녁식사. 목요일엔 우즈벡어 과외, 옥단이 집 방문. 그리고 금요일엔 또 다시 참관수업. 그런데 이번 일주일 남는 틈틈이 찍었던 영상을 편집도 해야한다. 벌써 밀려있던 것. 그런데 주말에도 백일장인가 한다는 것을 부탁하면 어쩌나. 그러면 또 편집할 것들이 밀리겠군.

    본연의 일정들은 아니지만, 나름 채워져 있는 일정들 때문에 시간은 너울너울 빨리도 간다.

    이 시간들.

    놓치고 놓치면서 보내진 말아야지.

    내가 쥐어잡아야지.

  • [2011.5.23.] 근래

    이번에 우즈벡 코이카의 연중 최대(?) 행사라는 “제2회한국문화축제” 때문에 조금 정신이 없었다.

    뭐, 일이야 유인물 만들고  당일에 행사촬영 좀 해주고가 다였지만

    각 지방에서 동기들이 와서

    조금은 빡빡한 일정으로 유희를 즐겼더랬지.

    근데 나는 어딜가도 마찬가지인지.

    학교에서도, 잠깐 있던 노들에서도, 기획사에서도

    유인물, 홍보물 만들고

    찍고, 편집하고 ㅎㅎ

    뭐 어쩔 수 없나보다

    근데 이걸로 이미지 박혀서 2년 내내 이러다가 오는 건 아닌지, 몰겠다.

    흠흠